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 포도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
“와, 포도나무 터널이다!”
쌍류포도정원을 방문한 체험객이 제일 먼저 놀라는 건 높고 긴 포도나무 터널이다. 터널의 가장 높은 곳은 3m가 넘고, 길이는 장장 200m에 이른다. 터널 속에는 피크닉 테이블과 세모 지붕의 오두막이 여러 개 놓여 있다. 체험객을 위한 휴식 및 체험의 공간이다.
테이블에 앉아 뱅쇼 만들기나 화전 만들기 같은 체험을 즐기고, 오두막에서 휴식을 취한다. 잎사귀가 풍성한 포도나무 그늘 아래 있어 한 여름에도 시원하고 아늑해 쌍류포도정원을 찾아온 이들에게 또 하나의 힐링 공간을 제공한다. 잘 익은 포도를 직접 따고, 정원 곳곳을 산책하고, 와인에 여러 과일과 향신료를 넣고 뱅쇼를 끓이고, 포도 밥상으로 식사까지 즐길 수 있어 느긋하면서도 꽉 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포도나무 터널 아래 시원한 오두막과 피크닉 테이블
오두막에서 휴식을 취하는 체험객
뱅쇼 만들기 체험을 즐기는 체험객
쌍류포도정원협동조합은 과일 재배를 많이 하는 쌍류리에 자리한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다. 조합원 14명 가운데 대부분이 쌍류리와 연서면에 살고 있는 이웃 주민들이고, 몇 명은 세종시에 거주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이다. 체험객을 안내하거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주요 구성원은 김경숙 대표를 포함해 5명 정도다. 조합원이자 동네 이웃인 나머지 인원들은 체험에 필요한 과일이나 곡식을 재배해 협동조합에 제공하기도 하고, 팥죽이나 두부 같은 전통 음식 만들기 체험 때 참여하기도 한다.
꽃과 나무, 동물과 놀거리가 어우러진 쌍류포도정원
정원을 산책하는 체험객들
쌍류포도정원협동조합의 김경숙 대표
쌍류포도정원협동조합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쌍류리 마을에 가꾼 포도정원을 주 무대로 한다. 포도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이다. 철 따라 피어나는 꽃과 계절을 대표하는 과일을 한데 즐길 수 있다. 포도정원 안팎에 자라는 과일들을 체험하고, 마을에서 키운 농작물로 수확 체험이나 음식 만들기를 한다. 한자리에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해 가족 단위 체험객은 물론 코로나19 이전에는 유치원, 학교 등 단체 방문객도 많았다고. 지금은 개별 체험객이 대부분이다.
정원 한편에 있는 공작새 새장
활동적인 체험객을 위한 사륜바이크
봄이면 진달래 화전, 딸기 머핀, 아카시아꽃 튀김, 감자전을 만들고, 여름에는 블루베리·자두·포도 따기, 채소 수확, 물놀이, 과일 빙수 만들기를 할 수 있다. 가을엔 머루포도 따기, 고구마 캐기, 포도쨈 만들기를 하고, 겨울에는 군고구마, 팥죽을 만들어 먹는다. 포도비누 만들기, 두부 만들기, 포도 숙성 바비큐 체험 등은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든 가능하다.
9월부터 개방하는 모래 놀이터
쌍류포도정원 안내도
상큼한 뱅쇼 만들기와 포도잎 돌마 요리 체험까지
8월과 9월은 이곳 이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시기다. 잘 익은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나무 터널은 다른 어떤 시기보다 매력적이다. 손바닥처럼 넓적한 포도 잎사귀 사이 길게 늘어진 포도의 새콤하고 달콤한 향기에 절로 침이 고인다.
포도 따기는 기본이요, 마을에서 생산한 포도 와인을 이용한 뱅쇼 만들기, 염장한 포도 잎사귀에 볶음밥을 넣고 말아 쪄서 먹는 돌마 요리 체험까지 가능하다.
먼저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포도 따기에 도전해 본다. 골고루 잘 익은 포도를 골라 수확용 가위로 톡 잘라 주기만 하면 된다. 포도나무가 높아 사다리를 이용해야 할 때도 있는데 이 또한 재미있는 체험의 하나로 여긴다. 어린아이가 있을 때는 사다리 사용에 조심해야 한다.
