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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장 최초의 일곱 집사의 임명과 스데반 집사의 체포
구속사적 개관
실로 태초 아담의 타락 직후 제 1위 성부 하나님(God, The Father)이 세우신 구속(救贖)의 법은 구약을 관통하여 각종 예언과 예표로 주어져 오다가 제 2위 성자 하나님(God, The Son)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십자가 수난으로 일단 성취되었다. 그러나 오고오는 세대의 모든 택한 성도들이 주의 구속의 복음을 듣고 회개하여 구원을 얻을 충분한 시간의 확보를 위하여 주의 구속 사역이 완전히 실현되는 것은 세상 끝날 주의 재림과 전우주에 대한 심판 이후에 임할 새 하늘과 새 땅에서의 천국으로 유보되도록 섭리되었다. 그리하여 구속의 법이 예수를 통해 이루어질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구약의 성취로 초림하신 주님은 일단 구약(舊約)의 말씀대로 성취된 구속 사역의 실현으로서 세상 끝날에 이루어질 당신의 재림과 그 이후의 천국 구원에 대한 새 약속 곧 신약(新約)을 남기시고 일단 승천하셨다.
그리하여 이제 예수의 강림으로 개시된 같은 신약시대이기는 하되 예수께서 직접 세상에 계시던 때와도 달리 주께서 일단 구속 사역을 성취하시고 숭천하신 이후 그리고 구속 사역이 최종 실현되는 역사 종말까지의 장구한 중간기의 구속사가 전개되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에는 비록 구속 사역의 결과가 온전히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예수의 사역으로 구속 사역이 이미 성취되기는 하였는 바 근본적으로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단절하던 죄의 문제가 법적으로는 해결되어 인간과 하나님이 교제할 길이 트였다(히 4:14-16). 그리하여 제 3위 하나님(God, The Holy Spirit)이신 성령께서 오순절 강림 사건으로 역사속에 임하였으며 향후 각 성도의 심령속에 내주하시게 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성도는 택한 성도의 모임인 교회를 중심으로 신앙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다.
본장을 포함해 제 1-7장까지 이어지는 일련 기사가 바로 모든 구약 예언과 약속의 성취로 오사 신약을 여신 예수께서 십자가 수난으로 일단 구속 사역을 완수하시고 숭천하신 직후 오순절 사건으로 강림하신 성령의 인도로 구약 선민(選民)의 수도였던 예루살렘(Jerusalem)에서부터 향후 세상 끝날까지 신약 선민의 생활 중심이 된 교회가 주께서 공생애(公生涯) 동안에 미리 훈련시키신 사도들을 통하여 내외의 핍박과 역경을 이겨내고 이제 막 태동되던 격변기의 역사를 보도하고 있다.
보다 상술하자면 먼저 제 1장은 십자가 수난을 이기시고 부활하심으로 구속 사역을 성취하신 주께서 당신의 제자들에게 구속 사역이 은전히 실현되는 때인 당신의 재림과 세상 종말에 대한 거듭된 약속과 동시에 향후 당신의 재림 때까지의 구속사를 주도하실 성령 강림의 약속을 주시고 승천하셨던 대전환기적 상황을 보도한다. 그리고 다음 제 2장은 주의 약속대로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이 이루어져 먼저 주의 사도와 120문도(門徒)가 크게 변화되어 예루살렘에서부터 초대 교회가 태동되게 된 역동적 사건을 보도한다.
다음 제 3-5장은 베드로를 중심으로 한 사도들이 전날 예수를 처형시킨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핍박과 내부의 갈등을 무릅쓰고 성령의 인도로 예루살렘 초대 교회를 급신장시켰음이 보도된다. 그리고 제 6-7장은 예루살렘 초대 교회가 사도들 외에 교회의 실무를 관장할 집사(deacon)들을 선출하는 등 기본적 조직을 정비할 정도로 발전하였음과 아울러 그에 따라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종교적 박해도 더욱 거세어져서 마침내 초대 교회 최초의 순교(殉敎) 사건인 스데반 순교 사건이 발생하였음이 보도된다.
이런 문맥하의 본장은 먼저 전반부 1-7절에서는 이제 예루살렘 초대 교회가 12사도(twelve Apostles) 이외에 새로이 교회 행정 실무를 담당할 일곱 집사(seven Deacons)들까지 선출해야 할 정도로 성장한 사실을 보도한다. 그리고 후반부 8-15절은 예루살렘 초대 교회의 집사의 한 사람으로 초대 교회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던 스데반 집사의 체포사건(8-15절)을 보도함으로써 초대 교회에 대한 핍박이 계속 고조되어 갔으나 초대 교회는 불굴의 신앙으로 이를 극복하였음을 강력히 암시하고 있다.
전반부 1-7절의 기사에서 우리는 성령의 인도를 받은 사도들의 지도력(행 5:12-16)과 예루살렘 초대 교회 성도들의 절대 헌신과 일치(행 2:42-47)를 통하여 예루살렘 초대 교회가 조직 정비가 필수적이 될 정도로 꾸준히 성장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사도행전 전체에서 거듭 다루게 되므로 생략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교회의 조직 정비가 갖는 구속사적 의의에 대해서만 집중하기로 한다. 교회(敎會, Church)란 다름 아니라 주님께서 재림하시는 그날까지 이 땅에서 살아야 할 오고 오는 세대의 지상 신앙 공동체이다. 따라서 인간의 모든 사회 조직에도 그러하지만 특히 질서의 하나님을 믿는 택한 백성의 공동체에서는 질서와 조화가 필요하다(살후 3:7). 따라서 교회 공동체의 질서와 조화를 이루기 위한 교회 조직 정비는 필연적이다. 또한 교회는 세상을 향하여서는 예수 그리스도 복음 선교의 전진 기지이기도 하다.
