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여주고 싶은 제목의 글 " 현대차가 직접쓴 그랜저HG 시승기 예제" 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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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시승기 예제>
그랜저. 품격의 새로운 기준을 말하다.
이번 시승회는 현대차의 간판차량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랜저의 시승회여서 남다른 기대를 갖고 있었다. 또한 그랜저의 전통을 이어감과 동시에 현대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디자인 철학을 어떻게 녹여낼까라는 호기심에 그 기대가 더했었다.
그랜저가 주는 중후하고도 전통 있는 모습을 유지하면서 ‘플루이딕 스컬프쳐’의 파격적이고도 현대적인 디자인을 구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쏘나타, 아반떼, 그리고 엑센트의 디자인은 신선하면서도 젊은 느낌을 추구했기 때문에 ‘플루이딕 스컬프쳐’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랜저는 중장년층인 수요고객층 때문에 마냥 젊은 디자인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 이러한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했는가가 주요 의문점이었다.
이러한 의문들은 시승장에 도착해서 그랜저를 직접 보게 되자 자연스럽게 풀렸다.
이번 시승회에 앞서 현대차가 그랜저의 디자인 컨셉을 ‘그랜드 글라이드’로 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웅장한 활공이란 뜻인데 지금까지의 디자인 컨셉 중 가장 직설적이고 명확히 다가오는 개념이다. 그랜저의 뜻인 ‘웅장함’과 당당하게 활강하는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
그런 생각을 품고 시승회 현장에 도착해서인지는 몰라도 시승회 주차장에서 처음 본 그랜저는 주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를 압도하는 그런 유려한 분위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쏘나타의 디자인이 역동성을 강조하였다면 그랜저의 디자인 컨셉은 거기에 자신감과 품격을 더했다.
전면부의 모든 것이 그랜저가 이번에 추구하고 있는 가치를 말하고 있었다. 현대차가 ‘천사의 날개’라고 명명한 헤드램프는 날렵한 눈매와 상단부의 LED 가이드 라이트로 인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선보였으며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쏘나타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하여 더욱 자신감 있어 보였으며 선이 살아있었다.
현대차가 최근 신차들을 통해 보여준 ‘헥사고날 그릴’이 사용되진 않았지만 날렵한 헤드램프와 자신감 넘치는 윙 타입 그릴에서 쏘나타의 연장선상에서 발전해나가는 또 다른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발견했으며 현대차가 일관적으로 패밀리룩을 발전시켜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측면 디자인으로 넘어가자 역동적인 사이드 라인이 돋보였는데 기존과는 다르게 단순히 스포티함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고급스러움이 더해진 느낌이었다. 현대차가 쏘나타를 시작으로 일관적으로 보여줬던 역동적인 사이드 라인을 보다 정제하여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보이려 한 듯 하다. 거기다 도어프레임에 고급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알루미늄 재질을 덧붙이니 측면 이미지가 상당히 고급스럽게 연출되었다.
뒷모습으로 넘어가자마자 눈에 띈 것은 바로 와이드 타입의 LED 리어 콤비램프. 기존 그랜저의 바타입 리어 콤비램프를 계승함으로써 그랜저의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듯 하다. 거기에 리어범퍼는 꽤나 넉넉하게 보이는 디자인을 선택하였는데 이는 준대형차 이미지에 상당히 잘 들어맞는다.
뒷모습에서 또 주목할 만한 점은 머플러가 차체에 일체형으로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머플러는 진동이 발생시키기 때문에 최대한 차체에서 분리하여 소음을 최소화한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그랜저가 머플러를 차체에 일체형으로 적용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현대차가 디자인을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와 소음 저감에 얼마나 자신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일체형 머플러가 적용됨으로써 그랜저는 상당히 세련된 후면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그랜저의 외관을 한 번 둘러보고 나니 확실히 현대차가 디자인에 있어서 노련해지고 자신감이 생긴 것을 느꼈다. 그랜저의 경우 전통을 유지하면서 역동성을 살려내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있었는데 이 문제를 확실히 풀어낸 것은 물론 거기에 새롭게 추구하는 가치가 매끄럽게 덧입혀졌다. 얼핏 보기엔 지금까지 보여줬던 젊고 역동적인 ‘플루이딕 스컬프쳐’ 디자인 철학의 확대판 같지만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세심한 관찰을 해보면 역동성 이상의 절제된 품격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외관의 전반적인 수준에 만족하며 차 내부 인테리어를 살펴보았다.
