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히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4월 3일(일) 09시 47분에 경의 중앙선에서 동북고 9회 동기 회원들이 만났습니다. 어제만 해도 햇살이 따사로이 비추는 전형적인 봄 날씨였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고 창 밖을 바라보니 아차산이 운무에 휩싸여 보이지를 않습니다. 오가는 행인들은 우산을 받쳐 들고 가는 사람도 보이고 그냥 걸어 가고 있는 모습도 들어 옵니다. 서둘러 나 홀로 아침밥을 챙겨서 먹고 현관문을 나섭니다. 배낭에 우산을 넣을까 말까 잠시 주춤거리다가 그냥 나왔습니다. 스마트 폰의 그려진 기온은 영상 7도를 나타내며 구름만이 있습니다.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이슬비가 간간이 콧등을 스칩니다. 비가 내리겠다는 싸인이 없으므로 더 이상의 비는 없으라 믿으며 112-1 번 버스에 오릅니다. 팔당역 앞에는 수 많은 등산객들이 동료들을 기다립니다. 대합실로 들어서니 조단스와 서류바가 보입니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 씨모우와 위짜추가 웃음을 머금고 나타났습니다. 더 이상의 합류할 친구는 없을 것 같아 예봉산을 향합니다. 기대와는 달리 우려했던 봄비가 제법 촉촉히 내리며 어깨를 적십니다. 우산도 준비 없이 곧 그칠 것이라는 기대만을 가지고 가볍게 걸음을 옮깁니다. 팔당댐 방향으로 걷다 보면 왼쪽에 예봉산 들머리로 가는 굴다리가 있습니다. 개천을 끼고 율리봉과 예빈산 사이의 고개를 오릅니다. 비바람이 조금 더 강하게 날리기 시작합니다. 산행 등산로는 비에 젖어 있으며 낙엽이 쌓여 발밑의 촉감은 푹신합니다. 진달래 능선에서 숨을 추스리며 왼편에 견우 직녀봉을 뒤로 하여 하산길로 내려갑니다. 비에 젖은 산길은 70도 정도의 급경사로 미끄럽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예봉산 정상도 운무에 가려있습니다. 군데 군데 진달래 꽃이 활짝 피여 있어 노객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나 봅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끔 입씨름으로 웃음 꽃도 만발합니다. 산행을 생략하고 산행 감사제에만 참석하는 회원들은 직접 산행감사제 장소로 온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봄비가 온 산을 적시고 비에 젖은 산객들의 등허리가 서늘한 느낌입니다. 해마다 산행 감사제를 거행하던 일명 늘걷회 봉을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식당을 물색하다가 비어 있는 비닐하우스를 찾아 들었습니다. 제법 깨끗하고 비닐하우스가 바람막이 역할을 하여 아늑한 느낌입니다. 패노우 또파파 치빠흐까 합류하여 여덟명의 오붓한 감사제가 됩니다. 동기 회장은 무릎 연골이 불편하여 불참을 통보하고 대신 축하금을 보냈습니다. 작년에는 열두명이 참석했으나 해가 거듭될수록 참석 인원은 감소 할수 밖에 없지요. 더구나 비가 흩뿌리는 오늘 같은 날은 더욱 이유 아닌 이유도 됩니다. 준비한 돼지 머리와 시루떡을 위시하여 몇 가지 과일들로 차레상은 구색을 갖추었지요. 개회 선언을 시작으로 교가 제창 헌작 축문 낭독 먼저 떠난 벗들에 대한 묵념등으로 행사는 그럴듯이 마무리됩니다. 한잔 술과 음식들을 나누어 먹으면서 건배가도 힘차게 부릅니다. 도중에 비닐하우스 주인 할머니가 오셔서 감사 말씀과 함께 떡을 한 봉지 드립니다.깨끗이 자리를 말끔히 정리한 후에 굴다리 앞에 있는 장어구이 매운탕집으로 들어 갑니다. 장어구이와 메기 매운탕으로 비에 젖은 몸과 마음을 한잔 술로 날려 버립니다. 전철로 상봉역으로 이동하여 부족한 알콜 농도를 양고기 꼬치와 함께 보충합니다. 마지막 커피 한잔으로 입안을 달래며 일어섭니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10년 뒤에도 산행감사제을 아무 이상 없이 치룰 수 있기만을 마음 속으로 기원합니다. 우리들 칠십대 중반의 나이인 노객들의 건강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앉았다가 일어나면 " 아이구, 다리야, 허리야, " 외마디 비명 소리가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무릎 관절에서 뿐 아니라 모든 뻐마디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신체 모든 근육과 조직들이 탄력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반사 신경은 느려지고 동작 자체도 부자연스럽고 행동도 굼뜨게 마련입니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순환 원리이며 법칙입니다. 하지만 노인네라는 고정 관념일랑 접어두어야 합니다.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심장이 뛰는 한 일어서야 합니다. 손자 녀석의 손을 붙들고라도 일어나야 합니다. 이제는 힘들다고 주저 앉으면 모든게 끝입니다. 그 순간이 인생 자체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꿈을 꾸는 자만이 얻을 수 있고 꿈이 현실이 됩니다.