물론 하나님은 태초부터 종말까지 당신의 구속사를 절대 푸권을 가지시고 단독으로 경륜(經淪) 하신다. 그러나 그 과정에 있어서는 필히 인간 성도들의 순종과 사역을 통하여 당신의 구속사를 전개하시는 바 인간은 개인과 교회 전체의 입장에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복음 선교의 전진기지인 교회는 그 선교의 효율적 진행을 위하여 교회의 체계적 조직 정비를 통하여 정책 수립, 성도의 자질 향상 등을 도모해야 한다. 구속사의 주체는 오직 여호와 하나님 뿐이시라는 진리. 그리고 교회와 성도의 목적은 그 언제나 천국 구원이라는 대 전제를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위에서 그 수단과 방법으로서의 교회의 조직 정비는 구속사의 현실적 요청이다.
한편 후반부 8-15절은 유대주의자들이 초대 교회에 대한 핍박의 일환으로 스데반 집사를 체포하면서 스데반 집사가 예수의 도를 전하는 중에 모세와 구약 율법 및 성전에 대해 모독하고 심지어는 하나님도 모독한다는 구실을 내세운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더욱이 저들은 이 일을 위해 거짓 중인들을 내세우고 있기까지 한데(13절) 이는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주요 교회 지도자들을 제거하려 한 것임을 시사해 준다. 이에 즈음하여 우리는 유대주의자들이 사실 구약 계시를 먼저 받은 선민이었음에도 전날 예수 그리스도를 무고히 처형하였듯이 이제는 그의 부활과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초대 교회를 극렬히 핍박한 근본 이유 또는 그들의 근본 오류를 이해하고 거기에 담긴 구속사적 의의를 개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위와 같은 죄명으로 체포된 스데반이 순교 직전에 공회 앞에서 행한 변중적 설교를 보도한 다옴 제 7장의 개관을 보라,
외울 말씀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더 심히 많아지고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이 도에 복종하니라(행 6:7)
일곱 집사의 임명
1 그 때에 제자가 더 많아졌는데 헬라파 유대인들이 자기의 과부들이 그 매일 구제에 빠지므로 히브리파 사람을 원망한대
2 열두 사도가 모든 제자를 불러 이르되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공궤를 일삼는 것이 마땅치 아니하니
3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듣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 이 일을 저희에게 맡기고
4 우리는 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것을 전무하리라 하니
5 온 무리가 이 말을 기뻐하여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 스데반과 또 빌립과 브로고로와 니가노르와 디몬과 바메나와 유대교에 입교한 안디옥 사람 니골라를 택하여
6 사도들 앞에 세우니 사도들이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하니라
초대 교회의 비약적 성장
7 ○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더 심히 많아지고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이 도에 복종하니라
스데반 집사의 사역과 체포
8 ○ 스데반이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큰 기사와 표적을 민간에 행하니
9 리버디노, 구레네인, 알렉산드리아인, 길리기아와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의 회당이라는 각 회당에서 어떤 자들이 일어나 스데반으로 더불어 변론할새
10 스데반이 지혜와 성령으로 말함을 저희가 능히 당치 못하여
11 사람들을 가르쳐 말시키되 이 사람이 모세와 및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 하는 것을 우리가 들었노라 하게 하고
12 백성과 장로와 서기관들을 충동시켜 와서 잡아가지고 공회에 이르러
13 거짓 증인들을 세우니 가로되 이 사람이 이 거룩한 곳과 율법을 거스려 말하기를 마지 아니하는도다
14 그의 말에 이 나사렛 예수가 이 곳을 헐고 또 모세가 우리에게 전하여 준 규례를 고치겠다 함을 우리가 들었노라 하거늘
15 공회 중에 앉은 사람들이 다 스데반을 주목하여 보니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
본문 & 자료노트
원어연구-6:3 칭찬 듣는 사람
본문에서 초대 교회의 첫 일곱 집사를 선발하는 기준이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듣는 사람'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칭찬 듣는 사람'에 쓰인 '마르튀루메누스'는 '증거하다'는 뜻의 '마르튀레오'의 현재 수동태 분사 남성 복수 목적격으로, 이를 직역하면 '중거받은 사람들(남자들)'이다.
'마르튀레오'는 법률상의 전문용어로서 '어떤 사실이나 사람에 대해 증인이 되다'라는 뜻인데. 이것은 주로 '우호적인 증언'과 관계가 있다. 즉, 엄밀히 말해서 '마르튀레오'는 '어떤 사람이 승소할 수 있도록 유리하게 증언하다'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불리하게 증언하다'를 표현할 때는 카타마르튀레오'가 사용되었다. 여기서 전치사 '카타'는 '~에 반대하여'(against)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원어적 배경에서 '마르튀루메누스'는 '유리한 증언을 받는 사람들'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칭찬 듣는 사람'이란 단순히 '사람들이 좋게 말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분명하게 여러 사람에 의하여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람'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본문에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라는 구절은 사람들이 그들을 인정하는 내응이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지적한다. 그러므로 본문에서 '마르튀루메누스'는 '성령과 지궤가 충만하다고 맡은 사람들에 의해 인정된 자'를 가리킨다. 여기서 우리는 교회의 일꾼된 자들, 혹은 직분자들에게 일차적으로 요청되는 것은 성령과 지혜의 충만함이며. 더 나아가 자신의 신앙 생활로 그것을 나타내 보임으로써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 절대 펼요함을 알 수 있다.
