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마카오는 중국령이지만 입/출국시 여권이 필요한 지역이다. 홍콩과 비슷한 느낌의 마카오지만 1557년 명나라 시대부터 포루투칼 령이었고 1999년 12월 20일에 중국에 반환되기까지 400여년 동안 유럽 문화의 아시아 교두보였다. 그래서 중세 유럽의 잔상이 많이 남아 있기에 사뭇기대가 되었다.
내가 묵고 있는 BP internal 호텔에서 마카오행 배가 출발하는 차이나페리 터미널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이다. 중항성 건물이 차이나 페리터미널 건물이다. 건물 안에서 사람들이 몰려가는 쪽으로 따라 가니 마카오행 표를 사는 곳이 보였고, 우리는 왕복 티켓을 끊었다. 배 표와 여권을 가지고 출국 수속을 하고 배가 떠나는 선착장으로 갔다. 배 표에는 몇 번 선착장에서 배를 타는지 쓰여 있지 않으므로 표 끊을 때 물어보는 것이 좋다. 배는 터보젯보트로 홍콩에서 마카오로 가는 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마카오의 카지노들은 무료셔틀을 운행하는데 성인들만 있거나 호텔 투속 바우쳐가 있으면 이 셔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미성년자가 일행 중에 있으면 이용할 수 없으므로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마카오 페리 터미널에서 버스들이 보이는 주차장 쪽으로 갔다. 하지만 버스는 그곳에서는 출발하지 않는다고 하여 다시 반대편 정류소 쪽으로 건너왔다. 15분 정도 기다리자 세나두 광장으로 가는 3번 버스가 왔다.
버스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곳이 세나두 광장 앞 정류장이어서 내릴 곳을 놓치지는 않을 것이다. 이곳 세나두 광장 주변만 둘러봐도 마카오 여행의 절반은 한 셈일 만큼 많은 볼 거리가 몰려있는 곳이다. 세나두 광장 바닥은 포루투칼에서 건너온 돌들로 장식되어 멋진 카페트가 깔린 듯한 느낌을 주었다. 세나두 광장 초입의 분수대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 붐빈다.
조금 길을 걸어가니 골목끝에 흉상이 있는 곳이 보여 우리의 발걸음을 붙들었다. Belchior Carneiro 라는 포루투칼 출신의 대주교 흉상이 있었다. 나는 잘 모르는 분이지만 많은 자선활동을 한 분이였다고 한다. 광장 한 켠이지만 흉상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활동을 많이 하신 분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광장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거의 떠밀려 다니는 느낌이다. 날씨도 우리를 벌써 지치게 만든다. 눈앞에 고풍스러운 성당이 있어서 무작정 들어갔다. 이곳이 세인트 도미니크 성당이다. 에어컨 바람이 너무 반가웠다. 1층부터 4층까지 성스러운 조각들과 미사의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계단을 오르내려도 에어컨 바람 때문에 그리 힘들지 않았다. 성당 내에서의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거리를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이곳의 명물은 육포거리에 사람들이 가득히 들어차 있다. 우리는 육포보다는 쿠키에 더 관심이 갔다. 시식 쿠키를 먹으니 조금 에너지가 보충되는 느낌이다. 몇 개 더 먹자 허기도 달래진다. 이 거리는 사진을 찍을 수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이 사진은 육포 거리와 관계가 없습니다.)
육포거리를 빠져나오자 전면만 남아있는 세인트 폴 성당이 눈에 들어왔다. 성당은 전면만 남아있는 페허의 모습이지만 이곳 계단은 셀카의 성지인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다. 웨딩 촬영하는 커플도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성당 뒤 편 그냥 마당으로 남아 있어서 앞 쪽과 달리 쓸쓸히 보인다. 성당 안 쪽 끝에는 순례하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세인트 폴 성당 바로 옆에는 몬테 요새가 있다고 구글맵에 표시가 된다. 하지만 몬테요세 같은 성벽이 눈에 들어왔는데 몬테요새라는 표시가 안보였다. 한 참을 고민하다가 마카오 박물관이 보여 일단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그곳을 통해 해 몬테요새로 갈 수 있었다. 몬테요새에서 주위를 보니 마카오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대포들은 이곳이 요새였음을 말해주고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아 보니 사람들이 가득 자리를 메우고 있어서 들어갈 틈이 없다. 밖에서 기다리자니 햇볕이 너무 뜨겁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디저트 카페에 들어갔다. 큰 그릇의 망고 푸딩과 사이드 메뉴 2개를 선택할 수 있는 세트 메뉴를 골랐다. 사이드 메뉴 중 카레가 있는 메뉴는 내 입맛에는 조금 안 맞았다. 점심 대신 이렇게 먹었지만 허기는 달랠 수 있었다. 마카오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려고 했는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
우리는 다음에 어디를 갈지를 고민하다가 김대건 신부 동상이 있는 까이몽스 공원 대신 가까운 대성당과 로카우 맨션을 가기로 했다. 구글맵을 의지해서 길을 찾아가는 데 도로공사를 하고 있었다. 이럴 경우 초행 여행자는 당황을 하게 된다. 거의 목적지 근처에 왔는데 길을 해매게 된다. 마치 성당 건물이 보여서 그곳에 들어 가 보려고 했는데 미사 중이라 여행자 입장 금지였다. 너무 더워서 근처 서점에서 열기를 잠시 식혔다.
로카우 맨션을 찾아갔다. 1889년 로카우라는 부자가 중국풍으로 지은 주택이다. 특별할 것도 없지만 서양일색의 건물 중에서 중국풍으로 지여진 건물이라 한 번쯤 둘러 볼만 한 것 같다.
로카우 맨션에서 30미터 올라가니 아까 보았던 성당이 보인다. 이곳이 대성당이었던 것이다. 좁은 골목길에서 구글맵만을 의지하는 초행자들이 흔히 겪는 일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아 본다. 이제 해는 하늘 맨 꼭대기에서 약간 서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아직도 높이 떠있다.
일단 세나두 광장을 벗어나기로 했다. 카지노 호텔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New Yaohan 이라는 백화점이 보인다. 백화점 맨 위층 푸드코트에 자리를 잡았다. 먹을 것은 아래 식료품 매장에서 사다 먹었다. 마카오에서는 홍콩 돈이 사용가능 하지만 홍콩에서는 마카오 돈 사용이 불가하므로 잔돈을 안 남기기 위해 최대한 머리를 짜내 물과 먹을 것을 샀다.
마카오를 더 즐기고 싶지만 체력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Wynn 호텔 분수쇼는 보기로 했다. 카지노 호텔들 근처로 오니 멀리 마카오 타워가 보인다. 호텔 앞 광장에서 매일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15분 간격으로 분수쇼를 펼치고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눈요기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시간이고 더워서 그런지 근처에 사람들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첫댓글 마카오에서 더위로 체력고갈~~ 모두 비슷한 경험인가 봅니다^^
마지막 분수쇼로 위안을 삼지요~
세나두 광장은 사람이 너무 많고 길 찾는 것이 에너지를 많이 소모 시키는 것 같습니다.
미성년자를 동반해서 마카오를 들어 가는 일정이 제약이 많아서 제대로 즐기지를 못하신것 같아여...
그래도 육포 정도는 사셔서 저녁에 숙소에서 시원한 맥주에 한잔 하셨으면 좋았을텐데...
저는 육포보다 쿠키가 더 당겼는데 시식한 걸로 만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