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일 일정이 평소보다 일찍 마무리 되었다.
날씨 좋고 시간 있고 하는데 이대로 하루를 보내기 싫어 굿맨님과 전봉산~영취산 산행 라이딩을 하기로 일정을 조정하고 보리암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라이딩 준비를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을 즈음 직장 형님(닉네임: 낙타)으로 부터 한통의 전화가 왔다. MTB자전거를 돌산소재 매장에서 구입해서 조립중인데 조립이 다 되면 오늘 라이딩 시간 괜찮냐고~ 코스도 정해졌겠다. 멤머도 있겠다. 아주 희소식이 아니겠는가?
*참고로 낙타님은 직장형님으로 입사전부터 마라톤, 수영, 로드자전거를 연마하고 출퇴근도 달리기도 하는 등 직장에서는 일명 철인으로 불리던 인물이었다.
몇번 사고로 지금은 예전만 못하다고 본인은 애기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 오늘도 무릎이 아프다고 난리다. 근데 웬만한 업힐은내가 보기에는 쉽게 올라간다. 기본실력이 어디 가겠는가~
로드사랑이 남다른 형님에게 보험직원처럼 MTB 구입을 권유하여 오늘에서야 대사가 이루어진것이다.
*보리암에 다닿았을때 굿맨님이 먼저 도착해 있었고 낙타님과 통화한 내용을 굿맨님에게 애기하자 반가워하며 너무 흔쾌히 수락하고 낙타님이 올때까지 굿맨님과 가볍게 동네 산보 라이딩을 하던중 드디어 오후 5시 40분에 낙타님이 보리암 도착했다. 두분은 보자마자 얼싸안고 안부인사를 나눴다.
'세상이 좁다' 라는 이야기는 여기에 해당하는것 같다.
굿맨님과 낙타님은 20년이 넘는 지인이었다. 낙타님이 직장에 들어오기 전부터 함께 자전거를 타던 사이로 20년 넘는 시간이 흘러 이렇게 만나 라이딩을 하니 얼마나 감격스러웠겠는가?
그 가운데는 내가 있었다.~ㅋ
이로서 오늘의 라이딩 참석자는 3명 굿맨님,낙타님,에버그린맨이 모두 모였다.
*오픈라이더 앱이 요즘 자꾸 GPS 에러가 나서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라이딩한 자료도 저장되지 않고~당분간은 연동시키지 않고 스트라바만 단독 사용 할 예정이다.
*일단 시간이 지체되어 곧바로 전봉산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 라이딩에는 페달링을 오버하지 않고 가볍게 하리라는 각오로 페달을 밟았다.
계속되는 업힐, 같은 속도의 페달링, 몸은 가벼웠지만 아직 완쾌되지 않은 목감기로 가래섞인 기침이 나올때면 나도 모르게 온몸에 힘이 들어가곤했다.
낙타님은 원체 하체근력이 좋아 처음이지만 보조를 맞추고 정상을 향해 달려갔다. 굿맨님도 나의 페달링을 보더니 한결 가벼워졌다고 조언해 주었다.
*업힐 구간임에도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풀숲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페달링을 하는데 많은 서포트 역할을 해주었다.
여기에 새소리까지 더해주니 기분은 너무나 상쾌했다.
내 컨디션에 페달링에만 신경을 쓰고 라이딩을 하다보니 어느덧 삼거리에 도착했다.
*전봉산은 여러번 올라왔지만 제일 편하게 페달링을 한 느낌이다.
잠시 물한모금, 쵸코바, 사탕으로 영양보충과 휴식을 취하며 다음 코스에 대해 애기했다. 영취산은 주변 언저리만 배회했지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지금 기억나는건 올해 5월 자전거연맹주관 산악자전거대회에 참여하면서 자내리에서 영취산방향으로 업힐이 힘들었다는 기억, 거기에서 희빈님을 만났다는 인연의 기억. 이 정도다.
