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5일 백두대간 9회차 산행기( 빼재 ~ 삼봉산 ~ 소사고개 ~ 초점산(삼도봉) ~ 대덕산 ~ 덕산재)

[심곡]

8월 15일 광복절이다. 그동안 코로나로 6개월 대간 산행을 못했는데 다시 재개되어 산행도 광복을 맞이 하게 되었다. ㅎㅎ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 처음 시작하고 4개월 동안 8번의 산행을 하였는데 6개월을 쉬었으니 동력도 떨어지신 분도 계시겠고, 아직 코로나 때문에 참석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어렵게라도 다시 재개되어 여간 반가운것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러나 저러나 모처럼 재개된 산행지가 여름에 하기에는 너무 힘든 초점산 구간이니 제대로 걸린 느낌이었다. ㅠㅠ

삼봉산과 초점산, 대덕산은 빼어난 경치를 가지고 있거나 따로 볼거리가 있는 산은 아니어서 지루하고 힘들게 산행을 하게 되지만 그속에서도 무슨 이야기들이 있나 한번 발길을 옮겨 보자.

비오는 동대문 역사 문화공원 역 8번 출구 앞

거인산악회의 전광판이 선명한 드림 관광 버스가 비를 맞으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참  반갑다. 대간을 시작하고 많지않은 횟수에  서먹서먹한것이 많았었는데  그 기간보다 더오래 만나지 못했음에도 오히려 더 큰  반가움으로 다가온것 같다.

조금은 설레이기도 하고. . . ㅎㅎ 

낮익은 산행지와 그보다 더 반가운 약식. ㅋㅋㅋ

찬조해주신 산우님(이영옥님) 감사합니다.

도로를 통제하여 차량이 빼재까지 올라가지 못해 여기서부터 빼재까지 걸어 올라 갔다. 오늘은 접속거리가 없는 코스인데 700m가량 접속거리가 생겼다.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었는데 멀지않아 엄청난 자연의 힘을 보게 되었다.

이번 긴 장마와 폭우가 많은것을 바꾸어 놓은것 같다.

도로 절반이 중앙 분리대를 기준으로 잘려 나갔다.

이젠 완전히 끊어졌다.

난간만 대롱대롱.

빼재 도착

※ 여기서 한마디 1.

빼재, 수령(秀嶺),신풍령(新風嶺) 이름이 세개다. 수령은 빼재라해서 빼자 하나보고 빼어날 수(秀)자를 쓴것 같다. 억지도 이런 억지는 없는것 같다. 그러니 표지석이 도로 한쪽에 근본없이 서있지. . . .

신풍령은? 추풍령 이름따서 신풍령이라 지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를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나요?

지난번 얘기한적이 있는것 같은데 지명은 함부로 짓지말았으면 좋겠다

이를 억지로 한문으로 하면 수령정(秀嶺亭)인가요? ㅋㅋㅋ

코로나와 폭우를 무릅쓰고 참석하신 열정많은 산우님들. 화이팅!!!

들머리 건너 백두대간 생태 교육장(과거 신풍령 휴게소)

여기 들머리부터 계단과 급경사를 약 20분정도 오르면 완만한 산행길이 된새미기재까지 이어진다.

여기에서 일행들이 모두모여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숲이 우거져 전망이 없었는데 가는 도중 삼봉산 정상이 살짝 보였다.

대간길 우측 저 바위아래 금봉암(절)이 있다. 바위가 금봉암이 아님.

거창 수도산 방향을 바라보고. . . (전망은 이것이 전부)

저 봉우리들을 다 넘어야 한다.

전망은 없으나 하늘은 괜찮음. ㅎㅎ

이시간에 서울엔 비가 오고 있다죠?

삼봉산에 도착하니 12시가 훌쩍 넘었다. 모두들 여기에서 늦은 점심을 했다.

삼봉산. 덕유산군의 하나로 이산을 지나면 육십령에서 시작한 덕유산 국립공원을 벗어나게 된다.

저 봉우리도 마저 넘어야 한다.

이길을 놔두고 직진해서 봉우리를 올라간 사람들이 있으니. . . .

밧줄타고 이고생을 하고 내려오고 계심 ㅎㅎㅎ

가야할 초점산과 대덕산이 소사고개 건너 아득히 보인다. 에휴~~~

이 바위지대는 우회.

저 봉우리 가기전에 급격히 우측으로 튼다.

이제부터 악명높은 급경사 내리막이 소사고개까지 이어진다.

산수국이 예쁘게 피었다.

급경사 내리막을 정신없이 내려가다 바위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잠깐 (두걸음)올라가 보면

멋진 촛대바위가  우뚝 솟아 있는것을 볼 수 있다.

다들 정신없이 내려가고 있는것같아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묵밭을 지나다보니 캐지않은 감자가 지천이다.

새까맣게 탄 농심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왼쪽 철망 안쪽은 동물 이동통로인데  그쪽을 버리고 소사고개로 내려선다.

