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주님의 승천은 부활의 완성이고 절정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나타나시어 믿음과 희망을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주님 승천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사랑의 관계와 새로운 존재 방식을 깨달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절대적으로 존재하십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주님 승천 대축일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완성입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인 오늘은 또한 홍보 주일입니다. ‘홍보 주일’은 영어로 ‘COMMUNICATIONS DAY’라고 합니다. ‘전달, 소통, 교류, 통신, 교제, 홍보’라는 라틴어 단어의 어원은 communicare라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함께 하나가 되다, 함께 나누다, 통교한다, 공유한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라틴어 communio는 ‘친교, 일치, 영성체’라는 뜻을 지닙니다.
communio라는 단어가 왜 영성체라는 뜻이 되느냐 하면, communio는 com+munsus라는 단어가 합쳐진 것입니다. com(cum)은 라틴어로 ‘함께’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munsus는 ‘하나’라는 뜻입니다. 즉, 둘 이상이 함께 하나가 되는 것이 communio입니다. 예수님의 몸인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나와 예수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영성체, 즉 communio입니다.
따라서 communio와 communicatio라는 단어들은 ‘영성체, 성찬’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communio의 삶, communicatio의 삶, 곧 성찬의 삶, 성체성사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communio의 삶, communicatio의 삶이란 어떤 삶을 말하는 것일까요?
아주 추운 겨울날, 한 거지가 프란치스코 성인을 찾아와서 벌벌 떨면서 먹을 것을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 거지는 나병으로 온몸에 고름이 흘렀습니다. 프란치스코가 먹을 것을 주자, 거지는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가 그 거지에게 잠자리를 내어주자, 거지는 한사코 같이 자겠다고 졸라댔습니다. 프란치스코는 피고름 냄새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지만,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문둥병 환자를 꼭 끌어안고 침대에서 같이 잤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을 잤던 거지는 온데간데없고, 향기가 가득한 커다란 십자가가 그의 침대 속에 있었다고 합니다.
참 사랑이란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자기 자신을 생각하지 않고 이웃에게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삶입니다. communio의 삶, communicatio의 삶과 사랑이란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자기 자신을 생각지 않고 이웃에게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삶이고 행동입니다. 입으로만 사랑을 말하거나 자기의 실속은 남겨 놓고 여분의 것을 주는 사랑은 결코 참 사랑, communio의 삶, communicatio의 삶, 즉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예수님의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참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세례를 받아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아는 것과, 예수님이 사신 것처럼 자신을 봉헌하며 죽기까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봉사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세례는 받았지만 하느님과 이웃을 쳐다만 바라볼 뿐, 행동으로 사랑으로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참 신앙인이 아닙니다. 만일 우리가 십자가를 바라보기만 할 뿐 십자가의 길을 행동으로 따라 가지 않는다면, 십자가는 하나의 장식물에 불과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communio의 삶, communicatio의 삶을 살려고 노력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