암튼 힘들겠다는 생각만은 분명이 들었다.
*산을 타는 사람들은 인생을 등산에 많이 비교하는데 라이딩도 마찬가지다. 막대그래프처럼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를 반복한다. 힘들날이 있으면 즐거운 날이 있는 법. 이제 자내리까지는 다운힐이다. 내가 좀 겁이 없는지 다운힐은 스릴있고 재미지다. 신나게 일행이 다운힐을 통해 내려오자 곧장 업힐이 시작되었다. 마음속으로 '하나 둘, 하나둘' 박자를 맞추고 기어를 올려 힘보다는 페달링을 꾸준히 돌렸다. 하지만 세상사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 숨 박자는 빨라지고 평온함은 사라졌다. 그래도 자전거와 한몸이라는 생각으로 페달링은 꾸준하게 돌렸다.
*업힐이 끝날무렵 아주 잠깐 다운힐이 있다, 본격적인 영취산 업힐이 시작됐다. 처음 와본 곳이라 도대체 어디에서 업힐이 끝날지 모르고 계속 보이지 않는 앞만보고 페달질만 해댔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자전거에서 내려 끌바를 해야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는지 페달링은 멈추지 않고 나아갔고 드뎌 중간 목적지에 도착했다.
*매스컴에서 많이 본 장소였다. 진달래축제 행사장, 날이 더워 사람들이 찾지않아서 그런지 풀들이 많이 자라있었고 서울 넘버를 부착한 구입한지 오래되어 보이는 RV차량이 정차되어 있었지만 바랜 썬팅지 사이로 안을 들여다 보니 사람은 없었고 정면에는 도솔암이라는 표지판과 길이 있었다. 한마디로 여긴 영취산 정상은 아니었던 것이다. 멀리 위를 쳐다보니 철탑같은게 있는거보니 그곳이 정상이라고 짐작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게 어디냐~
*큰 와상에 헬멧과 짐가방을 벗어 던지고 가져온 바나나와 사탕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낙타님이 내 자전거가 괜찮아 보였는지 한번 슬쩍 승차를 해본다. 비싸게 보인다고 자전거 좋다고 말하면서~
솔직히 비싼 자전거는 아니지만 올해 4월 지금의 자전거로 가변하고나서 자전거의 늪에 빠졌다라고나 할까~
내 경제능력과 자전거 실력에 비하면 과분하지만 나름 아주 만족하고 있다.
*산은 명과 암의 보임이 분명하다.
선글라스를 착용해서 어두운 줄 알았는데 주변이 어두움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우리일행은 재빨리 복장들을 다시 챙기고 이동할 준비를 했다.
굿맨님이 올라온 반대편 길을 가리키며 지금부터는 자갈돌 다운힐이 시작되니 조심히 가자는 애기와 함께 다운힐은 시작됐다. 흙밭과는 달리 자갈밭은 더 스릴이 있었다. 순간 미끄럽기도 해서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머리속에는 마치 스키선수가 되어 활강을 하는 양 쾍쾍 소리를 지르며 내려갔다. 이 곳을 몇번이고 다녀가신 선배님들을 이해가 잘 안될지도 모르겠지만 처음 와 본 나에게는 완전 신세계였다. 여기는 다음에 꼭 다시 와봐야겠다. 곧장 내려가자 멀리 굿맨님이 미리 도착해 핸드폰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낙타님까지 도착해서 주변을 살펴보니 산 아래 모습이 30년 전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으로 되돌려 주었다.
