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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신화'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션이 원작입니다.
[원 제] 청춘을 불사르다
[연재기간] 2002/02/20 - 2003/02/14
[원 작 자 ] 베르사유 (hohoya830@hanmail.net)
[연재공간] 카페 블루하와이 http://cafe.daum.net/bluehawaii
※ 원작자의 허락없는 불펌, 내용수정, 캐릭터 변경 등을 일체 금합니다.
106. 그룹 ‘민담’
토요일 늦은 오후, 선호가 집에 전진 놈을 데려왔다.
선호 녀석은 집에 내가 없는 줄 알았나보다.
2층에서 오후까지 실컷 퍼져 자다 내려와 처음 마주한,
나못지 않게 떨떠름한 녀석의 표정에
겁나 상큼하던 기분이 싹 날아가 버렸다.
분명 이선호, 전진, 거기다 이준희까지.
그 쓰리백은 지들끼리만 하하호호 놀며 나를 왕따 시켜 올 것이다.
특히 저 이준희는 아마 그 상황을 상당히 즐길 것이다.
허! 누구 맘대로?!
내가 당하고만 있을 줄 알고!!!!
난 얼른 앞집의 김동완네로 달려가
거실에서 딱지치기를 하고 있던 문정혁 놈과 김동완을 우리 집으로 끌고 왔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김동완 녀석이 안가겠다고 지랄을 하는 걸 겨우 끌고 왔다.
평소 같았음 눈에 불을 켜고 우리 집 올 건수를 찾던 녀석이 왜 저럴까.
어쨌거나 그 놈들을 끌고 집에 가는 김에
사랑스러운 나의 달리아의 방 창문에 돌을 던져[.;]
신혜성까지 끌고 나는 힘차게 우리 집으로 향했다.
전진 놈이 꼴 보기 싫지만 그 들짐승 같은 놈한테
우리 선호와 준희만을 남겨두고 이 장남이 어들 간단 말인가?!
"움하하하!! 봤냐? 4:3 이라고!!! 덤벼! 덤비라고!!"
하고 집 현관 앞에서 복싱자세를 취해보는데,
나를 제외한 내 주위의 6명의 인간들의 표정이 왜들...저럴까.
"난 가끔... 그런 네가 내 친구라는 사실에 깜짝깜짝 놀라곤 해."
......!!! 아,아니. 문정혁이 어떻게 나한테 저 따위 말을!!!
“쪽팔려서 난 말도 안 나와. 저걸 내가 어떻게 지금껏 거두고 있지.
난 진짜 노벨평화상 받아야 해.” 라며 김동완 녀석까지 깐족거리고.
하! 그래, 다 필요 없다! 다 필요 없어.
난 단 한 사람만 있으면 되니까!!!
덥석!
순간 옆에 어정쩡하게 서있던 신혜성의 손을 나는 꼬옥 잡아 쥐었다.
"그래. 나한텐 너뿐이다. 신혜성,"
하고 최대한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며
우수에 찬 눈동자로 바라 봐 주자, 마냥 떨떠름한 얼굴로 날 빤히 보다,
이내 나를 향해 생긋 웃는 나의 신혜성.
역시 내 사랑, 마이 데스트니 너뿐ㅇ...를 외치려는 순간,
“내가 눈이 삐었지. 정말... 미쳤었지, 미쳤었어.”
“뭐..뭐야?!”
“눈알 저리 안 치우니? 기름 나오겠네. 어서 그렇게 느끼한 것만 배우고 다녀.” 하고 손끝으로 내 턱을 휙 돌려버린다.
“어떻게 너마저! 어떻게 신혜성 너마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너 같이 굴면 변해.”
“이런 냉혈한!!!”
.......
그렇게 평소엔 안 그러면서 혜성 앞에선 한없이 칭얼거리는 소녀(?)가 되는 민우와
평소에도 그러는지 모르나 민우 앞에선 한껏 더 시크해지는 듯한 혜성의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나름 재미있게 보던 선호의 시선이 누군가에게로 멈춘다.
자신 역시 아까부터 동완이 상당히 어색해 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며칠 전, 받은 준희의 난데없는 전화.
워낙 빠르게 제 할 말만 하곤 끊어버려서 뭐라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 했다.
난 그런 게 아닌데.
나는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 하지 못 했다.
난 동완이 형아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고.
동완이형이 싫은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형이 혹시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오해라고.
아이를 통해서나마 말하고 싶었는데.
단지, 단지 나는,
......
[그대만을 알겠어~ 내 숨이 다 한대도~]
순간, 티비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음악소리에 선호는 퍼뜩 정신을 차린다.
어느새 티비 앞에 모여앉아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는 그들.
"야! 얘네 요즘 난리더라. 계집애들이 아주 좋아 죽던데?!"
"아~ 얘네 '민담'인가 하는 그룹이지? 이 노래 하도 나와서 이젠 아주 지겹다 지겨워.
'엑설런트 맨' 인가 뭔가. 뭐,애들 얼굴은 다 반반하네~"
"야. 저기 가운데서 노래하는 애. 신혜손인가하는 쟤! 쟤는 대체 여자래냐~ 남자래냐? 뽀얀 게 야들야들 해가지고."
민우의 말에 준희와 함께 스케치북에 열심히 색칠을 하고 있던 혜성의 손에 들린 크레파스가 뚝 부러진다.
“보면 몰라. 남자잖아.”
뭔가 심기 불편한 듯, 그러면서 단호하게 말하는 혜성을 의아한 듯 보는 민우.
"정말? 근데 신혜성 니가 어떻게 알아? 너 아이돌 가수도 알아?"
“참나, 딱 보면 몰라?! 얼마나 카리스마 있고 남자답게 생겼어?”
“...쟤가 대체 어디가 카리스..마있고 남자답...”
하고 떨떠름하게 되묻는 민우에게 도끼눈을 해 보이는 혜성,
그 눈빛에 식겁하여 얼른 네 말이 다 맞다며 고개를 새차게 끄덕이는 민우.
"으음~ 난 저기 쟤! 춤 제일 잘 추는 애, 이민구! 쟤가 제일 낫더라!"
"쳇! 이름이 민구가 뭐냐, 민구가?! 촌스럽게. 난 저기 몸 좋고 꽤 생긴 애 있잖아. 김동춘. 쟤가 제일 낫더라."
"야! 쟤가 낫기는 뭐가 나~ 그러고 보니 너랑 좀 닮은 거 같기도 하다?
너 니 닮았다고 김동춘 좋다는 거지 지금??"
"참나!"
옆에서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던 진이 기가 차다는 듯 콧방귀를 뀌며 그런다.
"민구나~ 동춘이나~! 촌스럽기는 거기서 거기 아닌가? 낮기는 뭐가 제일 나요?
저기 키 크고 등빨 좋은 애 있잖아요. 쟤가 제일 쌔끈하지 않아요? 저 중에."
그 말에 꼽다는 듯 진이가 가리킨 티비 속 인물을 아래위로 짧게 훑는 민우가,
"쟤 말하는 거냐? 지금 나와서 춤추는 애. '돌진' 인가 하는? 너 눈이 삐었냐?"
민우가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고,
동완이 순간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손뼉을 친다.
"야. 내가 어제 티비 보니까 쟤 '돌진'이라는 애 본명이 글쎄...... 박충보 라더라?!"
"뭐?! 추,충보?! 푸..푸하하하핫!!! 충보래. 충보가 뭐야, 충보가!"
하며 민우가 아주 신이 나서 소파 위를 데굴데굴 구른다.
