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더라면
양상태
일찍이 어두워져 깊어져 가는 가을밤
문풍지 나풀거리며 겨울을 재촉한다
가느다란 한숨 소리 내며
겨울을 비키려는 여인의 숨결
날아온 낙엽 들창에 부딪치는 소리에
혹이나 하여 살포시 방문을 열어 본다.
그때,
봄비는 주적주적
직소폭포와 맞겨루려는 듯 내리고
거문고 술대가 부러지도록 뜯어내는 아리아를
하늘은 무심코 흘려보냈다
낭주골 봉래산 계량을 만난 객은
선녀라 부르며 사랑을 시로 전했다
봄비를 노래하는 매창에
비를 받쳐줄 선비가 있었더라면
가셨던 임 돌아와 세레나데를 불렀더라면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거품이 구슬되어
옥 반 위를 굴렀을 텐데
있었더라면 했더라면 그랬었더라면
되새김하는 사연은...
아쉽다
임은 가고
봉분만이 배를 드러낸 채 맞이한다
뒤로 뺑 돌은 소나무는
동신목인 양 지키고 있다
오매불망 봄을 기다리며
들창 가에 피어나려 숨죽이는 매화는
묘소 곁에 셋 선비가 균등하게 싸고 있는
마로니에 열매처럼 안겨있다
열매 하나 주머니에 담아
시집 위에 올려놓았다
자연스레 벌어지며
시 한수 보낸다
여향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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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매창 문화원의 향기와 여운이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입니다.
천상 시인이십니다.
성격이 급하여 우선 쓰고 차차 퇴고하렵니다.
시집을 출간하신 시인님의 댓글 하나가 힘이 됩니다.
지도교수님의 첨삭지도가 있으면하는데,
바쁘시겠지요.
매창의 애닲은 사랑이 그림이 되어 펄쳐 있습니다
문우님은 세밀히 견학을 하셧군요 훌륭한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