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미래 - 다음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교과서
19.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는 것만큼만 간다
국민의 생각을 바꾸는 데는 미디어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영향력 있는 미디어는 돈의 지배를 받습니다. 돈이 없는 쪽은 돈이 들지 않거나 적게 드는 매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20. 진보와 보수가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어떤 책을 만들 것인가?
진보주의에 관한 책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세계의 역사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역사는 진보주의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사회적 논쟁의 중심 자리를 차지해야 지역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진보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입니다.
...........미디어이든, 인터넷이든, 연구소든, 출판이든, 어디를 보아도 우리가 열세입니다. 그냥 열세가 아니라 형편없는 열세입니다. 이런 열세를 딛고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역사의 진운이 함께 할 때에만 가능할 것입니다.
30. 국가의 역할을 제대로 하게 하자
무엇을 할 것인가? 나라를 바꾸자?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것이 안 되면 정권을 바꾸자? 정권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지는가? 정책을 바꾸자. 문제는 정책이다.
부모와 아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경쟁, 성공할 수 있는 교육, 패자에게도 가혹하지 않은 사회, 승자와 패자가 더불어 사는 사회, 이런 사회를 만들면 된다.
34. 보수주의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다
보수주의는 돈을 가치의 중심에 두고 있다. 보수주의는 모든 이야기를 경제 이야기로 시작한다. 지금은 모든 이야기를 경제 이야기로 시작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진보의 가치를 이야기하고자 할 경우에도 경제 이야기로 시작해야 말이 통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국의 경우, 독재 정치와 민주주의 투쟁으로 한때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기도 끝이 났다. 선거 때만해도 잠시 다른 가치를 말할 수 있었는데, 내가 대통령이 되고나자 민주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경제다. 더욱이 경제 위기로 인하여 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경제 문제를 주제로 하여 연구하고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보수 진영이 깔아 놓은 무대 위에서 보수주의가 제기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다.
42. 보수의 시대
진보의 시대에서 보수의 시대로. ㅡ어느 시점을 시작으로 보아야 할지는 좀 더 검토를 해보아야 할 것이지만, 70년대 중반 이전의 시대를 진보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80년을 전후하여 대처, 레이건의 집권 이후 보수주의 바람이 세계정치의 대세가 되었고, 오늘까지 득세하고 있다.
43. 보수주의 시대의 논쟁
핵심 사상은 ‘정부는 시장에서 손을 떼라’는 것이다. 정부가 불신을 받고 있으니 ‘작은 정부론’이 맞다고 주장을 하기도 한다.
신자유주의라고 불리기도 한다. 나는 이 이름이 혼돈스러워서 잘 쓰지 않는다.
47. 보수의 시대는 막을 내릴 것인가?
로버트 라이시의 견해를 따르면 지금의 보수주의는 기술 혁신. 세계화가 시장을 무한 경쟁으로 몰아붙였고, 그것이 보수의 시대를 열었다고 한다.
48. 진보의 나라, 보수의 나라
그러므로 진보주의가 득세하면 정부가 커지고, 보수주의가 득세하면 정부가 작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기준으로 선진 각국을 정부의 크기 순서로 줄을 세우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어느 나라가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일까?
그것도 힘없는 보통 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
한국은 어디쯤에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57. 노동의 유연화
오늘날 노동의 유연화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 (자료들을 찾아봅시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세계적 상황, 한국적 상황, 불가피한 현상인가?
.........법으로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경영전략의 관점에서 새로운 시도.
ㅡ인적 자원을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보는 관점. (애사심, 숙련.)
ㅡ로버트 라이시의 책 <미래를 위한 약속>에서는 이 주장을 하고, 많은 사례들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슈퍼 자본주의>에서는 이 주장이 의미가 없다고 고백하고 있다. 또 다른 자료들도 찾아보자.
59. 규제의 철폐
ㅡ규제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인가? 중국, 기타 외국인 투자가 많은 나라는 규제가 적은 나라인가? 중국의 불확실성, 미국의 출입국 규제와 투자, 한국은 규제가 많은 나라인가? 연구 결과나 비교 자료를 찾아보자.
73. 오늘날 논쟁의 성격
지난날의 논쟁은 이데올로기 논쟁이었다. 시장이냐, 국가냐 하는 논쟁은 체제의 논쟁이었다. 복지 사상 또한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 하는 정치적 이데올로기 문제였다. 오늘날의 논쟁은 시장주의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명시적으로는 진보도 성장과 경쟁력을 부정하지 않고, 보수 쪽도 복지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진보는 성장이론으로 설명을 하려고 하고, 보수는 성장이 복지에 효과적이라고 포장을 한다.
