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끝자락이며 빼어난 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완도로 답사를 간다니 어린애 소풍을 갈 때처럼 설레여 밤을 하얗게 새우고 버스로 움직이는 동안 내내 공자님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250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중심지로서, 전국 제1의 청정지역으로 이름을 날리는 곳이며. 질좋은 광어, 전복, 김, 톳, 다시마 등 각종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죠.
통일신라시대에는 해상왕 장보고 대사가 이곳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동북아의 해상권을 장악하여 바다를 개척 하였으며, 이순신 장군은 고금진을 설치하여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또한 고산 윤선도 선생은 어부사시사를 보길도에서 창작하여 국문학의 산길로도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이렇게 자연 풍광이 좋은 걷기만해도 힐링이 되는 곳을 우리 전라북도 문화관광해설사회에서 2015. 2. 24. 08시 경에 전주에서 출발하여 정읍에서 정읍 · 고창 · 부안의 회원을 태우고 총 58(?)명이 씽씽 달려갔습니다.
백양사 휴게소에서 1호차로 탄 회장님은 모두를 '엿 먹이는 일'부터 시작을 합니다.
" 아~나~ 엿 먹어라! " 설마하니…
누가 오늘 날을 받았는디 얼마나 좋소?
답사할 곳은 첫번째는 정도리 구계등, 두번째는 다도해 일출공원 완도타워, 세번째는 장보고 기념관, 마지막은 완도수목원
이렇게 좋은 곳만 골라서 갑니다요.
子曰身體髮膚受之父母不堪毁傷孝之始也立身行道揚名後世以顯父母孝之終也
(자왈,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불감훼상이 효지시야요 입신행도하고 양명후세하여 이현부모함이 효지종야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리의 몸과 육체는 부모한테 받은 고귀한 것이므로 이를 감히 손상치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요, 출세하여 도를 행하고 이름을 후세에 날리여 부모의 명성을 드러냄이 효도의 마침이니라.'
효경에 있는 말씀이죠. 여기까지 배우고 나니 하산하라네요.
서당에 갔다온 사이에 벌써 첫번째 목적지인 완도군 완도읍 정도리 구계등 일명 몽돌해변에 도착했군요.
숲길 자갈길이라 발목 등이 삐끗할까봐 해설사님의 세심한 배려로 이렇게 준비운동을 합니다.
등산할 때 준비운동을 하는 것은 봤지만 해설하기 전에 하는 것은 첨봅니다. 연륜이 적어서겠지만...
참 좋은 발상이죠?
"여자가 왜 차를 타지 않고 그 먼 길을 걸어 왔는지 모른다. 아무튼 무려 한 시간 반을 걸어 정도리에 도착했을 때는 서서히 눈이 그치고 있었다." - 윤대녕 소설 천지간 中에서… -
이렇게 좋은 곳을 차를 타고 휭~하니 오면 맛이 덜하겠습죠.
해설사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는데 같은 복장을 한 다른 사람이 연신 해설장면을 촬영을 하데요~
왜 그랬을까요?
해설사의 구수한 해설에 녹아나고 싶은데 좀 천천히 걸어가면서 숲얘기를 풀어가면 좋으련만 사정을 아니 봐주네요. 물론 시간 제약 때문이겠지만...
우리가 걷고 있는 이곳은 방풍림이죠. 이곳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와 바다에서 나오는 음이온이 협동하여 우리를 걷기만 해도 건강하게 해주는 힐링코스입니다. 오늘 일정만 소화시켜도 10만원짜리 보약을 한 재를 먹은 편이 될것입니다.
이야기하면서 마음 편하게 영감 딸네집에 가듯이 걸어요~~
남해의 넓은 바다가 시원하게 보입니다. 그 옛날에 장보고 대사와 이순신 장군이 두 어깨에 힘을 주고 활개를 치고 다니면서 해적들과 왜놈들의 씨를 말리던 곳이 이곳이겠죠~~
음식점에 손님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개점휴업상태군요. 그래도 때가 되면 왁자지껄 벅실벅실하겠죠~~
해무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보이는게 청산도 , 여서도, 소모도, 대모도, 오른쪽 끝으로 보이는 섬이 보길도라네요.
