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연은 인연을 낳고
2024.1.7.일, 年初 비교적 조용하고 시간이 있어 경산 문인협회 선배님이신 김산(소설가) 선생님의 적극적인 권유에 힘입어 김용락 시인님의 출판기념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명색에 글을 쓴다지만 한국 문단 내지 대구·경북의 문학인에 대하여 문외한이다. 글과 관련해 한 번도 제대로 된 공부나 활동 없이 그저 오랫동안 써온 편지글을 모아 어설프게 시집과 수필집 한 권씩 출간했을 뿐이다.
퇴직이 가까워지고 시간적 여유가 있어 2022년 말 경산문협에 가입하면서 나름 문학계와 접하게 되었다. 그전에는 내가 조직에서 근무하다 보니, 이 분야 활동할 여유와 자격이 되지 않아 아예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최근 경산 문인협회를 통해 아직도 문인협회 활동하시는 도광의. 구활. 정숙 등 大선배님들의 활동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는 중이다.
이 분야 그야말로 햇병아리에 불과하지만, 열심히 배우고 활동하면 끼일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최근 책도 많이 읽어보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배우고 있는데, 특히 김산 선생님을 통해 문학계의 유명 인사들에 대해 많이 듣고 알아가는 중이다. 그중에 한 분으로 김용락 시인에 대해서도 자주 말씀은 들었지만,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도 직. 간접적으로 들어 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김산 선생님을 통해 한류에 관한 大家라 하기에 어떤 분이신가 하는 호기심에서 한 번 알아나 보자는 뜻에서 이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참가해보니 대구·경북에 글 좀 쓴다는 분과 민주당 관련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22대 총선 출정식의 분위기라는 것 느꼈다. 김용락 시인님이 그렇게 많고 다양한 활동을 하신 분이라는 것, 오랫동안 참여. 민중. 민족 문학에 몸담고 이끌어 오신 분이라는 것, 대구·경북에서 몇 번의 선거에 참여해 낙선한 분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글을 쓰는 순수문학의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많은 분야에 도전하고 활동해오시는 끈기와 열정에 먼저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다양한 활동을 해올 수 있는지에 대한 존경과 시기도 동시에 느껴본다. 사람의 능력과 시간은 거의 다 비슷할지인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활동을 꾸준히 지치지 않고 해내고 아직도 꺼지지 않는 열정을 불태우고자 다시 한번 도전하는 불굴의 정신과 오뚝이 건성에 대하여 의성 촌놈으로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어쩌면 다른 사람의 2 내지 3배의 노력과 활동을 해온 덕분에 그 많은 일을 해 오지 않았나 싶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진리는 가장 단순하다고 했다. 이미 유치원에서 배운, 정직하라, 사랑하라, 성실하라 이 3가지가 전부라고 했다. 정말 작가는 의성과 안동 사람과 문화를 사랑했고, 대구·경북의 수많은 문인과 교유하면서 성실하게 살아온 덕분에 이날 출판기념회에 그 많은 사람이 참가해 새로운 도전을 격려하고 박수를 보내지 않았나 싶다.
얼떨결에 참가하게 되었지만, 새로운 많은 분을 알게 된 계기가 된 것에 먼저 감사를 드린다. 김현종 님의 시 <방문객>에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오기 때문이다.라고 했듯 오늘 만난 김용락 시인을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생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많은 일을 이루기까지 부단한 시간과 노력이 농축되어 한 페이지의 이력과 한 권의 책이 산출되었다고 본다.
한 사람의 생각과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 더듬어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에 속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생각과 철학들이 녹여있기에 책을 사 며칠째 읽어보는데 활자가 너무 작고 많은 이야기를 담다 보니 읽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정말 인내심 갖고, 읽지 않으면 힘들 만큼 다소 딱딱하고 비평의 글이 많아 더욱 힘든 것 같았다. 그렇지만 저에게는 이때까지 알아 오지 못했던 많은 사람의 이야기와 그분들의 활동에 대하여 알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무척 유익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훈구파적 사상이나 주류에서 벗어난 정치나 역사나 예술에 있어서 진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활동하는 분들의 고통과 쓰라림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결국 시간을 두고 돌이켜보면 세상은 늘 진보의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감에도 불구하고 당대 사람들의 수준과 사고는 여전히 보수와 수구에 머물러 끊임없는 갈등과 혼란 속에 현실을 살수 밖에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육십 평생을 오직 제도권에서 큰 애로점 없이 현실과 타협해 개인의 안위와 가족과 이웃의 평화만을 바라며 살아온 사람으로 세상을 비난과 불평을 할 자격은 없다. 그렇지만 김용락 시인께서는 살아온 삶 자체가 이 사회의 약자 편에서 끊임없는 사랑과 저항으로 점철된 삶이기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고 훌륭하다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사회와 민족과 국가를 위해 촛불 하나라도 켜는 것이 어둡다고 불평하는 것보다 낫다. 는 격언과 같이 지금부터라도 뭔가 봉사하고 희생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사명감과 의무감을 가져본다. 지금 퇴직 시쯤에 돌이켜보니 얼마나 안일하고 편안하게 온실 속에 살아왔는지 실감해 보며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뭔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으로 살아야 함을 김용락 시인과 같이 걸어온 길과 이 땅의 민중과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해오신 모든 분에 대한 용서와 도리가 아닌가 싶다.
