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8일 성지주일
( 마르 15,1-47)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었구나
오늘의 전례는 분위기가 앞뒤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성대한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것 같으면서 그 순간은 순간적으로 지나가고, 모든 것이 수난과 죽음을 향한 비탄이 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오늘을 '성지주일' 혹은 '수난주일'이라고 하였다. 오늘의 전례는 기쁨과 슬픔으로 혼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약에서 야훼의 종은 비록 혹심한 능욕을 당하여 자신의 사명이 실패하는 것 같은 상황으로 되지만, 지극히 높으신 분의 권능에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로마의 백인대장은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고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39절) 하고 말하였다.
복음에는 예수께서 돌아가실 때,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다."(38절) 한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더불어 구약의 구원계획에 따른 성전의 기능이 이미 끝났다는 사실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죽음이 그분의 신비의 베일을 '찢고서' 그 내부를 열어 보임으로써 그분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우리에게 알려주신다는 의미이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하느님의 아들'로서 계시된 나자렛 예수를 통해 우리에게 구원을 베풀어주신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성주간의 예수님 수난과 죽음 없이는 부활 역시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굳이 고통과 시련을 겪으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통과 시련 없이 영광을 얻을 수 없음을 인간에게 당신께서 직접 모범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죽음으로 가는 길임을 알면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십니다.
사람들이 나뭇가지를 흔들면서 환호하지만, 그 환호가 며칠 뒤에는 사라지고 “십자가에 못 박아라”라는 외침으로 바뀔 것입니다. 옷자락이라도 만지려고 그렇게 손을 내밀었던 손은 예수님의 뺨을 때리려고 휘두르고 있으며, 예수님을 찬양하는 말은 예수님께 치욕을 주기 위해 침을 뱉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셨던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충분히 피하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하지 않으십니다. 이 순간을 통해 인간의 구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에, 당신 사랑의 완성을 주시기 위해 그 모든 것을 당신 몸으로 받아들이십니다.
성주간의 시작인 오늘,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내 안에 간직하고 실천하면서 살고 있었는지를 묵상했으면 합니다. 고통과 시련도 사랑으로 온몸으로 받아내는 주님의 큰 사랑을 바라봐야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