운전석에 착석하자마자 느낀 점은 운전석이 ‘독립된 공간’으로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비스듬히 누워있는 센터페시아에서 시작해 뒤로 갈수록 올라가는 콘솔박스로 인해 확실히 개인적 공간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사전에 현대차가 운전석을 비행기의 칵핏 스타일로 꾸몄다고 설명한 부분이 납득이 갔다. 운전을 하며 자신만의 공간을 찾는 고객들이 상당히 반길 만한 대목이다.
내장 소재 품질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보였다. 일단 좌석 소재부터 나파 가죽이다. 해외 수입차업체들이 자사 기함 모델에서나 쓰는 고급 소재를 그랜저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전반에 스웨이드 소재를 적용하여 고급감이 배가됐다. 차종이 대형화되고 고급화될수록 차 내부에 적용되는 소재 하나 하나가 매우 중요한데이런 부분에서 그랜저는 준대형 차량의 새로운 기준을 선보일 듯 하다.
어느 정도 그랜저의 내·외관을 살핀 후 본격적인 시승을 시작했다.
이번 시승회에서는 기본적인 주행성능도 살피는 것도 살피는 것이지만 부가적인 기능들도 시험해 볼 예정이었다. 그 중 특히 관심 가는 기능이 바로 ASCC(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었다.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자동적으로 차량을 멈추고 출발시키는 이 신기한 기능을 꼭 체험해보고 싶었다.
시승코스의 시작인 김해공항에서 신항만으로 진입하는 구간이 비교적 교통량이 많은 편이라 이 기능을 시험해보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정체구간에 들어서자 차량이 밀려 멈췄다 출발하기를 수 차례 반복하며 나가게 되었다. 이런 구간이 일반적으로 운전자들이 가장 피곤해하는 구간이다. 하지만 ASCC 기능 덕분에 매우 편하게 그 구간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앞차가 정지하더라도 3초 안에 다시 출발하기만 하면 정지중이던 차가 알아서 재출발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앞으로 도심을 주행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기능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거가대교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나선 차량을 평가하는데 있어 기준점이 되는 주행성능을 평가하기로 했다. 일단 현대차의 첨단 V6 GDi 엔진이 적용되었다고 하여 기본적으로 상당한 가속능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이전에 아반떼와 엑센트 등 출시한 신차들이 보여준 주행성능은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엑셀 페달을 밟아보니 “역시”란 말이 자연스레 흘러나온다. 차체가 바닥에 붙으면서 강하게 치고 나가는 힘이 느껴졌다. 거기에 V6 엔진이 결합되어 정숙성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보였다. 정숙성이 어느 정도 향상된 것으로는 체감하기 어려운 항목인데 그랜저는 주행 내내 상당히 조용한 주행환경을 제공했다.
전통이 잇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과거의 좋은 것들을 계승함과 동시에 과거를 뛰어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차가 그랜저의 슬로건을 ‘다섯번째이자 첫번째’라고 지은 것은 참 잘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 말대로 시승회에서 새롭게 선보인 그랜저는 여러 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보여줬다. 외관에서는 점점 더 진화하는 ‘플루이딕 스컬프쳐’ 디자인 철학을 느낄 수 있었고 내부 인테리어에서는 한 단계 더 진화한 감성품질을 체험할 수 있었다. 주행성능 또한 준대형 차량에 어울리는 정숙성과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하는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그랜저는 준대형차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그 어떤 고객이라도 반길만한 그런 차다.
현대차는 그랜저를 통해 준대형 시장의 왕위를 차지할 계획이라 한다. 직접 타보고 체험한 그랜저를 생각한다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끄덕여진다. 앞으로 그랜저의 건승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