청산도는 문화관광부가 가고싶은 섬으로 선정했을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 국제인증도시이고, 슬로시티국제연맹 공식인증 '세계슬로길 1호'이기도 합니다. 가볼만한 곳으로는 범바위, 서편제 촬영지, 드라마 봄의왈츠 촬영지, 지리해수욕장, 청룡공원, 읍리 지석묘가 있고, 청산 슬로길의 길이는 마라톤 풀코스와 같은 42.195km랍니다.
보길도는 행정으로는 보길면으로 섬 전체가 자연공원이죠. 울창한 숲, 조약돌이 깔린 해변, 쪽빛바다, 깍아지른 해안 절경들이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 그런 곳입니다. 가볼만한 곳은 윤선도 유적지, 예송리 해수욕장, 중리 해수욕장,통리 해수욕장, 보옥리 공룡알 해변, 송시열 글씐바위등이 있습니다.
우와~~ 한번 가보고 싶다.
여기에서 그 유명한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를 감상해볼까요~~
어부사시사
(춘사)
우난것이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 두어집이 냇속의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뛰노나다.
우는 것이 뻐꾹샌가 푸른 것이 버들숩인가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
찌꺼덩 찌꺼덩 어영차 맑고 깊은 연못에 온갖 고기 뛰논다.
이 시는 고산 윤선도께서 65세 때인 1651년(효종2년)에 벼슬을 버리고 보길도에서 지은 시조로써 사계절로 나누어서 어부들의 생활을 나타내고있습니다요.
폼 좋고~~ 그렇게 차꼬 찍어싸면 빠떼리 모자랄턴디요~~
빠떼리 떨어져도 조아라우~ 남는것이 사진뿐인디~~
맞는 말쌈이요~~
'갯돌소리'를 들어보셨나요? 이 정도리 구계등 해안은 보시다시피 모래나 뻘이 아니라 온통 몽돌뿐이라서 파도가 칠 때에 이 몽돌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촥~~ 따르르르~~ 촤아악~ 따르르르~~" 이렇게 들립니다요. 이 의성어가 그럴듯 하나요~~
이 나무가 녹나무(?)인데 마른잎사귀를 비벼서 향을 맡아보면 아로마향 비슷하게 납니다. 한번 맡아보실래요~~
사람이나 동물만 주사를 맞는게 아니라 나무도 주사를 맞아요. 영양제나 살충제를 맞아서 이렇게 건강합니다. 이 구멍이 그런 구멍이죠~~
맨발로 나무에 등을 대고 눈을 감고 서서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까지도 다 들립니다. 나의 내면의 소리까지 들릴 때 나도 모르게 나는 건강해지고 있죠~~
참나무 6형제가 있습니다.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인데 강원도의 너와집의 재료가 이 굴참나무의 껍질이라죠~. 실제로는 이렇게 6형제만 있는 것이 아니고 교잡종이 얼마나 많은지 셀 수도 없을만큼 많답니당~
숲이 변해가는 것을 천이(遷移)라고 하죠. 새 땅에 식물들이 들어와 살면서 풀의 종류나 나무의 종류등이 키가 작거나 빛을 좋아하는 최양수는 멸하고, 키가 크고 빛이 좀 적더도 잘 사는 최음수가 성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숲은 소나무가 주종인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인공으로 보호하기 때문이죠. 지금은 손을 댈 수 없을만큼 숲이 빽빽해져서 이 이론이 맞아가고 있습니다. 소나무 등의 침엽수들은 산위로 쫒겨가고 참나무나 개서어나무 등의 활엽수들이 그 자리들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난 후의 우리의 산은 어떻게 변할런지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겠죠~~
침묵은 금이요, 웅변은 은이다?
힐링코스니까 피톤치드와 음이온 그리고 산소가 많이 녹아있는 공기 등이 우리의 온 몸을 감싸고 있어서 대 만족이지요. 발 밑의 바스락 거리는 가랑잎의 소리, 동박새등 웬갖 새들의 노랫소리,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 파도소리, 갯돌소리 등을 듣고,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흙과의 감촉, 바람이 얼굴과 손등을 스치는 감촉, 또 바닥에서 올라오는 흙내음, 나뭇잎에서 나오는 풋내, 비릿한 바닷물 내음 등등등~~ 이 모든 것이 오늘의 촛점이 아닌가 합니다.