언제 만나서 그간 걸어오시면서 축적된 문학과 인생에 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고 듣고 싶다. 책에서 걸어오고 살아온 경험들이 많이 기술되어 있지만 인간적인 체취에서 느껴지는 공감과 동질감을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열심히 이 땅의 민중과 민족 및 참여를 위해 노력해오신 시간과 열정에 대하여 존경을 표하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활동을 기대해 본다.
▶ 책 내용과 관련된 서평
1. 한류와 한류문화에 대하여
한류에 대한 학술적 정의 및 개념과 흐름을 소개한 논문식 글로, 다소 딱딱하고 수필의 주제와 형식과는 다소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이런 類의 내용은 주로 학술지나 학술대회 발표 시 한류에 대한 일반적 정의로 소개 정도는 몰라도 수필집에서 다루기에는 무겁고 딱딱했다. 한류 자체가 최근에 형성된 펜-덤으로 보아 정리 및 정의하기가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해 한정 지우고 포괄하기란 혼란스럽지 싶다.
한류에 대한 학술적 정의 내지 흐름보다 오히려 구체적인 사례를 경험적으로 관여했거나 성과에 대한 에피소드나 처리 과정에 대한 소개가 오히려 책 제목의 성격으로 봐서 더 적합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또한 어쩌면 책의 제목과 같이 한류에 대한 기본적 개념에 대한 정의나 역사 소개 등이 뒷받침되어야 본격적인 한류에 대한 접근과 연구 방법, 주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한류에 관한 자료로서는 유익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한류에 대한 문화정책의 흐름에 대한 소개 정도로 의미는 있겠지만 저자의 활동과 한류에 관한 연구와 방향에 대한 소감이 오히려 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지 않나 싶은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2. 염무웅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 평론을 읽고
한국 대표적인 지성이자 한국 문학계의 거장 원로 문학 평론가 염무웅 큰 스승님을 1982.5월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40여 년간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교우하는 과정을 먼저 소개하였다. 80년대 한국 민족 문학운동의 중요한 한 축인 <분단 시대> <대구 경북 민족문학회> 결성에 염 선생님의 많은 도움으로 학연. 지연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필자를 발굴하고 대구지역의 민족문화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권정생, 전우익, 이오덕, 정호경 신부, 유강하 신부 그룹에 끼여 많은 공부와 귀동냥으로 인생의 큰 복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머릿속에서 구상한 낙원을 억지로 지상에 건설하려는 것은 지옥에 이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볼프 비어만은 서독 출생의 공산주의가 동독에 가서 활동하다 추방되어 다시 서독으로 돌아와 ‘사회적. 정치적 이상이 남김없이 실현된 낙원을 억지로 건설하려는 것은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한데서 빌려온 말이라 소개하고 있다.
문학을 사회현실과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바라보아야 정당한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관점에서 분단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이론적 과제이다(염무웅). 문학인들은 다시 문학이 애초에 발생했던 근원으로 돌아가야 하고,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 실업자, 노인과 장애인, 이주노동자와 무주택자들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문학이 그들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문학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한 점은 다시 한번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되새기고 배워야 할 점이라고 지적한 점에 큰 공감이 간다.
스승님의 책은 문학과 역사의 교집합에서 문. 사. 철을 동시에 아우르는 국민교과서로 손색이 없다고 평하면서 선생은 문학을 손끝으로 하지 말고 가슴으로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국립 대학 (서대문. 광주. 대구교도소)를 다니면서 민주화와 통일운동의 현장을 떠돌며 역사문제 연구소와 민족문제연구소에 근무한 문제전문가로 스펙을 쌓았다고 했다.
선생님은 현실에 굴종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잘못된 현실에 저항하고 싸워온 정의감으로 문단의 철저한 비주류였지만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 소개하면서 많은 직업과 폭넓은 인맥을 통해 경험한 경륜이 비평에 단단한 내공으로 스며들었다고 본다. 한국 사회의 폐쇄적 학벌 의식에 대해 조선시대 족보보다 더 질기다 할 정도로 우리 삶에 전방위적이고 끈질기게 작동해 왔다고 지적한 점에 특히 공감이 간다.
이런 기회를 통해 거장 염 평론가의 삶과 우리 문단에 미친 영향과 특히 대구. 경북 민족문학회 창립의 실질적 활동 사항 등을 처음 알아 공부하게 되어 감사했다.
