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리 시집
[멀리서 가까이서 너에게 쓴다][1]
1.[사랑이 깊어갈수록]
2.[내 사랑 죄가 된다면]
3.[양희은의 노래처럼]
4.[밤에 쓰는 오이]
5.[대체 뭐가 걱정이란 말인가?]
6.[뭐 이런 이상한 세상을 살아야 되는가?]
7.[안스러운 남편에게]
8.[자연은 참 위대하시다]
9.[공포의 방귀]
10.[공포의 방귀 2]
11.[나도 콩처럼 되고 싶다]
12.[한 눈 파는 남자에게]
13.[피해의식]
14.[고단수 오누이]
15.[추억이 많은 사람은 부자다]
16.[바람난 옥수수]
17.[엄마,내똥이 예술이야!]
18.[이별 전야]
19.[짜장면과 옛사랑]
20.[목적 달성]
21.[곰순이는 뻥이란 말을 이렇게 쓴다]
22.[엄마,내가 꽃이야?]
23.[간단한 해결책]
24.[곰순이가 자는 이유]
25.[저 끝으로 가면 하늘이야?]
26.[휴가는 길고 섬은 멀다]
27.[못다한 사랑]
28.[그래서 난 좋은 시를 쓸 수가 없나보다]
29.[꼭 필요한 자격증]
30.[아직도 끝나지 않은 비극]
31.[잡초가 내게 소리친다]
32.[새로 생긴 습관]
33.[할미꽃 전설과 할머니]
34.[매미가 내게 묻는다]
35.[한 잎의 여자가 사랑한 남자]
36.[뇌염모기 경계령]
37.[빗소리]
38.[증권회사 객장에서]
39.[엄마는 비상 대기중]
40.[시 한줄 쓰는 것보다]
41.[시 쓰는 이유]
42.[용서할 수 없는 놈들에게 내 시를 쏜다!]
43.[남겨진 자의 운명]
44.[그리움이 강물되어 흘러도]
45.[아스팔트위의 깡패신부]
46.[정말 모질고 독한 것은]
47.[호박 하나에도 벌벌 떨면서]
48.[고구마를 고르며]
49.[세상의 달력이 몽땅 바뀌지 않는 한]
50.[혼자였던 생일날]
제 삶이 계속되는 동안 제 시도 계속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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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랑이 깊어갈수록]
여름이 깊어갈수록
나무는 초록으로 물들고
사랑이 깊어갈수록
그대 고운 모습은
내 작은 가슴에 물들고
그대 생각에 눈을 뜨고
그대 생각에 잠이 들고
마침내.....
그대 생각에 잠 못 이루고.....
2.[내 사랑 죄가 된다면]
당신은 당신이 선택한 삶의 길이 있고
나 역시 내가 걸어가야만 할 삶의 길이 있어
우리 가야할 길은 서로 다르지만
비록 잠시나마
당신과 친구가 될 수 있었던것 만으로도
내겐 가슴 벅찬 행운이였습니다.
단 한번도
당신을 만나지 못했지만
영혼은 항상 같이 있음을 느낍니다.
우리 전혀 모르는 타인으로 이제껏 살아 오다가
마치 정해 놓은 운명처럼 이렇게 만나서
짧은 시간 속에서도 순수하고 깊은 사랑을 키웠고
그리고 그런 모습으로
꽤 오랫동안 이 길을 가겠지요.
그러나 운명은
변덕스러운 것이어서
사랑하는 연인을 가혹하게 갈라놓곤 합니다.
저마다 제 나름대로의 행선지에
다다르게 하려고...
삶이란 언제나 이렇게 예기치 못한 일 투성이
나는 이 여행이 끝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시작하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삶이란 본디 그런 것.
평생을 통해 결코 잊지 못할
아름다운 날이 오기도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날이라 하여도
언젠가는 사라져 갈 수도 있음을 잘 압니다.
당신이 내 삶에서 떠나갈 때
내 가슴이 느낄 아픔과 괴로움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당신이 내게 안겨준 이 기쁨으로 인해
전 충분히 견딜 수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아픔은
우리가 느낀 기쁨에
비례하므로 슬픔이 많다면
그만큼 서로를 진실로 사랑했음이기에
큰 슬픔이 오히려 제게는 위안으로 남을 것입니다.
내 인생에서 잠시나마
당신은
내가 참으로 그 누군가에게 무엇이 된 듯한
느낌을 갖게 하였지요..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르면
전 언제나 당신 곁에 있고
내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면
당신은 언제나 내 곁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움으로 온통 타오르는 가슴이래도
전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이 절절한 사랑이 죄가 된다면
전 그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
3. [양희은의 노래처럼]
친구라 말했지만
연인이라 우기기에
연인이 되었더니 사랑이 떠나더라.
우정이라 말했지만
사랑이라 우기기에
사랑을 주었더니 사랑이 떠나더라.
10년은 사랑해 준다기에
20년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채 몇달도 안되어서 사랑이 떠나더라.
조금은 남겨가며 사랑하려 했으나
전 존재를 걸고 사랑한다기에
온통 다 주었더니 사랑이 떠나더라.
주면서 마냥 행복했기에
허망하게 떠나간 사랑이라도
미워할 수 없는 소중한 그대, 그대여...
4. [밤에 쓰는 오이]
일 없이 한가롭던 휴일 대낮
설거지하고 있던 내게
남편이 불쑥 내민
팔뚝만한 텃밭의 오이
어머 신기하고 대견해라
시원하게 깍아먹을까?
이거 먹을꺼 아니야
당신 밤에 쓰라고..
간만에 뜨거웠던 지난밤
왠지 무리한다 싶더니
쾡한 눈으로 건네는 오이 하나.
옆에 있던 여우같은 딸년.
놀러온 동네 친구에게
저 오이 먹으면 안된다잉!
울엄마 밤에 쓸꺼니까!
부전녀전이다.
한참 나이에
외로운 밤이 두렵다.
애�J은 오이만 째린다.
오이는 가고 정열은 오라
죄없이 눈치보는 팔뚝만한 오이 하나.
5. [대체 뭐가 걱정이란 말인가?]
월급날은 25일
현재 통장 잔고는 달랑 920원
딸년 유치원비 두달치 내고
이쁜이란년(풍산개)
갑자기 아파서
종합검진 받고나니
달랑 920원
하지만 대체
무엇이 걱정이란 말인가?
쌀독엔 남은 쌀
아직도 그득하고
개들 먹일 사료 충분하고
토끼 부부 밥은 뒷산에
칡넝쿨잎이 지천으로 자라고
반찬이야
텃밭에 널려있는데
대체 뭐가 걱정이란 말인가?
6. [뭐 이런 이상한 세상을 살아야 되는가?]
