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이 도리어 몽둥이를 들고 설친다는 의미이고 꿈을 꾸는 것과 같이 뒤집힌 황당한 생각을 한다는 것 인데,
월요일날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국에 간 아무개 형이 형을 찾는데 전화번호를 알려 주어도 좋겠느냐고...
나는 "걔가 나를 피하면 모를까 내가 걔를 피할 일은 없지 않느냐" 며 알려 주어도 무방하다고 하였다.
아무개는 내 죽마고우였다.
정말로 조강지처 같던 친구였다.
어렵던 시절을 함께 하며 그가 사우디로 돈을 벌러 갔을 때 임신한 그의 아내를 찾아서 위로를 해 주곤 했을 정도로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게 생각하고 지내던 친구였다.
그 역시 나와 같은 생각으로 나를 대해 주곤했는데(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언젠가(지금으로부터 17년여 정도는 된 것 같다) 내게 돈을 빌어 달라고 해서 2,000만원을 아내 몰래 빌려 주었다.(당연히 무이자로)
(돈이 생기면 다 아내에게 갖다 주었는데 어떻게 그런 여유 자금을 갖고 있었는지 지금도 기억이 없으니...)
그리곤 언젠가는 갚아 주겠거니 하면서 잊고 지냈는데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날 무렵에
덜컥 외환위기가 오고 거래처에서 부도를 내면서 덩달아 부도를 맞아서 받아서 지불했던 부도어음을 변제를 하고 사업체를 정리해야 할 싯점이 돼서 친구에게 돈 이야기를 난생 처음으로 했다.
내가 외환위기 여파로 부도를 너무 많이 맞아서 변제를 해야 할 돈이 필요하니 수년전에 빌려준 돈을 갚아 주었으면 좋겠노라는...
조금 기다리라는 답변을 듣고(나중에 생각해 보니 건성으로 답변을 한 것이었다) 돌아 와서 이제나 저제나 하고 있는데
간통죄로 구속이 됐다는 전갈을 받았다.
의정부교도소로 면회를 갔더니 얼굴이 시퍼렇게 얼어서 나온 친구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아무개는 내가 사업을 하고 있는 종로3가에 자주 나와서 나와 함께 술을 한잔씩 하곤 했다.
나와 함께 술을 먹으러 다니던 단골 일식집 여사장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 같더니만 둘이서 서로 뜻이 맞았는지 일산쪽에서 일식집 여사장과 둘이 동거하면서 갈비집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일식집여사장 남편의 친구가 친구가 영업을 하고 있는 갈비집에 들어 와서 밥을 먹다가 제 친구의 아내를 본 것이었다.
그렇게 불안하게 보름정도를 지내다가 (1998년도)12월24일날 경찰이 들이 닥쳐서 둘을 연행해 갔다고 하였다.
면회를 가서 이야기를 들어 보니까 남편이 벼르고 벼르다가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엿 먹어 봐라 하고 경찰을 부른 것이라고 한다.
사필귀정이지만 어쩌랴 미우나 고우나 내 친구인걸...
돈을 받기는 커녕 엎친데 덮친격으로 옥바라지를 하게 생긴 것이다.(다른 친구들과 후배들은 이런 나를 바보 같다고 했다)
한꺼번에 두사람 면회가 안 돼서 하루는 친구를 면회하고 하루는 그의 내연녀인 일식집 여사장 면회를 다니면서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영치금도 넣어 주곤 했는데 친구가 석방만 되면 최우선해서 돈을 갚아 주겠다고 변호사를 사서 어떻게 해 보라고 해서 그렇게 다 해서 그런지 구속된지 3개월만에 두명 다 석방이 됐다.
변호사 비용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돌려 받았는데 전에 빌려간 돈은 갚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서 일산으로 찾아 갔더니 성질을 벅벅 내면서 진득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보챈다는 말을 하면서 면박을 준다.
나는 그때 "아, 틀렸구나. 돈 잃고 친구를 잃는다더니 그런 경우가 되는가보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워낙에 쪼들리게 되니까 몇번 더 찾아간 끝에 800만원을 받았는데...
돈이 필요했던 나도 친구가 하도 성깔을 부려 대니까 포기를 하게 되고 그렇게 두어달이 흘렀는데 하루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술이 잔뜩 취해서 전화를 했는데 내일 미국으로 간다며 한번 만나자고 한다.
나를 만나러 내가 살던 광명으로 지금 오겠단다.
기실은 친구가 싫어져서 보고 싶지 않았지만 어짜피 돈은 떼인 것이고 미국으로 간다는데 만나주지 않을 일도 아닌 것 같아서 오라고 했는데 또 부도를 맞았다.
친구는 오지 않았고 그후로 약 4년 정도가 지났을 때(가양동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할 때) 핸폰으로 미국에서 전화가 왔다.
포기하고 내 마음속에서 지워 버린 친구지만 그래도 어찌 사는가 싶은 생각에서 "잘 살고 있니?" 라고 했더니
대뜸 욕을 하면서 "그럼 못살기를 바라냐!" 라는 답이 날아 왔다.
