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단골집 / 흔하고 친숙한 설렁탕이지만 50년 전통의 노포 '마포양지설렁탕'.. 이것은 설렁탕인가? 대파탕인가?

[팔팔]

since 1974

용강동에서 30년

(전부터 조용히 경쟁하고 있는 마포옥 옆)

공덕역 1번출구 로터리에서 10년

지금 이 자리에서 10년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시원한 깍두기와 완성도 높은 겉절이, 파김치는 왜 이곳이 연속 '블루리본'으로 선정되었는지 조금은 안다.

그리고 가득있는 대파.

대파를 많이 넣어서 먹는편인데

내가 설렁탕을 먹은건지?

대파탕을 먹은건지?

에이, 나도 모르겠다.

일부러 늦게 갔지만 1층에는 자리가 없어서 2층으로 안내.

1시 20분, 나오는 시간에도 손님의 반은 있고

지금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는 "짜장면은 당구장에서, 설렁탕은 유치장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유치장이 연상되는 음식인 설렁탕은 어쩌면 법조인으로서는 피해야 할 음식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유치장에서 먹어도 제맛을 느낄 만큼 맛있는 음식이란 뜻도 되지 않을까.

설렁탕은 고기와 뼈를 푹 고아 우려낸 맑은 국물에 밥과 고기 고명, 파, 소면을 섞어 먹는 서울의 향토 음식이다. 너무나 흔하고 친숙한 음식이어서 뭐 특별할 게 있나 싶으면서도, 그만큼 오래 사랑을 받아왔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만큼, 저마다 최고로 치는 설렁탕집이 있겠다만, 서울서부지방법원 출정 일정이 있다면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마포양지설렁탕을 강력히 추천한다.

필자는 ‘마포양지설렁탕’의 옆 건물에 거주하면서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2층 건물이 신축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았다.

1974년부터 50년을 영업한 설렁탕집은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우선 밑반찬에서부터 맛집의 비범함이 느껴진다. 여느 설렁탕집처럼 자리한 배추김치도 더할 나위 없이 맛있지만, 이 집은 ‘파김치’가 특별하다. 깊은 고깃국물이 입안을 가득 채울 때 더해진 알싸한 파김치 한 점보다 더 좋은 궁합은 없을 것 같다.

이제 이 집의 메인 메뉴, 설렁탕을 살펴보자. 경상도 출신인 나는 ‘마포양지설렁탕’ 설렁탕을 먹을 때면 어머니가 정성스레 사골로 끓여주던 곰국이 생각난다(일반적으로 설렁탕은 뼈와 도가니를 많이 넣고 끓인 흰 국물을, 곰탕은 양지, 사태 등의 살코기를 끓여 투명한 고깃국을 의미하는데, 경상도에서는 반대로 사골을 고아 만든 국물을 ‘곰국’ 또는 ‘곰탕’이라고 부른다). 어머니 정성만큼 좋은 재료를 제대로 끓여낸 국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푸근한 어머니의 손맛이 아련히…

대학 시절부터 외지 생활을 하면서 어머니 손맛이 생각날 때마다, 설렁탕 한 그릇을 먹곤 하였다. ‘마포양지설렁탕’에서 설렁탕을 먹으면 속이 따듯해지며, 외지 생활의 피로가 풀리는 것만 같다.

설렁탕에 들어가는 조연들, 파와 소면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있어 함께 이야기하고자 한다. 설렁탕에 들어가는 대파는 임오군란 때부터 설렁탕에 넣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소는 농사짓는 데 이용하다 나이가 들어야 잡을 수 있는 귀한 존재였다. 늙은 소의 누린내를 잡기 위해 대파를 얹어 먹던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따끈한 설렁탕 한입에

파김치 한 점은 더 없는 궁합

설렁탕에 빠질 수 없는 소면은 사실 현대사의 산물이다. 쌀이 부족하던 시절 박정희 정권은 쌀 소비 억제를 위해 혼분식을 장려하였다. 그 일환으로 의무적으로 설렁탕에 소면을 일정 분량 넣어 팔도록 행정 조치를 했는데,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 지금도 설렁탕에 소면을 담아내는 집이 많다고 한다. 이 집 역시 우리네 전통(?)을 충실히 반영하여 수북한 파와 소면을 한 움큼을 내놓는다.

설렁탕만 먹기 아쉽다면, 수육도 권하고 싶다. 이 집 수육은 특히나 부드럽고 잡냄새가 없다. 곁들이는 절인 양파와 함께 먹으면 산미와 소고기가 만나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수육에 곁들인 절인 양파 한 쪽에서

특별한 맛 경험

뜨끈한 설렁탕 국물에 파김치 얹어서 한 숟가락 뜨고, 다 삼키기도 전에 수육을 집어 먹으면 나름 잘살고 있구나 싶을 때가 있다. 항상 일에 치여 바쁘게 살지만, 이렇게 구수한 설렁탕 한 그릇 맛있게 비우고 나면 그래도 버틸 힘이 난다.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재판이 있다면 들러서 ‘마포양지설렁탕’에서 50년 전통, 어머니 손맛, 근현대의 역사적 자취를 느껴 보기를 권한다.

이효진 변호사(법무법인 케이씨엘)

출처: 법률신문

[헨리]

오래된 설렁탕 노포에 가면 특유의 누린내(?)가 나지요ㅎㅎ
오래된 이태리 시골 식당도 앞에 가면 고유의 퀴퀴한 치즈냄새가ㅋㅋ
이런 누린내 나는 노포의 설렁탕이 그리워집니다^^

[팔팔]

퀴퀴한 치즈냄새
꼬리꼬리한 냄새 나는 노포
저는 안 가요
ㅎㅎ

[헨리]

팔팔님은 의외로 깔끔한 입맛?ㅋㅋ
그래도 전 꼬리꼬리한 냄새따라 갑니다^^

[대건이]

설렁탕에는 역시 깍뚜기...
김치가 엄지척 입니다.

[.윤.]

영화 공공의 적에서
"짜장면은 당구장에서
설렁탕은 유치장에서 먹어야 제맛"
이라는 말이 재밌네요 물론 당구장에서
먹던 짜장면 맛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다는~ㅎ

[팔팔]

지금 제일 해피하게 사는 누군가는
변호사 잠깐 하다가
다시 검사가 되어서는

취조실에서 먹던 짜장면의 맛이 엄청 그리웠다고 그러더라구요.

지가 갑이니까 맛이 있었겠지요?

죄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피고소인은 먹는 둥, 마는 둥,

[.윤.]

허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