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는 세세하게 메뉴의 어디에 무엇이 있다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개념만 잡는다고 생각하시고
편하게 읽어 주세요 ^^
김선생의 GPS 실전사용기
드디어 D-day 입니다. 박선생과 예쁜 아줌씨와 함께 산행 가기로 한 날입니다.
아침 약속장소에 십여분 일찍 도착할 요량으로 나갔는 데 희안하게도 박선생도 똑 같은 시간에
나와 같이 도착했습니다. 늘상 모이는 길 다방 커피집 앞에서 딱 마주쳤습니다.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박선생과 같이 온 일행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박선생 동료 한분은 예전에 산행을 같이 한번 했기에 안면이 있었는 데
여자분 두분은 전혀 기억이 없는 것으로 보아 오늘 산행을 같이 하기로 한 분인 모양입니다.
평소에 여자만 보면 껄떡거리는 김선생 "저 ... 이 분은 ..." 하며 말꼬리를 흐리자
"아! 이 분 내가 소개를 하지 하면서 어쩌구 저쩌구 하는 데" 스포츠클라이밍의 고수라고?
그 말을 들고 아래위를 한번 쓰~윽 훑어 보자 몸매도 더욱 더 단단하게 보였습니다.
순간 우리의 김선생 속으로 바짝 쫄아버려 며칠동안 예쁜 여자에게 준비했던 말을
모두 잃어 버리고 "네네" 소리만 하면서 완전 산에 처음 입문하는 촌닭처럼 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십쯤 되면 예전에 암만 긋발이 좋았던 방구돌 고수도
어지간한 직벽은 마음으로는 타고 넘지만 사실 자신감이 상실되는 데 ...
스포츠 클라이밍의 고수라니, 그 것도 여자가 ...
보통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밸런스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나이가 중년이상이 되면
남자들 보다 훨씬 뛰어난 경우가 많은 것을 봐 왔기 때문이지요
잘못하면 오늘 스타일 완전 구길 것이 겂이 났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박선생은 자기를 하늘같이 떠 받들고 있는 데 ...
그러게 평소 술자리에서 뻥을 좀 작게 칠 것이지 ㅋㅋㅋ
스포츠 클라이밍의 고수들은 주로 실내에서 많이 놀기 때문에
자연암장에서 노는 김선생보다는 기술면에서는 앞선 점이 많으니
우리의 김선생 오늘 각오를 단단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ㅋㅋㅋ
그래도 믿는 구석은 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단련된 경험이 그 것이지요
인공암장은 떨어져도 죽는다는 공포감은 없지만 자연 암장은 그냥 사망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간 부은 거 하나는 아직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
오늘은 박선생이 승용차를 가져왔기 때문에 차량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우리의 김선생은 GPS를 켜고 이것 저것 열심히 만지작 거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이상한 장비를 보고 이게 뭐냐?, 위성전화기냐? 하는 질문들이
쏫아졌습니다.
우리의 김선생 모른채 하고 "아 이것은 GPS 장비인 데, 아마도 산악인이라면
갖추어야 될 필수 장비가 될 것 같습니다..." 하면서 주워들은 지식으로 이것 저것
애기를 하기 시작했지만 스스로도 말이 안되는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다들 모르니 무사히 여기까지는 잘 넘어 갔습니다. ^^
차를 타고 오면서 박선생이 "영축산 아래 통도사가 있다는 데 그 곳에서
주차하면 원점회기가 가능하겠죠? 나는 그 곳 주차장까지는 잘 아는데" 라고
김선생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김선생은 속으로 "어! 통도사라는 말은 안 들어 본 것 같은 데!"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라고 했습니다. 초입까지 걸어봐야 얼마 걷겠느냐라고 생각하면서
...
통도사 부근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전에 받아 두었던 트렉을 선택하고
"Follow Trek 항목을 선택했습니다. 조금 있으니 GPS의 화면에 점선이 그어지는 데
이상하게도 산 정상을 향해 점선이 그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 이상하다 초입도 없이 바로 정상으로 직선 산행해야 되나? 전투 산행은 나의 특기인데 ...
(김선생이 다운받은 트렉은 SDI 뒷편 가천마을에서 에베로릿지를 올라 영축산을 지나
시살등까지 갔던 트랙 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Follow Trek 하면 가장 가까운 포인트로 직선 방향 표시만 해 주니
한번도 실전 테스트를 안해본 김선생이 어찌 알았겠습니까? 나중에
알기는 했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김선생에게 그 당시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
뭐 트렉을 올리신 분이 잘 설명을 해두었다던지, 김선생이 좀 더 꼼꼼히 공부 했더라면
알았겠지만 뭐가 뭔지 모르는 김선생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는 어떻게 알겠습니까?
