신비의 섬 울릉도 1박2일 4-울릉도 명품길 도동해안산책로. 끝.

[윤정하]

시계를 보니 독도 간 배가 돌아오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다.

목도 마르고 하여 슈퍼마켓에 들렀더니 어머, 때아닌 오징어가 있다.

오징어는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많이 잡힌다.

육지에서 온 촌넘은 참 신기한 것도 많다.

담벼락에 주렁주렁 걸려있는 오징어가 신기하여 한참 쳐다보았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독도로 간 썬라이즈호가 기적을 울리며 돌아왔다.

친구들은 독도에서 감동을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

일러준대로 태극기 흔들며 만세도 부르고 사진도 많이 찍은 모양이다.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고 얼굴이 볽다구리한 것이 무척 상기된 모습이다.  

     (더덕 1kg 15,000~25,000원)

숙소로 돌아와서 점심 먹고, 15시까지 자유시간이다.

1시간30분 정도 시간이 있다.

식당문을 나오니 첫눈에 더덕이 보이길래 더덕부터 구경하고. 

울릉도 더덕은 향이 없다. 아니 향이 약하다. 

대신 굵고, 살이 많고, 부드러우며, 사포닌 함량이 육지 더덕의 4배다.

고로 푸짐하고, 맛있고, 영양가가 높아, 육지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울릉도 더덕은 울릉도 명이나물과 더불어 울릉도 특산물로 귀한 식물이다.

호텔에서 뷔페식을 먹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더덕과 냉이나물은 안 준다.

주문을 해야 주고, 상품으로 별도 가공 저장하여 바싼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아름답고 운치있기로 소문난 울릉도 명품길 '도동해안산책로'로 왔다.

친구들은 케이블카 타고 울릉도전망대로 올라간다는데 난 그만 빠졌다.

오기 힘든 곳이니까 온김에 많이 보고 가는 것도 좋지만, 머리도 쉬어야지.

혼자서 어슬렁어슬렁 울릉도 명품길 도동해안산책로를 걸어간다.

역시, 울릉도는 물이 최고다.

보고 또 보고 하루종일 봐도 물이 제일 좋다.

바닷물이 면경같이 맑고, 깨끗하고 , 아름답고, 신비하다.

바다의 도시 부산에 사는 내가 울릉도 바닷물 색깔에 홀딱 반했다.

아무리 좋은 물나라의 물도 동해바다 울릉도 물은 따라오지 못하리라.

그리고 담수도, 보통 섬에서는 물이 귀한데 울릉도는 반대로 물이 많다.

용출수로, 천년 미네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영양분도 많고, 물이 맛있다.

그리고 계곡마다 풍부한 물을 이용하여 전기를 자체 생산하여 쓰고도 남아

일부 전기는 육지로 전송할 정도라고 한다.

참 좋다.

쭈굴쭈굴 못생긴 돌, 울릉도 돌은 제대로 바로 생긴 게 하나도 없다.

전부 박박 긁어 말라붙은 부스럼 따가리 같은 바위가 크기만 엄청 크다.

그래도 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라 예쁘지는 않지만 요리조리 훑어보고,

야! 저 바닷물 색깔 좀 봐, 물색깔이 신비스럽다.

에메랄드빛 아름다운 물이 바위틈에서 흘러나온다.

그리고 먼바다로 나가면서 검은색으로 변한다.

도동해안산책로는,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근심 걱정이 없어진다.

오래 살고 싶어진다.

     (발바닥)

저 벽에 붙은 저 발바닥은 뉘집 아들 발바닥일까?

옛날에는 샤걀, 모짜르트, 올리비아, 마가렛, 톨스토이, 헤세, 루터 등,

혓바닥도 잘 안 돌아가는 딴나라 사람들의 그림과 글 형상 등만 찾았는데,

이제 그런 어려운 것들은 생각조차 싫다. 이상한 저런 것들은 뭣인고 싶다.

좋다.

그냥 좋다.

아무 생각없이.

내가 처음 울릉도를 온 것이 아마 1996 년도지 싶다.

그때 배멀미를 얼마나 심하게 했던지 완전 죽었었다.  

죽지 절대 살지는 못할 것 같았다. 

옆에 있는 동생에게 말했다. "집에 연락 좀 해라"

그랬더니 한참 있다가 동생 왈 "연락 할 때가 없다"

집에 말하면 어머니가 먼저 죽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밖에 나가면 반드시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다닌다.

미처 챙기지 못한 날은 종이에 주소와 이름을 적어서 몸에 지닌다.

시끄럽게 떠들어 의문을 주거나 슬그머니 파묻어 없애버리지 말라고.

그리고 울릉도는 뜸하다가 몇 년 전부터 또 오기 시작했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배멀미는 계속 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오늘은 배멀미를 하지 않았다.

배멀미를 타파했다.

내가 이겼다.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런데 한번 가보지도 않고 배멀미 때문에 울릉도 못 간다 하는 사람은 뭐꼬?

어떻게 남의 말만 듣고 배멀미 할까 두려워서 그 가고 싶은 울릉도를 못 가냐? 

사람들이여 겁먹지 말고 도전하시라. 힘이 생긴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되리라.

어 또 선녀탕이다.

물이 맑고 깨끗하고 좋은 곳은 전부 선녀탕이라 했다.

어제 저녁 선녀들이 흔적도 없이 목욕을 하고 올라갔다.

빨간 파라솔이 있는 해변 카페. 저 해변 키페도 추억이 있는 카페다.

1996년까지도 진짜 오렌지쥬스가 이닌 노랑물에 사카린을 탄 오렌지쥬스였다.

그 사카린오렌지쥬스를 부산에서 같이 온 어떤 아저씨가 먹길래 따라서 먹었다.

세월은 유수같이 흐르고, 그때가 옛날이다. 옛날에 그런 일들이 있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다.

사는 일이 바쁘지만 여행을 다니면서 추억도 쌓아야 된다.

여행이야말로 사는 일이고 머리를 식히고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다.

신비의 섬 울릉도!! 물 좋고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울릉도!!!

단합도 잘 되고, 의논도 잘 맞고, 날씨와 파도까지 협조해준 울릉도!!!!

친구들과 더불어 즐겁고 재미있고 알차게 다녀온 울릉도 1박2일이었다. 끝.

2016. 6. 12. 일. 맑음

[소정(少汀)]

진짜 말 그대로 명품길입니다.
물 좋고 바람 좋고 향기 좋고.
오징어, 더덕 향기도 전해오네요.
울릉도 해안길을 걷다가 반건조 오징어를 구워서 팔길래
맥주와 마신 적 있는데, 정말 맛이 좋더라구요.
명품길을 마지막으로 보여주신 울릉도 여행길이 멋져요.
정말 알차게 다녀오셨네요. 감사합니다.

[윤정하]

반건조 오징어! 생각만 해도 침이 꼴딱꼴딱 넘어갑니다.
작년 9월에 대풍감 가면서 반건조 오징어 먹으면서 갔어요.
통통한 살이 쫀득쫀득 씹히는 맛이 너무 좋았어요.
다음에 가면 꼭 반건조 오징어 한 마리 사서 먹으면서 명품길 한번 걸어 볼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