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 편하고 하루 종일 햇볕 들어와 겨울에도 등반 가능
좌측면에서 바라본 할매바위 등반 모습. 전북 진안, 부안, 고창군 , 전남 무안 일대에 형성되어 있는 바위들은 국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특색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바위는 단단하고 반반한 화강암을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 지역의 바위들은 화강암처럼 매끄럽고 단단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바위 표면은 마치 시멘트를 덕지덕지 붙여 놓은 것처럼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어 자연의 오묘함을 느끼게 한다.
표면이 금세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실 보기에도 약할 것 같은 바위들은 풍화작용으로 인해 계속 떨어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바위 전체가 약한 것은 아니다.
부분적으로 단단하고 강한 암질을 하고 있는 곳도 많다.
몇 억 년 전 바다 속에서 만들어진 바위가 풍화작용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울퉁불퉁하며 구멍이 생기고 수직벽과 오버행,
큼직한 모서리 등이 생겨 거대한 예술작품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의 클라이밍 역사는 1930년대부터 시작된다. 초창기에는 침니나 크랙 등반 위주였고
그 후 슬랩 등반이 이루어졌다. 또한 가파른 슬랩이나 오버행 천장에 볼트를 설치해 인공등반도 하게 되었다.
1980년대 중반에 자유등반이 보급되면서 자연히 인공등반을 하던 곳이 자유등반 대상지로 바뀌었다.
그리고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페이스와 오버행의 등반이 확산되었고,
화강암에 이어서 석회암 수직벽이나 오버행이면서도 홀드가 확실한 곳을 찾고 있다.
1990년대 초 몇몇 국내 클라이머들은 다양한 바위를 체험하기 위해서 외국의 유명한 암장으로 해외원정을 다녀오곤 했다.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클라이머들은 외국의 다양한 수직벽이나 오버행의 석회암 암장을 부러워하던 중, 전북 고창에서
외국의 바위와 흡사한 바위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의 바위들은 어떻게 보면 지저분하며 흉물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클라이머들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등반대상지였다.
우리나라 자유등반이 확산되면서 1993년 고창 선운산 주변에서도 바윗길 개척이 시작됐다.
도로변에서 바라본 할매바위 전경. 큼직한 홀드와 오버행으로 형성된 인기 암장
전북 고창군 아산면 계산리 국도변에 자리하고 있는 할매바위는
1994년 봔트클럽 윤길수, 김경식, 권순민씨 등 회원들이 총 22개의 루트를 개척했다.
그 후 1998년 전주클라이밍클럽 이승만, 최정길, 김덕중씨 등 회원들이 우측면에 3개의 루트를 개척했고,
2002년에서 2010년까지 정현진씨 등이 추가로 16개를 개척해 지금은 총 41개의 루트가 있다.
할매바위가 개척된 것은 선운산 용문굴 일원에 루트가 개척되고 있을 때 봔트클럽 회원들이 선운산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에 이들은 도솔암 부근에서 등반하다가 스님들의 따가운 눈초리에 못 이겨 등반을 포기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개척 대상지를 찾기 위해 선운산을 빠져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선운산 주변에는 좋은 바위들이 많이 있었다.
아산면 반암리 아산초등학교 뒤 전좌암과 병바위, 그리고 계산리 도로변에 있는 할매바위가 그런 대상지였다.
개척자들은 이 바위들 중 할매바위를 제일 먼저 점찍었다.
전좌암이나 병바위는 마을을 거쳐 들어가야 하며 큰 냇물을 건너는 등 불편함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할매바위는 도로변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이 편하고 야영과 취사 등 여러 측면에서 편리했다.
바위 또한 하단부는 암질이 단단하고 적당히 오버행을 이루고 있어 훌륭하게 보였다.
휴일이면 50여 명 몰리는 초중급자의 천국
할매바위는 일명 호랑이바위라고도 불린다.
호랑이처럼 험상궂고 무섭게 생긴 바위라는 뜻일 것이다.
멀리서 보면 검은색을 많이 띠고 있는데 바위 하단부는 검은색 바위 표면이 떨어져 나가 황톳빛이 많다.
