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종주.... 들어본 적도 없었던 이 종주에 학교 보충수업, 야자 빼려고 얼떨결에 참가기로 했는데 다행히 아는 친구도 몇 명 있고 해서 걷는데 지루하진 않겠다 싶어서 별 불만없이 종주에 참가하게 되었다. ' 걷는데 얼마나 힘들겠냐 생각하며 내 자신의 인생을 되새겨보며 자신의 한계를 체험해봐라.' 는 말을 부모님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인천을 둘러보는 6박 7일간의 여정의 첫 발걸음을 놓게 되었다. 아버지는 시청에서 그깟 인천 한번 도는게 뭐가 힘들겠냐고 하시며.....조금 걷다보면 끝나는 것이라는 말로 전의상실을 부추기셨다....더구나 메뉴얼에 있는 흑룡부대를 보시더니 아버지가 근무하셨던 부대라고 하시며 나중에 나도 거길 가야한다고 잘 둘러보고 오라고 하셨다....도대체 그 천리행군이 뭐기에....
1일차
대략 1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인천시청에 모였다. 중딩 아이들, 여자애들이 예상했던 수치를 뛰어넘자 당황스러웠다. 이러다 낙오라도 한다면......그야말로 개쪽팔림...... 그 순간 학교 보충수업과 야자가 그리웠다......이왕 온거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긴 했다(?). 앞으로 일주일 간 같이 걷게 될 단원들이 모두 모이자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조와 조원 호명을 받았다. 고 2 형 2명에 친구 동민, 나머지 중딩.......낙오에 대한 심한 압박감(!) 에 시달리며 4조에 편성됬다. 조가 다 편성되자 조기를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웬걸, 종주에는 이미 베테랑급인 우리 조의 '조안나' 님(!) 께서 너무 조용히 있어서 조기를 그리는 그 시간동안 암울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그 덕에 우리 조원들은 참 조용한 사람들만 모였네(신동민 제외)라는 생각을 했지만 후에 그건 엄청난 착각이었다는 것이 확실히 증명되었다.(특히 조모양께서^^*) 더구나 그 상황에서 태영이 형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열받아 있었고 나머지 조원들은 말이 없었다. 그나마 신동민이 나서서 열심히 의견도 내가 해서 6박 7일동안 절대 못 있을 조기 'LAST' 가 새겨졌다. (사실 '마지막 자일리톨'로 불리긴 했다...) 시간은 정말 지겹게도 안 지나가고...인천에 관한 영상과 첫번째 강의를 듣고 나니 드디어 취침 시간..잠도 정말 안 올정도로 지겹고 답답했던 시청에서의 하루였다.
2일차
드디어 출발하는 아침이 되었다. 약간의 준비 운동과 아침식사를 마친 후 나중에 인천 곳곳에서 발견한 '2014년 아시안 게임은 인천에서!' 구호를 열심히 연습하며 시장님의 말씀 한 마디 들으려 했는데 결국 못 듣고 행정실장(?)님의 말씀과 경인일보 사장님의 말씀을 듣고 그다지 어렵지 않을 걷기라는 엄청난 착각으로 종주를 시작했다. 처음 걷는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아버지 예상이 맞았구나 하는, 역시나 엄청난 착각에 빠져 행군을 계속했다. 1시간쯤 지나면서 주위는 내가 처음 와보는 것으로 변해가고....인천에서 16년을 살아오면서 이 가까운 곳도 안 가봤다는 안타까움을 느끼며 걸었다. 송도 신도시까지 걸으며 슬슬 발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점심쯤 되서야 겟벌타운에 도착해서 송도 신도시에 관한 홍보를 들었다. 점심을 다 먹고 난 후 다시 소래포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엄청난 찜통 속에서 걷기가 다리가 아픔보다도 더 고역이었다. 왜 왔나 하는 생각으로 거듭 후회하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청소년 수련관....수련관이 이렇게 반가웠던 적은 처음이었다. 수련관의 그 에어컨 빵빵한 천국같은 곳에서 우리 인하사대부고의, 나의 생물 선생님께서 강의를 오신 걸 보고 경악했다. 학교 수업시간의 80%를 차지했던 조류에 관한 이야기를 또 들어야 한다는 건...그러나 막상 강의를 듣고 나니 학교수업을 부업으로 하시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의를 잘 해주셨다. 그 후 몇 개의 동영상을 보고 열악한 샤워장(?)에서 샤워를 하고 조원들과 새벽까지 놀다가 잠이 들었다...(팀장님들 죄송합니다~!!)