"♪충보가 기가 막혀~ 충보가 기가 막혀~ 아이고 형님 동생을 나가라고 허니♬"
그러더니 이젠 아주 신이 나서 동완이와 함께 어깨까지 움찔대며
'충보가 기가 막혀'를 열창한다.
"충보가 어디가 어때서 그래요?! 뭐 그런 걸로 사람을 놀리고 그래요?? 유치하게!"
"아, 깜짝이야! 이 새끼가 미쳤나? 아니, 왜 지가 승질을 내고 이래? 니가 박충보야? 니가 박충보냐고!"
"그..그건 아니지만 어쨌든요!"
“아휴, 암튼 유치한 놈들..”
말 같지도 않은 싸움에 민우가 혀끝을 두어 번 차더니
[<-방금까지 어깨 들썩이며 '충보가 기가막혀' 부른 사람이 너다.]
바닥에 앉아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정혁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폭폭 찌른다.
"정혁아. 넌 저 중에 누가 제일 나?"
"...쟤네가 누군데."
후, 여태껏 그렇게 열심히 떠들었는데... 또 저 무심한 눈동자.
"가수. 요즘 애들이 쟤들한테 얼마나 생난린데!"
"흠, 몰라. 관심 없어. 근데 쟤 동완이 닮았다."
정혁이 티비 속에 아주 열심히
온 얼굴로 가사를 표현하며 춤을 추고 있는 이를 가리키며 그런다.
"재? 김동춘? 그치? 동완이 새끼 닮았지?
아무튼 문정혁 이거는 맨날 뭐 물어봐도 김동완 같은 것만 보이나 봐. 다른 소릴 하는 걸 못 봤어.
김동완 아주 효자 뒀다, 아주 효자 뒀...어? 이건 또 어딜 갔어?"
...........
일부러 그러려 했던 건 아닌데, 발소리가 나지 않았나보다.
다가가는 걸음소리에 문득 돌아보던 아이가 흠칫 놀란다.
아래에선 시끄러운 음악프로의 노랫소리와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2층의 작은 공간, 탁자위에 놓인 옷가지를 정갈하게 개고 있던
선호가 문득 고개를 들어 동완을 본다.
“......”
“......”
둘 사이엔 딱히 말이 없다.
선호는 가만히 손에 들려진 준희의
하얗고 뽀송뽀송한 옷가지들을 정리한다.
선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새하얀 옷가지들에게서 언뜻 섬유유연제 비슷한 향긋한 내음이 난다.
“도와줄...까.”
“아니, 다 했어.”
“...살림꾼이네.”
“하하... 이 정도 가지고?” 하며 선호가 웃는다.
.......
빙빙 겉돈다.
무언가 서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혹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듯
그렇게 빙빙 어색한 공기 사이로 두 사람의 마음이 겉돈다.
그러다 문득,
“안...싫어해.”
“응?”
동완이 굳게 다문 입으로 음? 하고 짧지만 부드럽게 묻는다.
선호는 여전히 빨래거리에 시선을 둔 채
무언가를 망설이듯 짧게 심호흡을 하고는 그런다.
“싫어할 리 없잖아. 형 같은 사람을.”
쿵쾅.
동완은 순간, 심장이 그렇게 갑자기, 그렇게 빨리,
그렇게 무섭게 뛸 수도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
그리고 애써 태연하게 그런다.
“아, 일전에 준희 전화에 좀 황당..했지? 하하하! 나도 순간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원체 진지한 것에 익숙치 못 한 동완이
너스레를 떨며 호탕하게 웃고 또 얼렁뚱땅 떠드려 든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선호의 입가에 모처럼 아무런 의도도 없는 편안한 미소가 걸린다.
“누구도 싫어할 수가 없을 거야. ...형 같은 사람은.”
“나...같은 사람?”
“호방하지만 가볍지 않고.”
“......”
“유쾌하지만 또 그만큼 진지하고.”
“......”
“책임감 강하고, 또 한결같은 사람.”
“......”
“그런 사람이.. 그렇게 좋은 사람이.. 왜 하필... 나일까.”
나는... 줄 수 있는 게 없는데.
나는, 이상하리 만치 이 가슴속이 메말라,
도리어 상처만 줄까. 겁만 잔뜩 집어먹은 한심한 인간일 뿐인데.
왜 하필 나를...
그 순간, 말없이 동완이 선호의 손을 쥔다.
선호가 굳은 듯 멈추어 있었고,
동완의 손이 스르륵 선호의 손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선호의 손에 들려있던 준희의 옷가지를 당겨 제가 말없이 차곡차곡 그것을 갠다.
차분히 가라앉은, 알 수 없는 분위기의 동완을 선호가 본다.
"선호야."
"......"
“나 안 초조해.”
“......”
“나 괜찮아, 선호야.”
“......”
“당장 대답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당장 내 마음을 받아달라는 것도 아니고,
당장... 뭘 어떻게 하겠다는 그런 거 없어, 나.”
“......”
“천천히 해도 돼. ...천천히 와도 돼. 네 걸음이 무거우면... 내가 기다리면 되니까.
나는 다 괜찮아, 선호야.”
선호는 순간, 코끝이 시큰해지는 자신을 느낀다.
낯선 감정, 절제의 평온을 깨는 그 감정의 파동이 익숙지 않아,
선호는 얕은 한숨을 뱉으며 동완을 아련하게 본다.
“...나 생각보다 별로인 사람이야, 형.
아주 이기적이야. 계산적이고, 뭐든 이해득실 따져서 취하고 또 버려.
그게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야. 난 그래. 그런데 왜...”
“......”
“...도대체 나 따위가 뭐라고 형이 그렇게...”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사람.”
“......”
“나같은 놈도 괜찮은 놈이라고 말 해주는 사람.”
“......”
“앞뒤 다르지 않고, 간결하고 아름다운 사람.”
“......”
“좋고 싫음 분명하고, 뒤로 다른 사람 상처주거나 하지 않는 사람.”
“......”
“차갑고 냉정한 모습을 방패로 가족을 살뜰히 지키는 사람.”
“그런 사람을.. 그렇게 좋은 사람을.. 어떻게 안 좋아해.. 어떻게..”
“......”
“너는 나한테 그런 사람이야.. 이미 오래전부터.
너이기 때문에.. 그런 너니까. ...내 순정엔 충분히 가치가 있어.
그러니까 나 떨궈낼려고 너무 애 쓰지 마.”
........
말했지? ‘김동완의 순정’이라는 놈.
그리 만만치 않다고.
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이선호의 벽’이라는 놈도 얼마나 단단한지 아니까.
나는 지금,
이제야 비로소,
그것이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고 믿고 있으니까.
..........
- 번외 - [정혁편] 소년은 울지 않는다
"어머! 저 집 또 앰뷸런스 와있네, 벌써 몇 번째야?!"
"저 집 아들이 자폐증인가 뭐 그런 거래요. 말도 안하고 눈도 풀려서 집안에만 처박혀있다더니 그런 병이랍디다."
"어머! 근데 저 남자는 누구래? 어머, 끄,끔찍해라... 셔츠가 아주 피 범벅이네!"
"저 집 여자가 새로 바람난 남잔데, 아 글쎄. 아들이 저 남자 팔뚝을 칼로 찔렀대요!"
"세상에... 저런... 남편 쫒아내고 하루가 멀다하고 집안에 남자나 끌어들이고, 아들 병도 점점 더 심해진다면서요?
뭐 돌보는 사람이 있어야 애가 덜하고 말고 하지.. 쯧쯧...
지가 디자이너인지 뭔지 돈을 암만 많이 벌고 유세를 떨면 뭐해?! 본남편 버리고 자식은 저모양이 됐는데..."
