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는 하얀색 아우디 A6의 뒤꽁무니는 고속도로 위에 자연스레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평범하다며 비난받던 그는 주변에 섞이기는커녕 군계일학으로 도로를 압도한다. 그 뒤를 따르며 아우디를 훔쳐보는 운전자를 훔쳐보는 것도 재미다. 점유율 4% 시대지만 수입차들은 여전히 도로에 올라서는 순간, 시선을 튕겨내기 바쁘다. 무난한 디자인이라는 아
우디가 저 정도라면 지금 기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 BMW 523i는? 지금 이 순간에도 뒤통수에는 대여섯 개의 눈동자가 꽂혀 있으리….
아우디와 BMW의 볼륨 모델을 비교시승 무대로 불러냈다. 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흑자 전선에 없어서는 안 될 효자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수입차 시장 ‘베스트 10’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523i가 4위, A6 2.4가 5위를 차지했다. 각각 자사의 엔트리급 중형세단에 대표모델로 자리 잡아온 것. 이들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득 담고 있는 만큼 폭넓은 고객층을 가졌다. 동시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라이벌 구도를 지녔다. 배기량과 최고출력 등을 따졌을 때 둘은 분명 호적수다. 차값은 A6 2.4가 6천130만 원, BMW 523i가 6천810만 원다. 2005년 판매는 BMW 523i가 1천183대(520i 포함), A6 2.4는 844대가 팔렸다. 당시만 해도 아우디에게 BMW는 버거운 경쟁자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매달 순위가 뒤바뀌는 가운데 2006년을 마감할 즈음 무시해도 좋을 만한 판매대수 차이를 보면서 BMW 523i가 근소하게 앞섰다. BMW 523i가 1천638대, 아우디 A6 2.4는 1천614대가 팔리며 523i를 바짝 뒤쫓았다. 이 정도는 마케팅 프로모션 한 번에 금세 뒤집힐 수 있는 기록이었다.
이런 박빙의 승부는 두 가지 모델을 두고 고민하는 예비 오너에게 때때로 잔인한 딜레마로 다가올 것이다, 지금부터 본지의 날카로운 잣대를 바탕으로 두 모델을 비교할 참이다. 계측 테스트, 서킷 주행은 물론, 굽이굽이 강원도 산간 오지까지 이어진 비교 테스트 800여km를 되돌아올 즈음, 두 차의 특징과 장단점은 더욱 뚜렷해졌다. 계측 기록에 의한, 그래서 수치로 가름할 수 있는 성능의 우열부터 각각 보유 유무를 기준으로 한 편의장비까지 싸움을 키웠다.
수치로 나타난 두 차의 크기는 판매 순위처럼 근소한 간격을 보인다. 대부분 무시해도 좋을 만큼이다. 이 차이를 눈으로 몸으로 가늠하기 어렵다. 차 크기는 A6가 523i보다 조금 크다. 길이와 너비, 앞뒤 트레드 등이 몇 mm씩 크다. 다만 523i의 높이가 9mm 정도 크다. 물론 눈으로 이 차이를 가늠하기란 불가능하다. 반면 두 차를 나란히 세웠을 때 아우디 A6 2.4가 제법 커 보인다. 시승차의 하얀색 보디 덕일 것이다. 무게는 아우디 A6 2.4(1천810kg)가 BMW 523i(1천565kg)보다 제원상 약 250kg 더 무겁다. 주행안전성, 그 가운데에서도 직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휠베이스는 단연 523i가 앞선다. 프론트 미드십 방식 뒷바퀴굴림 구성 덕이다. 앞바퀴는 범퍼 쪽으로 밀어냈고 엔진은 실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따라서 523i의 앞 오버행은 꽤 짧다. 아우디 역시 앞바퀴굴림임에도 엔진 구성은 세로 배치다. A6 2.4에는 없으나 위급 모델에 네바퀴굴림 콰트로 시스템을 얹기 위해서다. 또 아우디는 콰트로 시스템 개발하기 전 앞바퀴굴림 모델만 있을 때도 차체 밸런스를 위해 세로 배치를 고집했다. 세로 배치 앞바퀴굴림은 구조적으로 앞 오버행이 길 수밖에 없다. 또 엔진의 출력축이 트랜스미션을 거쳐 다시 앞쪽으로 되돌아와야 하므로 구조가 복잡하다. 대다수 앞바퀴굴림은 가로 배치 엔진 구성인데 유독 세로 배치인 아우디가 돋보인다. 타이어 사이즈는 두 차 모두 225/55 R 16. 아우디는 컨티넨탈 프리미엄 컨택트 타이어를, BMW는 피렐리 P7 타이어를 쓴다. 두 가지 모두 비대칭 트레드를 기본으로 한 VR급이다. 두 차 모두 그레이드의 엔트리 급이다. 워낙 쟁쟁한 고성능 모델을 위급으로 둔 탓에, 그리고 꽤나 육중한 몸매 탓에 타이어는 두 차 모두 한없이 작아 보인다. 출시 시점으로 봤을 때 늦게 데뷔한 아우디 A6가 라이프사이클 면에서 조금 유리하다. 그러나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굳이 지면을 통해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 지극히 개인적 주관이 가득한 만큼 비교 시승의 지면을 가득 채운 사진에서 매력 포인트를 찾아보시길. 그러나 누가 봐도 아우디는 부드러움을, BMW는 공격적인 특성을 보디 전체에 아우르고 있다.
