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백두산 여행기(1)-동북공정의 현장을 가다
1.4후퇴 당시 중학생 피난인이었던 우리 교회 노장로님은 남녘에서 처음으로 ‘동해물과 백두산을’부르는데 북에서 ‘장백산 줄기 줄기 피어린 자욱, 압록강 구비구비 피어린 자욱’을 부르던 것에 비해 무슨 패잔병의 노래처럼 구슬펐다고 회고한다. 이 귀절은 북한의 공식 국가는 아니지만 국가 이상으로 많이 불리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 첫 가사다. 반면 김일성 일가는 백두혈통으로 불린다. 북은 장백산과 백두산을 함께 사용해 왔다는의미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장백산'이란 명칭은 조선시대에도 활발히 사용되어왔다. '장백산'이라고 적은 가장 오래된 기록은 세종 13년(1431) 실록이라는 것이다. 전문가 집단이 아닌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오픈 백과사전인 나무위키조차 아는 사실이 한국의 보수 언론을 만나면 중국이 백두산의 이름을 빼앗아 중국식으로 명명한 사실(史實)로 둔갑한다. 또한 북한은 백두산을 중국에 헌납한 자주성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집단이 된다.
나라의 주권을 상실했을 때 청일간에 맺어진 간도협약에 의해 이 지역이 중국땅으로 결정된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본래 이 지역은 청나라의 발원지로서 봉금령이 내려져 있던 곳이었다. 일종의 성지보존 차원이었다. 북한과 중국은 이 지역의 국경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마찰을 빚어오다가 1962년-64년 조중변계조약을 체결함으로써 현재의 북한 중국간 영토를 확정지었다. 간도조약에 의해 중국에 넘어갔던 압록강 하류의 위화도 황금평 등 큰 섬과 백두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 장군봉 및 천지의 55%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칭에 대한 논란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만나 혐중정서로 증폭된다.
만주지역에 있었던 나라들이 모두 중국의 역사라는데서 출발한게 동북공정이다. 우리로서는 상당히 불쾌한 주장이지만 북한도 나름대로 이 논리와 맞서기 위해 조중간의 학회도 여러 차례 열었다. 동북공정 논쟁을 보고 있으면 청나라때부터 버려 두었던 이 땅의 점유권을 뒤늦게라도 명토박아두고 싶어 하는 중국의 마음이 보인다. "나 떨고 있니?" 의 국경버전이다.
이덕일(유사역사학이라고도 부르고 X빠라는 멸칭으로도 불리지만 나름 매니아 층이 두텁다)은 동북공정에 맞서기 위해 엄청난 지도를 내 놓지만 오류로 가득차 있다. 최근 박노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런 시도를 ‘상상 속의 아류 제국주의’라고 명명했다. 극우들의 혐중 정서와 같은 궤도를 따르는 것이라고도 폄하했다
논쟁의 중심에 있는 만주지역을 방문했다. 오녀산성은 고구려 왕조의 첫 번째 수도였던 졸본성에 위치하는 산성이다. 여기에 고구려 시조비도 있고 주몽동상도 있다. 이 역사를 그들의 역사로 편입하려는게 터무니 없는 주장이지만 그것을 극복한답시고 ‘아류 제국주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동북공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역사 왜곡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한글로 이천년 도읍지라고 써 있는 것에서 그들도 나름 예의는 지키려고 애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개토대왕비과 장수왕릉도 나름 잘 보존되어 있었다. 최근 어느 여행 유튜버는 충칭의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하고 잘 보전되어 있는 상태에 놀랐다. 그 유튜버는 방명록에 잘 보존해줘서 고맙다고 썼다. 동북공정도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 역사 왜곡이 현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감정적인 것 뿐이지만 그들의 보존 시도는 현실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호산산성이라는 곳도 있다. 만리장성의 첫 기점이 동만주지역에서 시작한다는 또 다른 역사 왜곡인데 오랑캐가 청나라를 일으켰지만 본래부터 이 지역은 한족이 지배하고 있었다는 걸 보여주려 의도의 산성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산성은 지어진지 200여년 밖에 안되는 위성(僞城)이다.
중국의 이런 시도는 유럽에 대한 일종의 열등 의식에 다름 아니다. 로마제국이 서로마 제국, 신성로마제국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동로마 제국으로 장소를 바꿔가며 거의 17세기까지 유럽을 지배했다. 유럽의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로마제국의 유물 하나 쯤은 다 있다. 그렇다고 오늘날의 독립국가들을 로마제국에 속해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로마제국을 그리워하던 히틀러는 제3제국이라고 부르면서 광기의 끝을 보여주었다.
유럽은 1648년 베스트 팔렌 조약 이전까지는 국경개념이 약했다. 반면 아시아는 민족을 기초로 한 국경 개념이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이 아시아에서 제일 큰 대륙이었기는 하지만 모든 나라에 대한 지배권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스스로도 지배력이 미칠 수 없으니 봉금령으로 묶어 두었던 간도 지역을 뒤늦게 챙기려는게 동북공정일 뿐이다.
산신령이 노했다
백두산에 올랐다. 4개의 루트가 있는데 동파와 남파는 북한지역이고 북파와 서파가 중국 지역이다.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위원장이 함께 올랐던 곳은 동파이고 우리가 첫날 올랐던 곳은 북파였다. 북파는 버스로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셔틀버스가 도착하는 곳에 현대식 건물이 눈에 처음 들어오는데 지질학 연구소다. 중국은 이 지역을 지질학 연구의 보고(寶庫)로 여겨 연구소를 세웠다. 그 덕에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이 연구소를 보면서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3체’에 나왔던 중국의 우주연구소가 겹쳐졌다.
4월말의 눈 덮인 백두산에 걸맞게 천지는 얼어 있었다. 성수기에는 하루 4만명이 백두산에 오른다고 하니 중국인들도 영산으로 여기는게 틀림없다. 우리 일행(예수살기)이 가는 날은 마침 인원도 많지 않고 무엇보다도 기후가 좋았다. 평소에는 운무때문에 천지를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이말은 스위스의 마터호른에도 페루의 비니쿤카(무지개 떡같은 지질이 날씨에 따라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산에도 늘 있는 과장이다. 나의 비웃음을 산신령이 듣고 노한걸까? 이틑날 천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는 서파를 오를 예정이었으나 악천후로 등반자체가 금지되었다. '3대 덕'의 이야기를 품은 모든 곳을 문제 없이 구경했던 내 영기(靈氣)가 서파에서 민족의 영산 백두산의 서파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서파사진은 강의를 맡았던 강주원 박사가 1년전에 찍은 것이다.
고구려 시조비
왼쪽 위로 한글 안내가 붙어 있다.
주몽동상
북파 정상의 지질학 연구소
서파에서 바라본 천지/ 사진제공 강주원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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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은 한분이라도 도와주세요..
후원이 없습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먹을게 없어요,,,아무리 애써도 후원이 없습니다
본 카페의 후원을 부탁 드리는 글입니다
후원을 부탁드립니다..굶어 죽을 처지입니다
카페지기는 살기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1만원 이라도 도와주시면 카페지기는 큰힘을 얻습니다
건강문제로 박스나 고물도 줍지 못합니다
앿값이 없는데 먹을것을 사야합니다 오늘은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용기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먹을것도 못사고 공과금도 밀리고 치료비도 없습니다
공지글에 수급자에서 탈락되는 이유를 올렸습니다
요즘은 건강문제로 병원에 다니고 있어 카페일을 많이 못합니다
지병으로 투병하며 카페일로 소일하며 지냅니다 수입이 전혀 없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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