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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포로수용소와 바람의 언덕입니다.
놀다가 자고 내일 올라가라고 붙잡는 것을 뿌리치고
예식장을 나선 시간은 오후 두시 반이 넘어서입니다.
그 집안에 처음 있는 혼사여서 여기 저기 챙기고 인사할 곳도 많을 터이고
굳이 우리 가족까지 폐를 끼치고 싶지 않기도 하였지만
김해에서 가까운 거제도와 통영을 여행하고 싶은 속셈도 있었습니다.
지난 8월의 마지막 토요일이었네요.
우리에겐 새벽과 같은 이른 아침 6시에 부랴부랴 자동차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12시 30분에 시작하는 결혼식에 맞춰 경남 김해까지 내려가려면
이 시간에는 출발하여야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요기도 하고
그렇게 예식을 진행하는 김해의 한 호텔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입니다.
그래도 예식장에 하객으로 왔으니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갈수도 없고
준비한 옷가지들을 챙겨 입고 식장에 들어서니 12시쯤 됩니다.
시작하기 30분쯤 전에 도착하였으니
출발하면서 예상했던 시간을 정확하게 맞춘 셈이 되었군요.
예식 끝나는 거 보고 부페식으로 점심도 마쳤으니
첫번째 목적지,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찾아 거가대교를 향합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고 토요일에 근무도 포기하고 김해까지 내려가는데
예식 끝나면 거제도로 통영으로 한 바퀴 돌아서
월요일에 올라오자고 작정을 하고 내려갔었습니다.
가는 길에 가덕도의 해저터널 홍보전시관입니다.
거가대교는 부산과 가덕도, 죽도, 저도를 거쳐 거제도의 장목면을 연결하는 교량으로
2004년 12월 착공하여 6년의 공사과정을 거쳐 2010년 12월 개통하게 되었습니다.
총 연장은 8.2Km로서 3.5Km를 2개의 사장교로 연결하고 3.7Km의 침매터널과 육상터널 2개로 구성되었습니다.
교량의 개통으로 부산과 거제시는 140Km에서 60Km로 거리가 단축되었고
통행시간도 130분에서 60분으로 단축되었으며
거제, 통영, 고성 등의 인근지역이 부산생활권으로 편입되었다고 합니다.
거가대교의 침매터널은 크기 180m × 26.5m × 9.75m, 무게 45,000t이 되는
대형 콘크리트 관 18개를 바다밑에 연결하여 내부로 차량이 통행하도록 만든 터널입니다.
당시 콘크리트 구조물의 최고길이(개당 180m), 최고 깊이(수심 48m) 등 5개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으로 편도 10,000원입니다.
암튼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부산과 거제, 통영, 고성을 오가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겐
많은 시간이 절약되었지요.
멀리 사장교, 거가대교가 보입니다.
저 다리를 건너면 거제도 이구요, 거제도와 부산 가덕도의 앞글자를 따서
'거가대교' 로 이름했다고 합니다.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입니다.
흥남철수작전을 기념하기 위한 구조물이구요.
황정민 주연의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으로도 등장한 흥남철수작전은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개입하면서 전세가 불리해 지자 1950년 12월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 동안 함경북도 흥남부두에서 북쪽에 고립된 군인과 피난민들을 철수시킨 작전입니다.
흥남철수작전은 여러 가지 기록을 남겼다는데요,
10만5000에 달하는 병력, 1만7,500대의 각종 차량, 35만 톤의 물자와
북쪽의 피난민 9만 1000여명을 함정에 태워 이동시켰답니다.
또한 3,600의 병력과 차량 196대, 1,300톤의 물자를 항공기를 이용하여 철수시킴으로서
아군의 전투력 보존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고
다음 단계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시 메레디스 빅토리호(Meredith Victory)는 흥남부두에 남은 마지막 상선이었는데
선적했던 무기들을 버리고 피난민 1만4000명을 태우고 남쪽으로 피난시킴으로서
가장 많은 사람을 태우고 항해한 기적의 배로 불리며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답니다.
주차비 2,000원 외에 7,000원의 입장료를 받습니다.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싸기도 하였지만,
마치 반공교육장응 보는것 같은 분위기 때문에 외부에서 둘러보고 그냥 나왔습니다.
전쟁의 아픈 역사와 상처를 사실 그대로 기억하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한반도의 평화공존를 위해.......뭐 이런 메시지를 기대했었는데.....
거제도포로수용소는 한국전쟁 당시 조선인민군과 중공군 포로들의 수용을 위해
1951년 2월부터 1953년 7월까지 거제도에 총면적 12만㎢의 규모로 설치, 운영하였던 포로수용소입니다.