"저 집 아저씨가 사람이 좀 좋았수? 그 저 아들이라면 아주 끔찍한 사람이었는데...
또 부인한테는 여간 잘했어? 세상에 부인 뒷바리지 대주면서 자기 죽이고 사는 남자가 몇이나 돼?
그런 남편 쫒아내고 그것도 모자라서 법원에 무슨 접근금지명령인가 그거까지 받아냈데요.
세상에 아주 악질 같으니라구..."
"저 집 부자(夫子)만 가엾게 됐지, 뭐. 아버지가 그렇게 아들한테 애틋했는데.....그 생이별을 하게 됐으니."
"에효, 여자 하나 잘못 들여서 아주 저주 받은 거야."
저주 받은 거야...
저주 받은 거야...
저주 받은 거야...
"흠...."
한참을 뒤척이다 이불을 걷어내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악몽.
잔디가 깔린 검은 대문의 2층집.
방 한 켠에 온몸을 웅크리고 앉아있는 남자아이.
하얀색의 앰뷸런스.
그 지독하리만치 익숙했던 싸이렌 소리.
악몽...
끊임없이,
끔찍하게,
반복되어온 악몽의 밤.
정혁은 작게 고개를 도리질 친다.
낮에 너무 많이 잤나보다.
허리도 아프고, 등도 결려 더는 잠이 오질 않는다.
한 번 잠들면, 온 몸이 너무 힘겹다고 비명을 지를만큼 그렇게 무섭게 잠이 든다.
그러다 한 번 잠이 깨면 한참을 뒤적여도 좀처럼 다시 잠이 들지 않는다.
악몽과 불면증, 그리고 지독한 수면이
끊을 수 없는 고리처럼 악순환 되는, 그런 익숙한 나날들.
그렇게 점점 무기력 해지는 몸과 마음속에,
새벽녘, 정혁은 우두커니 침대 끝에 걸터앉는다.
언제나 그렇듯 컴컴한 어둠속에
주위는 고요하다 못해 스산하기까지 한 적막이 흐른다.
비스듬하게 열린 버디컬 사이로 창밖의 붉은 레온사인들이 스며든다.
그 불빛에 기대 머리맡에 놓은 시계를 들어 시간을 살피는 정혁.
새벽 4시.
문득, 머리속으로 스치는 사람.
...자고 있을까?
정혁은 넋을 놓고 앉아 멍한 표정으로 한참을 그렇게 멈춰있었다.
가끔가다 눈동자를 살짝 굴려주기만 할 뿐.
그 딴에는 뭔가를 망설이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한참을 만지작거리던 끝에
꺼내든 핸드폰의 번호 하나를 길게 누른다.
귓가에는 지루한 통화 연결음만이 계속해서 울린다.
[-달칵.]
............
[여보세요.]
"......"
[여보세요...?]
"......"
[......? 여보ㅅ...]
아빠...
"나야, 정혁이..."
[......]
수화기 너머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들?]
"......"
[허허... 우리 아들.]
"......"
[문정혁, 이 녀석 왜 대꾸가 없어?]
"......"
[잘..지냈어? 잘...지내?]
정혁은 갑자기 목구멍 너머로 뭔가 뜨거운 것이 울컥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억지로 참느라 핸드폰을 손에 쥔 채 마른침을 삼킨다.
아들이야? 라고 묻는 목소리가,
잘 지내냐는 그 목소리가...
왜 이토록 가슴을 가위로 오려대는 것처럼 아프고 아련한지.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희미해질 만큼,
그러나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리운 이름.
"아빤 목소리가... 더 늙어진 거 같아."
[허허허.. 아들 목소리는 이제 어른이 다 된 거 같아. 다 컸구나. 우리 정혁이가.]
"왜 아직도 안 자? 또 술 마셨어?"
[...아니. 아부지 술 안마셨어. 아들은 왜 여태 안 자?]
"자다가... 자려는데... 아빠 생각이 나서."
[......]
수화기 너머로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는다.
[...허허허. 우리 아들 효자네. 자다가도 아빠 생각을 하고..]
"아빠 밥 먹었어?"
[인석아. 지금 시간이 몇 신데...]
"그러니까... 그러니까 자기 전에 밥 세 번 다 먹었어? 맨날맨날 세 번 다 먹어?"
[...응.]
"정말?"
[그래.. 아빠 하루 밥 세끼 꼬박꼬박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어. 걱정 마.]
"......"
[아들은?]
"......"
[밥 잘 먹고 있어? 혼자 잘 챙겨 먹어?]
"....응. 걱정 하지 마."
[어디 아픈 데는 없고?]
"...없어."
[......엄마는?]
"......"
[엄마는 잘...지내?]
"...몰라. 그 여자 안 만난지 오래 됐어."
그딴 여자 잘 지내든지 말든지 나하고 상관없어.
[정혁아. 엄마한테 그런 말하면 못 써. 그래도...네 엄마야..]
"난 엄마 없어. 난 원래 엄마 같은 거 없었어. 난 아빠만 있어..."
[......]
"아빠.."
[왜...]
"아빠도 빨리 그 여자처럼... 다른 사람이랑 살았음 좋겠어. 아빠도 새장가 가.
그 여자보다 훨씬 착하고 훨씬 아빠한테 잘해주는 여자 만나서 꼭 새장가 가."
[......]
"그래서 아빠가 꼭 행복했음 좋겠어, ...응?"
[그래... 그럴게.]
"꼭이야. 꼭...약속해."
[알았어.]
제발, 혼자 그렇게..
혼자서 그렇게 늙지 말고...
아무도 없이 혼자 그렇게 아프지 말고..
그런 마녀같은 나쁜 여자도 다 잊고,
나같이 아프고 괴롭게만 하는 아들도 잊고,
다 잊고. 훨훨 날아가. 날아가 버려, 아빠.
[정혁아.]
‘정혁아’ 하는 그 애틋하고 슬픈 부름에 정혁은 하마터면 울음을 터Em릴 뻔 했다.
[정혁아.]
"왜 불러."
[미안해.]
"뭐가,"
[아빠가 너무 못나서.]
아빠가 그렇게 말하면...난 할 말이 없어.
내가.. 나야 말로 너무 못난 아들인 걸.
"...아빠 나 실은 할 말 있어서 전화 했어. ...듣고 있어?"
[응, 그래.]
"아빠... 생일 축하해..."
[......]
"태어나줘서 고마워."
[......]
"나... 낳아줘서 고마워요.."
정혁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를 세도 없이
가슴위로 스치 듯 떨어져 내렸다.
[...흠.]
울먹이는 숨을 고르는 늙은 아버지의 헛기침소리.
[우리 아들 정말 다 컸네. 말도 잘하고.]
"바보 같애. 나 원래 말 잘 해."
[그래. 누구 아들인데. 정혁아. 아픈데 없이 밥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어야 한다.
옛날처럼 말 안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잠도 안 자고 그러면 안 돼..]
"나 잠 잘 자. 엄청 잘 자서 탈이야. 그런 거 걱정 안 해도 되.
이제....다신 안 가. 그런 데.”
다신...... 정신병원 같은데 안 갈게.
다신 그런데 안 가.
난 벌써 아무도 없이 어른이 되어 버린 걸.
난 그냥 이렇게 혼자 커버린 걸.
"아빠... 그만 끊어."
[...그래.]
........
그러면서 어느 쪽도 수화기를 내려놓지 못한 채.
간간히 들려오는 서로의 깊은 한숨을 느끼는 부자.
"아빠 먼저 끊어."
[그래...]
