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골프스윙에 대한 단상 ---일관성
-골프 연습장에 가서 다른 사람들의 스윙을 감상해보신 적이 있나요? 수십명의 스윙중 비슷한 스윙은 있지만
똑같은 스윙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건 프로들의 스윙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슷해보이지만 다 개성이 있습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세상에 시험지 모범 답안같은 완벽한 스윙은 없다는 것입니다. 프로도 그럴진대 아마추어가 완벽한
스윙을 꿈꾸는 것만큼 허망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골프 스윙 연습의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일관성 있는 스윙 만들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관성 있는 스윙'이란
'제 아무리 컨디션이 안좋아도 70대 치던 사람이 90개를 넘기지 않고, 80대 치던 사람이 100개를 넘기지 않는,
다시 말해 처참하게 무너지지 않는 스윙'을 뜻합니다. 또 제법 오래 연습을 안해도 어느 정도 스코어를 유지하는
그런 스윙입니다. 보기에 좀 예쁘지 않더라고 이만한면 매력적인 스윙이 아닐까요?
좀 욕심이 있는 아마추어라면 누구나 핸디캡이 한 자리수인 싱글 골퍼(single digit handicapper)를 꿈꿉니다.
보기 플레이어도 어느 날(우리말로는 '그분이 오신날'이라고 하고,영어로는 'in the zone) 70대를 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십중 팔구는 그 다음 라운드에서 100개 가까이 칩니다. 일관성 부족으로 곧바로 요요현상이 생긴 것입니다.
80대 치던 사람이 어느날 라운드에서 전반 나인홀을 3오버파 정도로 마칩니다. 후반에 6오버파를 치면 싱글,
4오버파만 치면 생애 첫 70대를 노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후반 14,15번홀 쯤에서 사고는 터집니다.
한번 더블보기를 봄하고 이후 연쇄적으로 보기 이상의 스코어를 적어 냅니다. 결과는 뻔합니다. 잘 나가다가
한번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저지르는 대참사-영어로는 blow up-에 발목을 잡힌 경험 많을 겁니다. 좋은 분위기를
18홀 내내 유지하지 못하고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입니다. 이 또한 일관성 부재 때문입니다.
물론 정신적인 일관성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일관성 있는 좋은 스윙이
덩달아 멘탈리티의 상승효과를 가져온다고 믿고 싶습니다. 안타깝게도 일관성 있는 스윙을 글로 설명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앞서 어떤 분이 나인홀 언더파를 기록한 스윙비결을 설명하셨습니다만 그분이 지금도 그와 똑같은 느낌으로 일관성있게 스윙하면서 일관성 있는 스코어를 내고 계신지는 솔직히 의심이 듭니다. 그 날은 그 느낌으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곧바로 다음날 또는 수일내에 그 느낌이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프로대회에서 60대 초반의 기록적인 스코어로 선두를 달리던 선수가 다음날 갑작스런 난조로 80대 스코어를 적어 낸 뒤 하위권으로 밀리는 경우를 골프 역사는 수도 없이 기록하고 있지 않습니까? 골프 격언에 '화장실만 갔다왔더니 감이 사라졌다'는 것이 있는데요. 과장된 표현이 결코 아닙니다. 제가 골프 라운드중에는 가급적 맥주나 막걸리를 안마시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두눈 부릅뜨고 쳐도 18홀을 버텨내기 어려운데 술 기운을 빌린다? 당구나 래대회라면 모를까 골프경기는 절대 아닙니다.
프로선수들은 시즌 중에 술을 안마시는 것은 물론 목욕탕에도 안간다고 합니다. 근육이 풀려 스윙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그래도 우리는 라운드 끝나고 폭탄주 마시면 되쟎아요?
일관성 있는 골프스윙 자체를 설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일관성 있는 스윙을 만들기 위한 조건들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바로 전세계 레슨프로들이 예외 없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스윙의 3가지 기본기. 좋은 그립, 좋은 등-무릎 각도, 좋은 어드레스 입니다. 사실 프로들이 레슨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별게 아니고 이 세가지를 바로 잡아 주는 겁니다. 이 세가지를 훌륭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일관된 좋은 스윙 만들기는 70% 이상 끝났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기회가 되면 프로대회에 갤러리(사실은 출처 불명의 콩글리시입니다. 영어로는 관객을 뜻하는 Spectator나 후원자를 뜻하는 patron이 맞는 표현입니다.)로 한번 참가해보세요. 프로들이 공을 얼마나 멀리 치는지를 보시라는 것이 아니라 스윙 전 준비자세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또 준비자세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한번 직접 보시란 겁니다. 좋은 공부가 됩니다. 그래서 제 개인 생각입니다만 프로대회 한번 구경하는 것이 한달 레슨 받는 이상의 효과가 있습니다.