3일차
청소년 수련관을 출발하기에 앞서 약간의 준비운동 후 아침식사를 했다. 2일째부터는 남기는 음식이 없을 거라고 하셨던 팀장님들의 말이 얼마나 큰 오산이었는가를 절실히 체험했다. 잔반을 버린 곳에는 텅 비어있긴 커녕 꽤나 많은 음식이 버려져 있었다.(ㅋㅋ) 말로만 들었던 부평시장을 지나 삼산농산물도매시장에 도착했다. 관리소 직원님의 '읽어주기식 강의'를 듣고 학교 운동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땡볕을 피할 수 있도록 1시간 정도 휴식(황금시간!)을 한 후 아버지가 계셨던 부대 '흑룡부대'를 향해 출발했다. 예상과 다르게 거리가 꽤 멀었다....종주란게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과 지금쯤 친구들은 에어컨이 풀가동되는 교실에서 편하게 공부를 하고 있겠다는 생각에 매우 부러웠다. 꽤나 걷고 난 후 겨우 흑룡부대에 도착, 훈련장과 훈련기기들을 잠깐 둘러보고 특전사 '검은베레'에 관한 홍보물을 봤다. 아버지가 여기 계서서 저러한 훈련을 다 해내셨다는게 자랑스러우면서도 내 군대생활이 이런 압박적인 공수부대에서 이루어 진다면 어떡하나 싶을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들을 봤다. 나중에 단장님께서 특전사 가고 싶은 사람을 물어보실 때도 차마 손을 들지 못했다.ㅠ.ㅠ. 저녁식사 후 또 우리 인하부고 샘인 천영기 선생님의 문학산 부근의 문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민요를 배운 후(배우다 짜증나 토하는 줄 알았음..) 숙소로 내무반을 이용했는데 청소년 수련관에 비하면 완전 호텔 수준이었다. 샤워장 시설도 엄청 훌륭했고 각 생활관별로 공급된 과자와 내무반표 쥬스를 마시며 역시나 새벽에 잠들었다.
4일차
군대의 정식이나 다름없는 짬밥을 맛있게 먹고 부대 뒤편의 철마산으로 출발했다. 철마산이 꽤나 힘들긴 했으나 오히려 찜통더위 속의 아스팔트 도로에 비하면 훨씬 편했다. 아이스크림과 물을 잔뜩 먹으면서 철마산에서 내려와 계양산으로 올라갔다. 길 경사와 가파름이 아주 예술이었다. 올라가는데는 별 불편함은 없이 올라왔으나 내려갈 땐 꽤나 더웠다....산을 올라다니면서 산악부, 흑룡부대, 암벽등반 등을 거쳐오신 아버지가 정말 존경스러웠다. (남들 안하는 고생은 왜 사서 하셨는지..그 덕에 이 아들도 그 경력 속의 그늘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ㅠ.ㅠ.) 계양산을 내려와서 이 날의 마지막 산이 고려산을 등반했다. 고려사 백련사에서 매우 시원한 물을 꿀처럼 마시며 고려산 군사통신시설을 보고 4일차 숙소인 국화리야영장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건 뭔가..길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그 덕에 내려가는 길을 거의 개척하다시피 하며 국화리 야영장을 향해 가야했다. 뒤를 돌아보아도 오는 사람은 안 보이고 선발부대(?)는 보이지도 않고....친구들과 내려오면서도 정말 길을 잘못 든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파르고 길이라 할 수조차 없는 것 같았다....간신히 국화리 야영장에 도착해서 만화에 대한 강의, 강화도 기(?)에 관한 강의를 들으니 몸이 뻐근하고 녹초가 된 것 같았다. 게다가 샤워장에 어떤 몰상식한 인간들이 신발을 신고 들어갔는지 정말 욕 나와 짜증백배를 느끼며 샤워를 하고 텐트에 와서 잠들었다.
