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폭염주의보가 내리던 춘천송암코트. 단체전 A조 4강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동안 춘천국군병원 군의관으로 근무중인 아들이 응원을 왔다. 아들은 4강 경기를 지켜보며 좌불안석이었다. 체감온도 38도 되는 열돔 아래 찐 감자가 되어 탈진이 되어 갔다.
예선 첫 게임부터 뭉친 다리를 결승까지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처방을 했다. 발이 움직여 지지 않는 악조건이었다. 내 파트너 경옥은 넘어진 다리에서 짓물이 줄줄 흘러 내렸다. 30여년 테니스 판에서 경기를 해 보았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화곡 가족들의 열띤 응원이 멀리서 들리고 있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4강에서 의정부여성회를 만나 이겼다. 사실 예선 마지막에도 만난 이 팀은 조 1,2위 결정전을 했을때 우리 화곡클럽이 져 조2위로 올라왔다. 그런데 4강에서 다시 붙게 되어 상쇄할 기회가 와 화곡 선수들은 심기일전, 가뿐하게 2대 0으로 이겨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목원클럽이었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게 된 목원클럽 회장은 지난 7월에 열린 연맹 단체전에서 화곡회장에게 공개석상에서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그리고 SNS에 자기 이름 올렸으니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노라고 화곡 총무에게 전화로 알렸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세상이 제아무리 브레이크 고장난 자동차처럼 질주하고 있다지만 한 클럽을 리드하고 있는 회장의 파행적인 행동은 분개를 넘어 폭발을 하게했다. 당장 변호사를 선임해 상담을 해야 했야 할 상황까지 갔다. 그런데 그 담당 변호사왈, "그 소란을 야기시킨 분이 고소를 해요? 만약 법정에 서게 되면 그분 또한 매우곤란할 터인데요"
변호사를 대기시켜 놓고 기다렸지만 그 회장은 지금도 준비중인지 소식 감감하다.
에니웨이, 우리는 그 목원클럽과의 결승전에서 만나 이겼다. 우르르 달려와서 환호하는 회원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우승의 기쁨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결승이 진행되는 동안 안타까워서 발을 동동 구르며 응원에 힘을 보탠 식구들. 연화 희자, 경옥 선순, 정아 정랑조, 우리는 서로 지그재그로 고비를 넘고 넘으며 기어코 우승을 했다. 이번 우승은 정말 잘 한 것이라고 여러 회원들이 입을 모았다.
아래는 화곡 밴드에 올린 내용
"역경의 효용은 달콤하구나! 역경이라, 네가 어려운 길로 오지 않았다면
나는 결코 아무것도 되지 못했으리라!"
오늘 아침,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글 한 줄이 더 크게 들어옵니다.
지난 7월 연맹 대회에서 목원 클럽 회장으로부터 어이없는
인신공격을 당하는 어려움이 없었다면
이번 화곡클럽의 A조 우승의 기쁨은 더욱 짧았었을 것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화곡은 굴하지 않고 참석했고, 다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화곡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준 멋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짓물이 나는 무릎으로 애쓴 신경옥, 눈이 아파서 약을 먹고 출전했다는 권희자
불철주야로 선수 선발및 독려와 연습에 힘써준 경기팀. 총무팀.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종일 뒷바라지 했던 현녀와 미숙, 그외 어려운 시간 내서 참석했지만 성적은 나지 않은
C조와 B조 선수들도 모두 다 우승한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42년 전통의 화곡은 저절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닙니다.
늘 역경이 함께 하겠지만 우리는 단합된 마음 하나로
굳건하게 미래를 향해 뻗어나 나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화곡회장 송선순 드림
아래는 제36회 무궁화컵전국여자테니스대회 테니스코리아 기사
제36회 무궁화컵전국여자테니스대회 어머니부 경기가 8월22일 춘천송암테니스장에서 열렸다. 푹염주의보가 내린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이 날의 하드코트 체감온도는 40도 육박,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고 어지러운 상태에서도 클럽의 명예를 어깨에 짊어진 단체전 대표 선수들의 결기는 대단했다.
50세 이상의 장년조와 A조 일부가 실내코트를 사용하고 C조와 B조는 실외코트에서 밤 열시까지 경기가 이어졌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끝까지 굴하지 않고 경기를 마친 어머니들은 손가락 부상에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박인비 못지않은 승리자들이었다.
이번 대회의 특기할 만한 사항은 무궁화컵전국여자테니스대회 팜플랫이 달라졌다는 것. 그간 없었던 것이 새롭게 등재되었다. 클럽을 이적한 선수에 대한 규정을 정리해 팜플랫에 올렸다. 철새처럼 이 클럽 저 클럽을 떠도는 선수도 있어 이러한 선수는 5년 동안 타 클럽으로 뛸 수 없다는 규정과 발견즉시 어필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제 3클럽에서는 어필을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귀결이 되었다. 간결하게 정리된 이적 선수에 대한 규정이 앞으로 클럽간의 마찰을 줄 일 수 있게 될 것인지 지켜 볼 일이다.
A조 우승은 화곡어머니클럽에서 차지했다. 지난 6월에 열린 제46회회장배 단체전에서도 우승한 화곡어머니클럽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실력을 재확인 하는 자리가 되었다.
B조는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린 춘천 송암클럽이 우승했다. 이정숙 송암클럽 고문은 “쟁쟁한 클럽을 다 이기고 우승한 것은 기대이상이다”며 “고비 때마다 끈기 하나로 위기를 넘겨 더욱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밤 열시가 다 되어 끝이 난 C조는 등마루 클럽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상품은 우승 70만원, 준우승 50만원, 3위 30만원의 현금으로 시상했으며 부상으로는 우승팀에게만 대한테니스협회 곽용운 회장이 준비한 여름용 상의와 하의 치마 한 벌이 주어졌다.
이 대회에 출전여부를 전날까지 고민했다는 모 클럽 대표는 “앞으로 35도를 웃도는 폭염주의보가 예보된 경우에는 연맹 측에서 어머니 선수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대회를 연기하거나 단축 경기를 하는 배려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대회결과
A조
우 승 -화곡
준우승 - 목원
3 위 -의정부 여성테니스회. 골드
B조
우승 -춘천송암
준우승- 양주여성회
3위 - 동그라미. 양평여성회
C조
우승-등마루
준우승- 목원
3위- 인천무지개, 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