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양식은 시대나 민족에 따라서 다르므로 그 기초가 되는 음계에도 많은 종류가 있다.
유럽의 예술음악에서는 음계는 모두 옥타브를 테두리로 하여 그 속에 배열된 음이 옥타브마다 되풀이되는데,
여러 나라의 민속음악이나 유럽 이외의 민족음계에는 옥타브를 넘어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있고,
또 완전4도나 완전5도와 같은 좁은 음넓이를 음계의 테두리로 하고 있는 것도 있다.
유럽음악에서 가장 오래된 음계이론으로 알려진 것은 고대의 그리스선법(旋法)이다.
이것은 처음에는 완전4도를 분할한 테트라코드(4음으로 이루어지는 음렬)이었으나 후에 그것을 2개 겹쳐 옥타브에 걸치는 음계형태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스선법은 도리아 ·프리기아 ·리디아의 3음을 기본으로 하여 그 5도 위와 아래에 각각 히포 및 히페르의 음계를 가지고 있어(히포도리아, 히페르프리기아 등) 모두 9종류가 있었다.
이 음계들은 후의 음계와는 달리 높은 음에서 낮은 음으로 배열되는 습관이 있었다.
중세의 교회선법(敎會旋法)은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재위 590∼604)에 의해서 정비된 그레고리오성가(聖歌)에서 쓰인 선법으로, 처음에 4개의 정격선법(正格旋法)과 4개의 변격선법(變格旋法)의 8종류로 분류되었는데 9∼10세기에 이 선법을 그리스선법이라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음렬(音列)은 그리스의 선법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그리스선법 및 중세의 교회선법과 근세의 음계와의 차이는 이들 선법이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기본적인 음렬에서 옥타브를 여러 가지로 잘라낸 것에 지나지 않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근대 유럽의 장음계 ·단음계는 항상 가장 낮은 음을 으뜸음으로 하고 있는 데 반하여
그리스선법에는 각 음계에 으뜸음이 없고, 모든 종속(種屬)에 대해서 메세(messe)라고 하는 1개의 중심음이 있었을 뿐이다.
또 중세의 선법에서는 정격선법은 음계의 가장 낮은 음을 으뜸음으로 하였으나, 변격선법은 그 음렬의 제4음을 으뜸음으로 했다.
16세기에 이르러서부터 상술한 8종의 교회선법에 제5 및 제6정격조(正格調)로서 현재의 장음계와 단음계의 형(이오니아와 에올리아)이 채택되어, 이들의 변격조(變格調)를 포함해서 전부 12종이 되었다.
그리고 다성적(多聲的) 음악이 발달해감에 따라 그중에서 화성적으로 편리한 장음계와 단음계의 형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이 여러 선법들은 차차로 취사 선택되어 이 2종만이 오늘날까지 존속하고 있다.
현재는 옥타브 내의 12개의 반음 모두를 으뜸음으로 하는 음계도 생각할 수 있으나, 딴이름한소리[異名同音] 관계를 별도로 하면, 다장조 외에 올림표를 가진 7종의 조(調)의 음계와 내림표를 가친 7종의 조의 것을 합한 15의 장조 및 그와 같은 수의 단조의 음계가 쓰여지고 있다. 즉,
장음계는 다 ·사 ·라 ·가 ·마 ·나 ·올림바 ·올림다 ·바 ·내림나 ·내림마 ·내림가 ·내림라 ·내림사 ·내림다의 각 조,
단음계는 가 ·마 ·나 ·올림바 ·올림다 ·올림사 ·올림라 ·올림가 ·라 ·사 ·다 ·바 ·내림나 ·내림마 ·내림가의 각 조이다. 또
단음계에 있어서는 에올리아선법에서 유래한 자연단음계가 화성적 음악에 적합하도록 변형되어 장음계와 마찬가지로 으뜸음으로 향해 위로 가는 이끔음을 포함한 화성단음계를 낳고, 다시 이 이끔음을 포함하면서도 선율적인 진행을 이루기 위해 가락단음계의 상행형(上行形)이라는 새로운 형을 낳았다. 가락단음계의 하행형은 자연단음계와 똑같다.
주로 온음으로 이루어지는 장음계와 단음계의 7음음계는 온음계라고 불리며, 18∼19세기 이후의 음악에는 이 온음계를 꾸미기 위해 반음이 많이 쓰여졌다. 그리고 1옥타브를 12의 반음으로 나눈 음계도 생각해냈는데 이것을 반음계라고 한다.
온음계를 기반으로 해서 이에 본래 음계 이외의 것이었던 반음이 곁들여 성립된 것으로 생각되는 반음계는 역시 1개의 으뜸음을 지니며 조성(調性)에 관계된다. 이에 반해 쇤베르크 등의 12음기법(技法)에 쓰여지는 12음계는 본래 조성으로부터의 해방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12의 반음이 아주 대등한 위치에 놓이고, 한 으뜸음과의 종속관계를 갖지 않는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음계라고 부르기보다는 12음렬이라고 부르는 편이 옳을 것이다. 또 드뷔시 등이 즐겨 쓴 온음음계는 1옥타브를 6개의 온음으로 등분한 것으로, 역시 으뜸음으로 해야 할 음을 갖지 않으므로 이것도 일종의 음렬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바흐나 그 밖의 작곡가들에 의해서 19세기 말에서 금세기에 걸쳐 시도된 4분음이나 6분음(온음을 4등분 또는 6등분한 것) 등, 반음보다 더욱 좁은 음정을 포함한 음계는 미분음계(微分音階)라고 부른다.
그밖에 유럽의 여러 민족에는 여러 가지 음계가 있으며, 스코틀랜드 등지에서 볼 수 있는 5음음계나 증음정에 의해서 특성이 있는 집시음계는 예술음악에도 채택되고 있다.
- 참조항목
- 가온음, 계면조, 계이름, 교회선법, 궁조, 단음계, 딸림음, 반음계, 변궁, 변치, 4분음, 선법, 12음음악, 악전, 온음계, 온음음계, 으뜸음, 음률, 음정, 장음계, 장조, 조성, 조표, 7음음계, 크로매틱, 테트라코드, 화음, 지남음,패시지
- 역참조항목
- 강원도아리랑, 딴이름한소리, 솔미제이션, 5도권, 오음, 온음, 올림표, 육음음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