5일차
국화리 야영장의 습기찬 아침을 느끼며 오늘의 산인 혈구산을 향해 출발했다. 혈구산을 올라가면서 종주도 이정도 되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구나 하는 뿌듯함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혈구산 정상에 다다랐다. 혈구산 정상까지 올라가며 이런 벌레천국도 있나 할 정도로 벌레가 넘쳐났다.혈구산 정상에서 단장님께서 6회 종주 역사에 남을(?) 중요한 한마디를 해주셨다. 진강산에 땅벌이 너무 많아서 진강산을 취소하고 대신 마니산을 올라가 내일 아침 기상시간을 뒤로 늦추시겠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어차피 오늘은 산 가야겠군 하는 생각을 하며 혈구산을 내려갔다. 내려오는 길도 역시 만만찮았다. 도대체 이 강화도에 생겨먹은 산들은 길들이 왜 이래 할 정도로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하지만 신동민 군의 일명 '혈구산 플레이' 를 즐겁게 감상(사실 직접 못 봤다...ㅡ.ㅡ;;)하며 내려왔다. 점심식사를 위해 동광중까지 가는데 가는 길이 너무 긴데다가 날씨까지 최악이어서 진정한 찜통속에서 꽤나 고생을 했다. 동광중에서 조촐한(?) 식사를 하고 5일차 숙소인 화도초등학교를 향해 출발하는데 동광중 입구에서 중딩들에게 상당히 어이없는 말을 들었다. 누굴 지목하고는 '원숭이'(!!)같다고 하는 그런 초딩같은 중딩들의 모습...더구나 동광중 나온지 10분도 안되서 지나가던 버스에서 웬 초딩이 우릴 향해 뭔 말을 하는지....상당히 짜증나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선 그 자식 잡아 족치는건데....종주단원이니 참았다..*^^* 화도초까지는 거리도 얼마 안되어 쉽게 도착했다. 그러나 그 다음 우릴 기다린 건 강화도에서 가장 유명한 산 '마니산'이었다. 마니산이야 뭐 내가 초딩일 때도 갔다온 산인데 뭐 뒷동산쯤이겠군 하며 가벼운 맘으로 오르다 죽는 줄 알았다....그 때 가방이라도 매고 있었으면 그 때 탈진하지나 않았을까 싶다. 고생길을 끝내고 화도초로 돌아와 역시나 우리학교 선생님 중 전설로 남아있는 '옹박' 신인선 선생님의 강화도 신미양요, 병인양요, 등 강화도 전쟁사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밤늦게까지 6일째의 장기자랑에 대한 토론을 하다가 결국 무산되고 아무런 계획도 없이 또한 놀다가 새벽에 잠이 들었다.....
