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현장 인터뷰 <의왕 살림지역아동센터 - 최돈임 센터장님>
6월14일 금요일,
<우리 센터를 소개합니다♥> 두 번째 찾아가는 현장 인터뷰로
올해 정년을 맞이하신
의왕 살림지역아동센터 최돈임 센터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지역아동센터 법제화 이전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주셨기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럼 센터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Q 지역아동센터에 근무하시게 된 계기는요?
- 저는 원래 초등학교 다닐 때 꿈이 페스탈로치와 같은 사회 교육자가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대학교 때 교직 자격증을 땄으나 제도권으로 가기보다는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대 부설 여성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재직할 때 여주 지역에서 농어촌 여성들의 자립과 관련된 활동을 했는데 농촌 여성들이 밭일을 하러 가면 아이들을 봐줄 수 있는 곳이 없어서 그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으로 마을 회관을 어린이집으로 꾸며 지역민 중에서 엄마 교사, 처녀 교사를 선발하여 연령에 따라 아이들을 돌보게 하고 부모교육도 하는 활동을 했어요. 그 경험을 토대로 1990년에 의왕시에서 공부방을 열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맞벌이 가정 아동들을 위해 교회 공간을 활용해서 운영을 했고 엄마들을 모아서 자모회 활동을 하고 그게 점점 체계적으로 운영되었어요. 그러다가 2005년 8월 지역아동센터 법제화 과정에서 지역아동센터로 시설 신고를 하게 되었고 지금의 지역아동센터 형태로 운영하게 되었어요.
Q 지역아동센터 역사를 함께 해주셨네요. 그럼 센터 운영을 하실 때 어느 부분을 제일 우선으로 하셨나요?
- 센터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많이 했어요. 학습은 기본적으로 학원을 안 다녀도 될 정도로 지도했고 한자 자격증을 준비하는 시간도 있었어요. 그리고 문화체험으로 정말 많은 곳들을 갔어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까 친구들이 센터 생활을 좋아하고 한번 들어오면 이사를 가지 않는 이상 고등학교 때까지 다니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올해 같은 경우에는 고3 친구들이 2명이나 대학교 진학까지 했는데 부스러기사랑나눔회에서 하는 KB라스쿨을 연결해줘서 좋은 결과를 냈어요. 센터도 그렇고 여러 기관에서 협력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거죠. 이렇게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돕는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KB국민은행의 후원을 받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 부스러기사랑나눔회가 주최하는 『KB 라스쿨(La School)』 사업은 유명 강사의 양질의 온라인 강의와 맞춤형 진로 멘토링을 통해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수준별 학습 지원과 기초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Q 지역아동센터 운영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친구들도 많으시겠네요!
- 맞아요. 안정된 가정에서 보호자의 돌봄을 잘 받는 아동들보다는 그렇지 못한 아동들에게 아무래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다 보니 사각지대에 놓였던 아이들과 여러 가지 얽힌 사연들도 많았고요. 아이들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호자가 집을 비우게 될 경우 그 집이 비슷한 처지끼리 모이는 아지트화 되어 자칫 탈선할까 봐 노심초사한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네요. 또 부모와 갈등으로 단기 가출을 감행하여 떠도는 아이를 부모와 화해의 계기를 마련하여 집으로 돌려보낸 사연도 있고요. 그 아이들에게 지역아동센터라는 울타리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찔한 생각이 들곤 했죠. 그러나 관심을 기울인 만큼, 센터에 남아 있기만 하면 질풍노도의 시기를 넘기고 졸업하고 직장도 갖고 사회에 잘 안착하는 것을 볼 때 이 일을 선택한 것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그때는 정말 토요일도 일요일도 없었고 늦은 시간까지도 긴장을 했었습니다. 속을 많이 아프게 한 아이들일수록 나중에 감사의 표현도 확실히 하더라고요.연락을 해 오거나 건강식품을 보내오거나 날카롭던 목소리에는 따뜻함이 묻어나옵니다.
아이들과 씨름하며 세월을 보내다 보니 정작 많이 달라진 것은 저였지요. 어쩌면 그 아이들이 있었기에 한눈을 팔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 같아요. 젊은 날 선악을 구분하고, 명철함을 좋아했던 제가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어느덧 확대되고 깊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이제는 어느 아이들을 보아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먼저 보여요. 예쁘게 자라는 모습이 상상되고요.
Q 정말 아이들을 위해 밤낮으로 주말도 없이 애쓰셨네요. 그럼 우리 센터 아이들의 이런 점을 자랑하고 싶다! 라는 점이 있나요?