2016년 4월 4일 무 무 최 정 남
산 행 감 사 제
1 개 회 선 언
지금으로부터 단기 4349년도 서기 2016년도 동북중고등학교 제9회 동기회의 산행 감사제 개최를 선언합니다 (회장)
1 회 원 의 례 *** 국기에 대한 경례
*** 묵 념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분들과 먼저 가신 회원들을 위한 묵념
1 회 장 인 사
1 교 가 제 창
1 주 제 가 합 창 동기회 주제가 합창
1 축 문 낭 독
1 헌 작 회 장 님 헌작
1 아 헌 회원 일동 차례 대로 헌작
1 건 배 모든 회원 잔을 채우고 회장님 선창으로 건배
1 폐 회 이상으로 동북중고등학교 제9회 동기회 산행 감사제를 마칩니다
***먼저 가신 고인(故人)들의 이름을 순서 없이 불러봅니다 ***
남정철 승건호 장병석 이부익 장병용 임성진 유승일 이용헌 한영서
한상준 임진희 임상전 김영수 천우영 김문수 신풍식 윤여훈 장현규
김정웅 김귀영 허 홍 백인향 조용욱 오세중 김경유 오광영
오늘 산행 감사제를 개최하며 먼저 가신 동기들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빕니다
2016년 4월 3일
동북 중 고등학교 9회 동기회
동 북 고 등 학 교 교 가
남산에 정기 뻗쳐 장충단 위에
희망의 종이 우는 배움의 마을
정의에 길을 밝혀 민족의 등불
나날이 커 나가는 대한의 동북
성실한 꽃 송이 피고 또 피어
세계에 날리세 길이 빛내세
동북중고 9회 동기회 주 제 가
친구야 우리 동북의 잔을 높이 들어 건배를 하자
같은 배를 함께 타고 떠나는 인생길이 네가 있어 외롭지 않아
너는 정말 좋은 친구야 너는 정말 멋진 친구야
내가 외로워 할 때 내가 방황을 할 때 위로가 되어 준 친구
너는 나에 힘이야 너는 나에 보배야 천년지기 나에 벗이야
친구야 우리 동북의 잔을 높이 들어 건배를 하자
같은 배를 함께 타고 떠나는 인생길이 네가 있어 외롭지 않아
너는 정말 좋은 친구야 너는 정말 멋진 친구야
동북중고 9회 동기회 건 배 가
친구야 ! 우리 동북의 잔을 ! 잔을 ! 잔을 ! 잔을 !
높이 들어 건배를 하자 건배 ! 건배 ! 건배 ! 건배! 완샷
산 행 감 사 제 축 문
山 行 感 謝 祭 祝 文 무 무 최 정 남
유세차 단기 4349년 음력 2월 26일 서기 2016년 4월 3일 오늘 동북 중 고등학교 9회 동기회 산행 감사제를 거행하는 날 입니다.
저희 회원들이 자리한 이곳은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에 위치한 예봉산(683.2m)입니다. 예로 부터 예봉산(禮峯山)은 큰 사랑산 또는 철마산으로도 불리었습니다. 광주산맥에 속하여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수림(樹林)이 울창하여 인근 지역과 한양에 땔감 공급처이기도 했습니다. 예봉(禮峰)이란 산에 제사를 드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영산(靈山)이라고도 합니다. 북쪽에는 적갑산,갑산이 있으며 동북쪽으로는 운길산, 동남에는 예빈산(禮賓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강 건너 맞은 편에는 검단산, 남쪽에 남한산성,청계산, 서편에는 관악산, 북쪽에는 수락,도봉,북한산이 파노라마를 이룹니다.
예봉산은 서울에 한강물이 진입하는 관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산과 강물이 합류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산(山)의 양기(陽氣)와 물의 음기(陰氣)가 조화를 이루며 합기(合氣)가 응축(凝縮)된 명당 중에 명당입니다.
요즘은 인간 수명(壽命)이 백이십(百貳拾)세라고 하지만 우리들 인간의 앞날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물(微物)에 불과 합니다.
끝 없는 욕심으로 엄청난 재화(財貨)를 손아귀에 쥐고 있는 사람이나, 사회적인 지위와 명예를 풍미하는 사람도, 그리고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권세가도 바람 앞에 촛불이요, 흩어지는 구름과 떨어 지는 낙엽이며, 밀려 왔다 사라지는 물거품 같은 존재 입니다.