오후 다섯시 부터 일곱시 까지
꼬박 만화 영화에 목매는 아들녀석
오늘도 리모콘을 만지길래
두 눈 부릅뜨고
오늘부터 여섯시에 봐!
일곱살난 아들녀석
한참을 쳐다보더니
한마디 한다.
뭐 이런 이상한 세상을 살아야 되는가?
만화도 제대로 못보다니!
.
.
.
.
.
.
!!!!!!!!!!!!!
요새 만화책만 읽더니 애가 입만 살았네.
그래도 누구 아들인지 말은 참 잘한다.
에구 구여운 내 새끼!
이런 똑똑한 놈 낳은 내가
난 오늘 참 대견하다!!
7. [안스러운 남편에게]
새벽에 문득
잠이 깨어
그대를 돌아보았지
연일 계속되는
야근에 고단했던지
침까지 흘려가며
곤히 자는 그대
미울 땐
싫었을 그 모습도
사랑으로 바라보니
가슴 시린 연민이네
정자 둘
잘못? 준 죄로
평생 발목 잡혀 헌신하는
어리숙한 남자여!
아침이면 또다시
처진 어깨 곧추세우고
땡볕에 전장터로 달려나갈
그대
저녁이면 또다시
삶에 지쳐 돌아올 당신에게
내가 줄 것은
편안한 잠자리의
휴식하나 내어주는 일
해가 쨍하면
베개잇 곱게 빨아
풀먹여 말려두는 일
8. [자연은 참 위대하시다]
텃밭에서 푸성귀 따서
국거리 장만하고
반찬은 깻잎 졸임과
감자 볶음
아이들 칭얼대면
찐 감자 몇개 물리고
고향집 어머니 보내신
구수한 쌈장에
풋고추와
오이 몇 개
가을엔 옥수수도 따고
고구마도 캐야지
오늘도 텃밭을 보며
드는 한 생각
자연은 참말 위대하시다!
9.[공포의 방귀]
남편이 잠자다
방귀를 뀌었다.
태풍이 다시 온걸까?
다음날 아침에 보니
팬티가 찢어져 있었다.
방귀 세기와
정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너무 아까운
5000원 짜리 실크펜티
앞으론 질긴
나일론 펜티로 바꾸기로 했다.
10. [공포의 방귀 2]
공포의 방귀를 읽고
어떤 여자가 물었다.
제 남편은 정력도 세고
방귀도 센데
팬티 뒤가 아니라 앞이 찢어져요.
왜 일까요?
난 이렇게 답변했다.
댁의 남편은 둘 다 세니
앞이 찢어지고
엉뚱한게 세서 염치 없는 자는
뒤가 찢어져서 며칠간
재활용하는 거라고..
사람은 모든 일에
염치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난 유치원에서 그렇게 배웠다.
11. [나도 콩처럼 되고 싶다]
콩은 참 기특하다.
버릴데가 하나도 없다.
콩알은 쪄먹거나 밥에 넣어 먹고
콩 줄기는 썩히면 거름되고
콩잎과 깐 콩깍지는
맛있는 토끼밥이 된다.
나도 콩처럼 되고 싶다.
12. [한 눈 파는 남자에게]
낯선 것은 설레임이다.
거부하기 싫은 신선한 유혹이다.
그러나 시한부일뿐
익숙함은 편안함이다.
편안함은 권태를 부른다.
그러나 잊지 말게나.
세월속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렀음을
그것은 결코 공짜가 아니라네.
새 노트가 언제나 새 노트인 것 봤나?
자네, 정신차리시게.
설레임의 갈망으로 한 눈 팔다
말년이 고달픈 아버지들 얘기도 못 들었나?
세상엔 우연이 없다네.
세상엔 공짜가 없다네.
또 세상엔 비밀이 없다네.
13. [피해의식]
유머방에 들어갔다.
너무 재밌는 이야기들
낄낄거리며 웃는 내게
아들이 말했다.
뭐가 그렇게 우스워요?
나 팬티에 똥 싼것 생각했죠?
누구나 피해의식에 시달리나부다.
14. [고단수 오누이]
오락에 미쳐서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몸을 꼬던 아들놈이
드디어 결심한듯
비장하게 말한다.
엄마 오락하고 싶어요
너 오락이 좋니?
네.
얼만큼?
엄마 좋아하는 만큼
맘 약한 김보리
힘 없는 목소리로
조금만 해라.
이걸 본 여우가
갑자기 생글거리며
다가온다.
맘이 불안한 김보리
전투 태세 돌입
엄마 사랑해요.
얼만큼?
하늘만큼 땅만큼!
엄마 과자먹고 싶어
묻지도 않았는데
냉큼
엄마 좋아하는 만큼 먹고 시퍼.
알면서도 모르는 척
김보리 드디어
지갑 가져와!
고단수 오누이를 낳은
철없는 엄마 김보리
내가 얘네들 엄마인게
가끔 실감이 안난다.
15. [추억이 많은 사람은 부자다]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 사람이 부자라고
피천득 선생님이 말씀하셨지.
눈만 감으면 잡힐듯
밀려오는
따뜻한 유년의 기억들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자다
추억도 닦아야 빛이 나는 것
누구나 잊지 못할 한가지
추억은 있다.
꺼내어 닦아서 빛을 내보자
힘든 오늘을 견디고
힘찬 내일의 문을 여는
희망의 빛을 만들자.
16. [바람난 옥수수]
텃밭의 옥수수가 바람났나봐
몸매에 통통하게 물이 오르더니
이젠 염색까지 했네
노랑, 주황, 보라
수염 색깔도 찬란해라.
이쁘긴 이쁘다.
어느 미용실이니?
자연 미용실
햇빛 언니가 해줬어.
넌 좋겠다.
나도 못해봤는데..
나 보다 팔자 좋은 텃밭의 옥수수
17. [엄마, 내 똥이 예술이야!]
아침 먹고 똥싸러 간 딸
한참 후에 다급히 나를 부른다.
달려가보니
변기 앞에서
의기양양한 얼굴
내 똥 좀 보라구
내 똥 엄청 길고 크다.
색깔도 노랗구 너무 멋지지?
크윽 냄새
간신히 대꾸하고
코막고 돌아서는 내게
딸아이 하는 말
엄마! 내 똥이 예술이지!
뒷통수 후려치는 한마디
그래 예술은 바로 그런거였지.
고상하게 폼 잡는건 아니였지.
니 똥 속에도 예술은 있구나.
오늘도 이 녀석에게 한 수 배운다.
아이를 키우면서 어른이 된다.
진짜 예술을 배운다.
정직한 시를 배운다.
18. [이별전야]
여자 : 사랑한다고 했잖아!
남자 : 미쳤을 때 뭔 말을 못하냐?
여자 : 나쁜 짜식!
남자 : 그래 나 나쁜 놈이다.
그러니까 우리 헤어지자.
