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国青岛 - Qingdao, China ... #청도에가다1 <먹방 시작>
ㅋ~~근데 정말 쫄래쫄래 따라만 갔더니 여기 지역 이름을 모르겠다. 백화점 거리를 지나서 강변 옆에 있는 큰 골목으로 들어갔다. 도대체 백종원씨는 여길 어케 알고 왔던 것일까. 연의가 맛집으로 안내한다고 하여 따라가는데, 과연 여기가 음식과 어울리는 곳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입구에서는 야채와 생선을 노점에서 팔고 있고, 나무가루 먼지가 날린 곳에 가보니 수석을 놓는 받침을 조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아주 다양한 품목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식당앞에 도착해보니, 도저히 음식점이 있을만한 곳이 아니라고 여겨졌다. 연의가 안으로 먼저 들어가 주인과 대화중이었다. 이내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직사각형 공간의 실내는 하얀 벽에 바닥은 시멘트 형태, 낮은 탁자들이 배열되어 있고, 의자는 낚시 의자였다. 오~~~여기서 칭다오 마시며 세월을 낚으면 되겠군 했더니만, 직사각형 프라이팬에 나온 바지락 볶음과 새우구이를 먹느라 시간이 어디로 흐르는지 모르겠더라. 잠시 뒤에 감자튀김과 돼지고기마늘 구이가 나왔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계속 들어간다. 강한 산초 향신료가 많이 들어갔는데도 먹기에 부담스럽지가 않았다. 입맛에 잘 맞았다. 더구나 맥주값이 저렴하니 그또한 좋았다. 나 이스크라 혜민이 연의는 연신 건배를 하였다. 껍데기와 휴지는 테이블 위가 아니라 바닥에 버리는 거라고 하는데 그냥 우린 바로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곳은 사람의 노동력은 음식 만드는거와 바닥청소외에는 다른 노동력이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구조인거 같다. 화장실만 좀더 쾌적한 형태라면, 이런 형태의 음식점이나 술집도 좋은거 같다. 물론 화장실은 여기서 거론할만한 것은 아니다. 어디를 가나 화장실은 대동소이하고 그 부분은 쉽게 변화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화장실 문화가 전반적으로 바뀌려면, 최소한 이삼십년이란 시간이 소요되는거 같기 때문이다. 화장실은 눈에 보이는 문화 형태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이곳 쥔장님이 백종원이 다녀갔다고 벽에 걸린 액자를 가리켰다. 우린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백종원은 여기를 왜 다녀 간거야? 에서 어케 알고 다녀간 거지?로 내 머리속 질문은 바뀌어 있었다. 골판지에 쓰여진 한글과 금빛테두리 큰 액자가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이 공간 역시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에 한국인이 찾아가는 음식점이 있다는 것도 그랬고, 썰렁한 실내에 붉은 상판 테이플과 검은 직사각형 프라이팬, 초록색병 칭타오 맥주와 일회용 컵, 거무튀튀한 바닥과 알록달록 여러 색깔의 접이식 낮은 낚시용 의자가 그랬다. 실내는 습기에 피어난 곰팡이 향내가 맴돌고 있었다. 에어컨 바람은 실내와 바깥의 공기 사이에서 눅눅한 땀을 식혀주었다.
인상좋은 웃음이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쥔장님은 사진찍는데도 흔쾌히 찍으라고 하셨다. 예전에는 백종원씨 글씨가 쓰여진 골판지를 붙여 놓으니 중국인들이 좋아하지 않아서 떼었다가, 한국인들이 찾아오니 저리 액자에 넣어서 다시 걸어 놓은거라고 연의가 말해 주었다.
좀더 주문해서 먹을까 하다가 더 먹으면 너무 배부를거 같아서 그만 먹기로 하고 조금 걷기로 했다. 오면서 다리 아래에 냇가가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냇가로 내려가는 곳은 다 막아 놓았는데,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조그만 틈을 따라서같이 내려가 보았다. 현재는 강변 주변을 정비하는 중인거 같았다. 냇가는 청계천과 비슷한 형태의 지류 하천 같은데, 현재는 관리가 안되고 있어서 그런지 물은 이끼들이 많이 끼어서 약간 썩어 있는거 같았다. 그렇다고 악취가 풍기고 그런 것은 아니다. 멀리서 보면 잘 정비된 하천 같은데 가까이서보니 방치된 형태이다. 하천 주변의 오래된 집들은 낡아서 수리를 하는 중이었다. 긴 시간동안 제몫을 하고 이제는 휴식중인거 같았다.
냇가를 빠져나오니 좁은 먹자골목이 나왔다. 그 사이길을 걸어가 보았다. 길거리 음식들이 풍성하게 열려 있었다. 이미 배가 부른지라 포도와 꽈리 과일을 사들고 자꾸만 감겨오는 눈을 비비며 호텔로 돌아왔다. 여행에서 첫날밤은 아마도 푹 골아 떨어질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