어른 보면 정치와 민주주의에 관한 가치의 논쟁이 아니라 효율성과 경쟁력에 관한 경제 이론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연 경제 논쟁인가? 과연 이데올로기의 논쟁은 끝이 난 것인가? 논쟁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에 관한 논쟁, 그리고 역할의 변천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77. 진보와 보수는 어떻게 다른가
현상의 유지인가? 현상의 변화인가?
‘보수주의는 해당 사회의 가치와 질서를 보존하면서 변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유보적인 자세를 취한다. 진보주의는 해당 사회가 문제가 있음을 부가시키면서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ㅡ<미래를 말하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79.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좌파 정부라고 한다. 정통 진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한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신자유주의라는 용어가 유행을 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시장과 경쟁을 강조하고, 작은 정부, 감세와 복지의 축소, 민영화, 규제 철폐, 노동의 유연화, 개방 이런 정책을 주장한다. 보수 진영은 이들 교리를 가감 없이 그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진보 진영에서는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보수주의라고 규정한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79.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 보수 정권?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정리해고, 구조조정, 민영화, 개방 같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수용하였다. 그러므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신자유주의 정권이라고 주장한다.
이 논리로 가면 유럽의 진보주의 정부들, 이른바 제3의 길이라고 불리는 정권 아래에서도 정부 혁신, 구조조정, 아웃소싱, 민영화, 규제 완화, 노동의 유연화, 개방 등을 받아들였다. 그러므로 이들 정권은 신자유주의 보수 정권이다. 이렇게 말해야 된다.
81. 작은 정부, 큰 정부
보수주의는 작은 정보, 진보주의는 큰 정부, 이렇게 나누는 것은 타당한 것일까? 타당하다. 진보주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주의보다 정부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보수주의는 작은 정부, 진보주의는 큰 정부, 이렇게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보수와 진보의 구별 기준으로 사용하는 데는 좀 곤란한 문제가 있다.
또 하나는 진보 진영이 이런 분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시민들은 큰 정부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이 기준을 사용하면 신자유주의를 기준으로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것과 같은 논리에 빠진다는 것이다.
82. 복지와 분배가 핵심 기준
진보와 보수가 실질적으로 가장 타협 없이 싸우는 쟁점은 ‘국가가 분배에 얼마나 깊이 개입할 것인가? 세금을 얼마나 거두어서 복지 지출을 얼마나 하고, 사회적 보장을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태도를 가지고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기준이 될 것이다.
85. 개별적인 타당성을 검토해야
신자유주의가 실제적으로 강조하는 핵심 가치는 감세와 복지의 축소이다. 여기에 대하여는 분명하게 ‘아니다’ 이렇게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냐, 국가냐라든가 민영화, 규제 완화, 노동의 유연화 등과 같이 구체저기고 실제적인 정책 수준의 선택으로 결론이 날 수밖에 없는 일들에 관해서는 ‘그것은 구체적인 타당성의 문제이다.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자’ 이런 융통성 있는 태도로 가는 것이 조흘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제3의 길이라는 것을 이런 길로 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86. 신자유주의 비판
보수 진영은 신자유주의 주장을 가감 없이 그들의 정책으로 주장하고 있고, 진보 진영의 사람들은 신자유주의라는 논리를 기준으로 진보와 보수를 구별하려고 하고, 학자들은 신자유주의를 가지고 논쟁을 하고 책을 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자유주의와 그 내용을 이루는 주장들의 타당성을 하나하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과연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신자유주의란 이름은 어디서 어떻게 나온 것인가? 세계적인 현상인가? 한국에 특이한 현상인가?
핵심 논리와 그 비판? 감세론, 복지 정책, 민영화, 노동의 유연화, 노동에 대한 태도, 정부 혁신, 구조조정, 규제에 관하여, 개방 정책.)
90.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진 원인은 무엇인가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진 원인은 무엇인가? 부동산 거품, 파생 금융상품, 금융에 대한 규제와 감독의 부실, 이런 구체적이 원인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빈부의 격차, 시장의 실패, 이런 포괄적인 경제 체제의 문제까지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91. 다시 진보의 시대는 오는가
미국의 금융 부실이 미국 경제와 세계경제를 흔들고 있다. 미국의 경제 위기가 지난 8년간 공화당 정권의 보수주의 통치, 나아가서는 30여 년간 계속된 보수주의 시대의 결말인지, 그렇다면 보수주의의 어떤 정책 때문인지, 그와는 관계없는 금융 시스템의 부실 때문인지, 이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어떻든 미국의 보수주의 정책은 큰 변화가 있을 조짐이다. 오바마는 중도노선으로 가야 할 것이라는 뉴욕 타임스의 권고에 대하여 ‘미국 국민은 감세 정책, 트리클 다운, 금융 규제 완화, 종교 정치……를 더는 지지하지 않는다‘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지난 30년간 미국을 지배해 온 보수주의 정책을 정면으로 지적한 것이다.
