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무심코 던진 ‘너무도 인상이 좋다’는 그의 말에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얼굴은 자연이 만들어준 얼굴’이라고.
‘자연과 더불어 삶을 살면 모든 욕심이 사라지고 또 욕심이 사라지면 모든 근심이 사라져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대답하는 산장지기가 그에게 있어서는 마치 이세상 사람이 아닌 듯까지 여겨졌다.
그래서 그는 다른 곳에서의 일정을 모두 포기하고 그 허름한 산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산장지기의 삶을 엿보기로 마음먹었다.
친구들 역시 그러한 마음이 통했는지 모두들 이에 기꺼이 동의해 주었고, 그는 산장에 머무는 동안 산장지기의 삶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유심히 살폈다.
산장지기가 이곳을 찾는 이들 모두에게 언제나 인자한 미소를 띄우며 맞이하는 모습, 산에서 자라는 이름 모를 풀들로 자신이 직접 만들어낸 차들을 대접하고, 또 산에 대한 여러 가지 재미난 이야기들로 사람들을 신비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모습, 때때로 낡은 통기타로 오랜 연주실력을 뽐내며 감미로운 분위기도 연출해 내며 즐거워하는 모습, 이 모두를 빠짐없이 가슴에 담았다.
그리고 이처럼 행복한 삶도 있구나! 생각하며 자신도 그리 살리라, 자연과 더불어 그러한 삶을 살아가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후 이러한 마음을 안고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새로운 버릇이 생겨났다.
조금만 시간이 있어도 자신을 위한 자연과 어우러지는 자신의 집을 상상을 하게 되고, 또 틈만 나면 미래의 집을 모형으로 만들어 보는가 하면, 그에게는 전혀 생소한 건축관련서적을 뒤적거리게도 되었다.
그런데 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중에는 일부로 시간을 내어 다른 이들이 이미 꾸며 놓은 집들을 찾아다니고 또 건축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공사에도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직접 공사를 맡아 진행시키게까지 되었는데, 그렇게 해서 10여년 전 의정부 전원주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그가 직접 지은 집은 40여 채, 여느 전원주택 시공업체 못지 않은 경력이다.
그리고 최근,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한 보금자리를 직접 짓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시작했다. 田
■ 글·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경기 양주군 장흥면 석현리(장흥유원지 내)
부지면적: 1천평(대지 1백40평) 임대
건축형태: 통나무 황토 기와집
건축면적: 35평
공사기간: 2000년 11월~2001년 6월
실내구조: 대형 홀, 방1, 주방, 화장실
구조재: 더글러스 퍼, 미송, 낙엽송
벽체구조: 대나무, 황토맞벽
외벽마감: 황토메질
내벽마감: 황토메질
지붕마감: 흙기와
바닥재: 시멘트 몰탈 후 절편석마감
창호재: 원목(낙엽송)
난방시설: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건축비: 평당 3백30만원(보일러, 오수정화조 포함)
해뜨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