지도-6:5, 안디옥의 위치
도표-6:8-14 억울한 판결을 받은 자들의 10대 예
1. 요셉(창 39:7-20)
2. 아히멜렉(삼상 22:11-16)
3. 다윗(삼상 24:8-15)
4. 엘리야(왕상 18:17,18)
5. 나봇(왕상 21:1-14)
6. 예레미야(렘 26:8-11)
7. 아모스(암 7:10,11)
8. 예수(마 26:57-68)
9. 스데반(행 6:10,13)
10. 바울(행 21:27-29)
주요 주제-6:1-6 교회의 직분 이해
딤전 1장 연구자료 참조
인물연구-6:8-15, 스데반
행 7장 연구자료 참조
주요주제-6:8-14 오늘날의 기독교와 유대교의 관계
행 서른 특별자료 참조
6:1-7 초대 교회의 일곱 집사 선출
지난 장(행 5장)에서는 환난 가운데 내외적으로 성장해 가는 초대 교회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이어 본장은 교회가 내적으로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 주는데 그 가운데 본문은 처음으로 교회 조직이 형성되는 과정을 통하여 교회 직분자의 긱무가 복음 전도와 봉사 생활에 있음을 보여주는 바 초대 교회 공동체에서 효과적으로 복음 전파와 봉사를 병행하기 위하여 일곱 집사를 임명하는 과정이 소개된다.
그 중심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곱 집사를 세우게 된 동기이다(1,2절). 본토 유대 지방을 떠나 외국에 흩어져 살다가 돌아온 경건한 유대인들을 가리켜 헬라파 유대인이라고 하는데, 이들 중에서도 복음을 영접하고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 생활을 하는 자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이 헬라파 유대인들 중에는 교회의 구제에 생활을 의존할 수밖에 얼는 과부들이 많았다. 하지만 히브리파 유대인들에게 밀려 구제에서 제외되었고 이에 헬라파 유대인들이 원망을 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더욱이 사도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본래의 사명인 복음 전파에 진력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대소사를 친히 주관하는 일로 인하여 복음 전파에 소홀해질 수밖에 엄었다. 이는 성도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교회가 보다 방대해져 가자 사도들이 복음 전파 이외의 교회 행정과 관계된 부수적인 문제들까지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음을 보여 준다. 그래서 사도들은 일곱 집사를 선출하여 공정하고 효과적인 봉사와 구제를 하도록 하였다. 즉 일곱 집사 선출의 동기는 주님의 몸된 교회를 하나되게 하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교회 일치에 큰 교훈을 주는데, 문제 없는 교회가 있을 수 없지만 문제 해결의 근본책은 이런 회생과 양보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둘째, 일곱 집사의 자격인데, 집사의 자격은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듣는 사람이다(3절). 성령이 충만해야 하나님의 뜻대로 올바르게 봉사할 수 있고 성령께서 주신 지혜가 있어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으며 타인에게 존경받는 사람이어야 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격 요건은 오늘날에도 목회자와 교회 직분자에게 있어서는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셋째, 집사의 책무이다(3,4절). 사도들은 기도와 말씀 전파에 전념하고 집사들은 구제와 봉사의 책무를 담당하였다. 그러나 후에 일곱 집사의 비중이 커지면서 점차 말씀 전하는 일(행 7장; 8:40)이나 기사와 표적까지 행하는(행 8:6) 교회의 지도자로 성장하였다. 오늘날에도 집사의 책무는 하나님과 교회를 향한 봉사와 전도에 힘써야 함을 가르쳐 준다.
넷째, 집사의 선출 방법이다(5,6절). 일곱 집사는 온 교인이 찰여하는 가운데 택하여졌으며 사도들의 기도와 안수에 의해 인정되어졌다. 즉 지도자들의 일방적인 의견에 의해 세워진 것이 아니라 온 교인의 의견을 수렴하여 민주적인 방식으로 세워진 것이다. 다섯째, 집사 선출의 결과이다(7절). 일곱 집사 선출 후에 교회는 사랑으로 하나가 되었으며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계속 성장하게 되었고, 심지어 복음 증거를 박해하던 제사장의 무리까지 복음을 받아들이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이렇게 집사 선출을 통한 교회 조직의 정비는 안으로는 교회를 하나되게 하였고, 밖으로는 유대인뿐 아니라 이방 선교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다. 즉 7집사 가운데는 헬라파 유대인들이 많았는데(5절 주석 참조), 이들은 이방인들을 꺼려하는 히브리파 유대 인들과 달리 이방 문화와 친숙하였고 이 방인들을 금기시하지 않았으므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데 주저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일곱 집사를 통한 교회 조직의 정비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상호 간에 일체감을 갖고서 성도들에게 부여된 사랑을 실천하고 복음 전파에 대한 지상 명령을 수행하는 하나님의 선한 사업이었다. 이것은 오늘날 교회의 직분자들을 선출할 때에 어떠한 사람을 어떠한 방식으로 선출해야 하며 또한 직분자들은 어떻게 그 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좋은 교훈이 된다(빌 1:1; 딤전 3:8: 딛 1:5).
