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손잡은 아틀레티코, 더 강해진다 “거인이 온다.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 온다.”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의 단장이자 소유주인 미겔 앙헬 길 마린이 중국인 투자자 왕젠린 회장의 아틀레티코 이사진 합류를 환영하며 남긴 말입니다.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바르사)의 아성에 도전하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대에서 양강 독주 체제를 깨트린 아틀레티코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보다 더 강력한 지원군을 얻은 모습입니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는 ‘아틀레티코가 왕젠린을 영입했다’고 비유했습니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아틀레티코는 당장 4,500만 유로(약 566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중국 기업 다렌완다의 왕젠린 회장은 이 투자금을 통해 아틀레티코의 지분 20%를 확보하게 됐었습니다.
아틀레티코 회장과 이사진은 바르사와의 코파델레이 8강 1차전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지 못했습니다. 왕젠린 회장과의 투자 협약식을 위해 중국 북경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다. 경기 관전 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입니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아틀레티코도 레알과 바르사 못지 않은 자금력을 갖춘 ‘국제적인 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러시아 갑부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를 인수할 때까지만 해도 해외 자본의 축구단 인수는 부정적인 반응을 낳았습니다. 중동 왕자들의 유럽 클럽 매입에도 같은 시선이 닿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첼시와 맨체스터시티, 파리생제르맹은 단기간에 유럽 최고의 클럽 반열에 오르며 더 많은 팬들 확보했습니다. ‘돈의 힘’을 제대로 확인했습니다. 아틀레티코와 왕젠린 회장이 손을 잡은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아틀레티코의 소유주인 길 마린은 여전히 52%의 클럽 지분을 보유해 운영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팀이 해외 자본가에 의해 좌지우지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자유로운 계약입니다. 왕젠린 회장이 아틀레티코의 운영에 의견을 반영할 적지 않은 권리를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클럽의 운영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세계의 팀이 되고 싶은 아틀레티코 새로운 아틀레티코의 모토는 ‘세계의 팀(A TEAM OF WORLD)’입니다. 왕젠린 회장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아틀레티코는 아시아 마케팅을 본격화하는 것은 물론 메인 스폰서인 나이키와 함께 미국, 멕시코, 인도 등의 프로모션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왕젠린 회장의 투자금 중 1,500만 유로는 유소년 아카데미 인프라 개선에 쓰일 예정입니다. 왕젠린 회장의 등장으로 신축 홈 경기장 건립 계획(7만석 규모, 예산 2억 유로)도 안정적인 재정 지원 속에 박차를 가하게 됐었습니다. 아틀레티코 이사진은 “3년 안에 현재 클럽 수익 규모를 두 배로 늘릴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연간 3억 유로(약 3,7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팀으로 발전시켜 세계적인 축구 열강들과 경기장 위에서뿐 아니라 ‘자본 싸움’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해 여름 유럽축구연맹(UEFA)의 재정적 페어 플레이 및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샐러리캡 제한(구단의 수익만큼 지출 하도록 제한)으로 원하는 만큼 선수 보강을 하지 못한 아틀레티코는 왕젠린 회장과 인연이 있는 중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해 더 많은 자금을 쓸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납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레알과 바르사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규모의 차이로 인한 무력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난 해 여름 라리가 우승 및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달성하며 아르헨티나 국가 대표팀 감독 부임설을 비롯해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는 시메오네 감독은 아틀레티코에서 장기적으로 꿈을 펼칠 수 있게 됐었습니다. 중국 자본 유치에 대해 시메오네 감독은 “계속해서 아틀레티코가 강해질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아틀레티코는 이미 더 큰 팀을 향한 거대한 계획을 시작했고, 장차 왕젠린 회장이 아틀레티코에서 손을 떼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슈퍼차이나, 중국 축구가 무섭다 왕젠린 회장은 아틀레티코 1군팀의 운영에 간섭하지 않습니다. 그가 아틀레티코에 투자하는 것은 유럽 클럽 팀의 소유나 운영이라는 사적 취미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왕젠린 회장은 아틀레티코를 통한 중국 축구의 발전 사업을 주도합니다. 중국에 5개의 아틀레티코축구학교를 건립하고, 아틀레티코의 중국 투어 경기를 성사시켰습니다. 4,500만 유로의 투자금 가운데 500만 유로가 중국의 5개 도시에 세워질 아틀레티코 축구 학교 건설 자금으로 쓰입니다. 열혈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진핑 주석의 등장 이후 중국 기업가들은 앞다퉈 축구에 투자했습니다. 중국 축구 리그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명망 높은 외국인 감독과 선수들이 중국으로 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선수들의 기량도 향상되었지만 한계를 보였습니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최근 광저우헝다의 지분 50%를 200억 여원에 매입해 축구 투자를 시작했다)에 이은 중국부호 순위 2위(미국 포브스 세계 부호 순위 42위, 전체 자산 약 19조원 추정)에 올라 있는 왕젠린 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친구로, 본인도 오래 전부터 축구를 좋아했습니다. 중국 명문 프로축구팀 다렌을 1994년 인수해 1999년까지 다렌완다라는 이름으로 운영했는데, 이 기간 다렌은 네 번의 리그 우승과 아시아클럽챔피언십 준우승 등의 위업을 달성하며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1996년에는 무패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왕젠린 회장은 다렌 선수단이 승부조작 스캔들에 휘말리자 축구 사업에 완전히 손을 뗐고, 이후 팀은 스더 그룹이 인수해 다렌스더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현재는 생활체육팀으로 바뀌었다.)