.
.
.
.
.
.
맘 떠난 놈은 빨리 보내는 것이 상책이다
19. [짜장면과 옛사랑]
남편과 중국집에 갔다.
혼자서 젓가락 뚝 분질러
쓱쓱 비벼서 잘도 먹는다.
아! 문득 옛사랑이 그립다.^^
20. [목적 달성]
엄마!
승리는 포기하지 않는 자의 것이래!
대견한 녀석
7세에 그걸 깨닫다니.
어디서 들었어?
만화책에서 읽었어요.
만화책 많이 사주세요!
21. [곰순이는 뻥이란 말을 이렇게 쓴다]
엄마, 나 기분 좋아요.
왜 좋아?
좋은 엄마, 좋은 아빠 좋은 오빠가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근데 왜 오빠랑 맨날 싸워?
으응, 그건 뻥이였어!
22. [엄마 내가 꽃이야?]
더위에 지친 아이들
마당가 그늘 한켠에 내어 놓은
주황색 고무통에서 신나게 물장난 친다
낄낄거리며 숨이 넘어간다.
철없는 엄마 장난기 일어
호스로 물을 뿌린다
엄마,내가 꽃이야?
왜 물을 뿌려?
그럼 꽃이지
꽃이구말구
세상에서
단 하나
소중한
나의
꽃.
23. [간단한 해결책]
고장난 자동차
열받은 아들
이놈의 자동차
문제야 정말!
문제란말 자꾸 쓰지마
아빠 싫어하셔
그럼 아빠 이름 바꿔.
애들은 뭐든 간단해서 좋다.
********************************
시를 이해하려면 곰순이 아빠
이름을 알아야 합니다.
이름이 문제는 아니구 문재랍니다.^_^
하여간 술자리에 가면 무지 씹힙니다.
문재땜에 문제라구...
이름도 잘 지어야 성공합니다.^^
24. [곰순이가 자는 이유]
과자 사온대놓고
오늘도 늦는 아빠
눈빠지게 기다리다
하품하던 곰순이
엄마
눈에서 자꾸 물이나와
홍수 나기전에
그만 자야겠어.
25. [저 끝으로 가면 하늘이야?]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다에 간
곰순이
말없이 한참을 바라보다
엄마
저 끝으로 가면
하늘이야?
26. [휴가는 길고 섬은 멀다]
섬으로 가고 싶었다.
인적도 드문
작은 섬에 푹 파묻혀
세상일 모두 잊은 듯이
그렇게 멍하니 있다 오리라.
1년의 긴 노동끝에
단비처럼 찾아온
즐거운 일탈
지도를 펴들고 마냥
설레이던 철없는 남자
주인님 꿈도 야무지네요
철없는 주인이 미웠었나
오랜 친구였던 고물자동차
주인의 꿈을 외면한 채
끝내 마지막 숨을 뱉어버렸다.
휴가는 길고
섬은 멀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서관이나 가야하리.
죄없는 수박이나 뽀개야 하리.
이곳이 바로 천국이라고
시린 마음 애써 달래야 하리.
27. [못다한 사랑]
긴 밤이 다새도록
서럽게 울던 소쩍새
소쩍새 피눈물은
꽃잎으로 피어나고
못다한 내 사랑은
상처되어 맺혔네
타버린 가슴속에
피멍으로 맺혔네
28. [그래서 난 좋은 시를 쓸 수가 없나보다]
비가 내린다
뻥 뚫린 내 가슴에도
비가 내린다
바람이 분다.
뚫린 가슴 사이로
휑한 바람이 분다.
춥다
온 몸이 다 춥다
옷을 껴입어도
이 추위를 어쩔 수 없다
내가 신이라면
이 가슴 꺼내서
던지고 싶다.
신이 아니기에
힘들면 힘든데로
끌어안고 가야만한다.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오무린다.
두팔로 깍지를 꼭
끼워서 누르면
좀 따뜻해질까?
죽어가는 모든 것까지
사랑한 시인도
있었는데
제 자신의
외로움 하나도
어쩌지 못하는
가엾은 존재
그래서 난
좋은 시를 쓸수가 없나보다.
29. [꼭 필요한 자격증]
제 몸 하나
추스리지 못하는
철없는 여자가
자격도 없이 결혼해서
애 둘을 낳았습니다.
한 때는
생명있는 것들이
까닭도 없이 서글퍼서
깊은 산에 들어가
도나 닦을까 하는
꿈도 꾸었더랍니다.
엄마가 되어서야
도 닦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이 하나 제대로
키우는 일임을 알았습니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고
존재 자체를 그대로
껴안는 것임을
나 자신을 먼저
제대로 알고 사랑해야만
아이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음을
아주 힘겹게 배웠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자격증 가운데
가장 얻기 어렵고 힘든 것이
좋은 부모 자격증인데
꼭 필요한 자격증은
왜 없는 것일까요
30. [아직도 끝나지 않은 비극]
- 비전향 장기수에 부쳐
이념보다 사람이
더 중한 시절에도
햇살 한오라기 바람 한점 없는
어둡고 음습한 0.68평
독방에서
수십년 반평생을
양심 하니 지키려고
자유란 자유는 모두 빼앗긴채
죽음보다 더한 세월을
견디고 또 견디어온 사람들이 있었네.
돈이면 자존심도
쉽게 버리는 이세상에
그 어떤 유혹보다 강렬한
사상 전향서 끝내 거부하고
신념 하나와 반생을
맞바꾸어 버린 요령없는 사람들
늙고 병든 백발노인 다 되어서
갑자기 팽겨쳐진 낯선 남녘의 밤
새들도 어두우면 집으로 돌아가는데
고향, 부모, 형제 지척이나 갈 수 없고
당장 잘 곳 없어 헤매이던
막막하고 처량한 밤
양심은 지켰으나 살길은 막막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이리 큰 고통인가
짧은 수면 힘든 막노동에
겹쳐드는 외로움
아프고 병들고 눈 못 감고 죽어가고
그러나 끝내 놓지못한 고향에의 그리움
꿈같이 이루어진 남북 정상회담
남는 자 남게하고
가는 자 가게하고
이제야 진정한 자유를 찾는건가
아직도 믿지 못할 고향에로의 귀환이여
똑같은 피를 나눈
사람들 사는 북녘땅에서
꿈에도 그리던 부모,형제 모두 만나
애타던 가족의 정 여한없이 나누시고
님들의 그 발자욱 통일의 길 되소서
부디 평안하소서
부디 행복하소서
*******************************************
피보다 생명보다 더 중한 한 사람의 자유의지를
꺽으려고 수십년 반 평생을
단지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두어두고
고문하는 그런 비극이 다시는 이 땅에 없기를...