6:1 그 때에. - 여기서 '그 때' 가 어떤 시기를 지칭하는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문맥상 오순절 성령 강림이후(행 2:1-4) 복음이 점점 확산되고, 고난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증거하며 그가 하신 말씀을 가르침으로 교회가 보다 구체화되고 조직화 되어가는 한 시점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즉 이제 신도들의 숫자도 불어났고 그에 따라 조직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일곱집사를 선출하기에 이르기까지 성장하여 예루살렘 초대교회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제자가 더 많아졌는데. - 본문의 '제자'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마데테스'로, 이 단어는 예수님의 12제자 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사람들을 지칭한다(요 8:31; 행 9:26; 14:21). 이처럼 그리스도를 믿고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사도들이 고난을 받으면서도 담대하게 복음을 전파하였기 때문이다. 사도들은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 전력을 다해 복음을 전파하였으니 그로 인해 능욕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기뻐하였으며(행 5:41) 더욱 힘을 내어 전도하며 가르치기를 힘썼던 것이다(행 5:41,42).
헬라파 유대인…히브리파 사람. - 여기서 헬라파 유대인은 주로 본토 유대 지방을 떠나서 살다가 돌아온 유대인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히브리어를 모르고 당시 세계적 공용어였던 헬라어를 사용하였다(Toussaint). 이들은 대체로 유대가 식민지화 될 때 강제로 타국에 끌려갔던 사람들로 '디아스포라'(Diaspora)라고 불리웠다. 그러나 본토에 살면서도 히브리어를 모르고 헬라어를 사용하던 유대인들이 있었는데 그들도 헬라파 유대인에 속했다. 반면에 히브리파 유대인들은 본토에 살면서 히브리어를 사용한 유대인들을 지칭한다. 하지만 이 히브리파 유대인들이 사용한 당시의 히브리어는 사실 순수 히브리어가 아니라 아람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히브리어였다(Hervey). 그럼에도 히브리파 유대인들은 헬라파 유대인들에 대해 우월감과 배타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었다.
과부들. - 과부는 고아와 더불어 힘 없고 억압받으며 소외당하는 계층의 대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성경에서는 개인적 차원에서 이들을 해하지 못하게 함은 물론 사회적, 국가적 차원에서도 저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적극 권고하고 있다(출 22:22; 레 19:9,10; 신 14:29). 이런 가르침에 입각해 예루살렘 초대 교회에서도 과부와 고아들은 우선적 구제 대상이었다.
매일 구제에 빠지므로... 원망한대. - 성도들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히 헌금도 늘어났을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매일' 구제에 힘썼던 것 같다. 그러나 그 구제에 누구는 혜택을 입고 누구는 혜택에서 제외되었다. 특히 히브리파 유대인들의 우월감에서 비롯된 배타주의는 헬라파 유대인들의 과부들을 구제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헬라파 유대인들이 불평을 토로했다. 이는 오순절 성령 강림 직후 보여 주었던 예루살렘 초대 교회의 순전한 사랑의 공동체 형태(행 2:43-47)가 와해되어 갔음을 의미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성도들이 숫자가 불어나고 교회가 보다 방대해져 가는데 교회 조직은 정비되지 않은 있었다. 한편 성령충만하고 사랑이 가득했던 초대 교회에도 이러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근본 죄성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이 모인 공동체는 언제 어디서나 이러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음을 경고해 준다(Calvin).
6:2열 두 사도가 모든 제자를 불러. - 교회의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고 결정하기 위한 교회 공동체 회의가 소집된 것을 가리킨다(Lenski). 사도들은 당시 이 회의를 소집하고 진행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놓고 공궤를 일삼는 것이. - '공궤'에 해당하는 헬라어 '트라페자이스'는 '상'(床)을 의미하며, '일삼는'에 해당하는 헬라어 '디아코네인'은 '먼지'를 의미하는 '코니스'와 전치사 '디아'의 합성어로 그 의미는 '먼지를 일으킬 만큼 뛰다' 곧 '열심히 일하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공궤를 일삼는다'는 것은 '식탁을 섬긴다'는 것으로 본문에서는 구제 활동을 의미한다(Robertson). 이것은 1절에서 언급된 '구제'라는 단어의 헬라어 '디아코니아'가 '일삼다'의 '디아코네인'과 동일한 어원을 갖는다는 것에서도 명백해진다. 따라서 본문의 '공궤를 일삼는 것이 마땅치 아니하니’는 '구제를 일삼는 것이 마땅치 아니하니'와 같은 의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열두 사도가 구제 사업을 소홀히 여기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도들은 구제만을 일삼고 정작 그보다 우선 해야 할 하나님의 말씀 증거하는 일을 제쳐두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도들에게는 '땅 끝까지 이르러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야 하는' 사명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행 1:8). 행 1장 자료노트 '사도의 7대 직무' 및 '사도의 이해' 참조. 그러므로 사도들은 주께서 자신들에게 주신 말씀의 전파의 지상(至上) 명령을 제쳐놓고 구제 사업에만 얽매이는 것이 옳지 못하므로 지혜가 있고 성령이 충만한 집사들을 선출해 그들에게 구제의 사역을 감당하게 하고자 한 것이다. 이처럼 비록 구제 사역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거룩한 사역으로서 결코 등한시 될 수는 없으나(신 15:10; 에 9:22; 잠 28:27; 엡 4:28),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사역이라는 것은 오늘날의 교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6:3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듣는 사람. - 집사가 될 사람의 자격 요건이다. 첫째는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다. 그리스도의 영이 없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람이 니거니와(롬 8:9) 리스도인 중 집사의 직분을 맡을 사람 또한 그 영이 충만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왜냐하면 성령이 충만치 아니하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지 못하며(고전 2:14) 하나님의 능력으로 일을 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지혜가 충만한 사람'이다. 이 지혜는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성령의 충만함으로 말미암는 하나님의 지혜이다. 이 지혜는 또한 사리를 분별하며 일을 처리함에 있어 치우치지 아니하는 마음이다. 지혜가 부족한 사람들은 1절과 같이 공평치 아니한 행사를 행한다. 그러므로 집사는 행정적인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도 정도(正道)를 따라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셋째는 성령이 충만하고 지혜가 있어 그것으로 '칭찬을 받는 사람'이다. 즉 집사가 될 사람은 세상이 인정하는 것들로 인하여 칭찬을 듣거나 돈이 있어 칭찬을 듣는 자가 아니라,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런데도 오늘날 교회 내에서는 하나님의 일과는 관계 없는 것으로 '평판이 좋은 사람'이 교회의 요직에 추대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옳지 않다. 하나님의 일꾼은 반드시 성령이 충만하며 지혜가 있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듣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처럼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을 듣는 사람은 결국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며 인격적으로 균형이 잡힌 사람이라 할 수 있다(딤전 3:8-13).
