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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위해 잠이 덜 깬 새벽 눈을 비비고 담양을 가로지르고 있는 영산강 지류의 천변(川邊)에 있는 죽물시장으로 나가려하자 간밤부터 심술을 부린 가을비가 발걸음을 잡는다. 천리길을 서둘러 내려 온 터라 빗발이 가늘어지기를 기다려 죽물시장을 찾았다. 아직 미명인데도 시장은 대나무 광주리를 이고 온 아낙부터 나락을 까부는데 쓰는 대나무 키를 둘러메고 온 촌로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거래되고 있는 대나무로 만든 물건들은 팔러 나온 사람들이 직접 만든 제품이다. 그들이 대나무를 손으로 일일이 다듬고 엮거나 짜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죽제품들은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수공예품이다. 따라서 그 동안 만들어 놓은 대나무 제품들을 팔러 나오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작업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다. 대나무는 전세계에 5백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해장죽, 왕대, 이대, 조릿대 등 14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종류는 왕대인데 각종 생활용품이나 건축용 등으로 쓰임새가 다양하다. 보통 대나무가 생장하기 시작해서 20에서 50일 만에 다 자라게 된다. 자란 뒤에는 더 이상 키가 커지지 않고 굵기만 굵어지는 것이다. 언제나 푸르고 곧게 자라는 성질 때문에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비유되는 대나무는 '대쪽같다'는 말로 청렴한 사람을 나타내기도 한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죽물시장에 단골로 등장하는 물건은 추수한 후 낱알을 고르거나 나락에 섞여있는 티끌을 털어내는 대나무 키이다. 또한 가을 햇볕에 고추나 시래기 등을 담아 널 때 쓰는 채반 등도 나온다.
이렇듯 담양의 명물 죽제품은 이제 점차 외세에 밀려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날 전라북도 전주에서 물건을 하러 왔다는 도매업자에게 요즘 시장에 대해 묻자 " 담양죽물장..글쎄요, 낼 모래 끝날걸요..." 하며 서둘러 잠을 꾸리면서 던지는 말에서 점차 쇠락해 가는 시장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서둘러 담양에 가면 아직 남아 있는 전통의 현장을 둘러볼 수 있다.
▶ 죽물시장
60년전부터 열렸다는 죽물시장의 개장시간은 새벽 5시. 그러나 정해진 폐장 시간은 없다. 경기가 한창이었을 때는 저녁 무렵까지 장이 열렸었다고 하나 지금은 아침 8시경에 모였던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완전히 시장이 파하는 시간은 오전 11시경이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죽물은 다양하다. 요즘에는 광주리나 채반, 키 등 생활용품들이 많이 나오고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수입한 물건들도 등장한다. 이곳에서 는 죽물을 시중가격보다 3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죽물시장 바로 옆에서는 대나무 시장도 함께 열린다. 전라도와 경상도 지방에서 재배된 대나무가 가지만 쳐낸 형태로 모여드는데 이곳에서 등급 판정을 받고 전국 각지로 팔려 나간다. 어른 배꼽 높이에서 지름을 재, 5치 이상이면 상품이고 3-4치면 중품이 된다. 2치 이하면 파죽이라고 하여 헐값이 된다.
