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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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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스크랩 고풍스럽고 멋스러운 아름다운 성당들^^
길따라 추천 0 조회 66 09.12.29 07:3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이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같은 으리으리하고 호화로운 성당이 많은 유럽. 고개를 뒤로 젖히고 봐야 할만큼 높고, 수천 개의 촛불이 제단과 복도 옆으로 일렁이며,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한 첨탑의 성당을 보고 있으면 ‘그리스도교의 역사가 곧 유럽의 역사’라는 말이 실감난다. 건축가 강석원은 “흔히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건축의 꽃이라 이야기하는데 외국, 특히 유럽에서는 성당을 포함한 종교 건축을 건축의 꽃이라 부른다. 시대상을 가장 잘 반영하는 데다 조명, 음향, 미술, 기후, 기능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도시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답고 상징적인 건물은 많은 경우 성당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가톨릭은 그리스어로 ‘보편적’이란 뜻이다. 특정 개인과 인종, 시대를 초월한 모든 인류에게 예수의 ‘보편적’ 말씀과 가치를 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전 세계의 모든 가톨릭교회 어디에서나 같은 형식으로 운영된다. 미사의 집전 순서와 형식도 동일장, 사교의 장으로 기능하는 것 같아 씁쓸하지만 이렇듯 고요한 영적 공간도 여전히 존재한다.

위안이나 치유 등 거창한 단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성당은 꼭 한 번 가볼 만하다. 우리나라에는 100년 이상 된 성당도 많은데 건물 내외의 고색창연함은 최첨단 기술이나 거액의 돈으로 만들 수 없는 것들이다. 빛도 눈부시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순하고 온화한 빛은 눈을 넘어 마음의 음지에까지 가 닿는 느낌이다. 특히 사람들로 복작이지 않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가면 성당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다.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듯한 완벽한 고요, 옷매무새를 가다듬게 하는 신성함을 또 어디에서 느낄까? 대전교구의 김대건 신부는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고 싶으면 우선 혼잡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성당은 완벽한 고요가 있는 곳인만큼 그곳에서는 자신을 좀 더 찬찬히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되재 성당, 공주 중동 성당, 합덕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편하게 미사에 참여할 수 있다. 물론 한 해를 마무리하는 뜻깊은 ‘의식’을 교회나 사찰, (이슬람) 사원에서 해도 무방하다. 이 세상 모든 믿음의 공간은 같은 질량과 가치의 신전神殿이자 성지聖地이기 때문이다(영어에서는 그리스도교의 교회당, 이슬람교의 모스크, 유대교의 시나고그, 불교의 사찰, 가톨릭교의 성당 등의 모든 건조물建造物을 ‘템플Temple’로 통칭한다. 이는 라틴어 템플럼Templum에서 기원한 것으로 ‘시간을 관장하는 이가 사는 곳’이란 뜻이다). 크기로만 보자면 우리나라의 성당은 유럽의 대성당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곳에서 천주교는 시대의 주인공이었지만 우리에겐 오랜 기간 박해와 탄압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천주교가 선교의 자유를 얻게 된 건 1886년 한불조약이 체결된 시점으로, 조선 후기까지 단 한 번도 양지에 섰던 적이 없다. 하지만 그 ‘덕분에’ 검박하지만 따뜻하고 고요한 느낌의 성당이 전국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 있다. 또 다른 의미로 아름다운 성당이 의외로 많은 것이다. 그 리스트를 한번 살펴볼까? 명동성당과 약현성당은 물론이고 주변으로 울창한 녹음이 펼쳐져 숲 속 쉼터같은 느낌의 횡성 풍수원성당, 화강석을 기단基壇으로 사용한 붉은 벽돌 건물로 한옥마을 옆쪽에 위치해 고풍스러운 느낌이 드는 전주 전동선당, 병원은커녕 약국도 없던 흑산도에 뿌리를 내린 흑산성당, 2005년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은 아산 공세리성당…. 최근 많은 종교 시설이 인맥 확대의 성당, 풍수원 성당을 아름다운 성당으로 추천했다.