*내 고향은 삼일면 적량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남아있지만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흔적은 없다. 조그맣게 멀리 보이는 흥국사는 중학교 소풍장소 단골코스였고 지금은 휘황찬란한 공장들로 즐비한 자리는 내가 어릴적 뛰어놀던 마당이었다. 지금 내려다 봐도 한눈에 우리집이 어디쯤임은 눈짐작으로도 알수 있었다. 고향을 배경으로 나름 멋지게 폼을 잡고 사진을 찍을 즘 우리 일행 머리 위에 뜬 달은 조명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곳을 지금 서둘러 가야한다는 아쉬움과 함께 어두움은 더욱 진해졌고 이제 육안만으로는 피아식별이 되지않자 다들 가져온 쌍라이트를 껴고 라이딩은 계속됐다.
*산 야라는 일행과 함께가 아니면 정말 혼자는 못올것 같다. 라이트에 의지한채 우리는 서로간의 간격을 좁혀가며 업힐을 시작했다. 조금 전 신나게 내려왔던 그 길이 이제는 힘든 구간이 되어 우리를 힘들게 하는 아이러니한 순간이었다. 옆 숲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렸지만 굿맨님 자전거에 장착된 따르릉 종소리에 소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사방이 적막하니 들리는건 우리를 보호해 줄것만 같은 종소리와 일행의 가뿐 숨소리 뿐이었다.
*오후 9시가 다 된 시간에 어두컴컴한 산속에서 라이딩을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굿맨님으로부터 이 코스가 230나비랠리 코스 일부라는 애기를 듣게 되었고 짧은 경험을 통해 밤을 꼼빡 새우고 완주하신 분들이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어느덧 날 밝을때 왔었던 삼거리에 도착, 마지막 물 한모금에 휴식을 취하고 목적지인 보리암으로 향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안전에 최대로 유의하며 굿맨님이 리딩에 따라 일행은 조심스레 내려갔다. 역시 다운힐은 스릴 그대로다.ㅋ
밤 9시 30분이 넘어서야 보리암에 도착했다.
*처음해 본 산 야라는 위험한 부분도 있지만 매력이 너무 많은것 같다. 바로 헤어지기에 아쉬움이 있어 보리암 도로 건너편 개업한지 한달밖에 안된 CU편의점에서 크림빵과 한때 잠시나마 코카콜라와 어깨를 견줬던 맥콜, 빵빠레처럼 위장한 비앙코를 먹으며 담소를 나눈 후 담에 라이딩 기회를 약속하며 오늘 가볍게 타기로 했던 라이딩은 결국 제목을 바꿔 전봉산~영취산 야간라이딩은 마무리 됐다.
*새로움을 알아간다는건 두렵거나 설레이지만 새로움을 알았을때는 그것에 대해 만족이나 불만족이 있을수 있을 것이다. 나는 확실히 전자다.
*나의 감사의 덕목 중 하나는 자전거를 알게되었다는 것입니다. 과욕부리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하나하나 배워 나가도록 하겠다.
*내일 출근하면 바쁠것 같아 라이딩 후기를 마무리하려고 하니 잠도 오고해서 문장이 안 맞는 부분도 있을것입니다. 제 개인 느낌대로 작성한것이니 이해해 주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MTB 스쿨 회원님들 새로운 한주도 건강 잘 챙기시고 라이딩도 열심히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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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생생한 리얼후기 최고네요^^ 읽고나니 저도 함께 동행한듯 착각이 일어날정도입니다^^ 힘든만큼 보상해주는게 산뽕의 매력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파파님 왜 산뽕 산뽕하는지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구요~ ㅋ 아주 스릴 넘치는 라이딩이었습니다.
@에버그린맨(이상록) 싱글까지만 하시고 DH는 신중하셔모
@하니대리(이상근) 네 몸사리고 조심히 타도록 하겠습니다.~^^
아이고 눈이야
마치 눈에 보이는듯한 생생한 스토리 잘 보았습니다.