92. 오바마, 진보 시대의 진보 대통령?
세계는 진보의 시대로 갈 것인가? 미국은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한다. 유럽은 어떻게 될 것인가? 조사해 보자. 다만, 오늘날 경쟁 논리의 득세가 단순히 보수의 정치적 득세의 결과가 아니라 기술의 발달, 세계화 등 시장의 상황이 변화한 결과라고 한다면 이를 극복할 진보의 전략은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앞선 기술과 큰 시장을 가진 나라들은 정책 선택에 자율의 폭이 넓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나라들은 어떤 선택이 가능할 것인가?
93. 진보주의의 미래
진보 진영의 전략은 새로운 경쟁의 환경과 경쟁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지난날의 뼈아픈 기억들. 유럽 노동운동의 비극, 진보주의 시대 70년대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지평과 진보주의의 새로운 미래 환경, 생태주의, 거버넌스 시대와 진보주의.
EU와 진보주의.
94. EU헌법 메모
(생략)
- <유러피언 드림> 275쪽 이하
97. 한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국은 세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보수의 시대로 가는 것인가?
한국은 아직도 보수의 나라다. 반공이 모든 것을 지배한 나라. 아직도 색깔 공세가 통하는 나라.
99. 제3의 길 기준으로 평가해 보자
무엇이 발목을 잡았을까?
ㅡ 한국의 이념 구도, 신자유주의의 세계적 조류, 제3의 길 노선의 세계, 위기와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 정치 세력의 한계.
ㅡ 소수파 정권, 여론을 주도하는 조직적 세력의 열세, 진보주의의 분파와 분열과 갈등
99. 진보주의 정치 세력의 한계
한국에도 진보의 시대가 있었을까? 80년대부터 세계화의 바람이 불었던 때까지 잠시 바람이 불었다고 할 수 있을까?
지난날 반독재 의제가 끝나자 바로 경쟁력 의제가 사회적 논의를 주도했다.
90년대 초반, 세계화, WTO 가입, OECD 가입, 경영 혁신, 정부 혁신 등 개방과 혁신의 바람이 불었다. (이런 흐름을 조사해 보자.)
103. 진보의 세상, 누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ㅡ 진보의 정책,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가? 정치의 장에서 결정한다. 정부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국회가 결정한다.
국회는 누가 움직이는가? 물론 제도적으로는 국회의원이다. 그러나 실제로 국회의원 개개인은 별 의미가 없다. 국회의원은 정당의 결정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회는 정당이 움직인다.
대통령도 중요하다. 대통령은 마이크를 잡고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와 손바링 맞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적어도 제도를 바꾸어야 하는 일과, 돈이 필요한 일은 구회의 동의 없이는 할 수가 없다.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고 무슨 회견, 담화, 선언 이런 일을 하지만, 여론이 호응하지 않으면 아무런 힘이 없다. 제도적으로 결정권은 정당에 있다.
결국 정당이 중요하다. 그것도 국회를 지배하는 정당이 중요하다. 정당과 정치인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이익과 여론과 표를 따라 움직인다.
표는 누가 가지고 있는지는 분명하다. 그런데 표는 또 이익과 여론을 따라 움직인다. 이익은 누가 가지고 있는가? 여론은 누가 만들고 움직이는가?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의 힘, 정치를 움직이는 힘, 여론과 표를 움직이는 힘, 이 모두가 권력이다. 권력은 누구에게 있고 어떻게 움직이는가?
104. 정권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질까? 정권이 바뀔 수 있는가?
지역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까?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가능할 것이다. 결국 정권이 바뀌어서 세상이 달라질 것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을 먼저 바꾸어서 정권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맞는 길인 것 같다.