".........아빠!"
[...왜. ...또.]
정혁이 막 전화를 끊으려는 아버지를 부른다.
아빠...
"......잘 자."
[...응. 아들도 얼른 자.]
...그렇게 끊어진 전화.
우두커니 멈춰 있는 소년의 나지막한 목소리.
...........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정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엉엉 소리를 내서 울기 시작했다.
팔등으로 눈물이 쏟아지는 눈가를 연신 훔친다.
그래도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은 멈추질 않았다.
아빠... 오늘은 아빠 때문에 말을 너무 많이 한 거 같아.
나 그리고 울기도 했어...
오늘 말을 너무 많이 했으니까 며칠간은 말을 하지 말아야겠어.
그리고 이제 다신 울지 말아야겠어.
아끼고 또 아껴뒀다가 나중에 또 아빠한테 전화 할 때,
그 때 아껴두었던 그 말들 다 할게.
그리고 그 땐 안 울게. ...울지 않을 거야.
아니.. 어쩌면 울지도 몰라. 그건 잘 모르겠어.
내가 얼마나 힘들게 숨 쉬고, 또 사는지 아무도 몰라.
내가 얼마나 아프게 하루를 넘기는지 아무도 몰라.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야. 내가 그럴 거야.. 내가 그렇게 할 거야...
그게....... 문정혁이니까.
........
107. 천 적
탁-!
......
탁-!
"아! 아파!!"
"......."
"따갑단 말이야!! 따가워! 아프잖아!"
"에이 씹. 조용히 안 해??"
"쳇!!!"
"아유, 뭘 그렇게 쫑알거려? 잔말이 많다?"
"아! 얼굴에 튀었잖아! 더럽게!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 하니까 그렇지!!!"
"참나~ 야! 이게 니 몸에서 나왔지. 내 몸에서 나왔어? 니껀데 더럽긴 뭐가 더러워?"
"쫌 살살 하면 안 돼? 아프잖아! 바보같이 힘만 쎄가지구. 쳇!!! ...무식해!"
"뭐?! 아 나, 진짜! 뭐야? 무식?! 뭐가 어쩌고 저째?! 이걸 그냥 진짜?! 아오!! 아오!!!”
나 진짜 혈압 뻗쳐 돌아가시겠다.
귀찮아 죽겠는 걸. 이선호님의 호령이 무서워[.;] 마지못해 똘똘이 목욕 좀 시켜주려고 같이 씻으러 들어갔다,
기운이 뻗쳐서 욕실을 이리저리 난리를 피워대며 뛰어다니는 이 애물단지를 씻기고 아주 기진맥진 탈진 직전인 것을.
그런 지친 몸을 이끌고 마지못해 또 막둥이의 손톱발톱을 이 몸이 손수! 깎아 주시겠다는데
남의 것도 아니고 지 손톱 깎다가 지 얼굴로 좀 튀었기로서니.
뭐...? 감히 이 큰 형님한테 무시이이~이익???
“요즘 좀 풀어줬더니, 이게. 혼나볼래 너 진짜?”
팬티만 입고 있던 녀석이 선호가 탁자위에 올려놓은 옷가지에서
티를 집어 들어 팔을 집어넣다 말고 나를 같잖다는 듯 있는 힘껏 노려본다.
"허! 참나! 니까짓 게 노려보면 어쩔 건데? 0.1초 내로 형님 앞으로 튀어온다 실시.”
"할 말 있는 사람이 직접 오지 그래?"
그러면서 짓는 저 피곤하다는 듯한 오만한 표정!
"아, 뒷 골이야. 아.. 혈압 올라. ...야. 이준희. 인간적으로 하나만 묻자."
“그러시던지.”
"......!!!"
그러면서, 대체 저런 건 어디서 배운 건지
갑자기 엄지손톱으로 다른 손톱들을 톡톡 튕기며 입으로 훅훅 불어댄다.
그리고는 그 쪼끄만 손가락으로 ‘개는 짖어라’ 하고 귀 후비는 시늉까지!!
저것은 완벽한 딴청. 완벽한 무시의 표현.
= 그래 너는 떠들어라. 나는 안 들을란다.
= 어디서 야밤에 개가 짖냐? 따위의 그 표정!
이젠 그다지 놀래고 기막혀 할 기운도 없다.
"너...! 이준희 넌 대체 이 형님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큰 형아를.. 뭐로 생각 하나고?”
아이가 내 질문에 뭔가를 한참을 고민한다.
질문을 해놓고도 저 작은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 나올까.
차마 저 아이의 대답이 두려워 두근거려 오는 이 심장.
난 왜 저 애 앞에만 서면 이리도 작아진단 말인가.
"...형. 나 오늘 유치원에서 사자성어 배웠어."
갑자기 웬 헛소리인 게냐, 너.
아니, 누가 물어봤나?
저게 또 뜬금없이 저러네.
또 시작이다.
막내의 있는 대로 사람 열 올려놓고 혼자 딴말하기 권법.
"그런데? 그래서 어쩌라고."
"오늘 사자성어 배웠는데, 그거 배우면서 큰 형아 생각났는데 집에 오니까 다 까먹었어."
"뭐래는 거야, 또? 나랑 장난 해? 여기서 그 얘기가 왜 나와?
내가 언제 너 오늘 유치원에서 뭐 배웠냐고 물어봤어??
묻는 말이나 대답해! 넌 대체 날 뭘로 생각하는 거냐고!!" 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자.
순간 놀랬는지 어깨를 움찔하더니 겁에 질려 눈물이 그렁그렁 한 눈을....하기는 개뿔!
"아, 진짜!! 형아 왜 맨날 나한테 소리 지르는 거야!?
오늘 배. 운. 거. 가 바로 형. 아. 라고! 딱 형아야!!
왜 얘기 해줘도 못 알아듣는 거야?! 귀찮아! 정말 귀찮아 죽겠어!!"
하고 한바탕 악을 쓰더니 야멸차게 돌아서서는
자기 때문에 급성고혈압[;]으로 내가 쓰러지던 말든 2층 계단으로 열나게 또 뛰어올라간다.
아, 진짜 저거랑 내가 언제 한 번 결판낸다, 진짜.
"야, 이선호!!"
역시, 만만한 건 우리 둘째뿐이다.
"왜? 형, 근데 목덜미는 왜 그래?"
곁으로 다가오던 선호가 민우의 벌겋게 부어오른 뒷목을 보며 놀라 물었다.
"막내가 등 밀라고 그랬더니. 피를 냈다."
"하하하! 못 살아, 괜찮아?"
"괜찮아 보이냐? 아주 벌집 쑤셔놓듯이 온 등에 줄을 그어 놨다."
"그러게 싫다는 애 또 억지로 등 밀라고 잡고 있으니까 그렇지. 약 발라줘?"
"됐고. 막내 유치원 가방 어딨냐?"
"준희 가방? 뭐 집에 와서 한 글자도 안 들여다보는데..
들어와서 던져 놓은 대로 있겠지. 저기 쿠션 틈에 있는 빨간 가방."
"요거 가방 던져 놓은 꼴 좀 봐라. 대체 누굴 닮아 얘가 이러냐?”
“진심 몰라서 하는 질문?”
“시끄럽다.”
그렇게 쿠션 틈에서 꺼낸 조그마한 유치원 가방을 요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손바닥을 대보며 귀여워서[아무래도 내심 그걸 매고 다니는 준희 모습을 생각하니
귀여웠나보다. 물론 내색은 안 하지만.]그것을 한참을 들여다보던 민우가.
