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으로 떠나던날 아침!
설레는 마음에 일찍일어났다
아침준비하며 틈틈이 씻고 바르고..
그때 전화가 울렸다 6시 조금 지나서
'춥다 내복 꼭 입고 올라오너라'
어제도 영숙이가 전화했었다
내복 꼭 입고 가라고
그래서 나는 내복을 챙겨 입고
골덴바지에 울스웨터에 코트를 입고도
추울때 두를 목도리랑 더추울때 걸칠 담요같은 숄도
가방에 챙겨넣고 9시 고속버스에 올랐다
짝지가 생기고는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장거리 여행이라
설레기도 하고 들뜨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무주를 지날땐 눈이 펑펑 쏟아졌다
올해 처음보는 눈이라 자랑하느라 몇군데 전화하고
즉흥시도 하나 쓰고
첫 눈
천리길도 지척이라
벗 찾아 떠나는 길
혼자라 적적할까
마중나온 벗의 마음
하얀 네 웃음
소복소복 쌓여가는 정담
눈은 충청도로 들어서며 그치고
오후1시 30분 성남에 도착했다
나 올라온다는 소식에 안양사는 임창희가 같이 나와 있었다
우린 셋이서 약간의 법석을 떤뒤
미라의 애마를 타고 성남구청으로 갔다
그저 그동안 습작품이거니 했는데
웬걸!!
그동안 고민하고 공들인 작품 하나하나를 보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미라것만 8점이나 되는 작품을 둘러보고
앉아 차 한잔 하고 있으니
미라가 '우리는 몇년 걸려 만들었는데 저거는 10분만에 휙 둘러보고
만다'고 투덜 거렸다
그럼 어쩌랴 작품을 껴안고 있으란 말이가?
팜플렛 챙기고 민생고 해결을 위해 남한산성으로 갔다
가수 임희숙 라이브 한다는 광수생각에서
점심을 먹는둥 노래를 듣는둥 하나도 제대로 못하고
우리끼리 이야기가 급해 킥킥거리다 해질무렵 나와서
분당으로 자리를 이동....
그런데 출발때부터 나는 옷이 불편해 죽을 지경이었다
안입던 내복을 입으니 갑갑하고 둔하고 날씨는 포근하고
내 보고는 내복입으라고 새벽에 전화해놓고 지는 반팔입고...
어쨌든 분당서 비싼 저녁 먹었다
우리의 입은 그날 무지 고생을 했다
먹어야지 떠들어야지 웃어야지
여자 셋이 모여서 접시도 안깨고 열심히 열심히 놀다가
아쉽게도 헤어질 시간이 되어
12시 30분 심야버스에 올랐다
쪼끄만 미라가 창밖에서 열심히 손을 흔들고
나는 차안에서 손을 흔들고......
미라야 욕 봤데이
작품한다고 욕보고 전시회한다고 욕보고
창원호박 나들이 시켜준다고 진짜로 욕봤다
니 작품 정말로 좋더라 부럽더라
남한강의 아침도 좋고 하우현성당도 좋고
해바라기도 정말 좋더라
못본 친구들을 위해 스캔해서 올려봐라
보고싶어들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