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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반도는 바다가 있고, 산이 있고, 거기에 들과 갯벌이 맞닿아 서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국내에서 단 하나뿐인 반도형 국립공원인 변산반도는 겨울 색을 한아름 담아올 수 있어 좋은 가족나들이 명소다.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으로 훨씬 가까워진 이곳은 1988년 6월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서북쪽 끝의 계화와 남쪽 끝의 줄포사이에 이어지는 해안선을 바깥 변산이라 하고 남서부의 내륙 쪽을 안 변산이라 하는데, 산과 호수가 절경인 내변산과 바다와 섬, 포구가 아름다운 외변산 등이 모두 변산반도국립공원이라는 울타리 안에 사이좋게 모여 있다. 외변산을 한 눈에 훑어볼 수 있는 드라이브도 가능하고 기분 좋을 정도의 땀을 흘리며 등산을 즐길 수도 있다. 포구마다 입이 즐거운 먹거리가 기다리고, 저녁 무렵이면 변산반도 곳곳이 해넘이 명소일 정도로 저녁놀 또한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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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빚어 놓은 퇴적예술의 걸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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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바닷가 갯벌 위에서 노니는 가족들
한편, 이 지역에선 빼놓을 수 없는 변산팔경(邊山八景)이 모여있다. 이는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반도에 흩어져 있는 8개의 경승으로 변산반도국립공원에 있는 웅연조대(雄淵釣臺), 직소폭포(直訴瀑布), 소사모종(蘇寺暮鐘), 월명무애(月明霧靄), 채석범주(採石帆柱), 지포신경(止浦神景), 개암고적(開岩古跡), 서해낙조(西海落照) 등을 가리킨다. 웅연조대는 곰소 앞의 웅연강에서 물고기를 낚는 낚시꾼의 풍치를 일컫는 말이며, 직소폭포는 내변산의 옥녀담 계곡에 있는 높이 30m의 폭포이고, 소사모종은 내소사의 은은한 저녁 종소리와 어우러지는 울창한 전나무 숲의 경치를 말한다. 월명무애는 쌍선봉 중턱의 월명암에서 내려다보이는 안개 낀 아침 바다의 신비로움을 일컫는 말이고, 채석범주는 채석강에 있는 층암절벽의 장관과 그 아래의 푸른 바다에 돛단배를 띄우고 노니는 선유를 일컫는 말이며, 지포신경은 지지포에서 쌍선봉까지 산봉우리의 진경을 말한다. 개암고적은 개암사와 우금산성, 묘암골의 유서깊은 유적지와 아름다운 경치를 뜻하며, 서해낙조는 월명암 뒤의 낙조대에서 황해 바다로 해가 지는 장엄한 장관을 말한다. 채석강은 오랜 동안 파도와 흐르는 물에 씻겨 종이 낱장 같은 켜가 차곡차곡 쌓여 이뤄진 퇴적암으로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은 것처럼 신비로운 절벽과 바다가 이룬 절경은 자연이 빚은 퇴적예술의 걸작품이다. 채석강은 그래서 강(江)대신 강(堈)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채석강의 겹겹히 쌓여있는 바위를 보고 떡시루라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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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잡은 싱싱한 소라를 파는 행상들
채석강을 빠져 나오면 바로 격포항으로 이곳은 격포진이 있던 옛 수군의 근거지다.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 이후 새 등대와 방파제가 생기고 여객선이 보강됐다. 기다란 방파제를 따라 닭이봉의 기암절벽을 보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할 수도 있다. 바닥의 미끈한 암반 위엔 따사로운 겨울햇살이 만든 소금가루가 석영처럼 반짝거리고, 밀물 때면 절벽 아래까지 물이 차고 썰물 때면 작은 해식 동굴들도 모습을 드러낸다. 해산물을 파는 행상들이 이곳 저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안주 감을 해결해 주기에 주변을 돌아보면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해질 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소주한잔에 해산물을 초고추장에 찍어 한 입 삼키는 맛은 도심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싱싱함이 가득하다. 저물어 가는 석양과 함께 모터보트를 타고 반도 주위를 돌아보며 한해를 정리해 보는 것도 또 다른 낭만이다. 한편, 채석강 오른편으로는 격포해수욕장이 연결되어 있는데, 백사장이 5백m 정도로 비교적 작은 해수욕장이지만 조수간만의 차가 적고 물이 맑고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해변 오른편으로 펼쳐진 해안선으로는 오히려 해수욕장 보다 더 한적하여 한해를 정리하며 낙조를 바라보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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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횟집의 백합죽과 백합구이 상
맛집 메모 이곳 격포항 입구 횟집 촌의 원조 격인 「이어도횟집」(063-582-4444)은 12년 간 많은 미식가들의 입맛을 끌어온 맛 집이다. 백합죽(1만 원)의 재료인 백합은 부안 개화도 산을 제일로 친다. 백합죽은 쌀을 씻어 생수와 백합국물을 섞어 끓이다가 중간에 야채와 당근을 넣고, 마지막에 생백합을 까서 참기름에 한번 볶아 죽에다 넣고 다시 한번(약 30분간)끓여 그릇에 담아 참깨, 김 가루를 얹어 상에 올린다. 서해안 특유의 고급조개인 백합은 벌에서 바로 잡아도 모래가 없고 속이 하얗고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죽은 담백하고 고소한 맛과 함께 참기름냄새가 은은히 퍼지면서 중간 중간에 백합의 살점이 씹히는 맛은 만점의 영양식이다. 특히 안주인이 직접 담근 묵은 김치를 한 점 곁들여 먹는 죽은 어머니의 손맛과 함께 어울려 이어도 횟집만의 자랑이다.
가는길 변산반도로 가는 길은 서해안고속도로 부안 IC과 줄포 IC 두 가지가 있는데 부안으로 나가면 새만금 쪽이, 줄포로 나가면 곰소쪽이 가깝다. 부안 IC로 나갈 경우 부안읍을 거쳐 1.2km 가면 23번(곰소) 30(변산)번 국도분기점이 나온다. 우회전하여 변산 방면으로 새만금방조제를 거쳐, 하서면을 지나 변산해수욕장을 거쳐 약 30km 가면 채석강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