과연 가능할 것인가? 가능하지 않은 것은 현실이 될 수 없고 현실이 될 수 없는 것은 공상일 뿐이다. 과연 가능한 것일까? 우리는 득표로 보아 아직 지역의 벽을 넘지 못했고 앞으로 그렇게 될 것 같은 전망도 없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에 인종의 벽을 넘었다. 보수의 벽을 넘으면서 인종의 벽까지 넘어 버린 것이다. 이라크 전쟁, 빈부 격차와 중산층의 붕괴, 금융 붕괴 등의 요인이 겹친 위에 오바마의 인간적 매력이 사람들을 묶어냈다.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정치에는 항상 기적이 있고, 이변이 있다. 역사는 그렇게 진전하는 것이다.
104. 정권이 바뀌면 과연 세상이 달라지는 것일까?
지난 10년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요소야대의 구조에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88년 이래 진보의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슨 힘이었을까? 사람들의 분위기가 개혁으로 집중되어 있어서 여론의 대세를 밀어붙인 것일 것이다.
105. 권력은 시민에게 있다
권력은 시민에게 있다. 교란될 뿐이다. 궁극적으로는 시민이다. 교란되는 이유는 시민이 여론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여론에 따라 흔들리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여러 가지 정치 공학적 전술을 사용한다. 언론은 여론을 조작하고 지배한다. 돈은 언론을 움직이고 자금을 댄다.
시민은 권리를 찾아야 한다. 시민이 주권자로서 권리를 찾고, 올바르게 행사해야 한다. 권리이자 의무이다. 민폐 끼치지 않을 의무, 공동체에 대한 책임, 책임지는 나라, 책임지는 시민.
2부 진보주의를 연구하기 위하여 - 노무현 대통령 육성 기록
110. 보수와 진보 숲을 둘러보자
그래서 그것은 살아 있는 현실로서 미국과 유럽을 비교해 보고 살아 있는 역사로서 진보의 시대와 보수의 시대를 비교해보자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나무가 아닌 숲을 둘러보듯이 보수와 진보의 실상을 직관적으로 한번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 그래서 이제 보수의 나라, 진보의 나라를 얘기합니다. 보수의 나라, 진보의 나라를 얘기하는 데 기준이 뭐냐? 이렇게 되는 거죠. 기준이 뭐냐?
110. 보수의 나라, 진보의 나라
국가의 역할에 관해서 큰 정부 작은 정부 얘기를 하는데 우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듯이 모든 정책은 예산으로 통하는 것이니까 예산을 가지고 한번 비교해 보자. 제도적으로 우리가 중요한 부분, 진보·보수의 중요한 부분의 제도적인 차이가 있는 부분들을 한번 비교해 보고, 그 나라 국민들이 삶의 질을 어떻게 누리고 있는지에 대해서 한번 비교를 해보자. 미국과 유럽을 아주 강렬하게 비교를 해보자.
113. 보수·진보 논쟁
보수·진보 논쟁에서 이거 피해 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지금 현재 보수·진보의 논쟁에서는 신자유주의가 그 중심에 있는 것 같아요. 오늘날 진보와 보수의 논쟁은 신자유주의 논리와 의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나는 이것을 보수 시대에 보수의 의제가 중심이 된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지금이 보수 시대니까 보수의 의제가 중심에 선 거 아니냐?
126. 정치 전략 이전에 시민의 요구를 분명히 하자
물론 정권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시민의 생각만큼 간다, 내 이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죠. 시민의 생각만큼 간다. 왜 굳이 이 말을 강조하려고 하냐 하면 다른 전망이 없기 때문이에요. 전략 전술을 말할 것이 아니고 병사를 양성해야 한다. 양병이 중요하다. 병사도 없는데 만날 앉아서 전략, 전술은 무슨…… 전략 구도, 전술 구도 그거 해서 만남 영·호남, 충청 합치고 영남에 진보 합치고 그거 아니다, 내 얘기는. 그거 아니다.
그냥 시민들의 요구를 분명하게 하자. 시민들이 요구를 분명하게 할 줄 알면 보수 언론에서 뭐라고 떠들더라도 지 욕심 지가 꽉 쥐고 가면 되는 거다. 시민들이 자기 요구를, 자기 생활상의 이익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정책과 자기 이익의 인과 관계를 분명하게 얘기하고, 오늘의 이익과 미래의 이익까지를 셈할 수 있으면 된다. 그런 시민만 충분히 성장해 있으면 정권은 문제가 아니다.