왕젠린 회장은 프로 축구단에 대한 투자 보다 중국 유소년 선수 육성 기반을 확충 시키는 것이 중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궁극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주장에 힘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의 중국 대표팀 부임 과정에 사재를 출연한 바 있는 왕젠린 회장은 중국 축구의 미래를 자신의 또 다른 투자처인 스페인에서 찾았습니다. 아틀레티코와 왕젠린 회장은 지난 2011년 12월 처음 인연을 맺었습니다. 중국 축구 유망주를 아틀레티코 유소년 팀에 입성시키는 ‘완다 프로젝트’가 발족한 것입니다. 다렌완다그룹은 중국축구협회와 계약을 맺고 수백억을 투자해 중국 유망주들을 스페인으로 보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2년 9월, 량후안, 왕제나오, 예지웨이, 왕지레이, 리슈에보, 페이장펑, 커치, 첸자하오, 리즈펑, 롱린차오 등 10명의 중국 유소년 선수가 아틀레티코 유소년 팀에 입단했습니다. 왕젠린 회장이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발렌시아, 비야레알이 아틀레티코 유소년 팀과 함께 중국 선수들의 교육에 힘을 합쳤습니다. 왕젠린 회장은 아틀레티코에 투자하지만, 궁극적으로 중국 축구의 발전에 투자하고 있는 셈입니다. 아틀레티코의 입장에서는 클럽의 철학과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금력을 얻었고, 왕젠린 회장은 중국 축구를 위한 투자라는 명분을 얻은 것입니다. 앞으로는 선별된 십여명의 제한된 선수들 외에 더 많은 중국 유소년 선수들이 아틀레티코의 선진 축구 교육을 배울 수 있게 됐었습니다. 아틀레티코 유소년 아카데미는 페르난도 토레스, 코케, 가비, 마리오 수아레스, 다비드 데헤아 등을 배출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본래 왕젠린 회장은 발렌시아 클럽 인수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고, 아틀레티코와 관계가 돈독해지면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결국 발렌시아는 싱가포르 사업가 피터 림에 인수됐다.) 왕젠린 회장은 지난 2014년 6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의 상징물 중 하나인 ‘스페인 빌딩’을 2억 6천 500만 유로(약 3,310억원)에 사들였습니다. 같은 해 10월 아틀레티코 지분 인수 협상이 본격화되었고, 2015년 1월 모든 작업이 마무리됐습니다. 최근 방영된 ‘SBS 스페셜 신년특집 중국, 부의 비밀’과 KBS 다큐멘터리 ‘슈퍼차이나’ 7부작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해외 투자 제한이 풀리면서 중국은 엄청난 속도의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축구계 역시 마찬가지다. 광저우헝다의 AFC챔피언스리그 우승 과정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중국 축구는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했지만 조별리그 3전 전승 과정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사상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 달성도 머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기술력과 효율성을 동시에 갖춘 아틀레티코식 축구가 중국에 이식된다면 중국은 앞으로 더욱 무서운 적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자본에 넘어간 라리가 클럽들 해외 자본의 지원 속에 성장하고 있는 팀은 아틀레티코 뿐 만이 아닙니다. 발렌시아는 피터 림이 9,400만 유로를 투자해 70.06%의 지분을 확보해 운영권 자체를 손에 쥐었습니다. 2014/2015시즌 발렌시아의 부활은 자금력 확보를 통한 대대적 리빌딩의 결과입니다. 2010년 6월 카타르 왕가의 나세르 알 타니가 3,600만 유로에 96%의 지분을 확보한 말라가는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과 이스코를 중심으로 돌풍의 중심으로 떠올랐으나, 돌연 알 타니 회장이 투자를 줄이면서 쇠퇴기를 겪었다. 여전히 운영권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라나다는 이탈리아 기업가 잠파올로 포초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포초는 이탈리아 우디네세, 잉글랜드 왓퍼드 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포초의 클럽 인수 이후 자금력을 확보한 그라나다는 2009년에 3부리그에서 2부리그로 승격한 뒤 현재는 1부리그에 꾸준히 잔류하는 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 2부리그로 강등된 마요르카는 독일 기업가 우츠 클라젠이 지난 1월 5일 560만 유로에 94.8%의 지분을 확보해 운영권을 인수했습니다. 레크레아티보는 우루과이 기업가 빅토르 우고 메사가 73%의 지분을 300만 유로에 확보했습니다. 메사는 우루과이 클럽 원더러스의 구단주이며, 이탈리아 클럽 페스카라의 지분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인 선수 지언학과 윤재용이 B팀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알코르콘은 벨기에 사업가 롤랑 두샤틀레가 86%의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두샤틀레는 이미 벨기에 명문클럽 스탕다르리에주와 잉글랜드 클럽 찰턴애슬레틱 등 7개 축구단을 보유했습니다. 바르셀로나 인근에 위치한 지로나는 최근 지난 해 작고한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장 그론도나의 아들이 운영 중인 아르헨티나 기업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스페인계 룩셈부르크 사업가 헤라르드 로페스도 루고의 지분 49%를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자본의 힘으로 빠르게 세계 축구의 패권을 쥔 프리미어리그의 성공 방정식을 라리가도 따르고 있습니다. 라리가는 이미 세계 시장을 겨냥해 경기 개최 시간을 옮기고, 일부 경기의 해외 개최를 추진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 [출처] 중국과 손잡은 AT…새로운 슈퍼파워|작성자 메시의 광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