이제 저희 벗들도 고희(古稀)를 훌쩍 넘기고 칠십대 중반을 넘나드는 노객(老客)들입니다. 누구라 할 것 없이 고혈압, 당뇨병, 전립선 비대증, 협심증, 부정맥, 관절염, 신부전, 뇌경색, 신경계 불안정등의 온갖 성인병인 대사증후군으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종합 병원 집합체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심장 관상동맥에 관을 꽂거나 악성 종양으로 오장육부의 기관 일부를 절제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이 곳 산행 감사제를 위하여 참석하신 우리 동북중고등 학교 9회 동기생 여러분의 신체 곳곳에 응축된 명당의 기(氣)가 깊숙이 스며들기를 기원합니다. 산신령과 하나님께 바라옵고 기도 드립니다. 오늘 같은 산행 감사제를 삼십 번 아니면 이십육 회 정도만이라도 함께 할 수 있는 건강을 주시옵소서.
오늘날 우리 나라 한반도 상공에 심상치 않은 핵구름이 몰려 오는 듯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끝 없는 경쟁과 욕심으로 세계 곳곳이 핵무기의 지뢰밭으로 널려 있습니다. 전쟁은 물론이며 한 순간의 실수나 판단 착오로도 핵의 화마(火魔)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를 말살시킬 것입니다. 아울러서 지구를 황페화 시켜서 수 백년 아니면 영원히 어떠한 생명체도 살 수 없는 황무지로 변하게 할 것입니다. 이념이나 종교가 다른 국가를 배척하며 세계를 지배하고자 하는 패권주의가 있는 한 전쟁과 핵 개발 경쟁은 끝 없이 계속 될 것입니다. 민주 국가와 독재 국가,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선(善)한 나라와 악(惡)한 나라, 흑인(黑人)과 백인(白人), 오대양 육대주 어느 곳을 막론하고 가장 우선시 해야 할 것은 인간 삶의 자유와 평화입니다.
기존에 핵 보유를 인정 받은 국가들은 러시아를 비롯하여 중국 미국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등 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세계의 골칫거리인 북한이 망둥이처럼 날뛰고 있습니다. 북한이라는 존재는 세계에서 유일 무이하게 외부와는 고립되어 차단되고 통제된 나라입니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집단으로 삼대(三代)가 세습되고 있는 일인(一人) 독재 체제의 나라입니다. 백성들의 자유와 평화 인권 의식주 생활 따위에는 안중에도 없이 핵무기 개발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국가 경제는 바닥을 드러내며 국민들은 기아선상에 헤매고 있습니다. 부모 형제 자매 가족간의 유대와 신뢰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웃간에는 불신과 경계심으로 사회적인 관계 질서도 파괴된지 오래입니다. 철 없이 막무가내로 물어 뜯으려고만 하는 망나니에 불과한 북한입니다. 이를 상대로 핵 개발을 억제키 위하여 핵으로 협박하고 국가 경제의 목을 조이고 비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강(强) 대 강(强)으로 제 정신이 아닌 북한과 부딪치면 부러지고, 모두의 파멸을 가져올 뿐입니다. 방법은 단지 한 가지 뿐입니다. 먼저 기득권을 내려 놓고 해당 국가들이 먼저 핵 무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폐기하고 파괴해야만 합니다.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IT를 통한 인공 지능도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두뇌와 인공 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핵 무기와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을 차단하고 중화 시킬 수 있는 처방이 절실합니다. 그래야만이 세계 모든 인류가 핵의 위험 노출에서 벗어나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나만은 예외로 내 국가만은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사고 방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나머지 국가들은 자기들의 핵 우산 밑으로 들어 오라는 독선과 아집도 버려야 합니다.
핵으로 꽉 찬 이 지구의 파멸을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 합니다. 우리들의 아들 딸 후손들의 앞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핵무기는 소멸시켜야 하는 급선무 과제입니다.
언젠가는 인간들이 개발하여 만들어 놓은 핵무기로 인하여 인류에게 재앙으로 되돌아 오는 어처구니 없는 일만은 막아야겠습니다.
"산신령님과 하나님께 간곡하게 염원하며 기도 드립니다. "
" 능력을 믿습니다. 믿음을 보여 주십시요,"
" 인간의 어리석움으로 인류를 파멸의 지름길로 접어들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산행 감사제라는 축제의 마당에서도 심각한 오늘의 현실을 지나칠 수는 없습니다.
단기 4249년 음력 2월 26일 서기 2016년 양력 4월 3일
동 북 중 고 등 학 교 9 회 동 기 회 무 무 최 정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