- 처음 센터에 왔을 때보다 좀 더 오래 다닌 아이들의 표정이 훨씬 밝아요. 생기가 있고요. 그것은 지지와 격려를 받고 학생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충실히 감당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생긴 자신감, 성취감의 상승에서 오는 자존감의 회복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애들은 센터 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자기 노트를 펴고 오늘 할 일을 적어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고 합의한 대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과제수행을 합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길러지고 나중에 들어오는 친구들도 보고 따라서 똑같이 하는 거에요. 어느 분야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자기관리가 가능한 민주시민으로 아이들이 자라나면 좋겠어요. 교사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고 선후배와도 소통을 잘 이루는 시스템을 갖추려 하고 그렇게 커나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럼 예전과 요즘을 비교했을 때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이나 변화된 점이 있나요?
- 예전보다는 다문화 아동들이 점점 늘어나요. 다문화 아동들 같은 경우에는 보이지 않는 문화적 차이가 정말로 있어요.
그리고 품행장애라고 해야 하나 ADHD나 감정 조절이 어려운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참을성이 부족해지고 있어요.
점점 개별적으로 지도해야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는 반면 일손은 부족하지요.
다행히 대학생멘토링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어 반가운 실정입니다.대상자들의 변화에 따라 센터 프로그램도 다변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종사자들은 필요한 자원 발굴과 연계에도 신경 써야 하니 함께 바빠지는 거지요.
Q 그러시겠네요. 선생님들도 고생이 많으실텐데 우리 센터 선생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 다행히 우리 선생님들이 참 좋아요. 여기 처음 공부방 할 때도 우리 졸업생들 중에 한 명이 근무를 시작해서 10년 동안 있었고, 그 전에 선생님도 거의 9년 정도 일하셨는데 다들 좋으세요. 그리고 학습지도는 기본으로 하실 수 있고 생활지도 또한 다방면으로 아이들을 통합 지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세요.
우리 센터에서 근무하면 제가 행정을 많이 하는 이유가 우리 선생님들이 직접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얘기도 해보고 학습지도도 해봐야 아이들이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하고 모자란지 파악할 수 있어요. 만약에 외부 선생님들만 아이들을 지도하면 내가 아이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잔소리만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럼 아이들은 그 이야기가 와닿지 않아요. 선생님과 라포가 형성되어 있어야 ‘아 저 선생님이 나한테 필요한 이야기를 하는구나’라고 한번 생각하고 생활지도든 공부든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저는 선생님을 존중하지 않거나 아동 간 갈등을 일으키는 행동을 포함하여 과도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 아동 및 보호자와 충분히 상담하고 센터 운영상 수용하기 힘든 욕구들에 대해 설명한 후에 본인들의 판단으로 종결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초기 상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센터의 운영 방향, 프로그램 소개와 더불어 아동 및 보호자의 욕구를 충분히 파악하여 센터에서 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 보호자가 협력해주셔야 할 부분 센터에서 노력할 부분을 말씀드리고 충분한 공감대 속에서 등록을 하도록 안내하고 필요 시 2-3일 정도의 예비 이용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센터장은 종사자들이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환경으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선생님들이 너무나도 잘하고 계시고 능력도 있으셔서 저도 참 감사한 점이 많습니다.
Q 아동돌봄을 하는 유관기관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지역아동센터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 돌봄 서비스를 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는데 우리의 정체성을 제대로 수립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요자의 욕구에 맞춰서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거죠. 돌봄 서비스를 하는 기관들이 경쟁구도가 아니라 서로의 목적과 목표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나아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역아동센터랑 다함께돌봄센터 역할이 어떻게 다르고 어떤 것을 같이 협력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해요.
또한 현재 종사자의 호봉제는 도입이 되어서 다행이지만 체험활동 등 프로그램비에서 현실을 반영한 금액이 지자체에서 따로 더 보존을 해주면 아동들을 위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이제 정년을 맞이하셔서 시원섭섭 하실텐데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 네. 아직은 마무리 해야 할 것들이 남아 있어서 그 일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센터는 7.1부터 의왕살림사회적협동조합 산하 수탁기관으로 운영주체가 바뀌게 됩니다. 저의 역할은 조합의 대표로서 측면 지원하려고 합니다.
인터뷰 당일에도 센터를 다니던 친구가
청년이 되어 박카스를 손에 들고
선생님을 찾아왔습니다.
센터와 선생님을 한마디로
GOOD :)
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하던 친구
마음을 다해 울타리가 되어주셨던
선생님을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주변에 내 편인 어른 한 명만 있어도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울타리가 됩니다.
이곳에 머물러 갔던 아이들을 대신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센터장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그동안 애써주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