고개 넘어 무주쪽에있는 탑선수퍼를 들러야 겠지요? ㅎㅎ

※ 여기서 한마디 2.

우리나라의 행정구역을 보면 대체로 산줄기 또는 하천을 경계로 나뉘어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백두대간은 도를 나누는 경계이거나 작게는 군의 경계를 나타낸다. 또한 강원도로 오면 군의 경계뿐 아니라 영서와 영동을 나누는 경계이기도 하다. 이렇듯  백두대간은 생활권과 강의 분수계이며 행정구역의 경계를 이룬다.

그런데 이날 우리가 지나온 대간길은 위의 내용을 무색하게 만드는 구간인것을 눈치 채셨나요?

산행기 맨 앞에 지도를 보시면 삼봉산을지나 소사로 우회할때 대간길과 도 경계가 갈라지고 도 경계는 더 북쪽인 부흥쪽으로 이어진 후 대간길과 달리해서 바로 삼도봉으로 향한다. 거창에서보면 소사마을은 소사고개를 넘어 무주군쪽에 있으며 마을의 개천은 무주를 거처 금강으로 흐른다. 소사고개 남쪽은 다음의 사진에도 있듯이 황강천의 발원지로서 거창을 거쳐 낙동강으로 흐른다. 그런데 소사마을은 경상도이다. 아마  생활권이 거창쪽이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참고로 신라와 백제를 잇는 나제통문은 소사고개와 덕산재에서 무주쪽으로 한참 내려가서있다.  그러면 무주군 무풍면은 신라땅이었나?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ㅎㅎ

지나온 삼봉산을 올려 본다.

뙤약볕 시작이다.

사과밭 가장자리를 통과하고. . .

이어 어린 사과나무밭을 지나고.

삼봉산도 다시한번 돌아보고. . . (정상에만 해가 비친다.)

황강천 발원지따라 올라가면 안되요^^

콘크리트길을 한참 걸어 올라온후 농막을 통과해서 간다.

※ 여기서 한마디 3.

백두대간하면 산줄기의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것이라 생각하는데 가끔 예외를 경험하게 된다.

2회차 대간때 주촌리 마을을 가로 질러 갔고 이날처럼  사과밭과 배추밭을 지나기도 한다. 대간이 사유지 마을과 농장을 지난다. 그래도 대간이다. ㅎㅎ

앞으로 대간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거리를 알고 지나면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 한다.

콘크리트길 아니면 뙤약볕 아니면 밭 사이로. . .

초점산과 대덕산은  물끄러미 우리를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다.

뜨거운 콘크리트 농로를 또 한참을 올라왔다.

숲길로 접어드니 나리꽃이 환하게 웃으며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고마워~~^^

수도지맥 분기점이다.

정말 힘들게 초점산에 초죽음이되어 올라 왔다.

어디에서 읽은 기억이 있는 글귀가 생각난다. “고통이 클수록 깨달음도 크다”고. . .

산행을 하면서 높고 낮음을 반복하고 이에따라 오르고 내리고 또 바위도 넘고.

우리가 살아가는것도 그러하고.

이제 탈출로도 없다. 그래도 목적지인 대덕산을 지나 덕산재 까지 가야한다.

출발해야 도착한다. 시작해야 끝이 있지 아니한가.

그래 가자.

힘든몸을 일으켜 또다시 걸음을 내 딛는다.

경상 남.북도와 전라북도의 경계

수도산과  멀리 희미하게 가야산이 보인다.

저기  대덕산이 기다리니 가야지요.

등로를 잘 정비해놨다.

정상이 보인다.

덕유산에 오후 햇살이 멋지게 비춘다.

모든 회원분들 고통을 참고 여기까지 오셨습니다. 비로서 큰 덕을 쌓으셨습니다.

지치고 지친몸을 이끌고 하염없이 내려오는 도중에 큰 위로라도 주듯이 시원한 샘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빈 물통에 한가득 받아서 이내 다마셔 버렸다.

하산길에 커다란 신작로도 나타난다.

어느덧 해는 서산에 기울고. . .

오랜만에 그리고 어렵게 다시시작한 대간인데 너무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후미 9시간.

그래도 낙오자없이 사고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감사드리고,  힘들었던 만큼 기억에 오래남을 산행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대간때 또 만나뵙겠습니다.

[산으로2020]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함께 산행해서 영광이었습니다.

[카푸치노]

9회차 대간길에 다시 오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산행이었는데

끊긴 도로와 노랗게 타버린 배추밭을 지날 때는 자연에 대한 두려움과 겸손함을 갖게 되더라구요.

산행길에 놓힌 촛대바위랑 초점산 전망 들을 다시 일깨워주셔서 감사해요~

심곡님 산행기를 읽으면 비로소 대간 길이 정리되는 느낌이어서 언제 업로드되나 기다려집니다~~~

[솔토(이장화)]

상세하게 정리된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다음 산행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