제원상 실내폭은 523i가 더 넓다. 차폭은 좁아도 실내폭을 넓힌 걸 보면 BMW의 인테리어 기술도 칭찬할 만하다. 운전석에 올라보면 각각의 특성이 뚜렷하다. 시트를 최대한 낮췄음에도 아우디는 내려다보는 스타일의 운전을, BMW는 대시보드 뒤에 숨어 전방을 노려보는 듯한 자세다. 플라스틱 내장재는 아우디가 샌드페이퍼로 열심히 다듬어낸 듯 맨들맨들하고, BMW는 무늬가 뚜렷하게 보이는 도드라짐을 택했다. 질감은 아우디가 앞서나 빛에 반짝이는 게 단점. BMW는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감성을 지녔으나 아우디보다 부드러움이 덜하다. 내장재를 뒤덮은 우드 그레인에서 아우디가 밝은 반사광을 택한 반면, BMW는 어두운 톤을 택했다. A6 2.4는 한글 내비게이션이 달린다. 단, 휴대폰이 내장된 CL인 시승차 말고 다른 523i(TL)은 내비게이션이 달린다. 아우디는 MMI 컨트롤러를, BMW는 i드라이브를 쓴다. 다이얼의 작동감은 단연 아우디가 앞선다. 뿐만 아니라 스위치와 토글 레버 등 운전석에 앉아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레버와 스위치에서 아우디의 감성품질이 돋보인다. BMW 역시 감성적인 내장재의 품질을 지녔으나 오히려 도드라진 장점은 단순한 레이아웃이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화려하지만 그 안에 담은 스위치와 버튼은 작고 심플하며 쓰기 편하다.
아우디의 선글라스 케이스는 불만이다. 열리는 각도나 공간이 터무니없이 작다. 웬만한 선글라스는 들어가지도 못할 크기다. 너무 안쪽으로 박아 넣은 듯한 위치도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BMW보다 한결 낫다. BMW는 아예 선글라스 케이스조차 없다. 시트는 조금 의외다. 딱딱한 정도는 두 차가 비슷하다. BMW는 엉덩이 받침이 장거리 드라이빙 때도 편했다. 비슷한 감각을 지닌 아우디 A6 2.4는 등받이가 뛰어나다. 사이드 볼스터가 두텁고 봉긋 솟아 상체를 잘 잡아준다. 단, 타고 내릴 때 조금 거슬린다. 아우디는 전동식 럼버서포트가 달려 오너 체형에 따라 허리를 받치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BMW 523i는 아예 럼버서포트가 없다.