우와~~ 따져보니 진짜 많네~~
몽돌이 발에 밟히는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달그락 달그락거리는 소리~~ 사람과 몽돌과의 대화하는 소리, 어렸을 적에 고향마을 냇가 자갈밭에서 맨발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여름 한낮에는 이 돌들이 햇볕에 달구어져서 얼마나 뜨거운지 모릅니다. 찬 물에 목욕을 하고 싸늘하게 식은 발을 돌위에 딛고 서 있으면 온 몸이 후끈후끈하며 따뜻해 지죠. 그리고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뜨거운 돌맹이에 귀를 대고 기울린 상태에서 한 발로 폴짝폴짝 뛰면 귀에서 따뜻한 물이 나오는 것을 느끼곤 했습죠. 지금은 하천정리를 하여 하나도 남아있지를 않지만요.
아~~ 옛날이여~~!!!
이 사진은 비교하라고 인터넷에서 퍼온것인데요 시간이 없어서 살펴볼 틈도 없었지만 이렇게 검고 고운 돌이 있더라고요. 다음에 가면 이곳을 찾아가서 카메라에 담아오고 싶습니다.
헤이~ 한컷~~!!!
우와~~ 멋진 분들이구만요. 오늘 날씨도 바쳐주고 이렇게 멋진데를 왔는데 기분이 참 고조가 됐지요. 거기에다 Mr.Lee~~ 를 곁들여 놓으니 절정 상태!!!
멋져요~~ 찰칵~~
그 새를 못참고서~~
이 정도리 느티나무가 육지에 있는 것과 조금은 다르겠죠? 2012년 볼라벤에 케이오 당했다가 포도시 살아나고 있다네요.
잘 회복이 되어서 넓은 그늘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여기에서 한석 김윤성님의 시를 한편 감상해 볼까요~~ 요절한 김광석씨가 노래로 부르기도 한 시입니다.
이 시인은 미당 서정주님의 사돈이죠. 즉 동생인 우하 서정태님의 친구이자 친 사돈간입니다. 육이오 때 부산으로 같이 피란을 갔을 때 서로 약속을 했답니다. 우리가 다음에 결혼을 해서 아들, 딸을 서로 낳으면 사돈을 맺자고 해서 사돈간이 됐지요.
우의가 대단하죠? 수십 년전의 약속도 지키고...
나 무
한결같은 빗속에 서서 젖은 나무를 보며
황금색 햇빛과 개인 하늘을 나는 잊었다.
누가 나를 찾지 않는다.
또 기다리지도 않는다.
한결같은 망각 속에
나는 구태여 움직이지 않아도 좋다.
나는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좋다.
시작도 끝도 없는 나무의 침묵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 한다.
무서운 것이 내게는 없다.
누구에게 감사 받을 생각도 없이
나는 하늘을 찌를 때까지 자라려고 한다.
무성한 가지와 그늘을 펴려고 한다.
이래뵈도 여기가 정도리 구계등인데 계단 모양이 하나도 보이지 않네~~ 어디로 놀러갔나~~
해설사 왈 1년에 몇번 밖에는 못 본다네요. 큰 파도가 쳐서 난리를 쳐 놔야 나타나지 보통 때는 안 보여준답니다. 오늘은 우리에게 보여주기가 싫은 모양입니다. 어쩔 수 없이 손이 없고 운이 쌀랑한 날에 다시 와서 보도록 합시다~~
지금 보시는 쪽이 보길도 쪽인데요.
거기에 계시는 사돈마님도 안녕하시고 사돈영감께서도 잘 계신가요?
분양해준 개가 알아보고 꼬리라도 살랑살랑 흔들어 주는가요?
혹시 점심 때라 동동주에 전복 안주로 반주라도 한잔 하고 계신가요?
아이고 참 답답하요. 가만히 있지말고 한 마디라도 해 보시요. 어찌서 꿀 먹은 벙어리요~~
정도리 구계등을 재미있고 성의있게 하는 해설을 들으며 힐링도하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치고 가재도 잡고...
하여튼 구경 한 번 잘 했습니다. 오래 전에 국민학교 동창 부부모임에서 여기 몽돌밭에서 세발낙지를 맨손으로 손에 초고추장을 묻혀가며 맛있게 먹었던 생각이 아련히 납니다.