이곳 바위들은 검은색의 바위 표면 속에 황톳빛의 단단한 바위가 숨어 있는 형태이다.
따라서 상단부보다는 하단부가 더 단단하다.
개척자들은 처음에 루트를 길게 하려고 생각했지만 상단부는 풍화작용으로 인해 낙석이 심하고 약한 부분이 많아 힘들었다.
특히 상단부 큰 구멍에 한 쌍의 매가 살고 있어 서식지를 파괴할 염려가 있어 하단부의 한 피치 루트로 만족했다고 한다.
할매바위의 특징은 수직벽과 오버행을 이루면서도 큼직큼직한 홀드와 잘 발달된 포켓홀드라고 볼 수 있다.
등반거리도 짧은 편이어서 쉽게 오르내릴 수 있으며 난이도 역시 5.9~5.12급까지 다양해 자기 수준에 맞는 루트를 등반할 수 있다.
초중급자 루트가 많아 대중적인 암장으로 알려져 있다.
5.12급의 고난도 루트는 몇 개밖에 없어 고수들을 위한 루트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할매바위에는 ‘삼곡’, ‘소쩍새’, ‘봔트 19’, ‘황토빛’, ‘쇠물푸레’ 등의 짧은 루트가 있다.
7~8m의 비교적 짧은 루트들이지만 오버행이 가장 심한 곳에 있다.
그러나 홀드는 양호해서 재미있는 루트들로 꼽힌다. 가장 긴 루트는 ‘곰소’와 ‘봔트 94’로 모두 22m 길이다.
이 루트들은 수직벽과 약간의 오버행을 이루고 있지만 인기 있는 곳이다.
이곳의 루트들은 특별히 요구되는 기술은 없다.
다만 가장 고난도라는 ‘사다리’, ‘꽃뱀과 사마귀’ 등이 손가락 끝 힘과 유연성이 요구되는 코스로 분류된다.
중상급자들이 좋아하는 ‘Red Land’, ‘아리랑 할매’, ‘쇠물푸레’, ‘봔트’, ‘삼곡’, ‘곰소’ 등은
각진 홀드와 큼직한 홀드가 잘 발달되어 있고 특히 포켓홀드가 양호해서 묘미가 있다.
할매바위의 특징은 실수로 떨어지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으로 홀드가 그만큼 확실하다는 얘기이다.
미세한 홀드나 세로형 홀드 등 유연성과 까다로운 동작이 요구되는 암장에서는
자기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보지 못하고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곳에선 자신의 기량과 최대의 힘을 다 쓰고 내려올 수 있다.
그만큼 홀드가 크고 양호해 클라이머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이것이 클라이머들을 불러 모으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할매바위를 등반하려면 식수는 가져가야 하며 로프 60m 1동, 퀵드로 10개만 있으면 된다.
할매바위를 개척한 봔트클럽은 1975년 창립된 산악회로 1987년 요세미티 등반을 시작으로 유럽 알프스의 아이거 북벽,
그랑드조라스 북벽, 드류 서벽, 기타 여러 고산등반을 펼쳐왔다.
또한 부산 태종대 촛대바위, 인수봉, 수리봉, 용화산 새남바위, 부안 용각봉 굴바위, 설악산 선바위,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벽,
강화도 아만바히, 태안 학바위 등에 바윗길을 내는 등 개척등반과 고산등반, 빅월등반 등 다양한 등반을 펼치고 있는 산악회다.
찾아가는 길
할매바위는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계산리 19번 국도변에 자리하고 있으며
도로변 바로 앞 50여m 거리에 있기 때문에 멀리서도 한눈에 바라다 보인다.
서울 방향에서 간다면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를 따르다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해 선운산IC를 빠져나간다.
22번국도를 따라가다 19번국도로 진입해 아산면 계산리로 간다.
암장은 도로변에 자리하고 있다.
서울에서 약 4시간, 부산에서는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첫댓글 담에도 오른쪽으로 ㅎㅎㅎ
거기 다시 도전하실라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