계기판 시인성은 BMW가 앞선다. 단순한 눈금이 금세 눈에 익고 보기 편하다. 어느 속도 영역에서든 판독이 쉽다. 반면 아우디는 복잡한 눈금을 촘촘하게 그려 넣어 스포티를 강조했으나 시인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A6 2.4는 한술 더 떠 속도계의 눈금이 ‘10, 30, 50, 70km/h’ 등 홀수로 표시된다. 라틴계 민족이라면 1, 3, 5, 7, 9 등 홀수가 익숙하겠으나 한국 땅에선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 우리에겐 BMW처럼, 20, 40, 60, 80km/h로 나뉘는 짝수가 편하다. 주차센서는 BMW가 앞뒤 모두에 달렸다. 뿐만 아니라 친절하게 i드라이브 모니터를 통해 장애물에 근접 상황까지 표시해준다. 아무리 좁은 주차장에서도 밀어 넣기 쉽다. 오히려 주차가 즐거울 수 있다. 반면 아우디는 그저 소리로만 경고 해준다. 그나마 앞쪽에는 센서가 달리지 않는다. 아우디에게도 단점은 있다. A6 2.4의 경우 뒷자리의 센터터널이 제법 높게 솟아올랐다. 앞바퀴굴림임에도 뒷바퀴굴림처럼 2열 센터터널이 솟아오른 이유는 윗급에 얹은 콰트로 시스템 탓이다. 하나의 보디 폼을 가지고 위아래 급의 AWD와 FF를 모두 만들 때 생기는 단점이다.
차의 디자인 특성은 달리기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아우디는 모든 동작이 우아하다. 스티어링 휠이 BMW보다 가볍고, 반발력도 작다. 코너를 돌고 빠져나오는 모습이 한결 고급스럽고 편하다. 반면 BMW는 예민하다. 스티어링 휠로 전해오는 노면의 감각도 살아 있고, 언더와 뉴트럴, 오버 스티어 등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주행안정장치 DSC를 끄면 상황은 돌변한다. 서킷의 헤어핀이 연속되는 구간에서는 자칫 두 번째 모션, 즉 카운터스티어가 정교하지 못하면 여지없이 꽁무니를 바깥으로 틀어버린다. 카운터스티어 상황에서 차를 바로 세울 만한 순간 출력도 부족한 편. 꽁무니를 살짝 흘리면서 코너를 빠져나온다면 모를까 과격한 드리프트는 여지없는 스핀이다. 핸들링이 뛰어난 반면, 출력은 그에 못 미치는 상태다. BMW는 가속페달을 건드리기만 해도 득달같이 달려든다. 직렬 6기통 2.5ℓ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는 23.5kgㆍm를 낸다. 트랜스미션의 초기 반응, 특히 1단 기어비가 커 체감상 아우디를 크게 앞선다. 그러나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 기록은 아우디 A6 2.4에 뒤진다. 본지 계측 기록 역시 아우디 A6 2.4의 순발력이 더 빨랐다. 아우디 A6 2.4는 V6 2.4ℓ 엔진을 얹었다. 배기량은 523i에 모자라지만 최고출력은 똑같은 177마력, 순간 스피드를 좌우하는 최대토크 역시 수치 하나 다르지 않고 23.5kgㆍm다. 다만 이 힘을 앞바퀴에 부지런히 전달하는 트랜스미션은 CVT 방식이다. 이는 이론상으로 트랜스미션의 기어단수를 늘리는 것보다 동력 손실이 적다. 출력낭비가 없어 연비도 뛰어나다. 그러나 이런 이론은 지금까지 논리로만 존재해 왔다. 한참 CVT 바람이 불던 1990년대 많은 메이커가 CVT를 도입했으나 출력 부족과 연비 등에서 원하는 만큼의 성능을 얻지 못했다. 대부분 CVT를 등지고 다시금 일반 트랜스미션으로 되돌아와 기어 단수 늘리기 경쟁에 돌입했다. 다만 아우디는 꾸준히 개선을 거듭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른바 멀티트로닉 변속기다. 완성도 높은 멀티트로닉은 CVT의 장점을 대부분 그대로 드러낸다. 앞바퀴굴림인 아우디는 코너에서 걸핏하면 주행안정장치 ESP가 스포티를 방해한다. BMW보다 개입 시점이 빨라 간섭이 심하다. 코너링 특성은 다분히 언더스티어. 운전 스킬이 평범한 대다수 일반 오너는 아우디가 더 좋게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미끄러운 눈길에서는 앞바퀴굴림이 뒷바퀴굴림보다 안정적이기도 하다. 칼날 같은 코너링을 기대할 수 없지만 전천후 주행능력은 아우디가 앞선다.