3. 임헌영<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 평론을 읽고
문학 평론가 임헌영은 1970년대를 온몸으로 견뎌 내며 자신을 숙성시킨 ‘행동하는 지성’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임헌영 비평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참여문학에서 민족 문학으로, 그리고 Realism 문학을 거쳐, 노동자·농민의 민중문학’에 이르는 도정을 걷고 있다. 그는 역사의식을 강조하고, 근현대의 민족 수난사를 다룬 작품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의미화했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현실과 문학 이념 사이의 긴장을 인정했고, 다문화 이론과 디아스포라, 그리고 민주주의의 문제에 관해서도 지속적인 글쓰기를 해 왔다고 했다.
임 평론가께서 등장인물을 설명할 때 어느 지방, 어느 대학, 누구와 인척 관계라는 사실을 밝히는 점에서는 김산 (김영옥) 선생님과 많이 닮았다. 상대에게 2차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장점은 있지만 Speed 시대에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와 무의식적인 위계 조장이라 반발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공동체 중심주의적 사고방식이면서 봉건적 잔재이기도 하다.
우리 문학사와 민족사에 큰 획을 그었으며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는 문학 평론가인 대가를 스승님으로 고향 어른으로서 접하고 사숙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 지연의 조건과 필자의 열정과 노력 덕분에 이루어진 것이라 보인다. 저도 이제까지 제도권에 안주하여 진정하게 민족과 역사를 위한 활동이나 공부를 해본 적이 없다. 임헌영 평론가의 살아온 길과 실천적 삶에 대한 지식인으로 진정하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정말 험난한 길을 걸어오시면서도 불굴의 정신으로 지켜온 정신과 사상은 우리 문인의 후배가 아닌 민족의 후손으로 꼭 배워야 할 사표라고 생각되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번 연구해보고자 한다. 임헌영 평론가의 살아온 길과 실천적 삶에 대한 지식인으로 진정하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정말 험난한 길을 걸어오시면서도 불굴의 정신으로 지켜온 정신과 사상은 우리 문인의 후배가 아닌 민족의 후손으로 꼭 배워야 할 사표라고 생각되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번 연구해보고자 한다.
4. 이하석 시인 < 기억의 미래> 평론을 읽고
대구를 대표하는 이하석 시인은 영남일보 기자와 대구 민족문학회 공동대표, 대구문화예술회관 예술감독, 대구 문학 관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신 분이지만 그동안 내가 문학 활동을 해 오지 않고 관심이 없어 그렇겠지만 초면이고 대학교 과 선배님이시자 경주와 답사 및 야생초에 관심이 많은 점이 저와 많이 닮아 꼭 한번 뵙고 싶은 분으로 접하게 소개해주시어 감사했다.
5. 가난한 성자 동화작가 권정생의 평론을 읽고
김용락 시인 22세인 1981.7월 권 선생님을 직접 찾아간 열정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그 후 여러 차례 찾아가 대담을 나눈 집념과 노력이 남달랐음을 알 수 있다. 저는 2017년 칠곡지점에 근무하면서 일직면 일대를 둘러보며 권정생 문학관과 생가 및 탑을 구경한 적이 있다. 참 가난한 종지기의 삶을 직접 생가를 찾아보면 지금도 방치된 채 안내만 되어있었다. 그 어려운 환경과 신체적 고통 속에서도 아이들의 순수성을 발굴해 어른들의 동화로 쓴 정신과 신앙심에 대해 존경을 표하며 언제가 나도 진지하게 한번 연구해보라 생각한다.
6. 천상병 시인 30주기에 부쳐 평론을 읽고
김용락 시인이 젊었을 때 민족문화 계통의 공부와 일로 일반 시류에 관심과 공부가 상대적으로 적었음을 고백하면서, 순수문학이라 본 천상병의 시에 관해서 관심이 없다, 세월이 흐르고 삶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관조하는 나이가 되자 이런 쪽의 관심도 가지면서 천상병 시인의 무기교를 넘어선 노자에서 말한 大巧若拙, 大辯若訥과 같은 이치를 깨닫고 공감하면서 시대와 이념을 초월한 순수작품임을 배운다고 했다.
저자도 역사와 현실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소위 민중 시, 민족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나이가 드니까 어쩔 수 없이 전투적인 현실 참여 시보다 서정적이고 인생을 관조하는 듯한 시가 좋아진다고 고백하고 있는 점에서 인간적이다. 아무리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문제나 철학도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하고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7. 이상화의 시 정신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顯彰사업(밝게 나타남) 붐이 일어난 이유(2) : 항일 저항 민족시인, 작품이 우수라고 보고 이상화 문학정신에 값하는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하고 선정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는데, 상화 이름 빌어 買名하거나 돈벌이로 해서 안 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아직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배경에 대한 수성들, 미 군부대, 영선 들판(보현사 앞) 등 여러 설이 있다는 점은 처음 알았다.