고난에 찬 그 분들의 발걸음이 꽃이 되어 이 땅의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민족통일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감상과 나태에 젖어 있던 제 우울한 하루하루가
님들의 피맺힌 나날과 비교되어 부끄러웠습니다.
부디 행복하세요.
부디 평안하세요.
31. [잡초가 내게 소리친다]
며칠간 내린 비로 텃밭 걸음 뜸했더니
아군은 전멸 직전, 잡초만이 무성하다
강인한 생명력이 장하기도 하다만은
잡초는 잡초일뿐, 호미잡고 앉았더니
잡초들이 일어나서 우우우우 소리친다
인간이 무어길래 잡초,채소 나눠두고
살려고 발버둥치는 나를 뽑아 내려하오
세상에 태어난 보람 하나 지키려고
눈물겹게 가꾸어온 내 정성 꺽으려오
호미 쥔 당신 맘 속의 티끌 먼저 거둬내면
그땐 내 목숨도 아낌없이 바치리다.
하늘 아래 부끄럼 없는 내 생명 바치리다.
****************************************
자그마한 텃밭이지만 마음이 몹시 심란해질 때
그곳에 가서 흙을 만지고 있으면 참 편안해집니다.
흙이란 생성과 소멸의 원천이기때문일테죠.
무성한 잡초들을 생각없이 뽑아내다가
문득 부끄러움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이토록 살려고 애쓰는 강한 생명의 몸부림앞에
가차없이 내려치는 나의 호미쥔 손..
잡초들이 내게 묻는 듯 했습니다.
당신 마음 깨끗해?
날 잡초라고 막 뽑아 낼 자격이 있는 거야?
난 나일뿐이라고!
날 나둬
당신 맘이나 먼저 청소하라구...
채소와 잡초의 구분은 무엇일까?
내가 이 잡초를(누가 잡초라고 했을까?)
뽑을 자격은 있는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
그러다 풀도 못 뽑고 그냥 왔는데...
음, 뭐든지 쉬운 일이 없어서리...-.-;;
32. [새로 생긴 습관]
심장이 오그라들고
온 몸이 녹아내리는
뜨거운 사랑이 없었어도
난 충분히 담담했다.
적어도 불행하진 않았다.
네가 어느날 운명처럼
내 삶속으로 걸어들어와
메말라 비틀어진 가슴에
달콤한 수액으로 스며들기 전에는
난 충분히 싱싱한 한 그루 나무였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물기 없는 나무처럼 나도 모르게
시들어 가던 메마른 영혼의 뜨락에
한바탕 달디단 소나기로 내려친 사랑
한여름 짧은 소나기 걷히고
맑게 개인 오후 푸른 하늘에
언뜻 드러났다 스러지는 무지개처럼
우리 사랑도 그렇게 짧아서 더 황홀했다.
너를 보내고 습관 하나를 가졌다.
여름 나절 짧은 외출에도
정성스레 우산을 챙긴다.
마음으로는 너를 보냈는데도
아직도 온통 그리움으로 젖어
온 몸으로 되살아날 사랑이 두려운 탓이다.
33. [할미꽃 전설과 할머니]
텃밭 고추위에서 빨갛게 녹아내리던
한여름 햇살도 어김없이 때 되면 물러나고
어스름 땅거미에 선선한 바람 불어오면
테레비가 없어 오히려 한가롭던 저녁나절
매캐한 모깃불 옆에 멍석 깔고 누워 뒹굴거리며
쏟아져 내릴듯 위태롭게 빽빽하던 별들과 눈을 맞추다
그것도 시들하면 이른 저녁으로 허기진 배를
찐감자 몇알과 삶은 옥수수로 달랬었다.
"눈은 실컷 별을 보고 입은 가득 먹어 배부른디
귀가 심심혀서 잠이 안오는디, 할머니!"
머리맡에 앉아 말없이 부채질 해 주시던 할머니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철부지 손녀 투정에
빙그레 웃으시며 살짝 쥐어박던 따듯한 핀잔
"야그 너무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단다잉."
그리고는 이어지는 구수한 입담
아직도 오늘인듯 귓가에 울리는데
어느덧 그 아이가 엄마가 되어
마당엔 모깃불과 멍석대신
자그만 평상에 모기향 피우고
이야기 좋아하다 가난해져서
자기를 꼭 닮은 아이들에게
할머니 흉내내며 핀잔을 준다.
"이야기 너무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단다!"
할미꽃 전설을 빌려와서는
이야기 하다가 엄마도 울고
이야기 듣다가 아이들도 운다.
아이들은 이야기가 슬퍼서 울고
엄마는 할머니 그리워 운다.
따듯한 핀잔이 그리워 운다.
*************************************
할머니는 제게 모든것이였습니다.
엄마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소학교 끝나고 보자기 책보 둘러메고
부리나케 집에 달려와보면 학교가신 엄마 대신
언제나 빙그레 웃으시며 맞이해 주시던 할머니
군것질거리 신통한 게 없던 촌구석에서
그래도 무엇이든 준비해 놓으시고
사랑의 배를 채워주시던 할머니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그립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할머니처럼만 살다 갈 수 있다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식보다는 덕이 먼저라는 걸 내게 가르쳐 주신 분
무소유와 헌신으로 숨은 부처님이셨던 울 할머니
할머니는 제게 있어 그리움의 샘물이자
영원한 마음의 고향입니다.
34. [매미가 내게 묻는다]
나무 뿌리의 진액을 양식삼아
어둠속에서 일곱해를 견디어도
겨우 일곱날만의 빛을 허락받은
기막힌 매미의 사연을 알고부터는
여름날 오후면 하도 흔해서
무심히 흘려듣던 울음소리가
가슴에 베이어 온 몸으로 스민다
노래라고 하기엔 처절한 절규
가쁘게 토해내는 피묻은 유언
오늘도 매미는 내게 묻는다.
열달을 기다려 세상에 나와
서른 네해나 살아온 너는
네 젊음의 단 한 순간이라도
이토록 뜨거운 울음 바쳐봤냐고
죽음같은 절박함을 앞에 두고도
비겁과 부끄러움 한점도 없이
네 온몸을 다 던진적이 있느냐고.
