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엔 원앙은 최초에 서독 괴벨(Albrecht Goebel GmbH & Co.)사에서 1954년에 도입한 그라비어윤전기(rotary photogravure printing machine)로 제조하였으며 이는 2도색을 동시에 찍는 구조였다. 하나 엽서요금 5엔의 수요가 워낙 많아 나중에 1961년부터는 색도 하나하나를 따로 인쇄하는 판(板)그라비어(flat photogravure printing) 방식을 보조적으로 도입하였다. 윤전기에 거는 권취식(卷取式)이 아닌 매엽식(枚葉式)에 의거한 판그라비어는 한때 평대판(平臺板) 그라비어라고도 불렸으나 여기서는 간단히 판그라비어라고 하자. 판그라비어 방식은 그라비어윤전 방식에 비해 청색이 상대적으로 엷은 색조를 띄게 되나 그라비어윤전 방식에 의한 우표들도 2판 인쇄 또는 후기 인쇄판에서는 거의 비슷한 색조를 띄게 되어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대상이다. 하나 색도를 따로따로 찍다 보면 아무래도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판그라비어 인쇄방식에 의한 것들에서 청색과 적갈색의 불일치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그림 24, 25]
[그림 26]은 적갈색이 우측으로 한참 밀려나 있으므로 이는 단순한 변종을 넘어 정식의 에러라고 규정된다. 이 에러는 스크린 선수 260에 적갈색 90도, 청색 45도 우표에서 발견되었다. 260-90-45의 조합은 판그라비어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나 이 에러는 판그라비어에서 발행했음이 여러 문헌에서 입증되어 있다. 무공 에러와 적갈색이 완전히 빠진 에러 역시 260-90-45 조합의 판그라비어에 속하고 있다.[그림 27] 실용판 제21판 A전지에 등장하는 이 에러는 완전한 전지 형태가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지의 한 부분에서만 나타나는 것인지 아직 확인되지 못하고 있다. 전지 에러는 발견이 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단 이 매엽식(枚葉式)에 의거한 판그라비어는 장기간에 걸친 인쇄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나 윤전판을 보조하는 기능에 국한되었으므로 전체 제조량은 그다지 많지가 않다.
<정상변종과 리터취>
이 5엔 원앙은 정상변종이 지극히 다양하여 우표 제조면의 지식을 습득하는 데는 더없이 좋은 수집대상으로 지금까지 약 300종의 변종이 확인되어 있다.[그림 28, 29] 물론 이는 시력이 좋은 사람이 육안과 자신이 쓴 돋보기 안경으로 보았을 때 300종이란 이야기이며 고배율의 확대경을 사용했을 경우에는 이보다 더 많은 수의 변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림 30]의 부분전지상에서 81번 우표, 즉 좌하단에서 세 번째 줄 첫 번째 단편에는 [그림 31, 32]과 같은 수면 위에 안개(水面にもや)가 있는 듯한 느낌의 정상변종이 발견되어 있다. 이는 그라비어윤전판(G판)에 의한 실용판 4판 연속빗형 천공형식의 A전지(상전지)에서 발견된다. [그림 33]는 짙은 적갈색으로 처리된 원앙의 복부의 하얀 선상에 몇 개의 점들이 보이는 것인데 전지 44번에 해당하는 정상변종이라고 한다.