"아..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하고 가방 속을 뒤적이다,
[어린이 한자공부- 모두 함께 사자성어 배워요] 라고 쓰인 교재 하나를 꺼내든다.
"아니. 무슨 쪼끄만 애기들을 데리고 이런 한문을 가르쳐? 애들이 뭐 아나?
참. 말세야. 가만히 놀게 나둘 나이에... 그게 무슨 생고생이냐?
그건 그렇고, 우리 막내가 대체 오늘 몰 배운 걸까?"
- 오늘 배. 운. 거. 가 형. 아. 라니까!
뭘까? 오늘 뭘 배운 거지?
우리 막내가 뭘 보며 날 떠올렸을까?
'천하무적(天下無敵)' ?
'영웅호걸(英雄豪傑)' ?
'살신성인(殺身成人)' ?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내심 부푼 기대에 찬 민우의 돌 플러스 아이 짓에 선호는 내심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민우의 손에 페이지를 넘기던 교재가 빳빳한 다음 장을 넘지 못하고,
오늘 쓴 듯한 삐뚤빼뚤한 글자가 가득한 페이지 앞에 드디어 멈추는데.
"......헉!!!"
그렇게 민우가 짧은 비명을 지르곤 크게 떠진 눈과 굳은 얼굴로 멈춰버린다.
갑자기 부들부들 떨리는 손끝을 주채 못하고,
교재가 바닥이로 힘없이 떨어지고.
민우는 또 한 번 소파 위로 쓰러지고 마는데...
그런 민우의 모습에 연신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선호가 집어든 준희의 유치원 교재 마지막 페이지에는.
『 오늘의 사자성어.
없을 '무'(無) . 쓸 '용'(用) . 갈 '지'(之) . 만물 '물'(物)
무용지물(無用之物) :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 또는 사람을 말합니다. 』
.......
108. 내 사람
1교시에서 3교시까지를 내리 잠을 자다, 쉬는 시간에 설피 잠이 깼다.
눈두덩이와 이마가 책모서리에 잘못 눌려 벌겋게 자국이 나있자
그걸 본 동완이 깔깔거리며 정혁의 얼굴을 놀려댄다.
"아하하하!! 이민우, 얘 얼굴 좀 봐. 책줄이 쫙쫙 간 게 아주 난리가 났어. 와하하하!!"
아직 잠이 덜 깬듯 멍한 눈으로 자신을 놀리며 혼자 신난 동완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정혁이 문득.
"동완아. 나 눕고 싶어."
또 뜬금없이 왜 이러는 건데. 여기 누울 데가 어딨다고 눕고 싶ㄷ...
"동완아. 자러 갈래?"
약간 떨떠름한 표정 외에는 별 반응 없는 동완과 달리.
푸우우웁!!!
순간 교실에서 우유를 들이키고 있던 몇몇 아이들의 입에서
분수처럼 희뿌연 우유들이 뿜어져 나왔다.
저게 열아홉의 ‘동성’ 친구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오갈 대화란 말인가.
"나 누워서 잘래. ...가자."
“또? 아, 성가셔.”
그러나 오늘도 어김없이,
남들의 시선 따위야 관심 없는 정혁은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떨떠름해 하는 동완을 끌고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고
순간 교실의 소녀들은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 * -
“아하하하하!! 이겼어! 이겼어!! 이것 봐! 내가 이겼지? 신혜성 너! 내가 해달라는 거 다 해 주기다?!"
"뭔가 이상한데. 이 사기꾼아. 방금까지 이 돌 없지 않았어?"
"무슨 소리야?? 그럼 내가 니가 한 눈 판 사이 몰래 하나 그려 넣기라도 했다는 거야?!
이깟 오목가지고 내가 그런 짓 할 사람으로 보여?”
“응. 그러고도 남아, 너는.”
“.....여,역시! 신혜성 넌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해.”
“눈은 정확한데 제대로 고르지를 못 하지.”
“무슨 소리야? 이렇게 완벽한! 이렇게 카리스마 넘치는 이민우를 골랐잖아?”
“후우...”
그렇게 동완과 정혁이 슬그머니 교실을 빠져나간 사이,
혜성 옆에 찰싹 붙어 앉아 열심히 모눈종이 연습장 위로
오목에 집중하고 있던 커플, 그렇게 나름 평화롭던 그 순간,
"야!!! 너 뭐야. 왜 왔어? 왜 거기서 알짱거려?!"
교실 앞문으로 빠끔히 고개를 들이민 얼굴을 본 민우가 꽥 소리를 지른다.
그런 민우를 한 번 힐끗 보고는 그대로 무시하고,
소년이 뭔가를 찾는 듯 교실 안을 두리번 거리다 결국엔 혜성을 향해 묻는다.
"어디 갔어요?"
혜성이 살짝 눈동자를 굴리다가 알겠다는 듯이 살짝 웃어보였다.
"아, 문정혁? 아까 김동완 하ㄱ..."
"...자러갔다."
하고 민우가 짧은 한마디로 일침을 놓고는
순간 딱딱하게 굳는 진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본다.
"귀 먹었어? 동완이 하고 자러갔다고."
“야. 이민우. 말을 해도 꼭 그렇게...”
“뭐? 아까 애들 한 말 토시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론데.”
“그런 게 아니잖아.”
“그런 게 뭐 따로 있나. 어차피 둘 사이엔 ‘아.무.거.나’ 못 끼어들어.
개나 소나 다 들이밀면 될 줄 알고?”
혜성이 점잖게 말려보지만 민우의 독설은 꽤 사납다.
진은 별 말없이 교실에서 등을 돌리곤 복도 끝으로 이내 사라져버렸다.
.............
"이민우. 유독 왜 그래? 저 애한테만. 잔뜩 날이 서서.”
"싫어."
대답은 명료하다.
“난 저 새끼 싫어. 그냥 싫어. 다 싫어.”
뭐가 그렇게 싫은지, 싫어. 싫어. 싫어의 연속.
고집스러운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듯 그러는 모습에 혜성은 작게 실소를 터트린다.
"뭐가 그렇게 싫은데?"
"물들까봐서. 불안해, 짜증나고.
정혁이도, 선호도. 그냥 내 주변으로 저 놈이 스미는 게 기쁜 나쁘고 싫어."
겨우 어둠 속을 빠져나온 것 같은, 그 멍청하고 맹한,
하얀 백지장처럼 겨우 머리를 비워내고 살고 있는 그 녀석이,
검은 물 들까봐... 나는 그게 겁이 나서 싫어.
그렇게 잔뜩 일그린 얼굴로 홀로 생각에 빠진 민우를 가만히 보다
혜성이 민우의 뒷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마치 잔뜩 뿔이 난 아이를 ‘착하지’ 하고 얼르듯 매만지는
그 손길에 민우가 흠칫 놀라 혜성을 본다.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그리고 따스하게 스킨십을 해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서.
“난 네가 이래서 좋은가봐. 이민우.”
“천연 갈색 생머리의 비단결 같은 머릿결 때문에...?”
“이럴 때는 한 없이 머저리 같지만.”
“......”
“겉으론 무심한 척 해도 내 사람 하난 누구보다 살뜰히 지키고 챙기는 거.”
“내 사람... 내 사람...? 그거 참 좋은 말이다..”
몇 번을 읊조리며 씨익 웃은 민우가 혜성을 빤히 보며 그런다.
“친구를 지키는 것도, 가족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도 각자 자신만의 ‘내 사람’이 있는 거 아닐까.
그건 다른 사람이 선택하거나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잠자코 지켜보기만 하라고?”
“오, 요즘 말귀를 제법 빨리 알아듣네?”
“......”
