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성수기 ‘옛말’ 잠자는 소비에 속수무책 |
우유소비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유소비 증가 조짐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 국내 재고분유는 1만2천톤을 상회, 낙농업계와 유가공업계 모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FTA 등 국내외적으로 당면한 과제가 산적해 이에 따른 대응전략이 시급하지만 정부와 관련단체·업계의 대안은 거의 없는 상태. 전국 재고분유는 10일 현재 1만2천1백63톤으로 우유를 가공 처리하는 업체 관계자들은 적잖은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일유업·빙그레·연세우유 등 많은 유업체가 원유 쿼터량을 10% 내외로 감축했음도 불구하고 우유소비가 주춤해 재고분유는 좀처럼 줄어 들지 않고 있다. 반면 유제품 수입량은 증가추세다. 지난해 수입된 유제품은 15만1천5백29톤으로 전년 14만4천8백86톤보다 6천6백43톤이 늘었다. 그 가운데 국내 낙농업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탈지분유와 전지분유는 각각 6천1백47톤·1천7백43톤으로 전년 4천3백88톤·1천5백12톤 대비 각각 1천7백59톤·2백31톤씩 증가했다. 또 지난해는 치즈도 4만4천17톤이 수입돼 전년 보다 2천6백66톤이나 많이 수입됐다. 또한 혼합분유 수입량은 지난해 2만8천7백8톤으로 전년 2만9천6백11톤에 비해 6백11톤이 줄었으나 국내 재고분유가 감소되지 않도록 부채질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분유와 모조분유 수입량이 급증하는 가장 큰 원인은 8천원 내외이고, 공매 처분할 경우 4천원 내외로 국제가격 3천5백원 내외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제과·제빵·제빙 등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가격은 물론 제때 공급을 받기 위해서라도 외국산 유제품을 선호해 수입유제품 총량 가운데 약 80%는 식품업체에서 활용하는 실정이다. 다만 문제는 낙농가와 동반자 역할을 해야 하고 수레바퀴 중 하나의 역할을 해야 하는 한국유가공협회 회원사 등에서도 수입 유제품 가운데 20% 정도를 활용하고 있어 국내 낙농업계 발전의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낙농육우협회의 입장이다. FTA 시대가 열릴 경우 수입유제품의 관세는 더욱 낮아져 그 수입량은 현재보다 증가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정부는 현실과 미래에 부합한 낙농정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낙농관련단체와 낙농가의 몫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역할론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부조합에서는 1등급A우유 생산과 동시에 유질향상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는 등 대외경쟁력 제고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반면 일부단체는 협력관계를 설정, 대안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함에도 책임만 떠넘기는 인상이 짙다. 낙농업계와 유가공업계의 관계는 공존의식이 필수요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유가공협회 회원사인 한국야쿠르트의 경우 3월말 현재 안고 있는 탈지분유가 1천5백43톤에 달해 낙농육우협회와 낙농가들이 생산한 원유를 가공·처리하는 유가공회사들로부터 시선이 곱지 않다. 사실 서울우유는 물론 남양유업·매일유업 등 국내 우유메이저 회사는 20개월째 끼워 팔기를 해도 재고분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영세 유업체는 현재 팔고 있는 우유가격으로도 경영상 적자를 면치 못해 끼워 판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비락의 경우는 2백㎖들이 학교우유 급식가격을 적어도 2백원에 공급해야 함에도 1백70원 내외에 덤핑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우유는 남는 원유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무튼 국내 낙농산업과 유가공업계 발전을 위해 관련단체는 반목과 적대감정에 앞서 FTA가 타결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가상 시나리오 문답을 만드는데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축산신문-조용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