131.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
우리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게 뭘까? 행복한 아이를 바라는데 거기에는 여러 가지들이 있거든요. 우리가 뭐라고 해도 아이들에게 제일 첫 번째는 어떻게 먹고살까 하는 점이고, 두 번째로 아이가 만족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거 아닌가요? 만족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고통 없이 불만 없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거 아니겠어요? 불안과 공포가 없고. 말하자면 고통이 없고 불안과 공포가 없고 항상 만족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135. 당당하게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회로 가는가
앞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시대가 온다, 그런 시대로 간다, 또는 경쟁이 공정해지는 사회로 간다, 그 다음에 당당하게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말하자면 권력에 눈치 보고 강자에게 줄 서지 않아도 되는 사회로 간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진짜 맞는가? 내가 과연 책임질 수 있는 얘기를 한 것인가? 사실을 말한 것이 맞는가? 진짜 그리 가긴 갈 건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141. 오바마는 진보 시대의 진보 대통령
미래연(한국미래발전연구원)에서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클린턴은 보수 시대의 진보 대통령이었지만 오바마는 진보 시대의 진보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폴 크루그먼의 책에도 나오지만 진보 시대의 보수 대통령은 진보주의를 수용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보수 시대의 진보 대통령은 보수주의 정책을 거의 그 토대 위에서 따라가는, 전면적으로 신자유주의의 대세를 거역하지 못했던 역사 같은 것을 우리가 한번 분석해서 쓸 필요도 있는 것이죠.
144. 당장의 정치세력보다 국민의 생각을 바꾸어야
나도 해봤고 지금 돌아가는 상황도 보고 있는데 정치적 대안 가지고 될 일은 아닌 것 같아서 근본적인 문제와 국민의 생각을 바꿔 나가는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어디서부터냐? 초등학생 수준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거죠. 왜냐하면 그 아이의 어머니들의 생각을 바꾸면 아이들이 크면서 다 영향을 받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한테 바로 얘기하자는 거죠.
148. 보수는 강자의 철학, 진보는 약자의 철학
보수와 진보는 내용적으로 이념 논쟁이라고 했는데, 보수는 누구의 철학이고, 진보는 누구의 철학인가? 보수는 강자의 철학, 진보는 약자의 철학이에요. 그런데 왜 약자가 강자의 정책에 표를 던질까? 정치는 왜 강자인 소우의 편을 드는가? 왜 다수 서민에 의해 선출된 정권이 소수 부자의 논리를 수용하는가? 정책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역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결국 시민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죠. 시민의 생각이 역사가 된다.
153. 아이들의 경쟁력을 키워 주면 행복으로 이어지는가
첫째로는 모두가 이기는 사회가 가능하냐 하는 것이죠. 경쟁의 구조 자체에서 모두가 승리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이냐 하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과정에서 새로운 고통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더 나아가서 경쟁의 과정 자체가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너무나 고통스럽고 그 과정 자체가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너무나 고통스럽고 그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갈등이 생겨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경쟁은 필요한 것이고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더 많은 돈돠 더 많은 권력을 가지기 위한 경쟁 속에서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가. 모두가 승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사실이고 많은 사람들이 패자가 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다시 고통에 빠지게 되는데 이런 것은 괜찮은가?
154. 국가의 역할을 바꿔야 한다
결국 우리 아이들의 성공을 위해서는 부모가 본인의 노력도 중요한 것이지만 국가가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정말 아이들이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국가를 바꿔야 한다. ‘국가의 역할을 바꿔야 한다’라는 얘길 하고 싶어요.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가 집단적으로 도전하면서 국가가 그 일을 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 하자, 이런 것이죠.
155. 인민의 지배인가, 소수의 지배인가
소수파의 지배 체제가 되고 정부의 역할이 소수자의 이익에 봉사하는 결과가 되는 것은 어째서냐? 우리가 하려는 것은 다수자의 선택, 말하자면 민주주의의 취지에 맞게 선택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가 두 가지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나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간명하게 하자는 겁니다.
국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란 게 참 복잡하고 어려워요. 왜 그러냐? 국가의 작용과 시민의 삶과의 관계가 참 복잡하거든요. 복잡하기 때문에 국가의 역할이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풀고 또 그 복잡한 것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얘기해 보려는 겁니다.
156 진보·보수 정책과 우리의 삶
국가에 대한 역할이 뭐라고 우리가 이해하더라도 국가가 그것을 제대로 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어떤 방법이 있는가 하는 거, 이건 정치의 문제잖아요? 진보니 보수니 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정책의 묶음을 얘기하는 것이고, 두 번째 것은 정치를 얘기하는 것이거든요. 정치와 민주주의를 얘기하는 데 이 둘로 크게 나누어서 얘기를 해보자.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157.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우리는 주로 정복의 역사를 배웠습니다. 국가가 국가를 정복하고 재물을 약탈하고 사람을 약탈해서 노예로 삼고. 국내 차원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결국은 지배하고 착취하고, 그렇죠? 사람을 모아서 전쟁에 내보내고. 역사책에 기록돼 있는 것을 보면 그렇게 돼 있잖아요. 그런데 이것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국가가 소수의 권력 집단의 지배욕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국가가 생긴 건 그렇게 생긴 게 아닐 텐데 어쨌든 수단으로 전락했죠.
