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시장따라 골목따라] 남도 별미여행 GO! 여수 별미집 골목

[전복마을]

바다의 모든 것 입안에 쏙 ~ 해산물 한정식

 '남도여행'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별미여행'이다. 넓은 들녘과 청정한 바다에서 나는 무공해 착한 것들로, 온갖 정성을 다해 밥을 짓고 상을 올리는 남도음식. 음식마다 푸른 바다소리와 산야의 구수한 흙냄새가 배어있는, 맛깔 나고 옹골찬 상차림이 뭇 나그네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남도의 시발지 여수. 광양만의 풍부한 갯것들로, 다양하고 푸짐한 '갯가 음식'을 차려내는 도시. 그 중에서도 '해산물 한정식'과 '돌게장'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휴가철을 앞두고 '갯가음식'으로 유명한 몇 집을 다녀왔다.

여서동 해산물 한정식

여수에 와서 '해산물 한정식' 못 먹고 가면 '평생 후회한다(?)'고 한다.

그 정도로 해산물로 한 상 가득 차려진 상차림이 세 차례에 걸쳐서 거방지게 펼쳐진다.

첫 상은 싱싱한 제 철 해산물 스무여 가지로 차려지는데,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진다.

삼치회, 전복회, 성게알, 대하(오도리), 산낙지, 한치회, 키조개 관자회, 소라, 문어숙회, 낙지산적, 홍어회무침, 복껍질초회, 해삼, 멍게, 개불, 새조개, 병어회, 각종 초밥류….

하나하나 맛을 본다. 바다의 싱그러운 냄새가 입안에 꽉 찬다. 구수하고 짭짤하고, 새콤하고 들큰하고, 쫄깃하고 부드럽고, 쌉쌀하고 맵싸하고…. 어느 것 하나 빠트릴 것이 없다.

생선회 종류는 꼭 묵은 갓김치에 싸서 먹어야 한다. 생선회의 구수한 맛과 묵은 지의 군내가 기막힌 조합을 이루며 입을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상은 따뜻한 음식이 나온다. 또 입이 벌어진다. 홍어삼합부터 삼계탕, 능성어 구이탕수, 해물완자, 소불고기, 키조개관자 볶음, 낙지볶음, 서대조림, 삼치구이, 바지락탕…. 이쯤 되면 숨이 막힌다. 배는 부르고 음식은 계속 나오고….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라. 따뜻한 음식은 도시락에 싸갈 수 있다. 좋은 음식 억지로 먹지 말고 챙겨두었다가 맛있게 먹자! 세 번째 상은 한정식. 고슬고슬한 밥과 해물된장, 맛깔스런 남도반찬 10여 가지가 나온다. 묵은 갓김치도 좋고, 전어 밤젓도 맛이 깊고 개운하다. 배는 불러도 조금씩은 맛 볼 것.

봉산동 돌게장 골목

여수에서 많이 잡히는 돌게로 게장을 담았다. 묻지 않아도 2인상은 '간장돌게장'과 '양념돌게장'으로 내온다. 입맛대로 번갈아 이 두 가지의 돌게장을 맛볼 수 있어 좋다. 살살 발겨먹고, 쪽쪽 빨아먹고, 뽀독뽀독 씹어 먹는 맛이 '흥미진진'하다. 그런데 이 2인상이 예사롭지 않다. 큰 대접에 '간장' '양념' 나누어 돌게장을 꽉꽉 채우고도, 근사한 조기 매운탕이 나오고, 들큰한 '간장 새우장', 돌산 갓김치, 멍게젓, 홍어무침, 각종 젓갈류 등 열 댓가지의 맛깔스런 반찬이 따라 나온다. 간장돌게딱지에 밥을 쓱쓱 비벼먹는다.

짭쪼름하면서도 장의 깊은 맛이 우러나온다. 밥 한 술에 양념돌게장을 한입 씹는다. 달큰한 게살이 밥과 어우러져 입안을 기껍게 한다. 한 마리 먹은 후, 손가락에 묻은 양념을 빨아먹는 재미도 여간 아니다. 대하를 간장에 담아 만든 '간장 새우장'도 진미 중의 진미다. 배추 속에 밥과 올려 먹는 젓갈도 참 좋다.

이렇게 '요것조것' 먹다보면 큰 대접에 주는 밥 한 그릇이 모자란다.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 배를 두드리며 밥상을 보니, 먹고 버린 게딱지가 수북하다. 수북한 게딱지에 마음조차 푸근하다. 돌게장 골목에는, 탕으로 조기매운탕을 주는 집과 고등어 찌게를 주는 곳이 있으니 입맛에 따라 찾아 먹으면 된다.

자! 이제 여름이다. 휴가를 남도로 계획했다면, 남도의 초입 여수에서 '해산물 파티'를 즐겨보시라. '휴가도 떠나GO! 별미도 찾아 먹GO!'

최원준·시인 cowej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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