손에 들고도 찾는 나이이다보니 읽어 내려가면서도 앞에 내용을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인연이란게 참대단하지요 굿맨님과 낙타라는분이 서로 아는 사이 일꺼라고 생각이나 했겠어요
사람좋고 성격좋고 분의기 잘만들고 굿맨님 참 멋진분이지요
함께 하신분들 안전하게 마무리 잘하신것을 축하 드립니다
월요일 아침 눈뜨기가 힘드네요~ ㅋ
굿맨님 리딩으로 좋은 곳 잘 다녀왔습니다. 저번주 토요일에 화양면 라이딩후 소호요트장에서 사진 찍어주던 분이 상감님하고 같이 거제도 다녀왔다고 하던데.. 닉네임이 킹짱인가 킹홍인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네요~ㅋ 자전거가 스캇인데 아주 고가더라구요~
@에버그린맨(이상록) 거제도 가셨고 자전거가 스캇이고ㅋㅋ
불새님은 확실히 아니고
외로운늑대 짱오기님 이시네요
자전거 엄청 많이 타시는분이시지요
@상감(화목지기) 네 연륜이 느껴지시던데 '짱오기' 맞는것 같습니다. ~ㅋ
상감님 부끄럽게,,,,뭐드시고 싶습니까, 제가 한턱두턱 쏘겠습니다^^♡
@a few 굿 맨^^♡(David kim) 거기다 겸손까지 해불면 어쩌라고 ㅎㅎ
제가 없는소리한건 아니찮아요?
낙타님 사진보니 알만한 분이시네
내가 2003년도 마라톤 시작하기전에 여수에서 최초 Sub-3주자로 명성을 떨쳤던분인것 같은데
아무튼 철인3종 하신분들은 280랠리 도전가능 하시니담에 한번 봅시다
혹시 이름이 정석찬씨 아닌가?
초기 여수에서 아마추어 일인자였는디
넵 맞습니다, 대단한 동생이었지요,,,,암벽등반까지하는 20년 만에 MTB자장구 시집오는날 에버맨님을 통해 이렇게 만났습니다^^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하니대리님과 공유부분이 있는 동생이라 더 좋습니다^^♡
철인은 철인을 알아본다. 하니대리님은 이제 강철로 변신할것만 같습니다.~^^
@에버그린맨(이상록) 낙타님은 마라톤에서 내가 따라갈수없는 기록 보유자이구
또 철인3종에서 전남대표까지 지내신 분이셔 아마 MTB입문 하셨으니 곧 두각을 내실걸
번개 라이딩에 20년지기를 뜻밖어 만나고,,,아 이벅찬 재회의 기쁨,,,,,^^ 서로 가까이 살면서,,,,,^^ 에번맨님의 리얼 번개 스토리를 읽어가면서 글 재주가 남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낌니다. 울 교회 같은성도 집사님이시지만 이렇게까지 글이 마음속에 박힐많큼 글 맛사지가 뛰어난줄은 몰랐습니다^^♡ 짧은 시간에 자전거 입문하셔서 자전거 타는 기술만 조금익히면 아주 급성장 할 수 있을 많큼 기본기를 가지고 계십니다, 앞으로 자전거를 통해 더 낳은 소통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석찬님은 엠스쿨에 낙타로 가입, 회원님들에게 인사하기로 했습니다. 배울점이 많은 친구 입니다.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번개라이딩에 함께한 멋진 후기를 올려주신 에버그린맨님과 회원이될 낙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더 감사를 드립니다.~^^
영상은 상감님과 파파님~~
글은 에버그린맨님~~~
자전거는 끊어진 인연까지 이어주는 좋은 운동이군요
그나저나 필력이 장난이 아닌데요.
오후시간 근무셔서 아쉬웠습니다.~^^
나이둘수록 고향이 더더둑 그리울텐데, 자전거타면서 향수 달래야 겠습니다.~
에버그린맨님!!!
장문의 후기 잼있게 잘 봤습니다.
댓글이 본문에 비해 너무 짧아 죄송해요~^*^
상산봉님 따라 아름다운 코스도 다녀봐야 하는데 시간이 안 맞네요~ㅋ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