159.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결론이 모아진 부분이 있고 결론이 안 모아진 부분이 있는데 결론이 얼추 모아진 부분이 뭐냐 하면 ‘국가는 구민에게 봉사하는 도구’다 하는 것이죠. 그죠? 아직까지도 뭐 그렇게 누가 확실하게 말한 것은 아니지만 민주주의 국가의 이상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인권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이죠.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봉사해야 되는 도구라는 점은 거의 합의가 돼 있고, 그러면서도 점차 민주주의가 확대돼 나가는 과정에서 이제 복지국가론까지 나오게 됩니다.
167. 국민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그 아이들 수준에서도 쉽게 이해가 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입니다. <미래를 말하다>를 보고 나서 <유러피언 드림>이라는 책을 봤는데, 그 책의 글머리에 보면 유럽과 미국을 여러 가지로 역사, 철학 또는 가치관 등으로 비교를 해놓았는데, 그중에 국민소득 내지 국민총생산과 삶의 질이라는 것을 비교해 놓은 대목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교과서도 보니까 몇 가지 설문을 제기해 놨습니다. 뭐더라? 이런 것은 국민소득에 들어가는가, 이렇게 해놨는데 아마도 상당히 불온한 사람이 써놓은 것 같아.(일동 웃음)
173. 성장 일변도의 코리안 드림이 우리를 어둡게 한다
지난날의 그 전략으로 가서 될 시절이 아닌데, 세상이 바뀌었는데 그냥 자꾸 가려고 하니까 갑갑해요. 이러면 안 된다는 게 우리 얘기거든요. 과거의 전략으로는 안 된다. 이것 봐라, 여기 있지 않느냐. 유럽을 확실하게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174. 어느 나라가 우리의 미래인가
우리가 지금 GDP 대비 재정 지출이 28프로인데, 그 28프로에 다시 복지 지출이 28프로입니다. 28 곱하기 28이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지출인데, 미국만 해도 36 곱하기 56이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비교해 주는 것이 나는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181. 진보와 보수 논쟁의 본질
예를 들면, 세금 많이 내는 나라 중에 경제 잘하는 나라 많아요. 지금 전체적으로 진보 쪽이 무너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잘하는 나라 많습니다. 복지의 정도 문제인데 그거 많이 하면서도 잘하고 있는 나라 많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전부 모아 볼 생각입니다.
208. 진보의 가치는 ‘복지’와 ‘분배’
핵심적인 대립이 뭐냐, 복지와 분배입니다. ‘너 분배 정부지?’ 그런 것이죠. 옛날에 내가 많이 들은 것은 ‘파이를 키워야지’ 하는 말인데, 이 말은 분배에 대한 반론이거든요. 보수주의의 반론 중에 아주 중요한 것이 ‘시장경제 해야지. 파이를 키워야지’ 그 다음에 ‘너 분배주의지?’ 그 다음에 ‘분배 정책으로 경제 다 망쳤다’ 내가 들은 순서는 대개 이런 것 같아요. 아닌가? 맞을 겁니다
.........시장 분배에 관해서는 노사 관계고, 정부 분배에서는 복지와 분배 문제일 겁니다. 세금 문제로 연결되겠죠. 핵심은 그런 거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분배하자는 거냐 말자는 거냐, 분배에 대해서 적극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보수·진보의 기준이 아닌가 합니다. 철학적인 문제는 별개 문제고요. 진보도 시장주의 맞고 진보도 효율주의가 맞습니다. 부분적으로 경쟁주의, 효율주의 다 인정한다, 정도의 문제다 이렇게 보는 거죠. 그렇게 하면 제3의 길이라든지 김대중이라든지 노무현이도 진보 진영에 속하는 걸로 볼 수 있게 되는데(웃음), 무슨 꼭 김대중과 노무현을 진보 진영으로 만들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212. 노동 유연화가 제일 가슴 아파
모든 부분의 이익이 충돌해서 그거는 균형의 문제이기 때문에 진보든 보수든 고만고만해요. 좀 더 할 수 있고 좀 덜 할 수 있고. 어떻든 진보주의도 ‘그거 우리도 할 수 있어’ 하면서 규제 혁파 많이 했어요. 그런데 ‘노동의 유연화, 그것도 우린 할 수 있어’ 하고 놔버린 게 진보주의의 제일 아픈 데죠. 가장 아팠던 것이 이 대목입니다.