6일차
가장 적게 걷는 날이자 천국이라는 해수피아를 가는 아침이 되었다.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가자 지금까지 걷던 거에 비하자니 너무나 황홀한 날이었다. 오전시간을 그 지겹도록 봐온 인천공항을 답사했다. 막상 지겨울 거라 생각했던 인천공항이 안 와본듯한 장소처럼 보였다.....그래도 종주 덕분에 인천공항 한번 둘러보네 하는 생각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점심식사로 인천공항 구내식당에서 종주 5일만에 제일 맛있는 밥을 먹고 최고난이도라는 해안도로를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년 경험자들에 말에 의하면 지난번엔 바람도 안 불고 가도가도 길밖에 안보인다고 하던 것과는 다르게 바람도 선선히 불고 거리도 예상보다 짧아서 그럭저럭 걸었다. 해수피아가 보였으나 걸어도 걸어도 그대로인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30분쯤 지나자 거리가 매우 가까워져 매우 기쁨에 겨웠었다....해수피아에 도착해 짧디짧은 50분간의 시간이 주어지고 그 시간이라도 천국에 더 있고 싶어 1분1초를 아끼며 탕에 들어갔다. 왔던 이들이 왜 해수피아를 천국이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50분은 평소에는 엄청 길었을 텐데 여기 있으니 10분밖에 안되는 듯한 짧은 시간으로 지나가버렸다. 해수피아에서 나와 논(밭인가?)을 가로질러 6일차 숙소인 운서초교를 향해 행군을 시작했다. 카페 메인에 있었던 작년도 종주단원들의 사진이 여기서 찍혔음을 알고나니 종주가 끝나감이 느껴졌다. 운서초교에 다다르니 장기자랑도 무산될 위기에 처한 우리 조에 엄청난 시련이 닥쳐왔다. 엄청난 무대시설과 찬조공연을 위한 빵빵한 무대.....Painark와 Street Soul도 찬조공연을 위해 준비중이었는데 우린 어찌해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녁을 먹고 조원들끼리 얼른 SG워너비의 Timeless의 가사를 적고 연습을 하는 이른바 '급조된 장기자랑'을 준비하고 나니 종주 마지막 밤의 하이라이트의 집합체 중 하나인 골든벨이 시작됬다. 1번 문제에서 나와 찬은 탈락됬으나....(ㅠ) 패자부활에서 살아나왔다가 다시 나가는 수모까지 겪었다...바로 이어지는 장기자랑... 준비부족인 우리에게 닥쳐온 가장 큰 시련이었다. 신동민의 주장으로 나와 태영이 형님, 동민은 보컬(?)로써 옷을 갈아입고 나머지 조원들은 뒤에서 서포트를 하는 형식으로 무대에 올라갔다. 올라가기 전 내 귀에 꽂아야 했던 꾳(!!!)때문에 얼마나 토하는줄 알았던지....다행히 노래가 노래방 형식이 아니라 그냥 노래로 틀어주어서 목소리는 묻힌채 간단히 끝났다. 모든 조의 장기자랑이 끝나고 찬조공연 시간이 되자 각 조의 장기자랑과는 차원이 다른 고차원의 무대로 바뀌었다. 환상적인 개인기들과 비보이의 화려한 댄스, Painark의 노래들....조용한 시골마을 분위기의 운서초교 근방을 소음 아닌 소음(?)으로 뒤덮으며 종주의 밤이 지나갔다. 특히 시상에서 우리 조가 2위를 한 석연찮고 논란 많은 시상으로 우린 문화상품권을 건지는 행운을 낚았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조원들끼리 모여 마지막 밤을 보냈다. 여기서 내 종주의 최대 약점과 부끄러운 일이 드러나고 말았다...우리조원들의 이름도 다 못 외우고 있던 나....매우 부끄럽고도 조원들에게 미안한 일이었다......재완이, 영빈이, 기훈이에게 매우 미안했다.... 내일이면 끝이다란 생각에 기쁨과 아쉬움 모두를 느끼며 잠이 들었다.