그다음 원판 정상변종에서 전지 23번 우표를 보면 ‘일본우편’(日本郵便)의 日자 왼쪽 아래에 두 개의 청색 흠집이 발견된다.[그림 34, 35] [그림 36]의 경우는 블록 상태에서 좌상단과 우하단에 서로 다른 변종이 동시에 발견된 종류다. 또한 이 원앙 우표는 [그림 37]에서 보는 것처럼 [그림 35]와 [그림 36]의 정상변종이 연결된 같은 전지상의 8매 블록에서는 합계 세 가지의 서로 다른 버라이어티가 발견될 정도로 흥미로운 대상이며, 이외에 두루마리 우표는 물론, 이 우표가 든 우표철에서조차 다양한 정상변종이 확인되어 있다.[그림 38, 39, 40, 41, 42, 43] [그림 44]은 우표철 패인(pane)에 견본 도장이 찍힌 것으로 우상단 단편 ‘みほん‘ 가쇄글자 중 ’ほ’자 왼쪽 아래에 갈색 점이 있는 정상변종. 여기서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이처럼 원앙 우표는 꽤 다양한 형태의 우표철에도 등장하는데 두루마리 우표[그림 45]와 더불어 우표철에 삽입된 우표의 경우에도 실로 다양한 정상변종이 발견되고 있는 매우 특이한 종류이다.
대개 일본우표의 경우 10만장 중에 한 장 정도가 정상변종으로 확인되나 많은 경우에는 400장에 한 장이 발견될 정도로 그 빈도가 높은 수도 있다. 특히 원앙 우표는 ‘리터취’(retouch), 즉 판면수정(版面修正)을 가한 변종들이 즐비하게 발견되고 있는데, 판면수정이란 도안의 일부가 얇고 흐리게 되었다든지 인쇄판에 결함이 발생했을 경우 판 전체를 교체하지 않고 실용판(인쇄판)에서 교정 또는 보강하여 수정작업을 거치는 것을 뜻한다. 또한 원앙처럼 그라비어 인쇄인 경우에는 판면에 부분적으로 부식(腐蝕)으로 인한 얼룩이 생겼을 때 간단히 부식액을 발라 수정하는 수도 있다. 이 리터취는 크롬으로 도금된 동원통판(銅円筒 版)에 철필로 구멍을 내어 교정하는 작업이며 기계가 아닌 직원의 손에 의해 수정되는 것이기에 잘못될 경우에는 몇 번이나 철필자국을 내야 하므로 교정 후에도 얼룩이 진다는 등의 현상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그림 46]의 소위 ‘곱슬머리’(curled hair)로 알려진 종류인데 이는 원판이 아닌 실용판에서 발생한 변종을 도중에 리터취한 것으로서 이 곱슬머리 변종은 비교적 빨리 포착이 되어 우표발행 후 3년이 되는 1958년에 공식적으로 등재되었다. 전지상의 위치는 B전지 70번에 해당하며 이 전지는 정이연(‘正二連) 1공형의 천공에서 나타났다. 이 곱슬머리 현상은 실용판을 제작할 경우 화학부식공정에서 망목상(網目狀)의 깊은 cell이 만들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부식이 되지 않아 다수의 점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 리터취는 미사용의 목록 평가가 우리 돈 10만원 정도이므로 에러가 아닌 변종으로서는 꽤 비싼 편이다. 이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앙의 머리 부분에 커다란 하얀 점이 발견되어 즉각 수정한 것으로서 워낙 조기에 발견하여 수정한 것이기에 리터취 되지 않은 원래 상태의 것은 더 찾기가 힘들다. 이 변종은 윤전그라비어인쇄기를 통한 실용판 제1판의 B전지(하전지) 70번 우표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B가 아닌 A전지라고 주장하는 부류도 있으나 어느 것이 맞는 지는 좀 애매하다.
[그림 47]은 대판전지의 상단(일본은 우리와 달리 대판 전지가 좌우가 아닌 상하로 연결된 형태), A전지상의 36번 우표에서 확인되는 리터취로서 이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두 군데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수정한 것인데 불완전한 수정상태의 것이 몇 가지가 발견되는 등, 대단히 복잡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어 어느 것이 불완전하고 어느 것이 완전한 것인지 확인하기가 무척 어렵다. 또한 불완전 리터취도 복수가 알려져 있어 가장 헷갈리는 버라이어티의 하나로 치부되고 있다. 이는 특히 적갈색과 청색 공히 스크린 각도 45도인 것과 적갈색은 90도, 청색은 45도인 것 두 종류의 판 결함이 파악되어 있어 더더욱 조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첫댓글 매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