213. 진보, ‘함께 타고 가자’는 것
그럼 이제 진보의 가치는 뭐냐? 연대, 함께 살자. 이거는 엄밀한 의미에서 하느님의 교리하고도 맞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입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따지면 공존의 지혜이고, 종교적 교리로 따진다면 그건 하늘과 신의 뜻이다. ‘더불어 서로 사랑하고’ 이게 연대 정신이잖아요. 그리고 다 같이 하느님의 자식들로 평등하게 태어나서 서로를 존중해라, 그런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자유 평등 평화 박애 행복 이게 고스란히 진보의 가치 속에 있는 것이거든요.
249. 빈부 격차의 주 원인은 노동의 유연화
빈부 격차의 원인을 우리나라에서 얘기하면 노동의 유연화라는 게 굉장히 크게 작용하고 있거든요. 정규직 일자리 점점 줄이고 해고하고, 그렇게 해서 임시직으로 일용직으로 점차 비정규직으로 떨어지니까 일자리 품질이 자꾸 격차가 벌어지니까 빈부 격차가 생기는 거죠.
252. 김대중·노무현마저 노조의 적이 된 현실
폴 크루그먼은 임금 격차가 커진 것은 노동조합에 대해 적대적인 정부, 적대적인 정책으로 이렇게 됐다고 한마디로 해놨는데 그렇지 않겠어요? 그것도 맞는 얘긴데, 실제로 그것만 있나요? 그래서 노동조합을 뒤에서 받쳐 주면 이런 문제들이 좀 극복이 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노조가 활성화되면 이런 문제가 좀 해소가 될 거냐? 아무래도 맞겠지요.
255. 혁신과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
한때 경영자들이 막 다니면서 컨설팅 한번 하고 와 해쌌던 그 분위기. 그런 것 좀 바꾸고요. 사람 교육, 직장 없는 사람한테 훈련 제공하고, 결국은 돈 걷어서 혁신에 투자하고 사람에 투자하는 수밖에, 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요. 혁신에 투자하고 사람에 투자하는 방법 밖에요.
그래서 재분배라는 것이 정말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옛날에는 재분배를 돈으로 했지만 재분배 과정에서 국민들의 역량을 향상시킨다든지, 전체적으로 국민들의 혁신 역량을 높이고, 연구 개발 투자를 한다든지, 교육 투자를 한다든지 이런 것 아니겠어요?
257. 돈과 제도로 진보의 대안을 고민하자
보수주의 경제, 소위 시장원리주의의 핵심은 이 두 가지로 귀착되는 겁니다.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되는 것이고, 그 다음에 주기적으로 시장이 터져 버린다, 붕괴된다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시장이 붕괴됐을 때 잘나가는 사람들이 죽진 않고, 바닥에 있는 사람들만 다 거리로 몰려나고 실업자가 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이거 어찌 할 거냐, 이게 핵심이죠. 여기에서 이제 보수한테 답 내놔라, 당신들 대답이 뭐냐, 우리 대답은 이거다 하고 나가야 되거든요. 그래야 되는데 신통한 게 없어요. 신통한 대답이 없다는 데 고민이 있는 것이죠. ‘우리 대답은 이거다’라고 던져 놓고 진보주의의 가치라든지 역사라든지 이런 거 갖고 싸워야 합니다. 미래도 얘기하고 말이죠.
259. 어느 나라가 잘사는 나라요?
산출 부분에 이르면 빈부 격차가 얼마나 되느냐, 사람들의 삶의 질이 어느 수준이냐, 그리고 아이들의 기회균등 문제가 따라옵니다. 기회는 공정하냐?
.............그 다음에 진보의 대안이 뭐냐? 이게 이제 뭔 대안이냐 하면 빈부 격차 문제를 해결해 줘야 되는 것이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 줘야 되는 것이고, 성장에서 낙오하지 않아야 되는 것이고, 성장을 유지해야 되는 것이고, (웃으며) 경제가 파탄이 안 나야 되거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답을 말하라고 하면 얘기가 다 돼요. 근데 이런 경쟁 현실 속에서 ‘당신이 내놓은 그 대안이 맞느냐’는 문제에 부딪히게 되죠. 그르므로 경쟁력을 유지해 갈 수 있는 방법과 일자리를 찾아 주는 방법,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얘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보주의는 경쟁력도 유지하고 일자리도 유지해 줄 수 있고, 그러면서 빈부 격차가 완화될 수 있는 비전을 내놔야 됩니다.
