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군자산은 군자산(948m 칠성면)의 명성에 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소년 수련시설인 『보람원』이 들어서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여 등산로도 잘나있고 가족산행지로 알맞는 산이다.
산행의 시작은 아무래도 하관평 마을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마을로 들어서서 노인정과 매점옆으로 흐르는 계류를 따라 난 수렛길을 15분쯤 오르면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왼쪽의 능선길을 택하여 다시 25분쯤 오르게 되면 지능선의 안부에 닿게 된다. 고갯마루의 서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흐르는 땀을 식히고 오른쪽 지능선길의 솔밭길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누구라고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집채만한 바위덩어리들이 하늘을 가리운다. 이름하여 "삼형제바위!" 수천톤은 됨직한 바위 세 개가 조각품을 전시해 놓은 듯 다른 바위를 방석 삼아 앉아 있는 것이 형제간의 우애가 아주 돈독해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들을 낳기 위한 여인네들의 치성이 줄지었던 곳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꼭 치성이 아니더라도 이 곳을 다녀간 여인네들은 아들을 낳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은 바위 앞에 서면 그 기운에 압도되어 어떤 여자라도 그 기(氣)가 사그라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삼형제 바위를 뒤로 하고 돌아서면 산부인과 바위라고 하는 바위침니가 두 군데나 이어진다. 바위와 바위사이의 틈이 30cm로 배낭을 매고는 빠져나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손잡을 곳이 마땅치 않지만 위험한 곳은 아니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굴참나무가 숲을 이루며 30분정도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관평사람들은 이산을 "소군자산 " 혹은 "남봉"이라고 부른다. 아무래도 독자적인 이름을 갖지 못한데는 이웃해 있는 군자산의 영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북으로는 군자산의 웅장한 산세가 그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북동쪽으로 칠보산, 남동쪽으로 대야산이, 대야산 너머로는 속리산 문장대로 이어지는 능선이 그림 같이 펼쳐진다. 하산은 남서쪽으로 난 주능선의 마루길을 택하며 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져 잘 꾸며진 정원같은 길을 걷는 듯하여, 마치 하늘 위를 걷는 기분이다. 가끔 세미클라이밍을 해야 하는 곳도 있지만 위험하지는 않고 즐거움을 더해줄 뿐이다.
정상을 출발한지 40분정도면 계곡으로 들어서는 안부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 보람원의 우륵공연장가지는 15분정도면 된다. 안부에서 계속 능선을 탈 경우 10분정도면 군자치 고개에 닿게 되며, 군자치에서의 하산도 역시 보람원의 우륵공연장으로 내려 오게 되는데 15분정도면 된다. 보람원에서 하관평까지는 청소년 수련생들의 함성소리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30분정도 걸으면 하관평마을에 닿게 된다. 이 코스를 역으로 해도 시간은 마찬가지이다. 하산 후, 1km 하류의 신선이 놀다간 선유동 계곡에서 휴식을 취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