이 박물관의 1층에는 전통 고죽품과 담양에서 생산된 갖가지 죽세공예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2층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는 대나무 제품들과 외국산 죽제품들을 모아놓고 있다. 그밖에 박물관 입구에는 맹종죽, 오죽, 분죽, 국죽, 삼각죽 등이 원형 그대로 진열되어 있고 대나무 침대나 경대, 탁자 등 대나무로 만든 가구들도 선보이고 있어 시선을 끈다. 아침 9시부터 5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는 5백원이다. (061)381-4111
광주 지방의 젓줄인 담양호는 명산으로 소문난 추월산과 강천산을 끼고 있어 풍광이 뛰어난 곳이다. 지난 76년 영산강유역 개발사업으로 들어선 담양호는 우리나라 댐 가운데 가장 물이 맑기로 소문나 있다. 이곳에 가서 툭트인 호수를 바라보며 기지개라도 크게 켜면 마음이 한결 맑아진다. 담양에서 담양호반을 따라가는 29호 국도를 달리면 추월산 터널에 이르게 된다. 불과 200m도 안되는 터널을 빠져나오면 숨었다가 나타나듯 추월산이 눈앞을 가로막는데 그 위용이 사뭇 압도적이다. 이곳에서 추월산 입구와 담양호를 뒤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담양호 국민관광지까지는 호수와 숨바꼭질하며 달리는 아기자기한 길이다. 담양호를 돌아 오정자재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고 순창 방향으로 5분쯤 내려오면 제법 규모가 큰 저수지 강천제에 닿게 되고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군립공원 강천산 입구에 이르게 된다. 강천산은 군립공원이지만 국립공원보다 정돈이 잘 되어 있다. 입구의 주차장이나 상가 그리고 등산로, 계곡 모두 청결하다. 현수교가 있는 곳까지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숨겨진 비경을 찾아가는 느낌이어서 마음이 설레는 길이다.
떡갈비는 갈비에 붙어 있는 기름을 떼어내고 순살만을 발라 칼로 곱게 다진 후 뼈에 다시 뭉쳐 얹은 후 숯불에 올려 양념장을 발라 구워내는 독특한 음식이다. 담양의 죽물박물관에서 죽물시장 방향으로 4백m 걸어 오르면 닿게되는 신식당은 전라도식 떡갈비로 소문난 집이다. 10여가지가 넘는 맛갈스러운 찬과 먹음직스런 떡갈비 3대, 뽀얗게 우국물을 낸 갈비탕이 한상 가득히 나오는데 보기만해도 푸짐하다. 20여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너른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061-382-9901) 사철 푸른빛을 잃지 않는 대나무 숲이 있어 언제나 생기가 넘쳐 보이는 담양은 작고 아기자기한 고을이다. 이곳에 5일장이 서는 날에는 어김없이 '죽물시장'이 열린다. 장이 서는 날 새벽 5시면 그 동안 대나무와 씨름해 만든 죽공예품이나 생활용품들을 들고 나와 돈사는 광경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거래되고 있는 대나무로 만든 물건들은 팔러 나온 사람들이 직접 만든 제품이다. 그들이 대나무를 손으로 일일이 다듬고 엮거나 짜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죽제품들은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수공예품이다. 따라서 그 동안 만들어 놓은 대나무 제품들을 팔러 나오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작업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다. 대나무는 전 세계에 5백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해장죽, 왕대, 이대, 조릿대 등 14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종류는 왕대로 각종 생활용품이나 건축용 등으로 쓰임새가 다양하다.
보통 대나무가 생장하기 시작해서 20에서 50일 만에 다 자라게 된다. 자란 뒤에는 더 이상 키가 커지지 않고 굵기만 굵어지는 것이다. 언제나 푸르고 곧게 자라는 성질 때문에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비유되는 대나무는 '대쪽같다'는 말로 청렴한 사람을 나타내기도 한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담양 죽물시장은 대나무로 만든 물건들을 팔고 사는 사람들로 흥청거렸다. 그러나 중국과 대만 등지에서 값싼 대나무 제품들이 몰려오면서 죽물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더니 베트남과의 교역이 시작되면서 아침나절에만 열리는 반짝시장으로 변했다. 물론 품질만으로 볼 때는 수입 죽제품들이 국산 죽제품을 따라 올 수는 없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에 담양 죽물시장의 장래는 극히 불투명해 보인다. 담양장은 2일장과 7일장이다. 5일마다 열리는 장날은 한적했던 동네가 떠들썩해지고 제방길과 천변 주차장은 온통 장터로 변한다. 이 때면 어김없이 죽물시장도 함께 문을 연다. 60년전부터 열렸다는 죽물시장의 개장시간은 새벽 5시. 