여성포로 300명을 포함하여 조선인민군 15만 여명과 중공군 2만 여명 등 최대 17만3000명을 수용하였으며,
북으로 송환을 거부하는 반공포로와 송환을 요구하는 친공포로 간에 유혈사태가 빈번했고
1952년 5월에는 포로수용소 소장이었던 로드준장이 포로들에게 납치되기도 하며
냉전시대 이념갈등의 축소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출처 ‘위키백과’
전쟁이 끝나고 일부 잔존건물들만 남아 당시 포로들의 생활상을 전시하여 오다가
1983년부터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99호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흥남철수작전 기념 조형물을 설치하여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의 현재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거제도는 섬이 크기도 하지만 볼거리가 많아
하루 이틀에 둘러보기는 어렵고, 오늘은 거제도의 남쪽 해안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멀리, 바람의 언덕입니다.
거제도 해금강유람선터미널을 향하다 보면
좌측으로 가파른 언덕길을 돌아 내려가면 도장포 어촌체험마을이 나오고
고개만 살짝 돌려도 ‘바람의 언덕’ 커다란 풍차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눈 안 가득 들어옵니다.
바람의 언덕 우측으로는 아름다운 주변경관에
신선들도 넋을 잃고 쉬어 갔다는 신선대가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내려다보입니다.
최근에는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의 아름다운 모습이 점차 알려 지면서
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
바람의 언덕을 상징하는 풍차는 2009년 거제시에서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바람의 언덕아래, 도장포의 모습입니다.
바람의 언덕 아래 작은마을 도장포항은 몽돌해수욕장으로 유명한 학동만의 안쪽 깊숙이 자리한 바다입니다.
파도가 잔잔해서 옛날 원나라와 일본을 무역하던 배들이 도자기를 보관하던 창고가 있었다고 하여
도장포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하며, 선착장에선 외도유람선을 탑승할 수 있습니다.
개미허리처럼 잘록한 지형의 영향때문인지 바람의 언덕에 걸맞게 엄청난 바람이 붑니다.
나무에 기대어 두 손으로 꽉 잡은 카메라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타이밍을 빼앗아 갑니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는 거제 8경의 6경에 해당합니다.
바람의 언덕과 도장포 마을 뒷편으로 내려다 보이는 신선대입니다.
다시 이정표를 따라 해금강유람선터미널 방향으로 5분정도 이동하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해금강과 외도로 떠나는 유람선터미널 옆으로 우제봉 전망대에 오르는 길이 나옵니다.
해금강의 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해발 107m의 우제봉 전망대 까지는 주차장에서 약 900m로,
마침 주변 식장의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서성거리기에 물어 보았더니
왕복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하네요.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 시간에는 엄홍길 대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ㅎㅎ
졸려서 차에서 자고 있는 다고 혼자 다녀오라는 말을 뒤로하고
잘 만들어진 오솔길을 따라 우제봉에 오릅니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왕으로부터 불로초를 구해오라는 명을 받은
서불의 일행 3000여명이 남해의 금산과 거제도의 해금강, 제주도의 서귀포를 거처
일본으로 건너갔다 하여 우제봉의 석벽에는 서불과차(徐市過此)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는데
1959년 9월 사라호 태풍으로 흔적도 없이 유실되었다고 합니다.
우제봉의 정상 전망대에서 보이는 해금강의 전체모습입니다.
해금강은 거제 2경으로 깎아지른 절벽에 새겨진 만물상과
열십자 모양의 십자동굴이 유명하며 사자바위 사이로 솟는 일출의 모습이 장관이라고 합니다.
해금강의 왼쪽 바로 옆으로 작게 보이는 돌섬이 선녀바위입니다.
이곳 선착장에서 외도 유람선에 승선하면 해금강을 돌아서 외도에 접안하고
관광객이 외도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태우고 나옵니다.
해금강은 바다의 금강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아쉽지만 섬에는 상륙할 수 없으며, 1971년 대한민국 명승 2호로도 지정이 되었습니다.
전망대의 서쪽으로 우측에 높은 천장산 아래 소병대도와 대병대도의 모습도 보입니다.
정상 전망대에 설치된 액자모형 안에 해금강을 담아 보았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저 그런 평범한 섬 같아 보이지만 배를 타고 가까이 주변을 둘러 보면
대한민국 명승 2호로 지정된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명승 1호는 강원도 오대산 국립공원의 '소금강' 이며
명승 3호는 전남 완도의 '구계등' 입니다.
우제봉의 높고 파란 하늘과 원색으로 변하고 있는 나무잎을 통하여
성질급한 가을의 첨병을 예고도 없이 만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가을은 정상에서부터 능선을 타고 기척도 없이 우리들 곁으로 다가서고 있었습니다.
