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4일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광화문 漢字현판을 한글현판으로 교체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결의안에는 고흥길, 김성태, 박종근, 배영식, 유승민, 윤석용, 이애주, 이정선, 이해봉, 정두언, 주광덕, 주호영, 홍사덕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외솔회, 한글문화연대 들 한글문화단체는 2005년 걸려있는 광화문 한글현판을 떼고 한자현판으로 바꿔단다고 할 때부터 반대했고, 지난해 한자현판을 달 때도 강력하게 반대했으나 문화재청은 듣지 않고 지난해 광복절에 고종 때 임태영이 쓴 한자현판 사진을 복사해서 그 사진으로 본떠서 달았다. 그러나 세 달도 안 되어 금이 가는 바람에 다시 만들기로 했다.
주성영의원은 결의안에서 “지난 2005년 당시 결정된 광화문 한자현판은 창건 당시의 진짜 복원도 아님은 물론이고 고종 당시의 원형도 아닌 사진을 디지털 복제한 모조체에 불과하여 문화재로서 가치가 없고 역사상 큰 의미도 없다”며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가 광화문 현판글씨를 한글로 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주의원은 특히 “한글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글자이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더구나 한글은 경복궁 안에서 세종대왕이 만들었고, 광화문이란 이름도 세종대왕 때 지은만큼 한글현판을 달 때 세종정신과 시대정신을 바로 반영하는 것이어서 문화재로서 한자 현판보다 수 천 배 가치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광화문은 1395년(태조 4년) 9월에 창건되어 정도전에 의해 사정문(四正門)으로 명명되었으나, 1425년(세종7년) 집현전에서 광화문(光化門)이라고 바꾸었고, 이후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어 270여 년 간 중건되지 못하다가 1865년(고종 2년)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재건으로 다시 옛 모습을 되찾았다. 한일병탄 후인 1927년 조선총독부가 경복궁 동문인 건춘문(建春門) 북쪽에 이전시켰고, 그 뒤 6·25전쟁으로 소실된 것을 1968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복원했다. 이후 2006년 12월부터 경복궁 복원 계획에 따라 철근콘크리트로 지은 광화문을 부수고 목재로 다시 지은 것이다.
이번 결의안 발의 이유에서 주 의원은 “ 우리가 광화문 앞마당에 세종대왕 동상을 세운 것은, 세종대왕께서 우리 역사에서 한글을 만드는 등 훌륭한 업적을 가장 많이 남긴 분으로서 우리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조상이기에 고마워하면서 그 정신을 되새기고 자랑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세종대왕 등(동상) 뒤에 한자 현판을 단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세종대왕과 한글을 모독하는 짓이고 우리 국민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므로 한글이 광화문 안에서 태어난 것을 알리고, 오늘날 새로 지은 건물에 우리 글자인 한글로 써 다는 것은 나라와 겨레의 이익과 앞날을 생각해서도 옳고 좋은 일이라고 판단한다. 더욱이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서울의 얼굴로서 오랜 세월 뒤에도 우리 후손과 외국인이 찾을 것이고 사진을 찍고 관광을 할 것이다. 한글 현판은 광화문과 경복궁이 상징하듯 위대한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정신이 어린 곳을 보여주는 표시로서 천 마디 말보다 상징 효과도 크고, 관광객들에게 주는 느낌이 남다를 것이다. 우리가 세계 으뜸 글자를 만든 문화민족이고 문명국가임을 알리는 홍보 효과도 대단히 커서 나라의 품격도 높여줄 것인 만큼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 2월 11일 서울기독청년회 회관에서 연 공청회에서 왼쪽부터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 김을동의원, 박진 의원, 김종택 한글학회장이 시민들 의견을 귀담아 듣고 있다. © 이대로 | | 이에 한글단체는 주성영 의원외 14명 의원들이 광화문 한글현판 달기 촉구 결의안을 낸 것을 환영하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한글학회는 지난 2월 11일 종로 서울기독청년회관 대강당에서 김형오, 박진, 김을동, 유성엽의원과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 권재일 국립국어원장, 안창원 서울기독청년회장이 참석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글마루지 사업과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상징거리 조성 성공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했다.
한글학회는 당초 이날 공청회에 15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재청 담당국장과 서울시 관계 공무원까지 와서 대 성황리에 마쳤다. 이날 의견을 발표한 시민발표자들도 모두 서울시 한글마루지 사업이 성공하려면 광화문부터 한글 현판으로 달고 조선어학회 순국선열 추모탑을 건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한글학회는 이날 공청회에서 한 시민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광화문 한글 현판 달기를 지지하는 시민이 1000원씩 모금하는 방식으로 ‘조선어학회 수난 기념탑, 광화문 한글현판 달기 1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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