그러나 정해진 폐장 시간은 없다. 경기가 한창이었을 때는 저녁 무렵까지 장이 열렸었다고 하나 지금은 아침 8시경에 모였던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완전히 시장이 파하는 시간은 오전 11시경이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죽물은 다양하다. 요즘에는 광주리나 채반, 키 등 생활용품들이 많이 나오고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수입한 물건들도 등장한다. 이곳에서 는 죽물을 시중가격보다 3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죽물시장 바로 옆에서는 대나무 시장도 함께 열린다. 전라도와 경상도 지방에서 재배된 대나무가 가지만 쳐낸 형태로 모여드는데 이곳에서 등급 판정을 받고 전국 각지로 팔려 나간다. 어른 배꼽 높이에서 지름을 재, 5치 이상이면 상품이고 3-4치면 중품이 된다. 2치 이하면 파죽이라고 하여 헐값이 된다.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죽물박물관(061-381-4111)은 지난 1981년 담양군청 바로 곁에 문을 열었다가 지금은 천변리 담양죽세공예진흥단지가 1998년 개관하면서 그 곳으로 옮겨 갔다. 죽물박물관은 3개의 전시실로, 1층에는 죽공예교실과 전시품이 진열되어 있고 2층 기획전시실과 죽물생활실로 구성되어 있다. 담양에 가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죽엽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담양읍 백동리에 있는 죽엽온천탕은 대나무 건강랜드의 자랑거리로 담양에서만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대잎온천탕이다. 보석불가마찜질방, 남녀온천사우나, 가족온천탕, 죽엽탕(대나무잎온천탕), 옥냉방, 대나무산소방, 수중안마탕 등 대나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시설이 있어 담양이 대나무의 본고장인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광주 지방의 젓줄인 담양호는 명산으로 소문난 추월산과 강천산을 끼고 있어 풍광이 뛰어난 곳이다. 지난 76년 영산강유역 개발사업으로 들어선 담양호는 우리나라 댐 가운데 가장 물이 맑기로 소문나 있다. 이곳에 가서 툭트인 호수를 바라보며 기지개라도 크게 켜면 마음이 한결 맑아진다.
담양에서 담양호반을 따라가는 29호 국도를 달리면 추월산 터널에 이르게 된다. 불과 200m도 안되는 터널을 빠져나오면 숨었다가 나타나듯 추월산이 눈앞을 가로막는데 그 위용이 사뭇 압도적이다. 이곳에서 추월산 입구와 담양호를 뒤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담양호 국민관광지까지는 호수와 숨바꼭질하며 달리는 아기자기한 길이다. 담양에서 남쪽으로 발길을 돌려 고서를 지나면 광주천 부근에서 서로 마주보며 모여 있는 여러 정자들을 만나게 된다. 호남지역 가사문학의 중심지로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 '장진주사' '성산별곡'이 태어난 이 곳은 남도의 여러 정자 가운데 독특한 풍광을 지니고 있어 색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모처럼의 남도 나들이 길에 이곳을 두루 다니면서 옛사람의 풍류를 느끼는 것도 별스런 여행이 된다. 소쇄원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민간 정원이다. 16세기에 조광조의 제자 양산보가 그의 고향에 만든 정원으로 사랑채와 서재가 붙은 제월당(霽月堂), 계곡 가까이에 있는 정자인 광풍각(光風閣), 초가 누각인 대봉대(待鳳臺) 등이 울창한 대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고 그 한가운데로 깊은 계곡이 지나고 있다.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의 대표작인 성산별곡이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식영정은 부근의 여러 정자 가운데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 식영정에서 광주천 너머로 건너다 보이는 환벽당은 송시열이 쓴 현판이 남아 있어 유명하다. 취가정은 환벽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정자로 임란때 의병장 김덕령 장군을 기리기 위해 그의 후손 김만식이 구한말에 지은 것이다. 취가정에서 유명한 것은 툇마루 앞에 있는 소나무인데 가장 보기 좋았다는 큰 둥치 하나가 벼락에 맞아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 여행정보(지역번호 061) 문의:담양군청(380-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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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5월에 가보면 좋을 것 같아서 메모해 두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