잘 익은 포도는 향이 달콤하다
사다리를 이용한 포도 따기 체험
포도를 딴 다음 뱅쇼 만들기 차례다. 뱅쇼는 와인에 오렌지, 사과, 시나몬, 정향 등 과일과 향신료를 넣고 끓인 음료다. 유럽에서는 겨울철에 따뜻하게 뱅쇼를 끓여 마시는데 추위도 가시고 감기 예방 효과도 있다고. 끓이는 동안 알콜 성분은 거의 날아가 부담 없이 마시기 좋다. 여름엔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마시면 별미다. 쌍류포도정원은 일반적인 뱅쇼 레시피에 레몬청과 생강청을 소량 첨가하는데 맛을 풍부하게 하고 감기에도 더 효과적이라고. 처음에는 센 불로 끓이다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여 뭉근하게 졸여주면 된다. 다 끓인 뱅쇼는 걸러 병에 담아 집에 가져간다.
포도 뱅쇼 만들기를 위한 준비물
과일과 시나몬, 정향을 넣어 끓이는 뱅쇼
마지막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쌍류포도정원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돌마 요리 체험이다. 포도를 테마로 한 독특한 음식을 고민하던 차에 알게 된 돌마 요리는 관광두레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체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염장한 포도잎에 찹쌀과 채소, 고기를 넣고 볶은 것을 올려 돌돌 만다. 무를 깐 냄비에 쪄 내면 포도잎 향이 밥에 은은하게 스며든 포도잎 돌마가 완성된다. 돌마는 원래 터키 음식인데 ‘채우다’는 의미가 있다. 피망, 토마토, 가지 등 채소의 속을 파고 그 안에 쌀과 고기, 허브 등을 넣어 찐 요리다. 호박잎 쌈밥이나 연잎밥 등에 익숙해서인지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염장한 포도잎에 볶음밥을 넣고 말아 찌는 돌마 요리
돌마에 꽃을 장식하니 그럴듯하다.
체험은 한 가지만 신청해도 포도정원의 다양한 시설을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다. 2~3가지 골라서 체험하고 원두막이나 평상에서 쉬면서 도시락이나 간식을 먹으면 하루 일정으로 적당하다. 아이들은 그네가 걸린 풀장만으로도 몇 시간은 거뜬히 놀고, 모래놀이장, 흔들의자, 유아용 자동차, 미니동물원 등 놀거리가 많아 하루 해가 짧다. 개별적으로 음식을 가져와서 먹을 수도 있고, 바비큐를 포함한 포도 밥상을 신청해 즐길 수도 있다. 체험객을 위해 마련해 둔 공동 부엌에서 라면을 끓여 먹을 수도 있다.
쌍류포도정원협동조합에서 만든 뱅쇼 키트
쌍류포도정원협동조합은 뱅쇼 키트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와인과 유리잔, 건과일과 향신료가 포함된 키트다. 모든 재료를 냄비에 넣고 와인을 부어 끓이기만 하면 돼 간편하다.
포도나무 터널을 구상하고 묘목을 심은 때가 2015년, 올해로 7년 된 포도나무는 팔목만큼 두꺼워졌다. 터널도 정원도 한 해, 한 해 해를 거듭할수록 울창해지고 점점 예뻐진다. 관광두레 2년 차인 쌍류포도정원협도조합은 아직 어린 묘목이다. 지금보다 더 울창해지고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내일이 기대된다.
여행정보
세종특별자치시 연서면 쌍류송암길 76-36 (쌍류포도정원협동조합)
- 문의 : 044-867-0050, 010-8374-0191
- 참가방법 : 전화 예약, 체험은 2인 이상 신청 가능
- 기간 : 화요일~일요일 10시~21시, 월요일 휴무
- 이용요금 : 포도 따기(1㎏) 10,000원, 포도 뱅쇼 20,000원(하루 전 예약, 2인 이상, 9월부터), 포도밥상(돌마+바비큐+뱅쇼) 60,000원(3일전 예약, 8명 이상), 그 외 체험 비용은 전화 문의
- 홈페이지 : grapevillage.modoo.at
숙박정보
- 목향재 : 한국관광품질인증 / 세종특별시 만남로6길 33 / 010-8666-1217
- 금강자연휴양림 : 세종특별시 금남면 산림박물관길 110 / 041-635-7400
- 베스트웨스턴호텔세종 : 세종특별시 도움1로 7 / 0440330-3300
식당정보
- 산장가든 : 숯불돼지갈비 / 세종시 연서면 도신고복로 1131-7 / 044-867-3333
- 구름나그네 : 오리능이백숙, 세종시 연서면 안산길 146 / 0507-1405-2259
- 에브리선데이 본점 : 커피&디저트 , 세종시 연서면 안산길 76 / 044-868-2511
글/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위 정보는 2021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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