35. [한 잎의 여자가 사랑한 남자]
--오규원님의 한 잎의 여자를 읽고
한 잎의 여자를 사랑한 남자가 있었네
한 잎의 여자는 사랑했네 그 남자를 사랑했네
이루지 못한 꿈을 먹고 살던 남자
뜨거운 태양아래서 살아있음을 느낀다던 남자
한여름에 먹는 수박을 좋아하던 남자
문학과 현실사이에서 괴로와하던 남자
콘크리트 벽틈에서 일에 치여서 힘들어하던 남자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자기 삶을 초조해하던 남자
그러나 이른 아침 시를 읽으면 가슴이 막 시려온다던 남자
프리지아와 개나리꽃을 좋아했던 남자
고기보다는 콩나물을 좋아하던 초식성 남자
한 잎의 여자가 부쳐주는 부추전을 먹고 싶어하던 남자
맛 보다는 분위기를 더 즐길 줄 알던 남자
대학로 호프집에서 흑맥주를 즐겨 마시던 남자
자기를 닮은 이쁜 딸 하나를 꼭 가지고싶다던 남자
사랑이 많아서 주체를 못하던 남자
기차를 타고 동해바다를 함께 가고 싶다던 남자
더러 모든 것을 버리고 멀리 이민을 꿈꾸던 남자
한 때는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
전 존재를 걸고서 사랑한다던 남자
그러나 지극히 현실적이고 신중했던 남자
변변한 취미도 없이 공부만 했던 멋없던 남자
자유를 사랑해서 운전면허 없이 버스를 즐겨 타던 남자
버스 뒷자석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워하던 남자
한순간 바람처럼 스몄다가 허망하게 떠나간 냉정한 남자
한 잎의 여자가 너무도 사랑했던 오직 한 남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먼 남자
그래서 아직도 마른 가랑잎으로만 떠 도는 한 잎의 여자
36. [뇌염모기 경계령]
또 뇌염모기 경계령이다.
의약분쟁으로 병원은 멀기만한데
치사율 30%라는 뇌염 소식은
산 밑에서 두 아이 키우는
젊은 멈마 에게는
비상계엄령만큼 섬뜩하다.
전원생활은 놀러가 찍은 한컷 사진처럼
멋지게 보여지는 낭만이 아니다.
살아내고 이겨내야하는 삶의 터전이다.
온갖 날벌레와 모기,똥파리 천국인
산 밑의 집에서 어린애들 키우며
여름 한철 나기는 수월치 않다.
밖을 향해 난 창문에 겹겹이 설치한
철통같은 방충망을 교묘하게 뚫고서
밤마다 침입하는 온갖 적군의 무리들
2인용 작은 모기장에 어린것들 재우고
귓전을 자극하는 윙윙소리 자장가 삼아
온 몸을 보시하는 인고의 긴 여름밤
여린 살결에 온통 상흔으로 얼룩진
간밤 피터지는 전쟁의 흔적들
내년 여름엔 기필코 사고 말리라
남대문 재래시장에서 판다는
크고 튼튼해서 좋다는
사각의 국방색 군용 모기장
***************************
단 한마리의 모기나 파리만 있어도 잠 잘 수 없는 고통...
남대문시장 가면 사각의 크고 튼튼한 군용모기장이
2만 얼마라는데..
어린시절 엄마,아빠 계시던 시골 초등학교 교실
통째로 빌려서 책걸상 모두 치우고 넓찍한 마루바닥에
이불깔고서 큼지막한 사각 군용 모기장속에서 뒹굴거리던
추억이 있답니다.
동생들과 신나게 들락날락 하다가 모기 들어온다고
엄마의 억센 손아귀에 엉덩짝 얼얼하게 얻어맞았던 기억도
있구요. 1년 열두달 다 되도록 번듯한 피서 한번 못가던
시골 생활에 학교 교실 바닥에서 가족이 함께 자는 일이
마치 소풍나와서 자는 것 처럼 왜 그렇게 설레이고 좋았
던지...
37. [빗소리]
-남.북 이산가족을 생각하며
빗소리
빗소리
이어질듯 끊어질듯
밤새 내리는 빗소리
모두 다 같은 소리
모두 다 다른 소리
호박잎 위에 모여 까실한 소리
애호박 머리통에는 경쾌한 소리
해바라기 낯 적시는 간지런 소리
뻘건 고추 몸통위로 매큼한 소리
피붙이 그리워 애끓는가슴엔 절절한 소리
빗소리
빗소리
무심한듯
초연한듯
밤새 오시는 빗소리
모두 다 같은 소리
모두 다 다른 소리
38. [증권회사 객장에서]
큰아이 데리고
증권회사 처음 간 날
아이는 신기해서 연신 묻는다
엄마, 텔레비젼이 많아
사람들도 많고 숫자도 많네
숫자들이 왜 깜박거리지
어,숫자들이 막 변하네
응,숫자는 주식값이고
깜빡이는 것은
가격이 자꾸 변해서 그래
그럼 저게 다 돈이야?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와! 증권회사는 온통 돈판이네!"
큰소리로 외친 아이말에
온통 웃음판으로 바뀐 객장
39. [엄마는 비상 대기중]
김 보리
엄마 엄마 엄마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졍겨운 이름
해바라기 두송이
해를 바라듯
하루종일
엄마를 따른다
엄마를 부른다
힘들어도 엄마
배고파도 엄마
짜증나도 엄마
열받아도 엄마
곰순이 잠꼬대에서까지
"엄마 똥쌌어!
엄마 닦아줘!"
잠결에도 두 귀 열어놓고
쉬지 못하는 고단한 이름
밥도 되고 잠도 되었다가 솜사탕도 되는
바쁘고 힘 쎄고 엄숙하고 전부가 되는 이름
때론 그 이름에
피가 마르게 속태우고
때론 그 이름에
세상 다 얻은 듯 가슴 벅차고
엄마 엄마 엄마
들어도 들어도 물리지 않는
줄기찬 그 이름
세상 모든 엄마는
영원히 비상 대기중
40. [시 한줄 쓰는 것 보다]
김 보리
시장 갈 땐 장바구니 꼭 챙기고
아이들 옷 얻어서 물려 입히고 물려 주고
음식쓰레기 모아 텃밭 구덩이에 묻어 거름 만들고
일회용 제품 사지않으려고 애쓰면서 살았습니다.
부모님 은혜로 태어나 크게 내세울만큼 잘 한 일이 없어
언제나 이 땅에 부끄럽고 빚지고 사는 마음이였습니다
세상을 위해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일은 못할지라도
적어도 세상 더럽히는 쓰레기라도 덜 만들려고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했지만 샴푸로 머리를 감는
작은 습관 하나 뜯어고치지 못해서
오늘 머리감다 딸아이 핀잔을 들었습니다.
"엄마, 샴푸는 나빠요.
강물에 흘러가서 물고기 다 죽인데요
그 물고기 우리가 먹으면 우리 배가 많이 아프데요"
유치원에서 배운 그대로 정직하게 말하며
엄마를 빤히 쳐다보는 아이의 두눈이 너무 맑아서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어설픈 글 한 줄이나 시 한 편 쓰는 것보다
욕심 없이 정직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살고
티없는 우리들의 아이가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깨끗하고 맑은 세상을 물려주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가슴 저리게 깨달은 하루였습니다.
시 쓰기가 부끄러운 날이였습니다.
41. [시 쓰는 이유]
김 보리
선방에서 도 닦는 스님들 중
공부가 제일 처지는 스님은
시를 쓰는 스님이라지.