일곱을 택하라. - 왜 굳이 초대 교회 집사의 수를 일곱으로 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그 견해들을 정리해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① 7은 성경에서 성스러운 숫자로 여겨졌으므로 그 수를 따랐기 때문이다(Meyer, De Wette, Lenski). ② 실무적으로 일곱 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Alford, Calvin). ③ 당시 약 칠천 명의 교인이있었는 바 한 사람에게 천 명씩 맡기기 위해서였다(Bengel). ④ 일주일은 7일이며 따라서 매일 구제하는 일을 맡아보는 데 일곱 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Alexander). ⑤ 히브리파 대표 3인과 이방인파 3인과 개종자 중 1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Gieseler). ⑥ 당시 예루살렘의 행정 구역이 7행정구였기 때문에 각 행정구마다 1인이 필요해서 였다(Haenchen). ⑦ 유대 관습에 의하면 문제해결을 위한 7인 위원회가 있었는데 이 관습을 열두 사도가 취했다(Marshall). 이 견해들 중 어떤 것이 가장 정확한가에 대해서는 단정하기 힘들다. 다만 첫 번째 견해가 일반적으로 무난한 듯하다. 어쨌든 구제 사역을 전담토록 하기 위해 처음으로 일곱 집사를 선출하였는데, 이후 이 '디아코노스'라는 집사의 직분이 후대에까지 계속 계승되어졌다(롬 16:1; 빌 1:1). 본문에서 한 가지 또 주목할 사실은 일곱 집사를 열두 사도가 임명하지 않고 모든 성도들에게 선출권을 부여하여 그들에 의해 세움 받도록 하였다는 사실이다(5,6절). 즉 사도들은 초기부터 독단적 권위를 행사하지 않고 교회의 일꾼들을 교인들의 손으로 뽑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였던 것이다.
6:4 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것을 전무하리라. - 집사가 행정적인 측면에서 교회에 봉사한다면 성지가는 오직 기도와 말씀 전하는 것에 전념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사실 성직에 몸담은 사람은 그 어떤 것보다도 먼저 기도해야 하며 그 기도를 바탕으로 말씀을 전하는일에 전무(專務)해야 한다. 여기서 '전무하다'에 해당하는 헬라어 ‘프로스칼텔레소멘'은 전치사 '프로스'와 '잡다'는 뜻의 '칼테레오' 의 합성어로 '굳게 잡는다'는 의미이다. 실로 성격에 몸담은 사람은 기도하는 일과말씀 전하는 일을 굳게 잡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할 때 일반 성도들도 본을 받아 기도에 힘씀은 물론 가르침을 잘 받아들이게 마련이다.
6:5 온 무리가…택하여. - 본절은 일곱 집사를 어떻게 선출하였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일곱 집사는 예루살렘 초대 교회 온 교인에 의해 뽑혔으며 사도들의 기도와안수에 의해 인정받았다. 즉 사도들은 자신들의 일방적인 의견으로 집사들을 세우기 보다는 온 교인들의 의견을 좇아 민주적인 방식으로 세웠다. 따라서 이는 오늘날의 교회 행정에 있어서도 직분자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뽑아야 가장 바람직 한지를 보여 준다 하겠다. 한편 본절에서 언급되고 있는 일곱 집사의 이름은 모두 헬라명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이들이 모두 헬라파 유대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당시 본토 히브리인들도 헬라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Munck, Hervey). 하지만 7집사의 선출 배경이 헬라파 유대인의 원망에 있었다는 점과, 누가가 7집사의 이름을 모두 헬라명으로 기록했다는 것은 그들이 헬라파 유대인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이들 7인 중 스데반과 빌립은 특별히 주목할 만한 인물인데 이들은 단지 구제사역 이외에도 사도들처럼 말씀 전파에도 힘쓴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스데반. - 이 이름의 뜻은 '면류관'이다. 그는 복음을 증거하다가 유대인들로부터 핍박을 당한 최초의 순교자였다(행 7:57-60). 8절 이하는 그가 집사가 될 자격 요건에 충분한 사람이었음을 증거해 준다. 스데반에 대해서는 행 7장 연구자료를 보다 참조하라.
빌립. - 예수의 12제자 중 한 사람이었던 빌립(요 1:43,44)과는 동명이인이다. 그는 사마리아에 최초로 전도하였으며, 에디오피아 내시를 개종시키고 그에게 세례를 주었다(행 8:4-8,26-40). 그는 오랫 동안 해안 도시들을 돌아다니면서 주의 일을 하였는데 그의 네 딸들도 교회에서 봉사하였다(행 21:8,9).