261. 경제의 본질은 분배
근데 사실은 진정한 의미에서 경제의 본질은 분배 문제예요. 복지와 분배란 말이지. 복지를 할 거야 말 거야, 세금 더 걷을 거야 말 거야, 돈 어디 쓸 거야 이거거든요. 정부냐 시장이냐가 핵심이 아니고, 정부가 돈을 얼마나 더 거둬서 얼마나 더 쓸 거냐, 어디 쓸 거냐 이걸 둘러싼 분배 싸움이에요, 분배 싸움. 시장이냐 국가냐 이런 종류의 책이 자꾸 나오고 하는데, 정부가 분배에 개입할 거냐 말 거냐 이 얘기예요.
264. 소득 불균형, 양극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두 번째로는 소득 불균형을, 양극화를 어떻게 해소해 갈 거냐는 것이죠. 양극화를 어떻게 해소해 갈 거냐. 로버트 라이시가 92년에 펴낸 <국가의 일>에 나온 것이 가장 현실적이지 않은가 싶어요. 근데 그 논리의 가장 큰 약점이 뭐냐 하면 ‘미국 자본이 어디 있고 미국 기업이 어디 있느냐?’ 하는 거예요. ‘미국의 저축이 올라가면 전 세계에 투자가 된다.’ 초국가 체제를 전제해 놓고 있다는 게 약점이에요.
............그러니까 환경을 얘기하고, 노동자 권익을 얘기하고, 양극화 문제를 제기하고, 교육의 기회균등을 얘기하고, 문화를 얘기하는 것은 바로 미래의 경쟁력을 확충해 가자는 것이지요. 이것을 당장의 개별 사업에 불편하다고 해서 그냥 다 망가뜨리자고 하는 사람들은 ‘급하니까 기둥 뽑아서 불 때자’ 하는 얘기에 다름 아닌 거죠.
............라이시 그 사람은 대인 서비스라고 표현을 해요. 대인 서비스 영역에 인력이 몰리게 돼 있다는 것이죠. 우리나라로 치면 그 중에서 가장 전형적인 부분이 영세 자영업자들입니다. 일종의 대인 서비스거든요? 자영업 부분이 과잉돼 있는데, 그 문제에 대한 간결하고 명쾌한 대답은 없어요. 거기에 문제가 있고, 대인 서비스는 외국하고 거의 경쟁하지 않아요. 경쟁이 상대적으로 적고, 단순 생산직은 외국하고 경쟁을 해야 되죠.
269. 진보의 전략은 결국 ‘교육’
그럼에도 우리들의 전략은 뭐냐? 아주 무식한 수준의 질문인데, 결국 사람들한테 마지막으로 하게 되는 메시지가 뭐냐? 결국 교육이에요.
교육의 기회균등, 그것을 위한 공공적인 투자, 이런 거 아니겠어요? 인간에 대한 투자, 교육, 직업훈련, 또는 교육과정에서 인격 양성, 창의력 기르기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말하자면 사람에게 친화적인 것들이죠. 사람에게 향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방향성이 필요합니다. 요새 기업 같은 데서도 새로운 트렌드라고 말하는 것이 사람 얘깁니다. 기업의 핵심 인력은 결국 ‘사람 관계가 좋은 사람’을 선호하고 중시한다는 것이죠.
271. 세계경제 흐름 안에서 한국 경제를 보자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 나도 처음 시작할 때 신자유주의 핵심 논리와 각론의 쟁점에 계속 관심을 두고 있었어요. 핵심이라는 것은 결국 ‘성장이냐 분배냐’ 같아요. 아무리 봐도 현실적인 쟁점은 그거더라고요.
학자들은 ‘시장이냐 정부냐’ 이러는데 이쪽저쪽 아무리 봐도 시장론 정부론 가지고 양단간에 결판을 내자는 쪽은 없더라고요. 큰 정부 작은 정부 이거는 전체를 포괄하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은데, 국민들이 느끼는 건 결국은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겁니다. 이 콘셉트 속에서 우리가 전체적으로 밀리고 있다고 봐야 해요. 분배론이 밀린다는 거지요. 국민들은 성장론을 선택해 버린 것이거든.
김신웅 정치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