좌선에 열중하다가도 갑자기
가슴깊이서 치밀어 오르는
시를 차마 누르지 못하고
벌떡벌떡 일어서버리기 때문이라지.
밥하다, 국 끓이다가 불쑥 떠오른
보잘것 없는 생각들이 사라질까봐
막차 타듯 허둥이며 책상으로 달려와
뭔가를 끄적이는 자신이 때론 우습다
시 팔아 먹고 사는 전업작가도 아니고
시집 낼만한 좋은시를 쓰지도 못하면서
나는 자꾸만 시를 생각한다.
하루 종일 시가 나를 떠나지 않는다.
훔치고 싶게 잘 쓴 시에 질투를 느끼고
삶과 시가 딱 들어맞아 힘있게 가슴 때리는
좋은 시에 고개 주억이며 감동하다가도
거품 빠진 맥주처럼 맹한
자신의 시에 절망도 하면서
다시금 시인이기를 꿈꾸는 것은
더 열심히 살기 위한 것이다
시를 쓰며 내 하루를 이잡듯이
꼼꼼히 챙기고 헛된 욕심 못된 생각들
모두 걸러낼 수 있으니
시를 쓰면 쓸수록 난 정직해진다.
열심히 살고 열심히 쓰다보면
매일 되풀이 되는 하루 하루를
전주 비빔밥처럼 맛깔나게 비벼
고소한 참기름 한 방울 살짝 쳐서
스스로에게 바치는 날도 올것이다.
42. [용서할 수 없는 놈들에게 내 시를 쏜다!]
꽃게가 납도 먹는다.
홍어 뱃속엔 돌이 들어가고
아귀가 강제로 물고문까지 당하고
식용유에 황산 섞으면 참기름 되는 줄 이제야 알았네
그 맛난 비빔밥에 참기름 넣어 쓱쓱 비벼먹긴 다 틀렸구나
어느 화학자가 화학 실험중이냐고?
천만에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돈 몇푼에 양심 팔아서
지 목구멍에 쑤셔 넣고
개기름 질질 흘려대며 이 쑤시는
흉악한 놈들의 이야기란 말씀이다
세상에 썩을놈들 많기도 많지만
제일 악질인 놈들이 바로
사람들 먹고 힘을 내는
생명같이 귀한 먹거리에 장난치는
바로 이런 놈들이다
지가 장난친 음식들이 독이 되어
돌고 또 돌아 지새끼 목구멍으로
다시 들어온다는 것을 왜 모를까
성인들 말씀하시길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셨지만
고상한 성인이 못 되는 나는
34년간 오염된 음식 먹어서
이미 병들었다손 치더라도
어린 두 생명 키우는 어미로써
죄없는 어린것들 생명마저 위협하는
그런 놈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분노에 떨며 놈들에게 쓴다.
칼같은 저주의 시를 놈들에게 쏜다.
독같은 저주 묻은 이 시를 먹고 부디 장수하시라.
**************************
이 시에서 놈은 어느 특정한 성을 지칭하는것이 아니니
남성 여러분은 오해 없으시길-.-;;
년은 좀 그렇잖아요?^_^
다시 원시시대로 가야 하나요?
요샌 시장보기가 정말 겁납니다.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 맛있게 먹고 탈없이
자라는 아이들 보는 것이 부모의 기쁨인데
이젠 그 기쁨마저 내놓으라고 하는군요.
채소야 텃밭에서 무공해로 대충 키워먹는다지만
나머지 음식들은 대체 어찌해야 하나요?
채식주의자 아닌 이상 야채만 먹고 살 수 없는 노릇이고
그나마 텃밭도 없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쩌라구..
돈많은 사람들이야 무공해,유기농으로 해결한다지만
돈도 없는 일반 서민들의 자식들은 모두 어쩌라구?
얼마나 돈이 좋으면 사람 먹는 음식을 가지고 저 짓들일까
돈이 정말 악마의 금전인가봅니다.
모두 다시 자급자족하던 원시시대로 돌아갈 수도 없고
적발해서 잡아 넣어도 양심 없는 인간들 또 나와서 일을
저지를테고..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중금속 오염이 체내에 그대로 농축된다는 사실 아시죠?
그냥 무심히 지나칠 가벼운 문제는 결코 아니랍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이렇게 글로써 분노를
터뜨리고 제 자녀들 이 다음에 사회에 나가서 일할 때
나쁜 일 하지 않도록 똑바른 양심 가진 놈들로 키워내는
일이 전부인데...
나 꽃게 참 좋아하는데... 무서버서 못 먹겠어요.
오래 살고 싶거든요-.-;;
43. [남겨진 자의 운명]
김 보리
내 그대를 사랑하고 그대 나를 사랑하는 동안에는
하늘의 별들도 밤마다 내가슴에 와서 놀다가고
숲속 새들도 아름다운 노래로 내 귓전에 깃들더니
그대 기약없이 긴 여행을 떠나버린 시간
사랑했던 추억 하나만으로 남은 내가슴엔
버려진 농가 안방 무너진 방구들 뚫고서
무섭게 자란 잡초처럼 거친 외로움만 무성하다
황홀한 저녁노을, 아름다운 꽃도 한철뿐인 것을
제임스딘과 마돈나는 죽어서 영원한 연인으로 남았지만
하지만 어쩌랴, 나는 아직 여기 남아있고
더이상 반짝이는 별들도 노래하는 새들도 없지만
질펀한 흙탕길이라도 그것이 남겨진 자의 운명이라면
남은 추억에 의지하여 불평하지 말고 묵묵히 갈뿐이다.
앞에 길이 있는 한 남은자의 삶은 계속 될 것이고
삶이란 반짝 빛났다가 사라져가는 유성이 아니므로
주어진 길이 끝나거나 길에서 고꾸라져 죽기전에는
그저 말없이 묵묵히 걸어야만 하는 것이다.
44. [그리움이 강물 되어 흘러도]
- 첫사랑을 안고 사는 친구에게 바치는 시
그를 만나 찬란한 내 젊음 문을 열고
그를 보내고 세상 모든 것 빛을 잃었다
비틀거리며 일어나 그를 잊은듯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른 남자들을 만났다.
짧게, 혹은 길게, 원하지도 않은 인연들은
끊임없이 그렇게 나에게로 왔다가 사라져갔다.
때로는 그를 잊을만큼 좋아한 사람도 있었으리라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란 시인의 말을 믿고
두리번거리며 열심히 다른 첫사랑을 찾아 헤맸다.
강물처럼 긴 세월이 흐르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여행에 시들어갈 때
어쩌면 예정된 기슭에서 한 남자를 만나
새로운 사랑으로 남자의 아내가 되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무서운 고통을 견디고
생명보다 귀한 아이를 얻어
연정보다 더 강한 모성으로
다시 태어나 행복했다.