우리나라에서 성당을 가장 많이 설계한 건축가인 성균관대학의 김영섭 교수는 말한다. “성당을 포함한 모든 종교 건축물은 시간의 흔적을 담고 있기에 위대하다. 우주적 시각에서 보면 찰나를 사는 인간과 달리 종교는 머나 먼 과거부터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존재할 것이 아닌가. 그 무한한 시간이 남긴 건축물에 인류는 감동을 느낀다. 종교를 통해 인간이 근본적으로 묻고 싶은 것은 하나다.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그 복잡하고 철학적인 질문에 성당은 빛과 어둠, 침묵으로 답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꼭 가봐야 하는 성당은 어디일까? 서울대 건축학과 김광현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성당이 생각보다 많지만 보기만 그럴싸할 뿐 건축미를 너무 앞세운 나머지 기능적으로 불편한 성당도 적잖다. 유명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이유만으로 과대 평가되는 곳도 많다. 명동성당이나 약현성당 등 모두가 아름답다고 인정하는 곳들을 위주로 먼저 보면 좋겠다”라고 조언한다. 최근 그는 천호성지에 성당을 직접 설계했는데 이곳 역시 건축상을 받을 만큼 아름다우니 들러봐도 좋겠다. 아무도 없는 성당에 가 고개를 숙이면 세상 앞에 겸허해진다. 어둠 속에 스민 빛, 위안의 침묵, 한없는 경건함에 둘러싸여 있으면 시끄러웠던 마음이 일순간 차분해지고 정연해진다. ‘성당 가는 길’은 이래서 여름보다 겨울에, 한 해의 시작점보다 끝점에 더 잘 어울리는가 보다.


1 1898 여왕처럼 아름답고 품위 있는 성지 명동성당
명동대성당은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 자리한 덕에 더욱 극적인 감동을 안긴다. 빌딩 숲 사이에 이토록 품위 있고 아름다운 성지가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우면서도 큰 위안이 된다.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의 상징이자 전국을 통틀어 가장 큰 성당 중 하나지만 위압적인 느낌은 전혀 없다. 오랜 기간, 볕과 바람, 비와 눈이 만들어낸 벽돌과 지붕 동판의 색은 놀랍도록 그윽하게 마음에 스며든다. 성당이 완성된 때는 111년 전인 1898년. 1887년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통상 조약 체결을 계기로 건립되었다. 건립의 일등 공신은 코스트Coste 신부다. 명동성당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여러 성당을 설계한 그는 파리선교회의 재정 지원을 받아 오늘날 명동성당의 기틀을 마련했다. 비록 고딕 양식을 썼다고는 하나 장식적 요소를 배재해 날카로운 느낌이 전혀 없다. 오후 1시경 취재차 그곳에 들렀는데 문을 연 순간 적잖이 놀랐다. 방금 전까지 활력으로 들끓는 거리를 지나왔는데 일절 소음이 없는 침묵의 세계로 공간 이동을 한 느낌이다. 10여 명의 신도가 기도를 올리고 있었지만 아무도 없는 듯 고요하다. 내부는 우아한 장식이 넘친다. 아치형 복도, 프랑스 베네딕토회 수사들과 고故 이남규 화백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스테인드글라스, 편안한 조형미가 느껴지는 성모자상과 천사상, 담담한 색감의 사도화, 그리고 2층에 있는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까지 모두 위엄이 넘친다. 일렬로 쭉 늘어선 평면 TV가 아쉽지만 신도들의 편안함을 위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 본당을 둘러싼 건물과 정원은 사색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특히 본당 뒤편에 있는 무염시태성모상은 소나무와 은행, 단풍과 봉헌 꽃다발이 어우러진 작은 정원에 세워져 더욱 아름답다. 지하 성당에도 꼭 발걸음을 해 보시길. 동굴처럼 낮고 어두운데 매일 오전 10시 성지 미사와 상설 고해성사가 열려 엄숙하고 신성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기해박해(1839년) 때 새남터에서 순교하고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된 성聖 앵베르 주교를 비롯해 다섯 분의 성인 유해를 모시고 있다. 고해성사실에 있던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기도할 수 있는데, 왜 걱정하십니까?”

서울시 중구 명동 2가 1번지, 문의 774-1784

2 1902 디테일이 정말로 아름다운 곳 원효로성당
성심여고의 부속 성당인 이곳은 많은 건축가들이 한결같이 ‘디테일이 정말로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는

곳이다. 외곽 폭 9.2m, 건물 높이 16m의 아담한 크기. 성당 앞으로는 작은 화단이 있고, 조지안 양식(18세기부터 19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영국과 미국 전역에 폭넓게 유행했던 양식)의 벽돌로 지어 한적한 영국의 시골 마을에 있을 법한 모습으로 서 있다. 정면과 후면의 모습이 다른 것도 언제나 회자되는 부분이다. 언덕을 평평하게 깎지 않고 그대로 살려 성당을 세운 까닭에 정면에서는 아담한 3층 건물로 보이지만 뒤에서는 아담한