8. 문화민주주의자 백기만
저평가된 백기만에 대하여 <한국문화 분권 연구소>에서 백기만 顯彰 사업으로 조사연구에 해당하는 원고이다. 비교적 자세하게 백기만 시인의 연보가 소개되고 활동 상황에 대하여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다. 시를 쓴다는 나도 듣기는 들어도 구체적으로 대구 출신이고 그렇게 많은 다양한 활동을 해온 분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비록 지방 출신이고 다소 지명도가 낮더라도 이런 분들을 발굴, 재조명함으로써 작은 구석을 밝힌 사람들의 열정과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이라 본다.
9. 정대호 시인
시인이자 평론가로 역사의식을 갖고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정대호 시인, 청송 촌사람 출신으로 어질고 점잖고 순박한 영남의 선비로 글과 인물됨이 훌륭한 사람으로 소개된 분인데 저와는 아직 인연이 닿지 않았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걸어야 하는 길이 있다. 길이 없어도 걸어가야 할 때가 있다. 죽음이 저 앞에 보여도 서 있어야 할 때가 있다. 운명처럼 그 길 위에 서 있어야 하는 사람들을 알고 만나고도 싶다.
10. 김만수 시인
우주까지 보폭을 확장해 활동할 만큼 땅의 역사와 민중의 애환, 그리고 그들 삶의 장소들을 누비는 교육자와 개신교회 장로 직분의 종교인 김만수 시인이 10권의 시집을 내면서 아름답고 수준 높은 시집을 꾸준히 내온 시인의 시에 대한 애정과 성실성에 경의를 표한다. 소위 중앙문단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쉬지 않고 시업(詩業)의 밭을 일구어 가는 이런 자세야말로 지역 문학 발전의 중요한 주춧돌이며 중앙일변도의 문화 현실에 강력하게 저항하는 문화 분권의 중요한 典據라고 생각한다.
11. 최경화 시인
최경화 시인은 오십이 넘어 늦깎이 시인으로 등단해서 첫 시집으로 낸 < 풍선>의 평론 글에서 인용된 시만 읽어도 삶에 대한 내공이 많이 축적된 심성에서 나오는 시어와 구조로 열심히 살아온 흔적을 느끼게 하네요. 자기 삶을 열광적으로 열렬히 살아오면서 구축된 철학이 시와 소설과 시나리오에 투영되어 더 깊은 대구 문학의 사랑과 애정으로 향후 활약을 기대해 본다.
12. 배창환 시인
어떤 외풍(外風)이 부닥쳐 와도 참교육을 위한 교육자의 삶에서나 분단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의 작품에서나 늘 한결같은 자세로 일관해 온 배창환 시인도 알게 되었다. 저는 교직에 있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그 시대에 전교조를 불법 단체라고 몇 년간 탄압하고 해직하고 복직하는 과정을 거쳐 정식 전교조로 인정받기까지 노력했던 선생님 중 한 분으로 올곧게 살아낸 시인이자 막걸리를 좋아하시면 촌놈을 자랑으로 살아가는 가야산 토박이님도 한번 뵙고 싶네요.
13. 최영 시인
최영 시인의 시가 소박하지만 정직하며, 솔직한 감정 표현과 개성 넘치는 상상력으로 문단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도권에서 공부는 안 했더라도 직지인심과 불립문자의 도로 터득해 가슴과 영혼으로 쓴 시는 누구에게나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평범하게 살던 내가 시인이 된다는 것, 인생의 방향을 바꾼다는 건 목숨을 거는 일이라는 걸 2-년 지난 후에 알았다고 고백한 시와 같이 솔직하고 쉬운 경험을 쓴 시로 공감이 갔다. 소설 같은 가족사의 아픔을 꾹꾹 눌러 담아 언어를 아끼며 쓴 시이네요.
14. 박윤수 시인
능인고 <보리수문학회> 출신 박윤수 교수, 주호영 의원, 김용락 시인과는 선후배 사이로 김용락 시인이 후배 사랑과 그리움의 변주 박윤수 첫 시집 <소년>에 대하여 평론을 씀. 김소월 시인님의 서정적인 순정한 마음은 세상 모든 예술가가 도달하기를 꿈꾸는 정신의 경지로 평가받고 있다.
위 모든 분들에 대한 연구와 공부를 해볼 수 있는 계기와 자극을 준 점에 대하여 고맙고 감사하며 앞으로 이런 기회를 통해 민족, 민중, 참여 문학과 문학인에 대한 많은 배움과 노력을 해보기로 해본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봄이 가까워 오는 날에
건강 유의 하시면서
즐거운 토요일 되세요.
감사 합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