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gnews.naver.com/image/goodday/2004/04/08/200404081018284612_1.jpg) | "노티즌 카페에는 낭만이 흐른다."
최근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60∼70대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성난 노인들의 목소리는 사이버공간에서 폭발하지 않았다. 2030 세대였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인터넷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뉴스 및 정보 검색, 게임, 심지어 카페 활동까지 하고 있다. 6070 노티즌의 인터넷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를 살짝 엿봤다. |
국내 대표적인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에 개설된 6070 카페는 대략 30여개 정도다. 60대 카페가 20여개로 70대보다 많다. 노티즌 카페는 대부분 친목 카페다. 같은 나이 때의 노티즌이 모여 살아가는 이야기를 오손도손 나누거나 새로운 만남을 가진다.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잊지 못해 당시 즐겨 듣던 노래를 공유하기도 한다. "우리의 모습은 한결 같습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아 옛날이여" 일부 카페의 소개글에서는 늙어감을 아쉬워하고 잡고 싶은 노티즌의 마음이 엿보인다.
노티즌의 카페에는 낭만이 흐른다. 이는 "아름다운 중년의 사계절", "인생에 참된 매력에 빠져 미쳐버린 사람들", "황혼이 깃든 방송" 등 카페 이름이나 소개글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또 노티즌은 시 형식을 빌려 글을 많이 쓰는데 여기서도 낭만을 발견한다. 반면 노티즌 카페에서는 사회나 정치 이야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카페에는 탄핵이나 총선과 관련한 글이나 논쟁을 쉽게 볼 수 있는 것과 무척 대조적이다.
노티즌 카페 게시판도 활기를 띤다. 매일 찾아와 서너개의 글을 남기며 출근도장을 찍는 노티즌이 적지 않으며 "낚시 갔다가 대어를 낚았다"는 등의 여행 후기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노티즌 카페 게시판이 젊은 네티즌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은 험악한 욕설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는 "인사 드립니다" "반갑습니다" 등 깍듯하게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으며 글에서 비문이나 오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사숙고해 글을 쓴 흔적이 보인다.
신세대다운 면모를 엿볼 수도 있다. 70대 노티즌이 자신을 "꽃미녀" 운영자로 소개, 회원들을 끌어모은다거나 "ㅋㄷㅋㄷ(키득키득)"과 같은 인터넷 단축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게시판에서 끝말잇기 놀이를 하기도 하는데 글 제목 끝자를 이어 받아 글을 쓰는 것이다.
6070 세대 카페도 이처럼 젊은 네티즌 카페 못지 않게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70대 카페에서 채팅을 했던 한 노티즌은 "젊은 네티즌처럼 적극적으로 우리의 의견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인터넷도 못하는 걸로 치부하는데 우리 나름대로 인터넷을 향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굿데이 : 권오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