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네 분이 어제 체크인을 했었다. 그분들은 11시쯤 도착해서 이미 올드타운을 둘러보고 오후에 와서 낮잠을 주무셨고 난 바다 오르간을 보러 갔기에 얘기를 할 틈이 없었다.
42일간을 동유럽 근처를 훑는다고 하는데 들어 보니 일정이 정말 빡빡하다. 자다르에서 하루 자고 두브로 갔다가 스플릿에서 잘츠로 간 다음 프라하 아웃이란다. 나이가 먹어서 여행한다고 힘들다고 하면서 그 일정을 소화해 내다니. 눈치를 보니 동행을 구해서 여행하는 거 같은데 트러블도 없이 잘 다니시는 거 같다. 나이는 50대 중 후반쯤. 정말 대단하다.
그들은 내가 잠이 깰 때쯤 벌써 숙소를 나서고 있다. 쉬엄쉬엄 다녀도 힘든데 와우.
오전에 마트에 다녀왔다. 배추가 보인다. 마늘가루가 안 보여서 생마늘을 사고 어제 못 샀던 비상식량도 챙겼다. 과일값이 그렇게 싸지는 않다. 김치도 담그고 생선찌개를 했다. 둘 다 짜다. ㅋ
점심을 일찍 먹고 길을 나섰다. 암만 생각해도 올드타운까지는 멀기에 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알아보려 한다. 어제는 흐리더니 오늘은 한여름이다. 날이 좋으니 덥다기보다는 기분이 더 업된다.
터미널 앞에 있는 맥날에서 아슈크림이나 먹을까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다. 길에 안 보이는 현지인들은 맥날에 다 온 거 같다. 바로 옆 마트로 갔다. 마늘가루가 비닐팩에 든 게 있는데 lidl 마트에는 안 보였다. 여기는 있어서 하나 샀다. 가루가 훨씬 편하다.
터미널 앞 버스 정류장에서 아가씨한테 올드타운 가는 버스가 몇 번이냐고 물었다. 그들이나 나나 영어가 안되니 토막 단어를 쓰면 더 잘 안다. 2번이 간다고.. 옆에서 할머니들이 토론이 벌어졌지만 결국 2번이 맞았다. 시간표도 있었다. 버스비는 1.6유로.
버스를 타니 금방 도착했다. 성벽 위로 올라갔다. 높지는 않지만 바람이 불고 그늘이 있어서 시원했다.
성벽 안으로 들어왔다. 젤라또라고 적힌 아슈크림집이 있다. 베리 종류가 안 보여서 딸기를 2.5유로에 샀다. 먹으면서 가는데 코너를 도니 1.5유로로 가격이 확 떨어졌다. 뭐야.
두브로와 스플릿보다는 싸다. 사람이 별로 안 보여서 재료가 신선할지 모르겠다. 한국인은 밥이 있어야 하는데 저런 요리는 딱 저만큼 한 접시로 나온다. 반찬만 먹고 나면 뭔가 밥 먹은 거 같지가 않다.
올드타운을 계속 보고 다니니 급속도로 흥미가 떨어진다. 다 그게 그거 같다. 그래도 왔으니 예의상 둘러는 보고 사진은 찍는다.
유적지 같은 게 관리도 없이 널려있다.
이게 로마시대 거라고 하는데.
바다로 피신했다. 바다오르간 소리가 들리니 여긴 재밌다. 저쪽 흰색 등대로 갔다. 오늘은 슬리퍼를 신어서 바닷물에 발을 좀 담가볼까 했는데 모래나 자갈 사장은 없다. 계단이 있어서 두어 칸 내려갔는데 상당히 미끄러워서 후퇴했다. 물은 아직 차거웠다. 여기서 수영하는 인간들은 강철 심장을 가진 체력을 가졌나 보다.
3우물도 있고 5우물도 있다. 우물은 우물일 뿐이라 5개 쪽으로 왔다.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나 우물은 똑같다. 그때 사는 사람이 많았었나. 여기만 물이 나왔었나. 우물을 5개나 만들어 놨다.
우물 옆 언덕이 있는 공원이 있어서 올라왔더니 시원하다. 아직 모기는 많이 없어서 벤치에 앉아서 바다를 구경했다.
저 가게 옆에 있는 게 유적? 사람들은 저 기둥에 기대어 앉아있고 옆에는 먹고 마시느라 바쁘다.
겨울 모자를 보낼 때가 되어서 새 모자를 하나 샀다. 가격도 착하다. 11€
5.22. 여행방학.
낼 류블라냐로 긴 이동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