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청약경쟁지서 원도심 아파트 수요 급증
원도시 단지 교통·교육·편의성 등 우수 생활 인프라 영향
최근들어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이 지난해보다 급격하게 줄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공급량 감소에 따라 신축 아파트 분양 물량이 귀해진 데다 주요 인기 지역의 경쟁률은 날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한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이에 주거지 여건이나 상태가 다소 낙후됐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정비사업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더해 교통, 교육, 편의 등 생활하는 데 필수적인 인프라가 우수한 특성을 지닌 원도심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국 아파트 평균 3.3㎡당 매매가격은 2092만원으로, 이중 입주 1~5년 아파트는 2706만원으로 614만원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6~10년차 2325만원, 10년초과 2013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낮게 책정됐다.
다만, 원도심 인근에서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는 희소성이 높아 지역 랜드마크 또는 대장주가 되기 쉽고 가격도 리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올 10월까지 청약자 수가 많이 몰렸던 곳 상위 10곳 중 7곳이 원도심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장 많이 몰렸던 곳은 8월 청약 접수가 진행된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 자이 아이파크로, 1순위 청약 705가구 모집에 4만8415건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 68.7대 1을 기록했는데 인프라가 풍부한 대전의 중심 둔산동 생활권으로 우수한 입지를 갖춘 데다 이 생활권에서 오랜만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라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원도심 인근에 분양하는 단지들에 관한 관심들도 커진 주된 이유로 연도별 입주아파트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에서 입주한 지 10년 이상 된 단지의 비율이 70.35%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원도심을 탈바꿈하는 지자체별 정비사업들도 본격화되면서 업무∙상업 등 도시 기능 개발 강화와 노후화된 주거지의 신축화 등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대표적 원도시 재생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대규모 철거를 통해 추진되는 기존의 정비사업과 달리 기존의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노후화된 주거지와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편의시설이 조성돼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국책사업으로 국비가 지원되는 만큼 개발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충청남도 천안의 원도심인 천안역 일대는 서북부 신시가지 개발로 주요 행정기관이 이전하고, 천안아산역 개통으로 교통 요충지 역할이 약해지면서 노후화가 진행됐다.
이에 지난 2017년 천안 동남구청사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면서 동남구청 신청사와 최고 47층의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는 등 상권이 살아나고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됐으며, 개발 이후 인구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천안시 동남구의 지난해(‘22년) 주민등록세대수는 사업이 진행되기 전인 2016년 대비 약 10.84% 증가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에 공급된 단지는 가격 상승도 두드러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북구 일원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 1단지(2022년 2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올해 9월 6억700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4억1600만원 대비 약 2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단지가 들어선 광주역 일대는 2025년까지 호남권 최대 창업단지 조성을 목표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규 단지의 분양권도 마찬가지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일원 ‘래미안 포레스티지(2021년 12월 분양)’ 전용면적 59㎡ 분양권은 올해 9월 6억2835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5억17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가 들어선 온천동 일대는 온천장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올해까지 총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될 예정이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주요 인기 지역의 수요는 이미 공급이 대처할 수 없는 수준만큼 증가했기 때문에 대안을 찾아야 할 시기므로 원도심은 다소 낙후된 주거환경이 단점이지만, 과거 주도심의 기능을 맡았던 도시 내 인프라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 재생 사업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어 충분한 대안으로 꼽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