잊은듯 담담하게 잘 살다가도
아직도 레테의 강을 건너지 못한
질긴 그리움이 한 자락 남았는지
나도 모르는 가슴 속 깊이 어딘가에
저 혼자 끈질기게 버티며 살다가
빗물이 밤새 창을 적시는 날이면
거친 외로움에 지친 가슴에
흐느끼는 빗물되어 강처럼 흐른다.
내 가슴에 흐르는 강이 마침내
그의 강에 닿을 수는 없겠지만
그리우면 그리운데로 그리워하며
아프면 아픈데로 끌어안고서
같은 하늘아래 잘 살겠거니 위안하며
날이 저물어 세상 온통 노을로 물들 때
어쩌면 먼 발치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그의 뒷모습이라도 보기를 꿈꾼다할지라도
한순간 무너져내릴듯한 아픔 매차게 추스리며
날이 더 저물기 전에 가야할 길을 묵묵히 가야만 한다.
***************************************************
친구야, 내 소중한 친구야!
네 편지 받고 마음이 너무 아파서
너 생각하면서 시랍시고 써 봤다.
그리우면 그리워해야지 뭘 어쩌겠니.
세월가도 잊혀지지 않는걸 어쩌라구.
다만 곁에 있는 사람 외롭지 않게 니가 좀더
현명하게 잘 하랄밖에
긴 세월 함께 걸어가야 할 사람은 곁에 있는 사람이니
네가 좀더 잘 하랄밖에..
사랑이 도대체 뭔지 참 여러사람 마음 아프게 하고 울리는구나.
네가 정한 삶의 목표 잊지 말고 지금처럼만 열심히 해라.
하지만 경제적으로 아무리 풍족해져도 부부간의 애틋한
정이 없다면 참 쓸쓸하겠지.
이 곳에도 밤새 비가 내렸다.
아직도 그치지 않고 계속 오신다.
친구야 부디 건강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또 소식 전할께
힘들거나 외로을 때 전화든 편지든 언제든 하고..
내가 항상 니 생각 한다는 것 잊지마.
알았지.
따듯한 차 한잔 앞에 놓고 너랑 마주하고 싶은 날이다.
비 오는 가을의 문턱에서 서서 널 그리며 니 친구 김보리가.
45. [아스팔트위의 깡패신부]
- 문정현신부님께 바치는 시
불의에 항의하다 성한 다리 절단나고
돈도 권력도 없어 몸뚱이 하나 밑천삼아
서슬퍼런 국가보안법 철폐하라 외치시며
단신으로 단식농성 외롭고 긴 싸움에
세상은 변치않고 협심증만 얻었구나
조금만 무리하면 전신마비 온다는데
갈길이 너무 멀어 쉴 수 없는 안타까움
약하고 고통받는 이 아직도 많은 세상
그들 속에 함께 남아 주님이 되겠다던
사제서품 순결한 서원 목숨처럼 지키고자
평온한 길 마다하고 세상 속으로 들어와서
수십년 긴세월을 쉬지 않고 달려온 길
갈 길은 멀기만 한데 늙은 육신 따르지 않고
땡볕에 그을은 주름위로 밀려드는 진한 피로
미군 기지, 매향리 폭격장 길바닥의 아스팔트
싸움이 필요한 곳 어디든 달려가서 깡패처럼
막무가내로 지팡이 휘두르며 싸우시다
늦은 밤 지친 몸으로 돌아오신 자매의 집
낳은 부모마저 팽개친 중복 장애 어린것들
수십년 긴세월을 사랑 하나로 거두시어
병수발, 밥시중에 자애로운 아버지까지
그래도 못다준 정 아쉬워 눈물 흘리는 자애로움
이른 아침 산책길엔 나무까지 챙기시니
신부님 사랑의 깊이가 끝도 없고 한도 없다.
신부님 계신 방에 붙여 두신 짧은 글귀
"함께 사는데 의미가 있다."
이기적인 내가슴에 비수처럼 꽂혀든다.
지난 시간 긴 싸움 돌이켜 생각하시며
계란으로 바위쳐도 싸웠으니 오늘 있고
돌아보니 역사의 후퇴는 없었다 말씀하시네
가다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변함 없는 모습으로
그 길을 가실 신부님, 신부님
우리들의 깡패 신부님
부디 쓰러지지마세요.
부디 건강하세요.
46. [정말 모질고 독한 것은]
이쁜 여자만 보면 침흘리는
속빈 놈들이 많은 세상탓이건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서건
자기 눈꺼풀을 메스로 파내고
낮은 코에 심을 넣어 높이는 것은
적어도 생명을 해치는 일은 아니다.
착한 마음 외모에 주눅들어 살았다면
차라리 연민으로 감싸안을 일이다.
우리가 모질다 분노할 것은 그딴게 아니다.
뻔뻔한 얼굴 그 뒷구녕으로
약한 자들 함부로 짓밟아가며
지뱃때기 배불리 채우며
생명가지고 장난치는 놈들의 일이지.
누이의 눈구멍을 도려낸 메스보다
더 모질고 독한건
한밤의 정욕에 몸을 맡겨
귀한 생명 하나 잉태시키고
돈 몇푼에 갈갈이 찢어죽이는
용서받지 못할 무서운 이기심들
사랑이란 이름으로 살인하는 자들이지
대책없이 임신하는 처녀와 아줌마들
정관수술과 콘돔 쓰기 꺼려하는
이땅의 이기적인 남자들
누이와 오빠, 아빠와 엄마
우리들의 가까운 이름들속에서
원치않고 불편해서, 단지 여아라는 이유만으로
날카로운 가위와 칼날로
팔다리가 잘리고 뜯겨 죽어가는 태아들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채 피지 못하고
가장 믿었던 엄마의 뱃속에서
철저하게 배신당한 어린 영혼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모질고 독한 그 많은 사람들
그 영혼을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
낙태 비디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의사의 가차없는 메스를 피해서 이리저리
움찔거리며 피하는 태아의 모습은 죽음에 직면해서
한없이 떠는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그 가엾고 처절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저희 어머님들 치고 낙태 한 두번의 경험이 없는 경우가
없고 심지어는 10번까지 경험한 분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정이 많이 나아졌지만 제가 아는 이웃 분들
역시 한 번 정도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낙태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뱃속에 있다고 생명이 아닐까요?
엄연한 한 생명을 어른들의 무책임과 이기심으로
죽이고도 죄책감없이 잘 사는 것을 보면 참 두렵습니다.
그 죄가 결코 가볍지 않을텐데...
자기 목숨 소중하다면 뱃속의 태아 생명도 똑같은 무게라는
것을 잊지 말고 스스로 조심하고 챙겨야 하지 않을까요?