7일차
마지막 날이자 인천시청까지의 마지막 행군날이다. 포구까지 꽤나 긴 걸음을 재촉하며 월미도에 도착, 인천항 갑문 견학을 하고 차이나타운까지 가는데 올라가는데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그동안의 피로가 쌓인 것 때문일까....자유공원의 말로만 듣던 제물포고에서 점심을 먹는데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아저씨 한명?! 특전사 아저씨 한분이 와계셨다. 그분과 같이 걷는데 그분은 힘도 안드시나...천리행군의 힘?! 여하튼 자유공원에서 인하대학교까지 발걸음을 재촉했다. 인하대에서 꿀맛같은 수박화채를 먹고 문학산을 향해 출발했다. 문학산에 가기전 바로 옆 동아풍림 아파트...집이 바로 옆이어서 얼마나 들어가버리고 싶었던지..... 마음을 달래며 문학산을 등반했다. 평소에도 많이 올라가는 이까짓 뒷동산 언덕쯤이야 하고 올라갔지만 의외로 힘들었다. 그동안 많이 걷고 산에 올라다니고 하느라 생긴 피로가 문제였다. 하지만 비교적 간단히 등반을 끝내고 인천시청을 향해 마지막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드디어 끝났다는 허탈감과 아쉬움을 뒤로 하며 인천시청 앞 공원에 도착해 마지막 운동을 끝내고 기념 촬영과 함께 6박 7일 간의 종주를 끝냈다. 이제 남은건 해단식뿐....
후일담
인천시청에서 집으로 와서 가족들과 약간의 회포를 푼 후 자칭 C조(신동민, 홍준한, 나 , 태영이 형님)은 태형이 형의 아버지의 가게인 '연탄구이' 에 모였다. 형님이 쏘시는 고기를 매우 맛있게 저녁으로 먹은 후 노래방까지 갔다왔다.ㅋㅋ 집에서 뻗거나 쉬고 있었을 단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는 마지막까지 즐기며 종주를 끝냈다.
종주를 하면서 정말 내 자신이 인천조차 하나도 둘러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다. 종주를 하며 보는 인천은 지친 상태로 보는 인천이라 제대로 둘러보기가 어려움이 많은데 내가 만약 인천을 한번 둘러본 적이 있었다면 얼마나 다니기가 수월했을까 하는 후회도 많이 되었다. 그동안 고딩이 되면서까지 공부라는 미명 하에 귀찮음을 감춘채 이만큼조차 걸어본 적이 없는 내 자신이 매우 부끄러웠다. 첫날에 힘들어 녹초가 되며 짜증을 내야 할 정도로 내 체력이 그정도밖에 안된다는 사실이 나 자신에게 분노를 치밀게 했고 한라산만큼 높은 산도 아닌 계양산,혈구산,고려산 등을 올라가면서 정말 힘들다며 물만 들이키며 짧은 휴식만을 간절히 원하며 내 자신을 되새겨보지 못한 내 자신이 정말 미울 정도였다. 그나마 진강산을 가보지도 못했는데....과연 이 종주 후에 내가 대학생이 되어서도 이정도만큼 걷기나 할까? 아버지 말대로 사실은 얼마 안되는 거리였는데 이걸 걷느라 인천이 참 넓기도 하구나 하고 내 자신을 합리화했다는 사실에 내 자신이 매우 실망스러웠다. 앞으로 미래에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야는 말은 그냥 장난처럼 들으며 우리나라도, 아니 내 고향이나 다름없는 인천조차 제대로 다녀본적이 없는 내가 미래에 글로벌 시대에 합당하게 살 수는 있을지조차 의심스러웠다. 다행히 고등학교 시작 초기에라도 이러한 의미있는 걸음을 걸었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아직 내 인생은 1/4도 끝나지 않았고 이번종주를 통해서 그나마 내 자신의 폐쇠성과 나약함을 들여다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수확이 되었다. 앞으로도 종주같은 행사로 내 발로 직접 세상을 돌아보며 살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마지막으로 4조 용찬이 형, 태영이 형, 동민이, 찬이, 안나, 재완이, 영빈이, 기훈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해단식 날 보자~
첫댓글 미쵸...뭐가 보여야 읽지잉....
윤수야 길이가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