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성인표 |
2006-06-11 00:00:00 |
해군사랑, 바다사랑
6.2-3일 양일간 Full일정으로 진해 해군사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 행사에 초대 받아 다녀 왔다. 언제나 진해의 사관학교와 함대를 방문하면, 고향에 온듯한 가슴 뭉클한 감회와 추억에 젖어 들며 일상사의 피곤함이 시원한 바닷물에 싹 사라진다.
나의 바다사랑과 해군사랑은 유별난 편이다. 젊은 대학시절 대학선배의 하얀 해군 정복에 매료되어, 덩달아 해군 시절을 보낸 후, 30년 여년이 지나도 해군 동료들의 모임과 우정이 지속되고 있다. 바다를 혼자서 고요히 처다 보면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장래 나이가 들어 모든 일상사업에서 은퇴하면, 낮은 산을 뒤에 끼고 바다를 내다 보는 조그만 소도시에 조용히 정착하여 인생 말년을 보내야지 하는 꿈을 아직은 실현하지 못하고 있지만, 바다는 영원한 내 마음의 안식처임에는 틀림없다.
지난 30년 간 해군은 굉장한 발전을 이룩했고, 대양해군으로 변모하여 감탄을 금치 못한다. 2차세계대전 전 건조하여 미국으로부터 불하 받아 운영하던 구축함은 이제 국내 조선업체에서 건조한 초대형급 최신예함으로 대체 되었고, 10여대의 잠수함, 항공전단, 특수 부대의 위용은 오늘날 현대전이 육군이 아닌 해,공군에 의해 결정됨을 잘 말해준다. 해군사관학교도 많이 발전하였다. 사관후보생으로 훈련 시 4개월을 보낸 곳이지만 항상 모교와 같은 곳이다. 장교 시절도 자주 드나들다 보니 조금도 낯설지 않은 곳이다.
해군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재인식과 연안경비에서 대양해군으로의 임무 변화에 따라, 해군의 홍보와 마케팅도 크게 변모하였고, 생도들 및 대졸자 사관후보생의 입학경쟁도 대단히 치열해졌다. 구축함 한 척에 5천억, 이지스함 한 척에 1조3천억의 건조 예산이 소요되다 보니, 해군 자체는 물론 정치, 사회 각층의 예산 지원 등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전투함 한 척이 욱군 사단 몇 개의 화력을 지니니 국방은 바로 해공군의 증강과 바로 직결된다.
일반대학 출신의 사관후보생 출신장교 (OCS라 부른다)에 대한 대우도 해사출신 장교와 동등하게 대접 받고, 동문으로 대우 받는다. 현재 OCS 출신 국회의원이 18명, 현직 장/차관 6명, 기타 언론, 기업 등 사회 각 계층에 포진 되어 있다 보니 위상의 Upgrade는 필연적 결과라 볼 수 있다. 여성의 해군 진출도 괄목한 사회적 추세다. 해사생도, 사관후보생도 여학생에 개방 된지 수년이 되었고, 금년 해사 수석 입학, 수석 졸업도 여성이 차지 했다. 여성의 함정근무 금기 전통도 깨어지고, 대형 전투함에도 여성장교가 승함 근무하고 있다. 여성 장교는 이제 인기 직종으로 변모한지 오래다. 건강한 정신, 신체, 높은 지식, 예쁜 용모를 필수적으로 갖춘 현대여성들 이다.
지난 10년 간 정권의 모호한 정체성과 좌향좌 의식을 지닌 분자들의 사회 각 계층에의 침투, 확산은 이제 우려의 단계를 넘어선 수준이다. 남북간의 화해 무드와 교류는 환영하지만, 국가의 정체성을 넘어서는 단계까지의 양보와 북쪽 눈치 보기는 국가의 발전과 안보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국가의 안보가 선행되어야, 사회 발전도 가능하고, 개인의 삶의 질도 향상된다. 나의 해군 사랑도 단순한 젊은 시절의 추억이 아니라 이러한 국가 정체성의 안정적 추구라는 큰 틀과 잠재의식의 작은 한 부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일본, 중국의 주변 해군의 막강한 전력 강화를 지켜 볼 때, 아직도 우리는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이번 해사 60주년 기념 행사는 이러한 개인적 감회와 사회적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다. 800여명의 해사 졸업생과 200명의 사관 후보생 출신 퇴역 장교가 참가한 성대한 잔치 였다. 해사 앞바다에 앵커링한 대형 구축함, 잠수함 등의 위용을 배경으로, 해사생도의 분열식, 군악대연주, 해군박물관 방문, 군악대 연주, 만찬, 위문열차 방송공연, 생도 숙사에서의 취침, 생도, 장병과의 조찬, 사관후보생의 환영열병, 전투함대 방문, 잠수함기지 방문, 국방성금 전달식 사관후보생 명판제막식 등 빡빡한 이틀간의 일정이 순식간에 지나 갔다. 이순신 장군의 유품, 원형 복원된 거북선 내부, 초대 해군참모총장이었던 손원일 제독의 미망인 여사의 80여세가 지났지만 나라를 걱정하는 카랑카랑한 환영만찬 연설도 기억에 남는다. 기수를 불문한 선후배 기수 장교들과의 한잔의 술잔, 그리고 나 혼자 조용히 처다 본 사관학교 옆 바다의 밤과 새벽의 바다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나를 미치게 하는 바다”라는 책이 생각 난다.
사관학교 세병관 건물 복도에 대학출신 사관후보생 장교 명단이 영구 제작되어 건물 복도에 부착되었다. 내 이름도 볼 수가 있어, 자랑스럽다. 젊은 장교와 장교후보생의 열열한 환영을 접하니, 정말 든든한 마음으로 그들이 자랑스럽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해사 생도들의 긴 환송 행렬을 지나면서, 10년 후 다시 70주년 기념식에 초대 받아 건강한 몸으로 더욱 발전된 해군의 모습을 다시 보기를 기대하면서 해군의 모항 진해를 떠난다. 해군의 슬로간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를 다시 외쳐 본다.
(2006.6.6. 현충일을 맞으면서, 성인표)
해군 “해사 개교 60주년 및 사관후보생 명판 제막식 행사” 참가 사진 이모저모
사진 1. 해사 전면 바다에 행사 참가 함정 위용( 구축함과 잠수함이 보인다)
사진 2. 해사 생도의 분열, 사열 열병의식
사진 3. 선배장교의 본부석
사진 4. 해사 본관 앞 야외 환영 만찬
사진 5. 사관생도의 환영 도열
사진 6. 예쁜 여성 생도와 한 컷. (며느리 삼고 싶다)
사진 7. OCS장교의 명판 제막식
사진 8. 초대형 구축함의 방문
사진 9. 사관후보생 (OCS 101차 장교후보생 면면; 임관을 20일 앞두고 있다)
사진 10. 해사를 떠나면서; 전 사관생도의 환송 도열을 지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