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12 심화반 6주차 자배봉 그리고 예촌망

[초보오름(박혜임)]

금요일의 날씨 요정 덕분인지 5번의 오름 현장 수업은 늘 화창합니다. 
오름 해설사 심화 6회차 수업은 자배봉에서 진행 되어졌습니다.   
자배봉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위미는 현지에서는 “되미”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데 “되다”를 한자화하고 미를 소리 나는 대로 표현한 것입니다.

위미에 위치한 자배봉은 높이가 211.3m이고 분화구 둘레로 2829m로 편안하게 오를수 있는 오름입니다.
구실잣밤나무(조배낭)군락지가있어 배를 자배로 읽어 자배봉 또는 자배오름으로 칭합니다. 
예전에는 봉수대 역할을 하였기에 망오름이라고 불렸습니다. 
자배봉에는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유아숲체험원이 있습니다. 다양한 수목과 꽃들이 함께 있기에 어린이들이 온전히 숲에서 다양한 자연의 놀잇감을 가지고 놀 수 있다고 생각하니 참 부럽기도 합니다. 

자배봉입구 대신 선택한 유아숲 체험원 (주차와 화장실시설이 좋음)

화산활동의 결과물로 보여지는 화산진,화산재,화산력,화산암괴는 입자의 크기를 구분하여서  명명되었습니다. 
화산탄(크기와 상관없이 모양이나 형태로 이야기함)은 공중을 날아가며 종종 유선형의 형태를 갖게 된 후 지면에 떨어집니다. 자배봉에서는 크기도 다양한 화산탄이 둘레길과 분화구 안쪽에 많이 보여집니다. 
오름에서 흔히 볼수 있는 화산송이가 아닌 고구마형태의 큰 화산탄을 보니 화산폭발이 이루어진곳이라는 것이 생동감있게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화산탄

고사리는 지구상에서 오래전부터 살았던 식물로 약 3억년전의 고생대 화석에서도 발견된 화석실물입니다. 3억년전의 식물을 조우하게 되는 기분이 신비하기도 하고 신나기도 합니다. 
먹을수 있는 식량을 구하는 재미와 고사리대를 꺾을때의 손맛은 이루 말할수 없는 쾌감이 가져다 줍니다. 한국에서 300여종의 고사리가 있고 그중 90퍼센트는 제주도에서 서식한다고 하니 제주의 온난다습한 기온이 한 몫을 제대로 한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고사리류

유아숲체험원에서 시작된 오름탐방 초입에서 호랑가시나무를 만났습니다. 
영국에서는 신성한(holy)나무라 칭하고 홀리우드라는 이름은 ‘성스러운 숲’이라는 뜻으로 북아일랜드 남동부에 위치한 다운주의 벨파스트 광역권에 속한 장소를 말합니다.
헤리포터의 마법지팡이도 호랑가시나무를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왠지 “링가디움 레비오사”라고 외쳐야 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호랑가시나무

후박나무는 울릉도지방과 남부바닷가쪽에 자생하는 나무입니다. 울릉도 호박엿도 호박이 아닌 후박껍질을 이용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후박은 동의보감에서도 천연소화제라고 소개되어졌고 치아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약재라고 합니다. 선인들의 지혜가 참으로 놀랍다고 생각되어 지는 부분입니다.

후박나무

초록빛의 단풍나무에 꽃이 핀 모습은 흔하게 볼 수가 없기에 신기합니다. 
단풍나무의 꽃이 열매가 달리면 마치 프로펠라 날개 모양으로 보여집니다. 단풍나무에서 착안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헬리콥터입니다. 이렇듯 자연물에서 착안한 발명품이 많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현장에서 내가 마주하기 색다른 경험이기는 합니다. 

단풍나무와 꽃

지난주(2024년 4월첫째주기준)에 만개했던 벚꽃이 거의 다 마무리가 되고 마지막 이쁨을 장식하는 벚꽃들이 바람에 휘날렸습니다. 조금 지나면 버찌가 달리겠지요?
벚나무의 줄무늬가 가로로 되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최고의 나무인 굴무기로 느티나무 다음으로 벚나무는 사오기나무(2번째로 귀한 나무)로 딸이 시집을 갈 때 혼수품으로 친정아버지가 궤짝을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는  벚나무가 좀벌레가 안생겨서 견고하게 오래도록 사용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려시대에는  팔만대장경을 만들때 제주의 벚나무의 70%가 사용되어 졌다고 합니다.

예전 임금님께서 장수한 어르신께 청려장이라고 하여 명아줏대로 만든 지팡이를 무병장수하라는 의미로 주셨다고 합니다. 지금도 대통령명의의 청려장 지팡이를 선물로 준다고 합니다. 
오랜 관습이지만 이건 좋은 예인 듯 합니다.
그리고 나무마다 쓰임새가 다름을 지배봉을 오르면서도  알수 있었습니다. 

하얀색의 꽃에 꿀벌이 난리가 났기에 걸음을 멈추게 되었는데 요녀석은 팥배나무입니다.
배나무의꽃을 닮고 팥처럼 작은꽃이라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니 귀에 쏙쏙 박힙니다.

