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칼럼 하촌 류재호
지리산 바래봉(1165M)
정유년 첫 산행으로 민족의 영산 지리산 바래봉을 오른다.
장대한 숲과 폭포가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은 백두대간 끝자락에
높이 솟아오른 명산으로 설명이 따로 필요치 않을 정도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성산(聖山)
이다. 전라남도 구례군과 전라북도 남원시, 경상남도의 하동, 산청, 함양군, 3개도에 걸쳐
자리잡고있다. 1967년 12월 29일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은 남한에서
면적이 제일 넓으며 높이 또한 백두산, 한라산 다음으로 (천왕봉,1915M) 높은 산이다.
지리산은 산세가 웅장한 만큼 서식하는 동식물을 비롯해, 산사와 귀중한 문화유산을 고루
갖추고 있다. 1500M 이상 되는 높은 봉우리만 해도 천왕봉을 중심으로 제석봉, 반야봉,
노고단 등 12개의 커다란 산악군을 이루고 있으며, 뱀사골, 칠선, 한신, 심원 등 깊은 계곡
이 7개나 된다. 뿐만 아니라 비폭동, 문장대, 통천문 등 14개의 기암과 구룡폭포, 선유폭포,
청류동폭포 등 10여개의 폭포가 위용을 뽑내고있다.
산 동쪽에는 남해로 흐르는 푸른 섬진강과 흰 모래밭이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하고있다.
청주산사랑수요일 산악회(회장, 김갑순)는 제547차 산행으로 45명이 지리산 바래봉(1165M)
을 오르기 위해 8시 출발, 11시 A코스들머리 학생교육원에 도착, 산행이 시작된다.
코스, 학생교육원~부운치2~팔랑치~바래봉~운지암~용산눈꽃축제주차장, 4시간의 산행이다.
입산하면서 옛 선인들이 이 산을 오르며 풍류를 즐기며 모아둔 '유두류산록'의 글 이 생각난다.
400백 년전 노년에 친구들과 어울려 지리산(조선시대에는 두류산)을 여행하며 시문을 읊었던
어우담(於于堂) 류몽인(柳夢寅, 1559~1623)은 1611년 봄 관직을 사양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보름동안 지리산을 유람했다.
나는 일찍이 땅의 형세가 동남쪽은 낮고 서북쪽은 높으니 남쪽 산들이 높다고 하나 북쪽 산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또 두류산이 아무리 명산이라고 하지만 풍악산은 우리나라 산
전체를 집대성한 것이나 다를 바가 없으니, 바다를 본 사람이 시시한 물줄기 정도는 하찮게 보듯이
두류산도 단지 한 주먹 정도의 돌덩이 정도로만 보였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 천왕봉 꼭대기에 올라
보고 나서야 그 웅장하고 걸출함이 우리나라 모든 산의 으뜸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류산이 더욱 높고 크게 보이는 까닭은 살은 많고 뼈는 적기 때문이다.
이 두류산은 그 근원이 백두산에서 시작하며, 면면이 4천 리나 뻗어 온 아름답고 웅혼한 기상이 남해
까지 이르러 쌓이고 모여서 우뚝 솟아나 열두 고을을 에워싸고 있으며, 사방의 둘레는 2천 리나 된다.
안음과 장수는 그 어깨를 매었고, 산음과 함양은 그 등을 짊어졌으며, 진주와 남원은 그 배를 맡았고,
운봉과 곡성은 그 허리를 꿰어 찼으며, 하동과 구례는 그 무릎을 베었고, 사천과 곤양은 그 발을 물에
담갔으니, 그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 영남과 호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저 풍악산은 북쪽에 가깝지만 4월이면 눈이 녹는데 비해 두류산은 남쪽 끝에 있음에도 5월까지 얼음이
단단하다. 그러니 그 땅의 높음과 낮음을 가히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산은 지리산이요, 산행은 겨울 산행이 으뜸이다.
겨울의 쨍한 냉기를 느끼며 걷는다. 설익은 호기를 부려 설익은 치기(稚氣)를 불러 돌출 행위만은 아니다.
오르는 길은 힘들지만 하늘은 맑고 바람이 불지않아 걷기에 좋다.
부운치를 지나 팔랑치에 오르니 상고대 터널을 지나는 기분은 깨끗해진다. 유리벽속에 갇혀있는 기분이다.
잔설을 밟으며 2시간 30분만에 힘겹게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세차다.
바래봉 뒤로 저멀리 천왕봉 신선(神仙)님이 손짓하며 올 봄에 다시한번 오라며 미소 짓는다.
필자는 천왕봉을 비롯해 지리산 골골이 많이도 다녔지만 언제나 반갑고 즐겁다.
바래봉 밑 식수대 옆 눈밭에 자리펴고 둘러않아 중식 시간이다. 그래도 이맛에 산을 오른다.
하산길이다 잔설이 깔려있고 돌밭이라 조심스럽다.
'큰눈' (大雪) 신흠(申欽, 1566~1628)
전학매산극목동(塡壑埋山極目同)
경요세계수정궁(瓊瑤世界水晶宮)
인간화사지무수(人間畵史知無數)
난사음양변화공(難寫陰陽變化功)
골 메우고 산을 덮어 온 천지가 한가지니
영롱한 옥세계요 반짝이는 수정궁궐.
인간 세상 화가들이 무수히 많겠지만
음양 변화 그 보람을 그려내긴 어렵겠네.
4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여 뒤돌아 바래봉을 다시한번 바라본다.
하산주 건배후 무사히 귀가 했다.
첫댓글 산은 지리산이요
산행은 겨울산행이라는
글귀가 가슴에 다가오는
멋진 산행기입니다
지리산 겨울풍경 함께
감상하며 산행기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다리가 많이 아프네요.
탐석 잘 다녀오세요.
연초부터 멋진 산행 하고 오셨네유
겨울산의 매력에 푹 빠져보네유 ~
네 감사합니다. 너무 좋고 즐거웠습니다.
와...아름답고 멋지네유
고문님 즐거운 산행하고 오셨쥬...좋은시간 되세요
신년 모임에 참석못해 미안합니다.
다음에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