하루해가 저물어 가고, 이제 학동 몽돌해수욕장으로 갑니다.
학동몽돌해수욕장은
흑진주 같은 검은 몽돌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에 하나로 꼽힙니다.
파도가 치면 파란 바닷물에 몽돌이 서로 부딪쳐 구르며
차르르~ 차르르~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도 하지요.
해안도로 바로 안쪽으로는 저렴한 비용의 오토캠핑장이 자리 잡고 캠핑족을 유혹합니다.
이웃한 수산마을에는 아직까지도 수산별신굿이 보전되어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학동삼거리를 중심으로 길게 타원형의 해안선을 따라
바다를 마주하고 숙박시설과 식당이 밀집하여 있습니다.
마침 거제도에서 발생한 콜레라 때문에 거제도에서는 아무것도 않먹고
잠도 자지 안겠다고 저녁엔 무조건 통영으로 건너 가자고 하더니 이곳의 저녁풍경에 반해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자고 미리부터 선수를 치네요~
참 알다가도 모를것이 여자의 마음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저녁 반주는 이 고장의 술로 알려진 '좋은데이' 로 한 잔 하고.....
여행하는 재미가 뭐 이런 맛 아니겠어요?
여긴 성게비빔밥이나 멍게비빔밥을 주문하면 얼큰한 매운탕을 서비스로 내어 줍니다.
얼큰하게 취기도 오르고 , 소화도 시켜야 하니
나란히 앉아 한적한 밤 파도에 몽돌 구르는 소리도 들어 봅니다.
차르르륵~ 차르르륵~~~~~
귀여운 어린 딸의 눈높이에 맞춰 불꽃놀이를 하는 부녀의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세월이 꽤 흐르고, 작은 아이는 커서 어른이 되고
어느날 저녁 바다를 여행하면서 오늘의 기억들이 뭉클하게 떠오르겠지요?
그렇게 오늘의 모습들은 기억이 되고,
세대와 세대를 매개로 시공을 초월하며 아름답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되살아 납니다.
해안도로를 산책하다 보니 거리에서 미니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커피를 판매하면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 같은데 지나는 사람들이 같이 노래도 하고
박수치며 흥이 좋은 사람들은 막춤 실력을 뽑내기도 합니다.
'뭐해? 가서 노래 한곡 해야지?' 했더니
'술도 부족하고....노래방 가 본지도 한참 되서....' 하며 한발 뺍니다.
두어번 부추키며 평소 즐겨 부르는 노래를 신청하였더니
못이기는 척 하고 나가서 마이크를 잡네요~ㅎㅎ
하여튼 노래하는 거 참 좋아해요~
우린 아는 사람들끼리 노래방 가는 것도 억지로 따라가는 편인데
어디 라이브 같은데 낮선 사람들 많은 곳에서도 노래 부르는 것을 저렇게 즐기니.....
어떤 땐 정말 고역이기도 합니다....ㅎㅎ
해안도로 바로 옆의 학동 오토캠핑장입니다.
비용도 비교적 저렴해서 캠핑을 즐기는 마니아들에게는 강추합니다.
어디고 사람사는 세상엔 명암이 교차합니다.
아름답고 화려함 뒤에는 반대의 그 무언가가 있지요.
그래도 이 정도면 쓰레기를 잘 정리해서 모아 두었네요.
거제도의 남쪽 해안에서 밤을 보내야 한다면
이곳 학동몽돌해수욕장을 추천합니다.
숙박시설들도 비교적 저렴하고 편의점, 식당 등 편의시설들과
가까운 거리에 관광명소들이 가득한 곳이기에 적당한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절정의 휴가기만 피한다면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푹~ 빠지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서 1박 하고
내일은 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진 구조라해수욕장부터 거제도의 남쪽 해안도를 따라
동양의 나폴리라 극찬하는 통영으로 이동하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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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9.05 17:5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9.06 09:49
첫댓글 몽돌해수욕장 우리 고딩 진상딸래미 4살때 데려간곳인데 벌써 13년의세월이 흘렀네요. 바닷가에서는 역시 해산물이 최고 군침이 도네요. 통영의 여행기가 기대됩니다.
아이들이 불쑥 불쑥 크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고 뿌듯하기도 하지만와 언제고 잘 어울리는 안주이기도 하지요
나도 그만큼 나이 들고 늙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세월이 무상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싱싱한 해산물은 찬
ㅇ
10월에 거제도 여행을 하려고 준비중인데~~역시 너무나 도움되는 포스팅^^
생생한 여행기 ~ 다시한번 감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