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전이네요!
2023년 4월 1일 토요일,
저희 가족은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식목행사 "나무야, 부탁해"에 동참하였습니다.
어농성지에서 11시 미사로 시작해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나무심기 일정과 식재방법을 설명듣고
흩어져서 심기 시작했는데,
저희 가족은 자작나무 2그루, 단풍나무 3그루, 수국 6그루를 심었어요.
물을 아껴쓰고 전기를 절약하는 것도 좋지만,
파괴된 자연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일도 아주 중요함을 배우고, 몸으로 실천하는 하루였습니다.
얼마나 의미있는 날이었던지요!
내년에는 더 많은 신자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저희 가족은 앞으로도 매년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어농성지의 입지조건이 좋지 않아서
성지 봉사자를 구하기 힘든 사정을 알게 되어
그때부터 전례 봉사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드나들며 우리가 심어놓은 나무들 중에 몇 그루는...
뿌리를 잘 내리지 못하여 말라 죽어버렸음을 보았습니다.
해가 바뀌어 다시 식목행사가 돌아오자
성지 인근에 사시는 한 신자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일년에 한 번씩 심으러 오기면 하지말고
자주 와서 물도 주고 돌봐야지~"
그 말씀을 듣고보니 정말 옳은 말씀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엔 '식목의 날' 뿐만 아니라
'육림의 날'도 있었지요!
식목보다 육림이 더 중요하다고,
임학과 교수님도 말씀하셨던 기억이 났습니다.
드디어 4월 6일 토요일,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하는 식목행사 당일이 되었습니다.
일찍 성지에 도착하여 접수를 하며
생태환경위원장 신부님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조금 더 용기를 내어,
그 한 신자분과 저의 생각을 잘 말씀드렸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이를 귀담아 들어주시고 미사 강론 때에,
자주 성지순례하며 순교자의 얼을 담아가고
내가 식재한 나무는 잘 자라고 있는지
숲을 가꾸고 돌보자고 하시며
육림의 중요성을 언급해 주셔서
저에게도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미사 후에 100명이 넘는 신자들과 수녀님들이 모여
어농성지 피정의 집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배정받은 곳으로 가서 나무를 심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계수나무 1그루와 화살나무 2그루를 심었습니다.
그런데...다시 집결지로 돌아와 보니
자운영, 민들레, 꿀풀 등이 아름답게 자리잡은~
성모동산 화단을 싹 밀고 😅
원예종 제라늄으로 화단 꾸미기를 해놓아 마음이 아팠어요.
마침 옆에 서 계시던 위원회 사무장님이
저의 생각에 크게 공감하며
"제라늄은 큰 화분에 심는다고 들었는데 이럴 줄은 몰랐어요.
성지 신부님께 말씀 좀 드려보셔요." 하셨어요.
"저도 봉사자이긴 하지만, 외부인이니 조심스러워요."
우리는 안타까운 시선만 계속 주고 받았습니다.
행사를 모두 마치고 뒷정리를 돕다가
성지 사무장님과 위원회 사무장님과 저, 이렇게 셋만 남게 되었어요.
위원회 사무장님이 성모동산 이야기를 꺼내시며
자연스럽게 저에게 바턴을 넘기셔서 저도 생각을 보태었어요.
"생태환경을 돌보자는 행사의 본질을 잘 살리기 위해서,
내년에는 야생화 군락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하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어요."
성지 사무장님도 흔쾌히 동의하시며
신부님께 잘 말씀드리겠다고 했어요.
늘 그렇듯이,
우리 힘으로 행사에 참여하고 몸을 써서 일을 하는 것 같아도
보이지 않는 성령께서~✨️
부드러운 봄바람처럼 우리 사이를 다니시며
함께 일하시는 것이 느껴졌어요.
참 행복하고도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내년에는 우리 본당 신자 가족들이
많이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