민우가 낮게 내려앉은 눈으로 뚫어져라 혜성을 바라본다.
뭘까. 저 눈빛은. 괜히 둘 역성 들어주려다 역효과만 난 걸까. 싶어
슬그머니 걱정 어린 얼굴이 된 혜성을 향해,
"신혜성. 너 지금..... 겁나 지적이야! 개 멋져!!!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휴, 자꾸 새삼스러운 소리 좀 하지 마, 피곤하니까.”
“아, 어쩌지? 재수 떠는 모습까지 사랑스러워 미치겠어!! 우리 자긴 왜 이렇게 완벽해?!”
좀 전까지 우유를 뿜었던 아이들이 이제는 두 사람으로 인해
미식거리는 속을 다스리며 우유를 개워내고(?) 있었다.
대체 누가 말릴까,
둘 다 안 그렇게 생겨서 허구헌날 닭털을 날려대는 저 커플을.
- * -
"쳇! 또 어딜 간 거야."
괜스레 교실 뒷문 언저리에 있던 플라스틱 양동이를 있는 힘껏 걷어차며,
진은 뭐가 그리 성이 났는지 혼자 중얼중얼, 꼭 비 맞은 사람같다.
그렇게 자고 뭔 잠을 더 자는데?
그리고 왜...! 왜 맨날 김동완 그 사람하고 붙어 다니는 거야?!
도대체 나는 왜 그게...!
왜 이렇게 배알이 꼬이고 마음 한구석이...찜찜한 건데.
전진. 네가 뭔데.
문정혁. 넌 대체 뭔데.
........!!!
혹시 이건...!
서,설마 내가...
"질투하고 있는 거지. 전진이."
“아, 깜짝이야, 뭐에요, 진짜!!!”
어느 샌가 슬며시 뒤에서 나타나 진이의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 신우다.
"보아하니 또 문정혁 교실 다녀오신 모양이네? 근데 없어서 기분이 언짢으신가봐?"
"신경 끄시죠! 그쪽이랑 상관없으니까."
진이 아무리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여도
그저 서글서글 사람 좋은 웃음만 지을 뿐 물러서질 않는다.
"....근데 방금 한 말 뭐에요? 내가 뭘 지,질투를 한다는 거예요?"
"글쎄~ 무슨 말인지는 전진이 알겠죠~ 이신우가 어찌 알겠수? 아하하하!!!"
그렇게 살살 약을 올릴 뿐.
뭔가 재밌다는 듯 휘파람을 휘휘 불며 어슬렁 어슬렁 제 자리로 돌아간다.
"뭐야. 이상한 소리만 떠들고."
-질투 하고 있는 거지. 전진이.
...휴우.
큰일이다.
마음속에 찜찜했던 그 무언가가,
점 점 더 확실해져 가고 있다.
큰일이다.
내가 빠진 늪이,
생각보다 깊고 또 큰 것 같아서.
109. 난 줄 알았다.
"따뜻한 우유가 먹고 싶어."
"이거 미친 거 아니야? 삼복더위에 무슨 따뜻한 우유?"
"치, 뭐가 삼복더위야. 이젠 가을인데... 너 근데 그거 왜 봐?"
"신기해서."
동완의 침대에 누운 정혁과
소파에 삐딱하게 기대 앉아 뭔가를 펼쳐 훑어보는 동완.
그러다 불쑥, 정말 뜬금없이 정혁이 멀뚱히 천장을 보며 그런다.
"난 네가 나 좋아하는 줄 알았어."
"난 걔가 나 좋아하는 줄 알았다."
..........
"휴우... 생각할수록 X나 쪽팔리네."
“뭐가. 별 일도 아닌 거 가지고.”
“저거 저거! 가진 자의 여유냐? 시건방 떨지 마라! 문정혁!
원래 인기는 중학교 때부터 내가 너보다 한 수 위였다고!”
“그래, 그래. 누가 뭐래. 너 다 해. 우유 안 데워 줘...?”
“아우 씨! 아우, 분해!”
김동완이 저리도 성질이 뻗치고 분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그러니까 시간을 되돌려 두 사람이 여느 때처럼
수업을 땡땡이 치고 학교를 나서던 그 때였다.
이왕 나온 김에 마트서 장이나 봐야겠다 싶어
동완이 교실을 이것저것 살거리를 끄적이던 순간이었다.
"저기요..."
"......"
"저..저기요! ...오빠!"
오빠...?
주의를 쓱 훑어 본 동완은 오빠라 불리 울 만한 사람의 형체가
자신밖에 없다는 걸 깨닫고 슬쩍 고개를 돌려본다.
"오..오빠! ...저 이거...받아주세요!"
....오호? 얘 봐라? 아주 얼굴이 활활 타오르네?
뭐가 그렇게 부끄러워서, 응...? 근데 이건 뭐지?
동완은 소녀가 두 손을 떨며 건네는 걸 쭈뼛거리며 받아든다.
"뭐냐. 이게.”
"...러브장이예요."
러브장...?
"그게 뭔데?"
"제가.. 오빠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한땀한땀! 정성으로 열심히! 만든 거거든요"
에엥? 체육복으로 봐선 1학년 같은데,
그러니까 요 콩알만한 게 내게 흑심을 품었다 이거야?!
참나, 난 대한민국의 영원한 범죄자라라니깐. [...대한민국의 영원한 정신병자겠지.]
무턱대고 잘 생겨버린 죄.
허가 없이 열라 쌔끈한 죄.
소녀 떼들을 불법으로 홀리고 다닌 죄.
후우, 또 이렇게 이 여린 1학년 애기에게 상처를 줘야만 하는 나의 운명.
선호야. 넌 진정 내가 이리도 잘 나간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네게 얼마나 순정을 다 바치는지를 알기나 하는 거니?
“오빠, 그러니까.. 있잖아요...”
"그래. 뭐.. 니 마음 모르는 거 아닌데... 미안하지만..."
"부탁이에요. ...오빠. 이거 꼬,,꼬옥...."
아, 진짜... 뭐라고 거절을 해야 겁나 품위 있으면서 젠틀하고
소녀 마음에 스크라치 덜 나면서 개멋있을라나? 하고 고민하는 사이.
"그래. 많이 용기 냈다는 거 알아. 그렇지만 난 말이ㅈ..."
"...오빠!! 이거... 이거.. .꼭............!!! ..............정혁이 오빠에게 전해주세욧!!!"
"......"
짹깍짹깍-
그렇게 어렴풋 3초가 흘렀다.
"꺄아악!!! 어떡해! 나 드디어 말해버렸어!!! 난 몰라!!!"
그렇게 1초 동안은 벙쪄 있다가
2초부터 민망함과 쇼크에 홀로 비틀비틀 거리는 동완을 무참히 버려둔 채,
3초만에 소녀는 얼굴이 빨간 우체통이 되어 제 친구들 있는 무리로 후닥닥 달아나 버렸다.
"어? 김동완... 너 왜 그러고 있어? 그런 표정 짓지 마. 주름 패여."
놓고 온 운동화를 가지러 교실에 갔다 온
정혁이 혼자 비틀 거리며 혼이 나간 동완을 이상하다는 듯 본다.
“너 왜 그래? 손에 든 그건 뭐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겨..겨우!!!! 이깟 얼빵이 한테!!
겨..겨우 있는 거라고는 백치미뿐인 이깟 44차원 외계인한테 내가...!! 내가 밀리다니!!!"
"흐음.. 왜 그래? 어디 아퍼..?"
"이게 있을 수가 있는 일이냐? 있을 수가 있는 일이냐고!!!