47. [호박 하나에도 벌벌 떨면서]
지난 밤 무섭도록 거센 비바람에
평상 위로 나부끼던 천막 찢어지고
텃밭 큰 호박 하나 땅바닥에 떨어져
산산 조각으로 깨져 흩어졌다.
깨지고 흩어진 게 어디 호박뿐이랴
유달리 튼실한 몸피 대견한 맘에
텃밭 오가며 눈 맞추어 정주고
줄기 둘레 깊게 파서 개똥도 묻어주며
노랗게 늙혀서 내년 봄에 심을
호박씨 받고 구수한 호박죽도 끓이려고
내심 요량해 둔 주인 맘도 깨졌다
추락하는 모든 것에 날개가 있다는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며
제법 시인인척 여유부리며 씨부렁거리다
불어난 물에 집과 논.밭 다 잠기고
밥으로 맞바꿀 피같은 농작물 날려보낸
텔레비젼 아홉시 뉴스에서 봤던
가슴속까지 시커멓게 타버린 농부 아저씨
처절했던 모습 뒤늦게 눈에 밟혀
문득 할 말을 잊었다.
지것은 호박 하나에도 벌벌 떠는 주제에
의례껏 큰 물 지면 해마다 되풀이 되는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려니 하면서
잠깐 안타까워다가 까맣게 잊어버리던
무심한 내 이기심이 칼이 되어
아프게 아프게 가슴팍을 후빈다.
어젯밤 떨어져 깨져야 했던 것은
호박이 아니라 내 마음이였다
49. [세상의 달력이 몽땅 바뀌지 않는 한]
넌 아직도 내 속에 살아있는데
넌 날 기억이나 하는거니?
비가 올듯 말듯 싱숭생숭한 날이나
설레이는 여유가 좋은 금요일 오후면
조금은 날 생각해 주는 거니
난 너에게 금요일 오후같은
여유와 설레임을 주는 사람이고 싶었고
그런 나를 향해 넌 FRIDAY라고 불러주었지
로빈슨크루소가 잡아온 노예 이름 FRIDAY
그 뒤로 난 너만의 사랑의 노예가 되었던거야
"오! 나의 사랑, FRIDAY FRIDAY FRIDAY여"
그토록 다정하게 불러주던 너는 이제 갔지만
여전히 1주일에 하루는 언제나 금요일이고
세상의 달력이 몽땅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도 틀림없이 그러할 것이니까
결국 난 널 잊을 수 없게 된거야
그래놓고 니가 날 까맣게 잊었다면
그건 너무 잔인한 일이야
사랑까진 아니래두 니가 많이 힘들고 외로울 때
너의 FRIDAY 떠올리며 행복했음 좋겠어
사실 나도 널 지우려고 애썼지만
한 번 마음에 품어버린 사람을
가슴속에서 몰아내는 방법을
바보같이 난 아직 배우지 못했나봐
슬프면 슬픔으로 기쁘면 또 기쁜데로
그리움 밀려오면 달리는 자전거 바람결에도
죽음보다 깊은 망각의 잠에 빠져 있다
의식이 막 돌아오는 이른 아침 햇살속에도
가슴에 팔깍지 끼고 동그랗게 오그린채
잠을 청하는 깊은 밤 완강한 어둠속에서도
넌 항상 그렇게 내 곁에 살아 있어서
아프면 아픈데로 널 가슴에 안고 가려구
때론 니가 날 잊고 잘 산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처량하고 쓸쓸하기도 해서
나도 널 영 잊은듯 무심한듯 살고 싶은데
세상의 달력을 누군가 몽땅 바꿔놓지 않는 한
어차피 1주일의 하루는 항상 금요일일테고
그래서 한 달에 네번은 널 생각해야 하고
그래서 난 널 결코 잊을 수 없게 된거지
48. [고구마를 고르며]
얄팍한 지갑 아랑곳 없이
자꾸만 흔들리는 마음 여미듯
필요한 물건 적은 메모지를
두손에 꼭 쥐고 들어선 할인점
고구마 금일 한정 50% 파격 세일이란
달콤한 유혹도 유혹이지만
찐고구마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들 생각에
그득히 쌓인 가판대 앞에서 고구마를 줍는다.
들어보고 돌려보고 냄새도 맡아가며
깊숙이 쌓인 속에 더 좋은 게 있을까
자꾸자꾸 밀치고 뒤집어 엎어가며
옆 아줌마 야무진 솜씨 곁눈질에
덩달아 바빠진 거친 손길로
크고 싱싱하고 탱탱한 녀석을 고른다
고구마 하나에도
온통 흔들리는 마음을
들었다, 놓고
들었다가, 놓고
또다시 들었다가 놓는다.
도 닦는 선방이 따로 없다.
50. [혼자였던 생일날]
멀쩡한 수화기 한번 들어보고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어
무겁게 가라앉은 우울을 털어내고
아쉬운데로 인스턴트 커피향으로
외로움의 냄새를 마비시킨다.
냉장고를 열어 남은 반찬을
닥치는데로 모두 꺼낸다.
할 수 있는 한 스스로에게
최대한의 성찬을 바친다.
찬밥에 괜시리 목메일까 두려워
입 깨진 투가리에 물 붓고 펄펄 끓여
찬밥 한덩이 집어넣고 휘휘 젓는다.
완강하게 뭉친 고독의 덩어리들이
못이기듯 제풀에 풀리며 흩어진다.
반찬은 1회용 방청객처럼 제자리만 지키고
나는 중대한 의무를 수행하듯 경건한 태도로
물말은 밥을 목구멍에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투가리 바닥에 엉겨 붙은 밥알이 안스러워
젓가락으로 하나하나 집어가며 헤아린다.
그때 갑자기 투가리 속으로 툭 떨어지는 무엇
고개 돌려서 거울을 보니 얼굴은 엄숙한데
눈물이 저 혼자 흐르고 있었다.
아, 미역국을 끓였어야 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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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으로 밥알을 하나 하나 헤아리면서
오지 않을 전화를 기다리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전화는 새로운 일자리를 알리는 희망의 전화일 수도
아니면 보낸 후 잊지 못하고 있던 사랑하는 사람의
반가운 음성일 수도 있었겠지요.
스스로 초라해지지 않기 위해 그런데로 준비한 생일상에서
젓가락으로 밥알을 하나하나 헤아리다가
나도 모르게 뭔가를 툭 떨어뜨린 것은 아마도 미역국을
깜박 하고 빠뜨린 자신이 한심해서였을껍니다.
지나보면 초조하고 불안하고 외롭던 시간들도 추억이네요.
함께 마주하고 따듯한 밥 한끼 나눌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를 살면서 새록새록 느낍니다.
때론 싸우고 상처도 주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어서 외로움을
이기고 험한 세상 견디며 열심히 사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