그런 마음으로 전화를 하려면 하지 말아라 하고 끊었더니 잠시 후에 아내가 돼서 살고 있는 일식직 여사장에게서 전화가 와서 궁금하지도 않고 물어 보고 싶지도 않은 그간의 이야기를 한참 늘어 놓고 끊었는데,
그 후로 내가 전화 번호를 바꾸고(이것도 사연이 깊으니...그무렵에 내가 돈을 일천만원을 그냥 드린 옛 직장 선배가 있는데 그로부터 2년쯤 후에 10만원권 수표로 300만원을 봉투에 넣어 갖고 와서 주고 가셨다. 다 갚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돈을 드릴 때 그냥 드리는 것이니까 갚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하였건만 그 선배의 마음에 부담이 된 것 같다.그래서 나를 찾지 못하게 하려고 전번을 바꾸었다. 그 선배는 벼랑끝에 몰려 있던 터라서 내게 신경을 쓸 겨를이 없어 보여서 그렇게 한 것/ 전에 블로그에 남의 일처럼 그 이야기를 올렸더니 큰딸애가 보고서 나보고 "소설도 잘 쓰시네요" 라고 했다.) 친구가 미국에서 잠시 온 길에 내 연락처를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찾아서 전화를 한 것인데...
통화의 내용은 다시 수년 전의 상황과 똑 같은 통화가 되고 말았다.
내게 전화를 해서 어머님은 안녕하시냐고 묻고 그렇다고 답하고 내가 다시 그동안 잘 있었느냐고 하였더니(궁금하지도 않고 묻고 싶지도 않아서 친구 모친의 안부를 묻지 않았다) 친구가 술을 한잔 하자고 한다.
내가 그러자고 하고 어떻게 만날까를 이야기 하던 중에 내일 출국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럼 서로 시간이 없어서 술을 한잔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미국생활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내가 저에게 이기죽거린다는 답변이 날아 온다.
그래서 "너는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니? 그렇게 꼬부라진 생각을 하면서 내게 전화를 무엇하러 하였느냐. 내일 미국으로 간다는 사람이 오늘 저녁에 전화를 해서 술을 하자고 하면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술은 먹은 것으로 치자. 그런생각으로 함께 술을 먹으면 좋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라고 했더니 전화를 끊는다.
결론은 제가 있는 곳으로 달려 와 주라는 말인데 내가 그 친구와 그렇게까지 해 가면서 술을 같이 하고픈 열정이 없고 오히려 그친구가 이곳까지 온다고 해도 그리 반가운 마음이 들지 않을 판인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더니 꼭 그렇다.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약 30분 정도 기분이 매우 상했다.
뭐, 저런놈이 다 있나..싶기도 하고 아직까지 변한 것이 하나도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딱하기도 하고...
내 생각이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인식하고 살아야 한다.
생각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즉 대상이 있어야 어떤 생각이든 일어 나게 되기 때문이다.
생각이 일어 나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자기도취 내지는 자기 생각에 사로 잡혀서는 상대방과의 대화가 원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담백하게 상대방의 말(말은 생각의 표현방법 중 한가지로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표면적인 것이다)을 듣고 여러가지 사념을 보태지 말고 그대로 받아 들일 줄 알아야 비로소 대화의 소통이 되는 것이다.
누구든지 자기눈으로 세상을 본다.
그래서 세상은 보는 만큼 보이게 마련이다.
대롱으로 보는 사람은 대롱끝으로 보이는 것이 온세상인 것처럼 알고 우물안에서 보는 개구리는 하늘이 고만한 것인줄로만 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몇년 후 쯤 다시 전화가 올지 모를 일이 되었지만 그 친구가 전화를 하면 받지 않을 것이다.
한푼어치의 영양가도 없는 귀찮은 일을 반복해야 할일은 없는 것이다.
뒤집힌 생각으로 바라 보는 세상은 피곤하게 마련이다.
지천명을 훌쩍 넘긴 나이에 걸맞는 살림이 돼야지 아직도 검고 깊은 눈으로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고 흰자위로 보려고 한다면 살림살이가 얼마나 피곤할 일인가.
얼마나 더 살다가 죽을 것이라고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고 휘둘린 생각에 사로 잡혀서 미운눈으로 본다면 보는 사람만 피곤할 일이라서 나는 미운 것을 보지 않을 것이다.
안 듣고 안 보면 미워할 일이 없을 것인데 얼굴 마주하면서 인상을 찌푸릴 일은 없는 것이다.
미워할 것도 미워할 일도 없지만 처음부터 아예 그 뿌리를 없앤다면 한가롭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첫댓글 지는요 걸맞는~~~ 요말이 딱 와 닿네요 ㅎㅎ 그리하야 걸맞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며 삽니다요~ 간혹 뒤 돌아보는것도 건강에 도움될듯 싶어요~아자 아자 낭구님 홧팅!!! 대박은 아니더라도 소?박은~~~~~~~ 먹어야지 ㅎㅎㅎ
간만에 맘~찡한글 읽고 많은생각해봅니다~^^
맞아요... 꼬인사람하고. 앞서가는 사람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하고.의 대화는 정말정말 힘들어요 ...다가오지나 말것이지....비워야지 안그럼 ..혼자 속병 난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