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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비밀
민석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요즘 애들은 뭘 먹고 발육이 이렇게 좋은 건지 자신의 키를 훌쩍 뛰어넘고 내려다보는 꼴이 심히 거슬렸다. 특히 전학생이랍시고 온 녀석은 그 중에서도 매우! 베리! 컸다. 덕분에 키 콤플렉스가 엄청난 민석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나때는 말이야! 내가 큰 키였어! (그건 아니었다.) 키는 니가 더 커도 나이는 내가 더 많아! (아쉽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저, 저기 선생님.”
“아 미안. 잠깐 딴 생각을 했네. 따라와.”
찬열은 누가 봐도 ‘건들이지 마시오.’ 라고 쓰여 있는 민석에게 소심하게 말을 걸었다, 민석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착한담임 코스프레를 하며 찬열을 이끌었다. 찬열아 넌 9반이고, 난 네 담임이야. 아까와는 다르게 생글생글 웃는 모습에 엄청난 괴리감이 느껴졌다. 범죄자에게는 강하지만 평범한 소시민에게는 약한(다는 핑계를 대고 싶은) 찬열은 분명 자기보다 어릴 텐데 풍겨 나오는 아우라에 범접할 수 없었다. 존나 가만히 있어야겠다.
“다소 애들이 거칠긴 해도 착한 애들이니까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야!”
“하하, 네.”
“괴롭히는 애들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고!”
“네.”
민석은 찬열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앞문으로 들어갔다. 민석의 따라오라는 제스처에 뒤를 쫄래쫄래 쫓아갔다. 찬열은 반이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듯 한 착각을 느꼈다. 조용한 정도가 아니라 고요해서 자신의 발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66개의 눈동자가 부담스러워 심호흡을 했다.
“자, 오늘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다. 자기소개는 직접 할까?”
“안녕. 나는 박찬열이고, 친하게 지내자.”
인소st로 박찬열. 무심한 듯 시크하게 이름만 내뱉고 자리에 앉는 상상도 해봤지만 이시대의 소심남 찬열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친하게 지내자는 쌍팔년도 인사를 내뱉고는 멋쩍어져선 대학시절 여자들이 뻑가던 미소 ver.1을 지었다. 아, 벌써부터 세대차이 느껴지는 거 같아.
“음, 그럼 찬열이는 저기 맨 뒤에 빈자리 보이지? 거기 앉으렴.”
“아, 네.”
“변백현!! 아침부터 쳐 잘래?”
민석이 권해준 빈자리의 옆자리 주인은 까만 뒤통수로 찬열을 반겼다. 찬열이 자리에 앉자마자 냅다 소리를 지른 민석 덕에 움찔거리는 뒤통수를 보고 저 아이가 백현이구나 싶었다. 저렇게 크게 소리 지르는데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용하다. 일어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다 결국 민석이 던진 분필에 머리를 정통으로 맞고 백현이 일어났다.
“아으, 쪼그만 게 힘만 존나 쎄.”
처음 보는 백현친구야,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백현이 맞은 머리를 문지르며 작게 중얼거렸지만 찬열의 귀에는 적나라하게 들렸다. 그 뒤로 에이발 비발 씨발 디발 온갖 발들이 다 나오고 나서야 백현은 찬열의 존재를 눈치 챘다.
“뭐야 이 새끼는.”
“오늘 전학왔어. 잘 부탁해.”
옛날 인소였다면 ^^이 잔뜩 붙었을 법한 대사와 30년 동안 연마한 가식과 아부로 무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안보여도 찬열은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찬열은 귀덕-귀여운 거 덕후-이었다) 걸쭉한 욕을 내뱉은 백현에게 잔뜩 쫄아있는 상태였다. 요즘 고딩들은 무서워. 나 때는 하늘같은 선생님한테 저런 욕 상상도 못했어!
“시발 존나 예뻐. 이름이 뭐냐.”
“앞에 말은 못들은 걸로 할게. 박찬열이야.”
찬열이 온갖 생각을 하는 사이 멍하던 백현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중얼거렸다. 시발, 뭐죠 저 생명체는. 자고 일어난 사이에 하느님께서 선물을 하사하셨나 봅니다. 백현은 말 그대로 환하게(가식적으로) 웃는 찬열에게 뻑갔다. 백현은 인터넷 같은 미개한 것에는 관심이 없어 요즘 트렌드라는 씨발데레를 알지 못했다. 사나이라면 돌직구지! 이대로 의리!를 외칠 것 같은 비장함이었다. 찬열은 찬열대로 멘붕이었다. 이 나이 먹고 고등학교 온 것도 서러운데 자기보다 어린 선생한테 쫄고, 좆고딩한테 쫄고, 그 좆고딩한테는 예쁘다는 소리도 들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잘생겼다는 소리만 듣고 살았는데, 예쁘다는 4살 때 이후론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었다. 다행히 찬열은 개소리에는 침착하게 대꾸할 수 있는 노련한 어른이었다.
“와 미친. 이름도 예뻐.”
“저기, 백현아?”
“오빠 이름은 어떻게 알았대?”
명찰에 써 있잖아 병신아. 시팔살 주제에 능구렁이를 300마리는 쳐 먹은 듯하다. 찬열은 노련한 어른이었지만, 게이에게 줄 노련함은 없었다. 찬열은 지금 백현을 게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 같지만 백현은 어제까지만 해도 꽤 예쁘장한 여친이 있었다. 찬열이 생각하는 데로 게이가 아니라 그저 예쁜 것 덕후(이하 예덕)이자 남자의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참고로 어제 여친과 헤어진 이유가 ‘요거트를 떠먹다 머리카락을 같이 먹었는데 그게 못생겨서’ 였다. 백현은 지극히 외모지상주의에 쩔어있었다.
“제발 닥쳐줄래?”
결국 노련한 어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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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겁나 늦게왔는데 겁나 짧아.... 기다린 레젠은 없겠지 ㅎㅎㅎㅎㅎ
첫댓글 기다린 레젠 여기있소 하아ㅏㅏ아아아아아잇 ! ㅠㅠㅠㅠㅠ 백열 개좋 ㅠㅠㅠ 요즘 찬백도 좋긴 한데 귀여운 찬열이 짱짱 어리고 쎈 민석이나 저런 백현이 설정 너무 좋잖 ㅜㅜ 레젠 사랑해 내 하트 머겅 ♥♡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현이랑 민석이 캐릭텈ㅋㅋㅋㅋㅋ짱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찬열이도 좋곸ㅋㅋㅋㅋ아 이제 경수 등장을 기다림..아 좋다ㅠㅜㅜㅠ
헐헐 진짜 좋다ㅋㅋㅋㅋㅋㅋ와타시가 기다렸다구!!백현이 씨발데레ㅋㅋㅋㅋㅋㅋ찬열이 힘내ㅋㅋㅋㅋㅋㅋ
나도 기다렷어 레이디!!잘햇쥐?ㅋㅋㅋㅋ언능 됴됴보고시퍼 ㅠㅠㅠㅋㅋㅋ됴됴 나와랏 !!!!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완전 좋다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