브로고로, - 스데반과 빌립 이외의 집사들에 관한 기록은 전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전설에 의하면 브로고로는 외경 '요한 행전'의 저자라고 전해진다. 그리고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그는 베드로에 의해 니코메디아의 감독으로 임명되었다고도 한다(Bruce).
니가노르. - 이 이름의 뜻은 '승리자' 이다. 전승에 따르면 스데반과같이 순교했다고 하나 신빙성이 희박하다. 디몬, 보스트라의 감독으로 재직하다가 순교한 것으로 전해지는 인물이다.
바메나. - 트라얀(Trajanus, A.D. 98-117년) 황제 때에 빌립보에서 순교했다고 진해지는 인물이다.
안디옥 사람 니골라. - 이름의 뜻은 '백성의 정복자'이다. 본서 저자는 특별히 그의 출생지가 안디옥임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그가 일곱 집사 중 유일하게 개종자였기 때문인 것 같다(Bruce). 한편 전승에 따르면 그는 훗날 배교하여 소아시아 지방의 이단인 니골라당의(계 2:6,15) 우두머리가 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정확한 증거는 없다(Myers). 한편 여기서 '안디옥'은 수리아에 있는 안디옥이 아니라 비시디아 지방의 안디옥을 가리킨다. 이 안디옥의 위치에 대해서는 본장 자료노트를 참조하라.
6:6 안수하니라. - 하나님 앞에 특별한 사람을 임명할 경우 안수하는 것은 구약 시대에도 행해졌던 종교 의식이다(민 27:15-23; 신 34:9; 왕하 5:11). 이는 성별된 자의 외적 표시이자 그 직무에 대한 공식적 인정의 의미이다. 창 48장 자료노트, '안수' 참조․ 그러므로 열두 사도들도 그 관행에 따라 온 성도들이 선출한 7인에게 기도한 후 안수한 것이다. 그리고 그 같은 전통은 오늘날의 교회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6:7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 사도들이 구제하는 일에 손을 떼고 일곱 집사들에게 맡긴 후, 그들이 말한 대로 기도하는 일과 말씀 전하는 일에 전념하면서(3,4절) 하나님의 말씀은 더욱 예루살렘에 퍼져 나갔다. 그리하여 성령의 역사하심에 힘입어 기독교는 온 예루살렘에서 가장 강력한 종교로 부상하여 갔다.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 마침내 유대교의 핵심 세력인 제사장과 그 주변의 인물들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게 된 것을 가리킨다. 한편 에스더서에 의하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올 때의 제사장 수는 4,289명이었다(스 2:36-39). 그리고 예수님 사역 당시에는 8,00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Jeremias). 과거에 이들은 예수를 죽이는 주체 세력으로 행동하였으나(마 26:3), 이제는 성령의 권능으로 말미암아 자신들이 죽였던 예수님의 가르침을 직접 따르는 자들이 된 것이다.
이 도에 복종하니라. - '복종하다'에 해당하는 헬라어 '휘파쿠오'는 '믿었다'는 뜻이다. 즉 제사장들은 옛도를 버리고 새로운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믿고 거기에 복종한 것이다.
6:8-15 스데반 집사의 사역
본문에서부터 7장까지에는 전단락(1-7절)에서 7 집사의 한 사람으로 선출된 스데반 집사의 사역과 변증, 그리고 순교에 관한 기록이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스데반의 사역은 복음이 이방 세계로 전파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즉 공회에 잡혀온 스데반이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자 분개한 유대인들은 그를 돌로 쳐죽이고 그리스도인에 대한 핍박을 본격적으로 가하게 되는데, 이때 저들의 박해를 피해 각처로 흩어진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복음이 자연히 이방 세계로 확산된 것이다(행 8:1). 특별히 스데반의 사역은 유대인의 사도 베드로에게서부터 이방인의 사도 바울로 관심이 전환되는 과정의 연결 고리를 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이다.
이러한 본문을 보면 스데반은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일곱 집사(3,5) 중의 한 사람으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중심이 된 회당에서 복음을 전하였는데(8,9점), 성령의 지혜로 말함으로 인해 그의 변론에 대적하는 자가 없을 정도였다(10절). 이에 말로서는 스데반을 이길 수 없음을 인식한 저들은 음모를 꾸며 스데반을 산헤드린 공회에 고소한다(11,12설). 산헤드린 공회에 피소된 스데반의 죄목은 성건을 모독하고 율법을 기스렀다는 것이었다(13,14건). 이미 앞에서 사도들에 대한 바래를 통하여 복음 전파를 막았던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과 사도들을 고소했던 죄목으로 다시 스데만을 고소함으로 복음의 진리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고 한 것이다. 즉 사도들에 대한 고소와 박해에도 불구하고 복음이 확산되고 교회가 부흥하자 이제 구체적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교회를 박해하여 자신들의 종교적 기득권을 사수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 박해에 대해서 행 12장 연구자료 '초대 교회 박해사'를 참조하라.
한편 하나님의 진리를 사수한다는 종교 지도자들은 살기와 노기가 충천하여 스데반을 죽이려고 하였고, 오히려 불법을 전한다는 스데반의 얼굴은 죽음을 직면한 상황 속에서도 천사의 얼굴과 같았음을 누가는 밝히고 있는데(15절), 이러한 모습은 누가 진정한 하나님의 진리를 수호하는 자인가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그리고 이런 스데반의 담대하고 평안한 모습은 바로 성령 충만한 모습으로, 이는 그가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었음을 시사한다(눅 12:11,12).