에이 씹! 내가! 내가 문정혁만도 못하다니!! 주..죽어버릴 꺼야!! 죽어버릴 꺼라구!!"
...........
그렇게 절규하며 교문을 달려 나가는 그를 잠시 바라보던 정혁이,
동완이 자신에게로 집어던진 분홍색의 하트땡땡이 공책을 가만히 본다.
그렇게 느릿하게 그것을 집어들어 뚱하게 보다 문득,
"아... 이거였구나. 난 또 뭔가 했네."
휘이이익- 살며시 바람이 스친다.
시원한 바람이 정혁의 볼을 스쳐가며 정혁의 머릿결을 간지럽힌다.
정혁이 혼자 공책을 쥐며 베시시 웃는다.
"이거 줄라고 저렇게 부끄러워 한 건가.
...동완이가 나 좋아하나보구나... 바보..."
그렇게 무심한 바람이 한 번 더 정혁의 몸을 스쳐 가더란다[;]
110. 외기러기
쪼옥-
"꺼져..."
쪼오옥-
"꺼지라고 했다.”
쪼옥- 쪼옥-
"에이 x발!! 미친놈아! 저리 가서 쳐먹으란 말야!! 걸리적거리니까!"
"쳇! 괜히 샘나니깐."
"샘같은 소리하고 있네. 어우! 미쳐, 내가 진짜!”
오목내기에서 이겨서 혜성이가 자기를 사줬다며.
딸기우유 하나를 들고 와 동완의 귓가에 대고 이미 다 마신지 오래인 우유를
열심히 빨대로 쪽쪽 소리를 내며 빨아대는 민우.
그런 민우 때문에 동완은 몹시 심기가 불편하여,
그저 오매불망 정혁이 등교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너 .애인이 사주는 딸기우유 먹어봤어?
목욕탕에서 나올 때 니 돈내고 흰 우유 사먹은 거 밖에 없지? 그치? 그치?
그러니까 이 맛을 알 턱이 있나. 이건 보통 딸기우유 맛이 아니야. 뭐랄까?
달콤한 러브러브의 맛이 섞였다고나 할까? 하하하하!!!"
“지랄도 풍작이다, 진짜.”
책상에 엎드린 채 괴로운 얼굴로 귀를 틀어막고 있는 동완과
그런 동완의 왼쪽과 오른쪽 귀를 쉴 새 없이 오가며.
약을 살살 올리며 엎드린 동완의 등짝에서 내려올 줄을 모르는 민우.
그러다가 드디어.
"야."
그가 왔다.
"우리 동완이 괴롭히지 마."
"저..저...정혁아!"
동완이 벌떡 일어나 우는[시늉을 하는] 얼굴로
교실뒷문으로 들어서던 정혁의 품으로 와락 안겨든다.
"아, 한참 재밌었는데. 문정혁 아직 12시도 안 됐는데 학교엔 웬 일이냐."
"지나가던 길에 잠시 들렀어. 니가 왠지 동완이 괴롭히고 있을 거 같아서."
그래, 다른 애라면 몰라도.
너라면... 학교를 충분히 ‘지나가던 길에’ 들른 만도 하지.
암 그렇고 말고, 넌 그러고도 남는 애 아니겠니.
그 때 가만히 책상에 책가방을 내려놓던 정혁이 민우를 살짝 내려다본다.
그리곤 뭘 생각하는지 눈동자를 이리 저리 굴린다.
"너... 너무 일방통행 아냐?”
“일방통행? 무슨 말이야, 그게?”
정혁의 시선이 민우가 손에 꼬옥 쥐고 있는 분홍색의 딸기 우유곽을 물끄러미 본다.
“신혜성이 머리 한 번 쓰담어줘도 난리, 우유 하나 사준 걸로도 난리.
꼭 성은 입은 궁녀처럼 신혜성의 사소한 표현 하나하나에 너답지 않게 호들갑이잖아.”
“하긴 그건 그래. 자존심과 근거 없는 자신감 하난 하늘을 찌르던 우리 이민우가.. 요즘 사라지긴 했어.”
"그런 얘긴 갑자기 왜 하는 거냐."
민우가 슬쩍 빈정이 상하는지 인상을 쓰며 정혁과 동완을 차례로 노려본다.
"솔직한 말로 결과는 어떻게 이렇게 됐다만 옆에서 보기엔
너 혼자 좋아 날 뛰는 거 같아. 신혜성은 늘 옛다, 관심? 뭐 그 정도랄까.”
하고 동완이 민우의 가슴에 대못을 박자.
“동감.” 하고 정혁이 쐐기까지 박는다.
민우가 뭐라 반박하지 못 하고 씩씩거리며 둘을 노려보다,
이내 콧잔등을 손가락으로 쓱쓱 문지르더니 어깨를 으쓱하곤 씩 웃는다.
"...그래도 어쩌냐. 내가 좋은 걸.”
“......”
“신혜성은 원래 모든 표현이 크질 않아. 어쩔 땐 우리 선호보다도 차.
가끔 서운할 때도 있지만, 그 전부가 신혜성의 모습이라는 걸 나는 인정하고 존중하니까..
난.. 그냥 그 녀석이 나 싫다고 안 하는 것만도 고마워."
민우는 퍽 담담하게, 하지만 진심으로 말 했고
그 모습에 동완은 입이 벌린 채 기가 막혀 어쩔 줄을 모르고
정혁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린다.
“야. 이민우! 평생 철이라고는 안 들 것 같더니.
갑자기 겁나 멋진 남자 같은 거 흉내 내지마! 소름 돋는다고!!!”
"음, 난 지금의 민우 싫어. 옛날 민우가 좋아.
그 뻔뻔스러울 정도로 자신감 넘치고 제 잘난 맛에 살던 내 친구 이민우가
나는 더 좋다고. 신혜성이 우리 이민우를 데려갔어. 흠.. 복수 할 거야.”
그렇게 동완은 닭살이 돋는다며 호들갑을 떨고,
정혁은 뭔가 제 친구를 빼앗긴 거 같아 분하다며 복수를 하겠다고 난리다.
그 모습을 보면서도 그저 좋다고 민우는 허허허 웃는다.
둘은 그 모습에 새삼 다시 한 번 놀란다.
사랑,
사랑... 그거 참 무섭고도 대단한 놈이라고.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주말은,
친구들과 술약속 있는 주말보다도, (얘들아, 미안)
남자친구와 데이트 있는 주말보다도, (남친님, 미안)
혼자 집에서 나만의 '장르문학'으로 밤을 지새우는
천만년만에 맞는 주말!!!
바로 오늘 밤!!! 올레!!!
|
잘 봤어요!!!
기다렸어요! 사유님! 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이리 폭풍 선물은 무엇인가요?!ㅋㅋㅋㅋㅋ
고마워요-! 사유님!