아우디의 급가속은 두 단계로 나뉜다. 정지 상태에서 급가속하면 회전수는 잠깐 3천500rpm까지 치솟으며 경쾌하게 출발한다. 이 상태가 거듭되다 시속 30km를 넘어서는 동시에 회전수는 레드존 직전인 5천500rpm까지 치솟는다. 체감 가속은 BMW에 한참이나 못 미치지만 본지의 계측 기록은 아우디가 근소하게 앞섰다. 각각 해당 브랜드에서 보내온 제원상 가속 기록도 아우디가 0.1초 앞선다. 무엇보다 A6 2.4의 추월가속이 인상적이었다. BMW 523i가 가속을 시작하는 순간 변속 타임래그에 걸리는 것과 달리, A6 2.4의 CVT는 페달을 짓밟는 동시에 차를 발사시킨다(계측 기록 참조). 계측 상황에서 제동 기록은 아우디가 BMW보다 4m 가까이 늘어졌다. 연속된 테스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시승차에 달린 컨티넨탈 타이어. 마모가 적고 상태도 정상이다. ABS가 정확하고 빠르게 작동하고 있음에도 반복해서 타이어가 록이 되는 순간순간마다 스키드 음을 흩어 뿌렸다. 제동기록이 조금 앞선 BMW는 대신 페달 감각이 과격하다. 캘리퍼 피스톤의 진동이 브레이크 페달까지 거슬러 오른다. 멈춰서기 직전에 페달을 한 번 ‘툭!’ 쳐 올리는 모습도 보인다. 아우디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상황.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두 모델 가운데 오히려 차 무게가 더 나가는 아우디 A6 2.4의 정지가속력, 그리고 추월가속이 앞서는 이유는 CVT의 발 빠른 반응 덕이다. 초기 반응은 BMW가 크게 앞서지만 막판에 밀어붙이는 힘은 아우디가 근소하게 앞선다. 결국 느리게 출발했지만 피니시 라인에서 테이프를 끊는 차는 아우디라는 점. 반대로 제동력은 아우디가 확연하게 뒤졌다. 서킷의 같은 직선로에서 테스트를 반복한 끝에 얻은 결과다. 아우디의 최고기록이 BMW의 최저기록에 못 미칠 정도다. 초기 답력도 BMW의 반응이 빨랐다.
실내 인테리어는 매우 주관적인데....저 역시 각각 2번씩이나 시승을 해봤지만...운전자가 느끼는 가속감이나 제동 능력, 핸들링은 당연히 비머가 우수하고요...아우디는 이 모델은 앙꼬없는 진빵이어서리...전륜이잖아요... 글구 저도 느낀거지만....이 비교시승기...아우디 마케팅 홍보전략 같네요.
첫댓글 아래 이런 문제로 글쓰신분이 있으셔서 퍼옵니다..^^
아우디가 대세였단 말인가... 쩝
이야~글 쓴분이..감질맛나게 무지 잘 썼네요..자알봤습니다..감사합니다..
HUD 가 달리지 않은 523 이네요. 좀 더 새 걸로 테스트 했으면..BMW 도 2000km 짜리로...^^;
혹...자의 평으론....아우디의 마케팅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가 타본 경험으로는 A6 2.4는 전형적인 전륜구동의 한계를 보여주는 차로 생각이 드는데...위의 시승기는 아우디편이군요..ㅎ 브레이크느낌, 앞좌석 착좌높이, 주행느낌은 비엠의 승이라고 보이구요....단순 직진, 실내비교등은 아우디 승인것 같습니다..... 저라면 비엠을 선택할것 같습니다....^^
아 머리가 아프네요^^ 그래도 전 무조껀 비암을 선택하렵니다
음... 누가 쓴 글이다... 이걸 논하기 전에 아우디도 요즘 비엠을 따라올려구 굉장히 용쓰는구만...ㅎㅎㅎ
하하하 저 아우디 a6 비엠 523 있습니다 ... a6 235 키로 달리는데 후덜 거려여 비엠이 압도적으로 안정감 있습니다 비엠 까페라 이런글 쓰는게 아니라 훨씬 나아여 비엠이 ....
실내 인테리어는 매우 주관적인데....저 역시 각각 2번씩이나 시승을 해봤지만...운전자가 느끼는 가속감이나 제동 능력, 핸들링은 당연히 비머가 우수하고요...아우디는 이 모델은 앙꼬없는 진빵이어서리...전륜이잖아요... 글구 저도 느낀거지만....이 비교시승기...아우디 마케팅 홍보전략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