1층짜리 성당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 가톨릭사진가회 임효철 회장은 “가톨릭 신자도 모르는 이가 많을 정도로 작은 곳이지만 건축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무척 의미가 있는 성당이다. 명동성당이나 약현성당, 공세리성당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라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성당은 현재 원형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전신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성당이 위치한 성심여고와 그 옆에 성심기념관(용산신학교가 전신이다) 역시 아름다운

근대 건축물로 손꼽히는 곳이니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듭날 성당을 생각하며 쉬엄쉬엄 둘러봐도 좋겠다.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 4가, 문의 702-5502


3 2002 외관, 내부, 예수상까지 독특한 초당 성당
강릉 초당에 있는 성당은 언뜻 그리스 산토리니에 있는 건축물을 떠올리게 한다. 흰색 타일을 깨서 외벽에

붙인 원형 모양의 건물로 고딕이나 로마네스크 양식을 답습하지 않는 모던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파격적인 외관 못지않게 내부도 독특하다. 본당에 가기 위해서는 내벽을 노출 콘크리트로 한 약간 경사진

복도를 걸어야 하는데 위쪽에서 자연 채광이 들어와 중세 시대의 교회당을 걷는 듯 엄숙한 기분이 든다.

제대의 예수상은 간혹 논쟁의 대상이 된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대신, 소년 형상을 닮은 이가 십자가를

의자 삼아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부활 후 하늘로 오르는 예수를 앳된 소년에 비유한

것이지만 마음이 흩어져 경건한 마음이 안 생긴다는 이도 적잖다. 하지만 성당은 건축학도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받는다. 이렇듯 독특한 색감과 건축미를 지닌 성당은 우리나라에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강원도 강릉시 초당동 137번지, 문의 033-652-9770


4 1892 우리나라에서 채광이 가장 아름다운 곳 약현성당
역사적으로나 건축적으로 또는 미학적인 부분까지 명동성당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 성당이다. 역시 코스트 신부가 설계?감독했는데 명동성당보다 6년이나 앞선 1892년에 건립해 역사적으로는 오히려 명동성당을 앞선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건축물로 유명한데 지금의 건물은 1998년 한 행려자가 방화를 저질러 처참히 전소된 것을 2000년에 재건한 것이다. 성당은 혼배 미사 희망지 1순위로 뽑힐 만큼 아름답다. 장식이 거의 없는데다 규모도 아담한 덕분이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채광. 제대 뒤쪽으로 3개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자리하는데 그 안으로 빛이 듬뿍 들어오는 덕에 신의 축복을 받으며 백년가약을 맺을 수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천주교 신자들은 약현성당을 ‘우리나라에서 빛이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는다.

서울시 중구 중림동 149번지, 문의 362-1891

5 1979 건축가 김수근의 걸작 양덕성당
마산역 건너편에 있는 양덕성당은 건축가 김수근의 이름만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지닌 곳이다. 성당의 탄생기가 재미있다. 1976년 마산 상남성당의 신자 수가 4000명을 넘으면서 약 650여 명의 신자들은 양덕동으로 ‘전학’할 것을 권유받는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조제프 플라츠가 초대 신부로 취임했는데 신자들을 위해 최고의 성당을 짓고 싶었던 그는 지인들을 수소문해 ‘한국 최고의 건축가’를 찾았다. 신부는 ‘소박하면서도 우아하고, 단단하면서도 따뜻하며, 신비로우면서도 인간적인 성당’을 주문했다는데 김수근은 이 애매모호한 요청에 멋지게 화답했다. 고딕이나 로마네스크 양식에 익숙한 이가 보자면 농부의 손처럼 투박한 모습. 표면을 깬 암적색 벽돌을 쌓아 올려 묵직하고도 강인한 느낌이 들지만 기하학적 선과 면, 천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을 보고 있으면 신비스럽고도 따뜻한 느낌이 배어난다. <딸과 떠나는 건축 기행>(디자인하우스)의 저자 겸 건축가인 이용재에 따르면 성당이 완공되었을 당시 건축물을 보러 온 순례객들로 미사를 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공간> 사옥과 올림픽 주경기장, 경동교회와 더불어 김수근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양덕성당은 한 언론사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50주년을 맞아 선정한 ‘한국 현대건축 20선’에서 9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1위는 역시 김수근 작품인 <공간> 사옥. 경남 마산시 양덕 2동 72-7, 문의 055-292-6561


6 1983 그곳에 좀 더 빛을…잠원동성당
잠원동성당을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단어는 ‘모던’이다. 흰색으로 말끔하게 칠한 천장, 장식을 철저히 배제해 십자가상과 석조 주제대만 놓은 제대 등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눈을 빼앗길 곳이 없으니 차분히