이 세가지 기본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백스윙이 어떻고, 오른 어깨로 스윙을 하라, 체중 이동을 하라는 등의
한낱 지엽적인 코치는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행여 여러분보다 고수인 동반자가 지역적인 부분에 대해 코치를 한다면 속으로 웃어도 좋습니다.(겉으로는 절대 웃으면 안되요 싸움 납니다) 사실 그런분들에게는 별로 배울게 없습니다. 그래서 프로에게 레슨을 받을 때도 이런 기본기에 대한 코치를 집중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동영상으로 레슨내용을 받아 놨다가(많은 경우 해줍니다)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해서 머리 깊숙히 이미지를 심어 놨다가 연습장에가서 그대로 따라하는 겁니다. 단 혼자가면 안됩니다. 부인이라도 모시고 가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해달라고해야 합니다. 지난번에 어떤 칼럼에서 '백돌이로 남기 위해 반드시 해야할 10가지'를 읽은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 그 중 하나가 연습장은 반드시 혼자서 간다였습니다. 아무도 봐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엉터리 폼을 열심히 연마하게 되니까 뭐 쉽게 백돌이를 유지하지 않겠습니까? 거듭 말씀드리지만 엉터리 연습해서 몸 골병들게 하느니 그 시간에 산책이나 수영 등 다른 운동을 하는게 백번 낫습니다. 엉터리 연습은 스윙발전에도 안좋고 몸에도 좋지 않습니다.
일관성 있는 스윙...위의 3가지 기본기에다가 '큰 근육 사용하기'란 하나 추가하면 좋겠습니다. 뭐 각종 레슨프로그램이나 레슨서적에서 빠지지 않고 떠들어대는 내용입니다. 큰 근육이란 결국 스윙센터인 배꼽 주변 근육이 되겠습니다.
엽기적인 얘기로 들리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웃옷을 모두 벗고 집에서 연습 스윙해보세요.준비자세에서 스윙이 끝날 때까지 나의 배꼽주변,즉 아랫배 근육이 어떤 상태로 유지되는지 부인이나 남편에게 봐달라고 하세요. 필요하면 촬영도 해보시든지요^^. 드리고 싶은 말씀은 준비자세에서 피니시까지 스윙 내내 아랫배 근육은 탱탱하게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아랫배 근육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엉덩이 근육도 자연히 탱탱함을 유지하게 됩니다. 준비자세에서부터 똥배가 축 늘어져 있다면 큰 근육을 쓰는 스윙도 안되고, 척추각도 유지 안되고, 결국 오합지졸 스윙이 되는 겁니다. 그런 상태에서 어느 정도 스코어를 유지한다면 주로 팔이나 손 등 작은 근육 주도의 스윙을 하고 있다는 얘긴데, 연습을 조그만 게을리하면 무너질 우려가 높은 스윙입니다. 그리고 연습을 열심히 하더라도 나이들면 결국에는 맥을 못추는 스윙입니다.
현명한 연습으로 오래 오래 '즐골' 하시기 바랍니다.
PS) 역사상 최고의 골퍼는 누굴까요? 타이거, 아놀드, 잭? 아닙니다. 김정일입니다.
1994년 평양 골프장에서 머리를 얹었는데, 바로 그날 38언더파를 쳤다고 합니다.
10개홀 이상에서 홀인원이나 이글을 기록했고 가장 낮은 점수는 버디였다고 합니다.
그의 사망 당시 소셜미디어에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가 메이저대회 한번 우승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을 슬퍼하는 애도의 글이 줄을 이었다고 합니다. 또 그의 사망으로
전세계 모든 프로골퍼의 순위는 한 계단씩 상승했다고 하네요.
PPS) 골프에서 숏게임의 비중은 70퍼센트입니다. 스코어 향상의 최대 지름길은 칩샷과 퍼팅 등 숏게임이란 점도
까먹지 마시고 부부간에 손잡고 핀리 연습장가서 공짜 숏게임 연습들 많이 하세요~~
그리고 레슨 받을 형편 안되는 분들은 레슨서적이라도 꼭 한 두권 읽으시고,
SBS골프나 J골프 홈페이지 들어가서 기본적인 레슨 다시보기로 열공하시기 바랍니다.
TO BE CONTINUED (HOPEFULLY...)
첫댓글 우리아파트옆에
프라이빗(회원제 멤버쉽)골프장이 있습니다
고맙게도 조석으로
카트 다니는 길을 걷기 운동하며 다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