팥배나무

오름을 오르는 길에는 갖가지 나무들과 꽃들이 눈호강을 제대로 시켜주었습니다. 금세 정상을 오른 일행은 자배봉 분화구 둘레길을 도는 코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둘레길은 한눈에 보아도 세월이 많이 흐른듯해 보이는 밤나무 고목이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율곡 (밤나무골) 이이의  밤나무 천그루를 심어서 호랑이로부터 목숨을 건졌다는 교수님의 재미난 이야기는 자배봉을 기억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가 되었습니다.
발밑으로는 잘도 숨어 있었던 오동통한 밤들도 밤송이 안에 보입니다. 
올 가을에는 아이들과 밤줍기 체험이라도 하러 자배봉에 와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해봅니다.

(위) 밤나무와 열매 /(아래)자배봉 둘레길 그리고 천선과

돌무더기 그리고 자생하는 식물들 그리고 나무들 
둘레길이 짧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다양한 식물들 덕분인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금창초,관중,지의류,백냥금,작음우,천남성,나도밤나무,골무꽃,천선과,구럼비나무....

분화구안을 거닐고 다시 정상으로 오르니 봉수대 터에서 남원읍일대와 위미항 지귀도의 풍광이 멋스럽게 보입니다. 
오름해설사 심화반 학우님들이 준비해오신 맛있는 카라향과 방울토마토 안덕농협의 빵명장님이 만드신 빵으로 허기를 달래 봅니다.
늘 아낌없이 베풀어 주시는 학우님들 덕분에 행복한 간식시간입니다.
꽃 좋아하느 사람은 나쁜사람이 없다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다시 발길을 옮길 때  지난주에 배웠던 머체왓에 광대수염이 한가득 피어있습니다. 
너의 이름은 왜 광대수염인걸까?
꽃사진도 이제는 수준급을 자랑하는 학우님들 덕분에 사진실력이 부족한 나는 잠시 뒤에 서서 기다립니다. 

광대수염

자배봉 둘레 중간에 마주친 고인돌 
고인돌이라 하면 성혈이 있고 잘 가꾸어져 있어야 하는 것 인데 자배봉의 고인돌은 무언가 의구심이 들게 합니다. 

동쪽으로는 토산봉 봉수와 서쪽으로는 예촌망으로 연결되어진 자배봉을 한바퀴 돌고 우리 일행은 쇠소깍 근처에 위치한 예촌망오름을 보기 위해서 다시 이동합니다.
예촌망오름은 사유지가 포함되어 있어서 거닐 수 있는 곳이 아니여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예촌망오름의 풍광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예촌망의 풍광과 파도소리 그리고 검은돌 (표면만 거품으로 안쪽은 단단한 형태로 이루어진 절리형태)그리고 란경님의 소리가 합쳐지니 우리들의 행복했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참을 가만히 모든 것을 느끼고 나서도 아쉬움을 남긴채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였습니다.
이동을 할때도 바닷가 근처의 잔잔바리 꽃들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넌 누구인지를 자꾸 묻게 됩니다.
봄은 참으로 행복한 계절인 것 같습니다.

골무꽃  . 국화잎 아욱꽃 . 금창초 . 옥녀꽃대 . 개미자리 . 보라별꽃

오늘의 마음을 시 한편으로 표현하면서 자배봉과 예촌망오름의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4월의시 –이해인수녀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강경완]

다양한 사진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면서 세심하게 전개해주신 설명이 참 좋았습니다! 이해인 수녀의 시 인용은 4월의 풍미를 한껏 고조시키네요~~ 감사합니다~~^.*

[초보오름(박혜임)]

[지기 김천석]

4월과 5월을 나에게 주면
나머지 달을 모두 주겠노라는
영국 속담이 있습니다.
4월은 정말 찬란한 달입니다.
4월다웁게 풍성한 후기를 쓰셨군요.
수고했어요~^^

[초보오름(박혜임)]

[19기 총무 박나연]

단풍나무의 매력에 빠졌어요. 봄의 단풍나무를 한번도 관심있게 본적이 없었던거 같아요. 시는 생각못했는데 시는 혼자 다시 오름이든 바닷가에 앉아 읽어봐야겠네요.

[김상진]

자배봉의 봄꽃들과 연두색 새싹들의 풋풋함들이 다시 전해져 오네요
기본반을 월반하고 심화반에 오실만 하네요
오름에 얽힌 이야기들을 잘 풀어내시는 글솜씨가 일품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허은희]

글솜씨가 정말 좋으네요.
표현력도 좋으시고~
자배봉의 어여쁜 모습과 예천망오름을 보러 갔던 바닷가의 모습도 다시 떠오르네요.
우리 란경님의 노래소리가 다시금 들리는것 같아요~
행복한 기억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지윤]

수업 중에 놓쳤던 부분들까지 모두 있어서 유익했습니당~ 많은 분량인데도 술술 읽혔습니다. 마지막에 시까지 멋있는 후기였어요~~ 😍

[NEVER]

정성스럽게 쓰신 후기 잘 읽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