모두 세발낙지에 쐬주 한 잔 쫙 하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요. 언제가 될런지 모르겠지만 맘에 맞는 친구끼리 이 몽돌밭에 앉아 재미있는 얘기를 하며 하루종일 장난하며 뛰노는 그런 날이 왔으면 참 좋겠습니다.
몽돌아~~ 다음에 또 보자~~
다음 코스는 점심 먹고나서 '다도해 일출공원 완도타워'를 관람합니다. 전복의 주산지라서 전복해물탕집으로 향했습니다. 어느 식당처럼 수수한 보통 음식점입니다. 경쟁이 심한 듯 TV에 나온집을 크게 내 걸었네요.
맛이 좋아야지 TV에 나왔다고 맛있는 집은 아니죠.
TV에 안 나온 것을 자랑하는 집도 있죠. " TV에 한 번도 안 나온 집 " 이라고요.
참 세상은 요지경 속입니다~~
요 것이 그 뭇이다냐 '전복 해물탕'이란 것인디 아직은 안 익었지만 쪼까있다가 국물을 '삐애기 눈물'만큼 떠서 맛을 봉깨로 쥔인지 종업원인지는 모르것는디 뭐라고 허느냐 허면 "국물이 쬐끔 짜지라우~~" 내가 그짓말 안혀. 다들 옆으서 들었씅게로~~
과연, 섬인디 별 수 있간디 짜재~~
어쨋튼지 별미로 알고 먹어보더라고~~. 겉으로 보기에는 맛있게 보이닝게~~. 먹을만 허드구만. 그리두 나가서는 참 맛있었다고 말히야제. 기 죽으면 쓰간디. 안 돼제 안돼야~~
들어갈것은 다 들어갔던디 맛이 있것제~~
그리고 밥 먹을 때 까탈내면 안되야 복이 달아난당게로~~ 알아 듣것제~~
어찌요. 먹음직 스럽지라우? 내가 먹을라고 갖다가 논것이 아니고라우~ 보여줄라고 갖다가 논 것이요. 박기만하고 도로 갖다가 놨써라우~~ 딴 양반이 쩝쩝했지용~~
나는 내앞에다가 큰 감을 놓는 사람이 아니요 이래봬도 ~~
ㅎㅎㅎ~~~~
이 맛있는 '전복해물탕'으로 배를 양껏 채우고 나서 30분간 시장에서 쇼핑을 한다음 관광버스를 타고 '다도해 일출공원 완도타워'를 향해서 힘있는 출발을 했습니다.
이상으로 정도리 구계등을 마칩니다. 나머지 부분(완도타워, 장보고 기념관, 완도 수목원)도 시간이 허락하는데로 올리고 싶습니다. 사진도 허술하고 글도 허접해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만 용기를 내서 모르는 것은 배우고 익혀서 하고자 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 늘 여러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끝.
첫댓글 오늘은 바람이 매우 쌀쌀하네요. 선생님이 상세히 올리신 사진을 보노라니
그날의 복받은 날씨가 넘 옹골지기만 합니다.
감사합니다!!
배돌이마냥 씰씰 해찰만 하고다니다가 아하, 내가 다녀온 곳이 이런 곳이었구나! 하고 이제서야 실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통해 답사 복습 합니다 고맙습니다
글 옮깁니다
글이 너무나 짜임새있고 세밀하여 끝까지 읽고 답사한것처럼 상상의 속으로 빠졌습니다.
특히 사진도 좋았지만 공자님말씀이나 시조,시등을 적절하게 인용해 주셔서 맛깔나게 글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옆애 있어야 고생하시는
형님한테 막걸리라도
따라드리는데^^다른 선생님이 하셧겠지요
고마워요.
된 감기에 걸려서 막걸리는 생각도 못 했네요.
ㅎㅎㅎ~~
좋은 사진과 맛깔나는 해설 감사합니다. 수소하셨어요
ㅎ 남쪽 사투리 잘하시는데요
저도 꼭 함께하고 싶은데 이유가 많네요~
제고향이 전남 장성인데 장성역앞에서 저녖식사를 하셔다고 하시길래
예전에 장성역전 전빵들이 쭉~~필림처럼 스쳐가더라구요ㅋ
사진 잘보고 해설 잘듣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늘. 애써 주셔서 덕분에.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