묵상을 하기에도 좋게 느껴진다. 성당은 1947년 중림동 약현 본당에서 분리, 설립되었으나 한국전쟁으로

파괴되는 바람에 1983년 다시 축성되었다. 1996년에는 개수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를 통해 ‘빛이 아름다운

성당’으로 변신했다는 평이다. 개수 작업을 맡은 건축가 김영섭은 회상한다. “잠원동성당의 개수 설계를

수행하면서 줄곧 생각한 것이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마지막 말 “mehr licht(좀 더 빛을)!”이었다. 지하와 1층 모든 공간에 구석구석 더 많은 빛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쓰지 않는 현관을 폐쇄하고 바닥을 절개해

‘빛 우물light well’로 만들고 지하 시청각교육실의 벽면을 모두 제거해 한쪽 면을 모두 유리로 만든 것이 그

예다.”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65-7, 문의 595-2416

7 2000 노출 콘크리트의 미학 중앙성당
장내동 천주교회가 전신인 안양 중앙천주교회는 2500석의 신자석을 갖춘 대규모 건축물이다.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인데다 노출 콘크리트로 내부를 마감해 일견 육중하고 차가운 느낌이다. 천장 역시 거대한 콘크리트가 떠받들고 있어 언뜻 국방 시설 같은 분위기도 풍긴다. 이런 분위기를 스테인드글라스가 완전히 바꾸어놓는다. 거대한 뼈대의 건축물 곳곳에 빛이 깊숙이 들어오니 안전하고 따뜻한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건물 곳곳에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존재한다. 세로로 길쭉한 것도 있고, 날개를 펼친 듯 양옆으로 넓은 것도 있다. 어떤 것은 의도적으로 문이나 액자 형태로 만들어져 마치 거대한 회색 벽면에 건 한 폭의 추상미술처럼 아름답다. 성당은 안양 시내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무심히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노출 콘크리트와 스테인드글라스, 그리고 그 사이로 스미는 빛이 너무 아름답다.

경기도 안양시 안양동 627-74, 문의 031-441-3531


8 1998 빛, 그곳에 오랫동안 노닐다 성환성당
야트막한 구릉 위에 자리한 성당은 반듯반듯한 직선형 건물인데다 규모가 아담해 곧고 단정한 느낌이다.

건축가 김영섭의 설계로 성당이 완공됐을 당시와 비교해 외부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 성당 앞으로

펼쳐지던 탁 트인 성환벌에는 현대식 건물과 가옥이 들어섰고, 성당 아래 자리하던 한옥은 대부분 철거

되었다. 하지만 내부는 여전히 아름답다. 남쪽 벽과 동쪽 벽 사이에 형성된 틈으로 빛이 거의 하루 종일

들어오는 덕분이다. 천장과 벽면이 맞닿은 꼭대기 부분에 가로로 길쭉한 창을 냈는데 그 사이로 들어온

빛은 정확히 예수상을 향해 비쳐 짐짓 상징적이기까지 하다. 성서에 나오는 구원의 빛처럼 보이는 것이다.

나무로 마감한 천장, 예수상을 제외하곤 어떤 장식물도 없는 제대가 무척 모던해 계속해서 눈길이 간다.

충남 천안시 성환읍 성환리 357-7, 문의 041-581-0393

9 2001 건축가 승효상의 일갈 중곡동성당

스타 건축가 승효상의 작품인 서울 중곡동성당은 기존의 성당과 차별되는 독특한 미학으로 가득하다. 조그만 장식 하나까지 철저하게 배제했는데 오히려 그 어떤 성당보다 아름답게 느껴진다. 보통 화려하게 꾸며지는

예배당 내부를 볼까? 벽체는 물론 제대에도 아무런 장식이 없고, 예수상마저 다른 곳과 비교해 그 크기가

확연히 작다. 유일한 장식품은 빛과 어둠. 빛은 예배당의 노출 콘크리트 사이로 조심스럽게 번지고, 중정 형태의 마당에 은근히 내려와 닿는다. 건축 칼럼럼니스트 송준은 승효상의 이러한 미니멀리즘의 건축을 일컬어 “종교 건축 미학의 결정으로 불리는 고딕 양식의 카리스마에 대한 극복의 선언인 동시에 작금 종교 건축에서 유행하고 있는 표피적 형태주의와 스테레오 타입에 대한 일갈”이라 평했다. 궁금하다. 뾰족한 첨탑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에 익숙한 벽안碧眼의 신자는 침묵과 고독, 빛과 그림자의 성당을 어떻게 평할까?

서울시 광진구 중곡 1동 165-8, 문의 461-1820 (사진 이로재)



자료제공 : 럭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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