이상의 본문은 복음이 확산될수록 악한 자들의 방해 또한 더 심해진다는 것을 교훈해 준다. 그러나 성도들은 스데반 집사와 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믿음으로 복음을 수호하고 전파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상의 악인들은 우리의 육은 죽일 수 있으나 영은 어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마 10:28).
6:8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 스데반은 성령과 지혜와 믿음이 충만한 사람(3,4절)이었다. 그런데도 본문은 다시 스데반에 대하여 은혜와 권능이 충만한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는 곧 성령이 충만한 결과는 지혜와 믿음과 은혜와 능력들로 나타나게 됨을 강조하기 위함인 듯하다.
큰 기사와 표적을 민간에 행하니. - 성령의 지혜와 믿음과 은혜와 특히 권능으로 충만한 집사 스데반은 큰 기사와 표적을 사람들 가운데서 행하였다. 그러나 그 기사와 표적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베드로가 성령충만함을 입어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선지자 요엘의 말을 빌어 설교할 때에 하나님의 영을 입은 사람들에게 '위로 하늘에서는 기사와 아래로 땅에서는 징조를 베풀어 주신다'(행 2:19)고 말하였음을 미루어 볼 때 이 기사와 표적은 하늘의 대역사(大役事)로 보여진다. 즉 스데반이 행한 기사와 표적은 하나님께서 자기 영을 부어 주실 때에 보여 주시는 하나의 징조였는 바, 그 형태는 예수께서 병을 고치시고 귀신을 내어 쫓으시며 여러 기적을 행하신 것들과 비슷한 것으로 보여진다(행 2:22), 스데반에 대해서는 행 7장 연구자료를 보다 참조하라.
6:9 리버디노…각 회당에서. - 본절에 해당하는 헬라어 원문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엑크 테스 쉬나고게스 테스 레고메네스 리베르티논 카이 퀴레나이온 카이 알렉산드레온 카이 톤 아포 킬리키아스 카이 아시아스), 이를 직역하면 '리버디노와 구레네인과 알렉산드리아인, 그리고 길리기아와 아시아인들의 회당에서'이다. 우리말 성경은 다섯 지역이 그대로 나열되어 있으나 원문에서는 리버디노와 구레네, 알렉산드리아가 한 묶음으로 그리고 길리기아와 아시아가 한 단위로 묶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원문에 입각하여 본문에 언급된 회당이 과연 몇 개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① 다섯 개(Lietzmann, Meyer, Weiss), ② 세 개(Alford), ③ 두 개(Wendt), ④ 한 개(Bengel)라는 네 설이있다. 그러나 원문에 의하면 리버디노와 구레네인과 알렉산드리아인의 회당 한 개, 그리고 길리기아와 아시아인의 회당 한 개로 도합 두 개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렇지만 본절의 '회당'에 해당하는 '쉬나고게스'( )가 단수로 쓰여져 있어 하나라는 설도 가능성이 있다. 한편 회당에 대해서는 본서 14권 신약 총론, '신약 시대의 사회· 문화적 배경'을 참조하라.
리버디노. - 이 말은 '자유인'이라는 라틴어 '리버리티누스'(Libertinus)에서 유래했다. 이들은 대체로 폼페이(Pompeii)에 의해 B.C. 63년 로마의 포로로 잡혀갔다가 자유인으로 풀려난 유대인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ongeneker, Meyer, Knowling).
구레네인. - 구레네(Cyrene)는 아프리카 리비아의 북부 해안에 있는 구레나이가 도(Province of Cyrenaica)의 수도로서 문화가 번창한 곳이었다.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진 구레네인 시몬도 이곳 출신이다(눅 23:26).
알렉산드리아인. - 알렉산드리아(Alexandria)는 북아프리카 이집트에 위치한 도시로 교통의 요충지였다. 희랍의 알렉산더(Alexander)가 건설하였고 많은 유대인들이 거주하였던 이곳은 중요한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로 역사(歷史)에 자주 언급된 대도시이다. 또한 히브리어 성경의 헬라어 역본인 70인역(LXX)이 편찬된 곳이기도하다.
길리기아. - 소아시아의 동쪽 연안에 위치한 로마의 속주(屬洲)로 '다소'라는 수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한편 다소는 사도 바울의 출생지이기도 하다(행 22:3).
아시아. - 여기서는 에베소를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의 한 지역을 말한다(행 2:9).
스데반으로 더불어 변론할새. - 위의 다섯 종류의 헬라파 유대인들 중 일부가 큰 기사와 표적을 행하는(8절) 스데반과 논쟁한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헬라파 유대인들이 스데반과 논쟁한 주제가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복음과 관련된 논쟁이 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6:10 지혜와 성령으로 말함을……능히 당치 못하여, - 예수께서 일찍이 하나님의 사람에게는 능히 변론할 능력을 성령께서 주시거니와(눅 12:12), 대적을 이길 구재(口才)와 지혜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눅 21:15).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스데반과 변론하였으나 한 사람도 스데반을 당하지 못한 것은 그같은 약속의 성취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성령의 충만함을 입은 사람은 하나님이 함께 역사하심으로 진리를 거스리는 자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자들은 사단의 공격과 궤계에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6:11 사람들을 가르쳐 말시키되……하게 하고. - 스데반과 논쟁한 자들은 정당한 말로 저를 이기지 못하자 결국에는 이처럼 중상과 모략으로 스데반을 모함하였다. 여기서 '가르쳐'에 해당하는 헬라어 '휘페발론'은 '밑으로'라는 뜻의 '휘포'와 '던지다'는 뜻의 '발로'의 합성어로 '밑으로 던지다', 즉 '교사하다' 또는 '매수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악한 자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을 때 자주 애용하는 방법은 이렇게 중상과 모략, 그리고 그 중상과 모략을 위해 사람들을 돈으로 매수하는 것이다(Lenski).