뉴청불 완디 감정이 서서히 다가갈듯 말듯 하는것두 설레구... 까칠한 혜성이랑 혜성바라기 민우도... 무덤덤한듯..다가가는 릭진도....신우씨도...우리의 깜찍이 준희도! 느무느무 좋아요!ㅋㅋㅋ
흠 이번편 너무 알차서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될지 모르겠네요. 우리 오빠얌 대사는 늘 그렇듯 믿음을 꽉꽉 눌러넣어주고싶고, 효기오빠ㅠㅠㅠㅠ우리 리더오빠ㅜㅜㅜㅜ저런 얘기가 숨어 있었구나. 새삼스레 생각해내고 맘아팠네요. 이래서 좋아요. 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아서...ㅠㅠ 민셩 두분의 대화는 그저 흐뭇함이 몸서리쳐지게 솟아나고ㅜㅜㅜㅜㅜ내 사람. 내 식구라는 표현도 신기원에 나왔었지만 진짜 좋은 말인거같아요. 우리 진이도련님의 맘고생은 언제까지일지ㅋㅋㅋ 진지했다가 슬펐다가 안타까웠다가 또 유쾌한 청불입니다ㅜㅜㅠㅠㅠㅠㅋㅋㅋㅋ
ㅠㅠ너무오랜만이여요~~ 까칠해진 혜성오빠가있으니 뭔가 전반적인 분위기가 더 학생물 같아진 느낌??ㅎㅎㅎㅎ 이번편너무너무조아효~~~~~
혹시나 해서 아침부터 들어왔는데 이 왠 폭탄인가해서 행복에 겨워읽고있어요 +_+ 어여어여 다음페이지 넘어가야겠어요 으흐흐흐흐흥~
엑설런트맨이 벌써 10년 전 노래가 되었어요ㅎㅎㅎㅎ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폭탄이네요!! 너무 재밌어요!! 감사해요~~ ^0^
뉴.뉴 정말 진심 몇년만에 맞는 폭탄입니꺄!역시 그런게잇네요 하루하루 하나씩올린오는것보다 몇 주잠수타다가 폭탄을 내려주시니 이거원. 사막에서 비맞은 느낌임다그려 >•<
엄머엄머, 깜짝 놀랐지 뭡니까ㅠㅠㅠㅠㅠㅠ이런 폭탄이라니!!! 꺄홀!!!소리를 질렀답니다, 흐흐 그나저나 민담..큭큭, 센스쟁이!!
오랜만에 왔는데 생각치도 못한 폭탄이군요 ㅋㅋ 애정합니다~^^
기분좋은폭탄에 눈물이....ㅋㅋ
폭탄안겨주셔서 감사해요!!
헉 ㅠㅠ 폭탄보고 놀래서 급히클릭!!!ㅋㅋ 사유님:-) !!! 일방통행아닙니다아아아ㅠㅠ!!!제가있어요 ㅋㅋ 남친에게도 요로코롬 애정공세하지않는 저이지만 ㅋㅋㅋ 사유님껜아낌 없이!!애정합니다!!!!!!
사유님 헤헤헤헤헤 오늘 그저 행복합니다요
그룹 민담 의 엑설런트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정말 너무 웃깁니다ㅜㅠㅠㅠ
오랜만에 무용지물 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어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유님 안오시나 해서 제 발길도 뜸해졌었는데 이런 폭탄이!! 나머지 다 읽으러 캬캬 사랑해여
대박폭탄이군요...ㅋㅋㅋ 아 두근두근합니다 앞으로 쭉쭉 읽어나갈생각을하니..ㅋㅋㅋ 잘보겠습니다
우와 폭탄 ㅠㅠㅠㅠ 잘읽을께요!
어머어머............ 이 폭탄은 뭔가요.............. 어머어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에 이런날이 있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유님 역시 쫭!!!!!!ㅋㅋㅋㅋㅋㅋㅋㅋ
폭탄을 보고.. 일찍 자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끌수가 없네요..ㅋㅋㅋㅋㅋㅋ
오오오오오오옷!!! 폭탄이 투척되었네용 :) 사유님 짱!!!!!
꺅! 3일 못들온 사이에 이렇게 사유님 글이 뙇!! 이제 달립니당!
뜨아!!!!!!!!! 생각지도 못한 폭탄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유님 애정해요!!!!!!!!!!!1 달리러갑니다 크크크
으와....로또닷!!!!!!
와우 진짜 폭탄보고 진짜 감격했어요.. 사유님 ㅁ항상바쁘신데도 불구하고 감사드려요 정말
깜짝놀랏어요..제가 이렇게 오래 쉬엇나 햇네요ㅠㅠㅠㅠ아 너무 감사드려요!
전 정혁이 얘기가 잇을때가 젤 슬퍼요 울컥하는 느낌........ 아무래도 만인의 눈물샘자극제인 아빠얘기때문일까요?
역시 사유님 글은 몰아보는맛+ㅁ+).. 회사에서 소설 폭탄을 보고 올레를 외칠뻔했지요! 바쁜와중에 중간정도 읽다가 정혁이 얘기에서 울컥해버려서 꺼버렸네요ㅠㅠ 회사에서 눈물났던건 그대를 사랑합니다. 한번으로 족함-_ㅠㅠㅠ
ㅠㅠㅠㅠㅠ알바하면서읽는 베사마언니님의폭탄청불이라니!!! 행복해여?
소설 폭탄에 올레하며 보려했지만 좀처럼 시간이 안나서 이제서야 읽게 되었어요ㅠ 빨리 읽었으면 완결 올리시자마자 바로 댓글 달 수 있었을텐데 ㅠㅠ
그래도 이렇게 폭탄으로 올려주신 사유님 싸릉훼요~*-_-* 이번 편은 정혁의 이야기로 눈시울이 붉어지게 되네요 ㅠㅠ
폭탄!!!!!!!!!!!!!ㅜ 사유님 고마워요ㅜㅜ 일방통행아니고 쌍방이예요 ♡;;
오랜만에 왔는떼 어느덧 완결이 나 버렸네요;;;;; 열심히 읽고 신.음 씨즌2를 오매불망 기다릴게요!!!!!
완디 너무좋아요 ㅠㅠ
진짜 너무 좋아요~~글을 읽으면서 입에서 웃음이 안떠나고 계속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 간다니!!!!
정말 ㅜㅜ 베르사유님 ㅜㅜㅜ 어릴때부터 흠모해왔어여!! ㅜㅜㅜㅜㅜㅜㅜㅜ 개정판 민셩은 어쩜 더 바보같고 귀엽네요 ㅜㅜ*
민담은 다시 봐도 빵터지네요ㅎ읽고있는 내내 혼자 흐뭇흐뭇
청불의 매력을 다시끔느끼는!ㅜㅜ 완전좋타... 캐릭하나하나가 전보다 살아나는거같아요 와유롸챠 조아주꼣네
언제나 읽어도 예나 지금이나 사유님의 글은 참 맛있어요! 글이 담은 내용도 재미지지만 문체가 참 입과눈에 붙는 달까요 ! 늘 좋은 글 감사드랴요!
사람 사이에는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의 소통이 필요합니다. 당연한 거예요!! 별 것 아닌 말 한마디에 울고 웃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외롭지 않게 함께 살아가는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그 말한마디가 독이 되어 심장을 죽일 수도 있지만 말이죠. 하지만 저는 무관심과 혼자라는게 가장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사유님께서 전하는 말 한마디 작품 하나하나에 행복함과 따스함을 느낀답니다 >ㅁ< b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러브장 에피소드는 진짜 예전에도 보면서 너무 웃겨가지고 빵터졌엇는데ㅋㅋㅋ 새록새록하네요
무용지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볼때마다 에피들만의 매력이 넘쳐요,ㅋㅋㅋㅋㅋ
러브장에피소드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좋아요!
민담에서 빵 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 100번째 댓글 겟♥
민담 ㅋㅋㅋ 돌진 ㅋㅋㅋ 이민구 ㅋㅋ 추억의 러브장 ㅋㅋㅋ 머저리 같지만 ㅋㅋ 대사하나하나 찰져서 뽱뽱 ㅋㅋ
사유님 ㅜㅜㅜ 사람을 웃겼다가 울렸다가.. 완디 정말 대사 하나하나 명언이네요ㅠㅠ
그러다가 정혁번외ㅠㅠㅠ
사유님의 장르문학... 정말 애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