모세와 및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하는 것. - 여기서 '모독하다'는 말의 헬라어 '블라스페마'는 '상대방을 해치려고 말한다'는 의미로 종교적으로는 '거룩한 자를 거룩하지 않게 말하는것'을 지칭한다. 이 단어에서 '불경' 또는 '모독'이라는 의미의 영어(blasphemy)가 파생되었다. 즉 스데반의 적대자들은 저가 하나님과 모세를 모독했다고 함으로써 스데반을 죽이려고 음모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유대 종교법상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은 사형죄에 해당했기 때문이다(민 15:30).
6:12 백성과 장로와 서기관들을 충동시켜. - 스데반의 적대자들은 말로써 스데반을 이기지 못하여 어찌할 수 없게 되자 거짓 증인들을 내세우고(13절) 백성들의 힘과 산헤드린 공회의 공적인 힘을 총동원하여 스데반을 위해 하려 충동질하였다. 사실 사악한 정치인들이 선동 정치를 선호하듯이 사악한 종교 지도자들도 선동하기를 좋아하며(마 27:19,20), 그 방법을 즐겨 찾는다. 이 선동에 종교 지도자들도 무리들과 함께 놀아나는 모습을 본문은 여실하게 보여 주고 있다.
6:13 거짓 증인들을 세우니. - 거짓 증거나 거짓 증인은 상대방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살인 행위와 다를바 없으므로 십계명에서도 이를 엄금하고 있다(출 20:16). 그리고 이를 어긴 자에게는 무고한 자가 받을 뻔한 형벌을 도리어 당하도록 율법에 규정하고 있다(신 19:15).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데반의 대적들이 거짓 증인을 세우기를 주저하지 않은 것은 저들이야말로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패역자들이었음을 여실히 반증해 준다.
이 거룩한 곳과 율법을 거스려 말하기를. - '거룩한 곳'은 예루살렘 성전이 있는 곳, 즉 예루살렘을 가리키며, '율법'은 모세의 율법을 가리킨다. 이것은 14절에서 '예수가 예루살렘 성전을 헐고 사흘만에 다시 짓겠다'. '모세의 율법을 새로운 계명으로 대치하겠다'는 말과 대비되고 있다. 더욱이 이 13,14절의 말은 11절의 '모세와 및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과 문맥상 일치하고 있는데, 이는 예루살렘 성전과 율법이 하나님과 모세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데반의 적대자들은 스데반을 중상 모략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략을 짰음을 알 수 있다. 즉 진리의 말씀을 놓고서 논쟁할 때에는 능히 이기지 못했던 자들이 궤계를 짬에 있어서는 천재적 치밀성을 발취하고 있는 것이다.
6:14 예수가 이곳을 헐고. - 예수께서도 이와 똑같은 증거로 죽임을 당하셨다(마 26:61; 막 14:58; 요 2:19). 그러나 예수의 말씀은 당신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허물고 사흘 만에 재건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당신의 육체적 죽음과 부활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었다(요 2:21,22). 스데반은 이 말씀의 뜻을 이해하고 그것을 이해시키려고 말하였으나 마음이 완악하여진 적대자들은 그 말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말을 트집잡고 있는 것이다.
규례를 고치겠다. - '규례'에 해당하는 헬라어 '에데'는 모세가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을 때 함께 받았다고 전해지는 구전을 토대로 작성한 일상 생활 규범을 가리킨다. 한편 본절은 예수께서 새계명을 주겠다고 하신 말씀(요 13:34)을 스데반이 말한 데서 비롯된 모략일 것이다. 이전에 예수님은 구약의 옛 것에 반하여 새로운 것에 대해 여러 번 강조하셨는데(마 9:17; 26:29; 막 2:22; 14:25; 눅 5:37,38; 22:20) 율법과 장로의 유전을 생명처럼 여긴 유대인들은 그러한 말씀에 대하여 심히 불쾌히 여겼을 것이다.
6:15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 - 어떤 학자들은 이 표현이 실제로 그랬던 것이 아니라 보는 이의 심적 상태의 표현으로 단지 상징적 모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De Wette). 그러나 시내 산에서 내려온 모세의 얼굴도 빛났고(출 34:29), 변화산상에서의 예수님의 얼굴도 빛났던(마 17:9) 것처럼 스데반의 얼굴도 성령이 충만하여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그 얼굴에 슬픔과 분노를 띠지 아니하고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행 7:55). 그러므로 스데반의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았다고 하는 본문의 묘사는 결코 과장이 아님에 틀림이 없다. 즉 성령과 지혜와(3절) 믿음과(5절) 은혜와 능력이(8절) 충만하여 항상 주와 동행한 스데반의 얼굴이 천사와 같았다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성령의 충만함을 입은 자는 능력의 하나님을 의뢰하고 그분께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므로 항시 마음의 평안을 느낄 뿐만 아니라 그것이 밖으로 표출되어 다른 사람이 볼 때 그가 성령의 인도를 받는 자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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