마치 수영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에게 자유형이 어떻다, 배형이 어떻다를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겠지요 ^^
또한 이 트렉을 올리신 분도 상당한 고수라서 자신이 간 코스는 일반인들이 잘 안가는
코스라는 것을 알고, 더구나 잘 아는 사람이면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될 것으로 알고
그저 기록으로만 트렉을 올리셨던 것이었죠^^
Follow Trek의 특성은 현위치와 트렉상의 가장 근접한 곳의 직선코스를 가르켜 줍니다
Route는 그 지점을 선택할 수 있지만 Trek 따라가기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짧은 순간 "혹 새로산 GPS 이거 고장아냐? 아님 오늘 자기폭풍이 있어
인공위성 신호가 안잡혀서 그런가? 트렉이 영축산 정상부터 기록된 것이 아닐까?"
온갖 상상으로 달에다가 빌딩까지 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토를 할려고 하다 보니 바로 옆에 등산복을 입은 분이 두분이 지나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속으로 "옳타꾸나 ,,, 이분에게 한번 물어보고 잘 모른다고 하거던 실토하자"
젊잖게 목소리깔고 "좋은 아침입니다. 이쪽으로 가면 정상을 최단거리로 가지요?" 하고
최단거리라는 것을 강조하며 물어봤지요.
그러자 "맞습니다. 우리도 그쪽으로 가는 데요!"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김선생 그제서야 속으로 "얼시구나 쾌재로구나 땡이로구나"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등산객 두분이 어찌그리 이뻐 보일까요! 생각 같았으면 바로 준비해왔던 양주를 한잔
대접하고 싶었지만 시작도 하기전에 술판은 무슨 술판 ㅋㅋㅋ
서둘러 일행에게 "샛길들이 바뀌었을 지도 모르니 저분들과 같이 가면 수월할 것 같아요"
라고 말하며 조금 뒷편에서 따라 붙으며 연신 GPS를 들여다 보고 있었습니다.
환타지아 옆으로 난 예전 삼남목장터를 지나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도 계속 GPS를 보고
있다보니 영축산을 중심으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김선생 속으로 이 넘의 GPS는 틀림없이 고장은 아닌 것 같은 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를 곰곰 생각하다 보니 곰다리는 여덟 개가 되어서
곰들이 온 머리속을 헤집고 다닌다고 옆에는 예쁜 아줌씨들이 있는 지 없는 지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예쁜 아줌씨들의 불만이 튀어 나옵니다.
"모 GPS인가 나발인가만 볼 것 같으몬 와 데리고 왔시유? "
"그리 좋으몬 집에 하루종일 틀어 박혀서 GPS나 보고 있지"
다른 분들도 마찬 가지이겠지만 클라이밍 세계에 물든 사람들은 나름데로
과거의 어려웠던 코스, 죽을뻔 했던 야~그들을 하기도 듣기도 바라는 데
우리의 김선생 길을 잃어 버리지 않으려고 GPS만 보고 있는 데
그 속도 모르고 푸념을 늘어 놓았으니 상황이 눈에 선 합니다ㅋㅋㅋ
우리의 김선생 그제서야 "앗 뜨거라. 어차피 영축산 정상까지는 따라만 가면
될 것이니 영축산 정상에 가서 다시 생각하지 뭐" 하면서
"쏘리, 쏘리, 아엠 베리 쏘리" 연방 외쳐 되면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가재미눈으로 시그널이나 특징 같은 것을 살피는 것을 잊지는 않구요
그러던 김선생 아직 성씨도 모르는 아줌씨의 성이라도 알자는 심정으로
"처자분들! 현대판 상넘의 오대 성씨가 있는 데 뭔줄 아시유?"
"옛날 성씨는 칠대 성씨는 아는데요! 혹시 천방지축마골피? 아니겠죠! "
"물론 아니지요! 조 지 로 구 나 입니다! 그럼 현대판 상넘 7 대 성씨는요?
"정 말 조 지 로 구 나!" ... 띠용 한 바탕 뒤집어 졌습니다. 덕분에 분위기도 조금 풀렸구요
그러면서 은근 슬쩍 아줌씨들의 성씨가 김과 박이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정상을 얼마 남겨 두고 있지 않은 영취산장에 도착했습니다.
영취산장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전망이 그저 그만 이었습니다.
담배를 한 개 피워물고 조망을 구경하니 예전에 한번 와 본 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까 올라올 때도 언제 한번은 와 보았다는 느낌이 들었는 데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부터 만난 두 아줌씨도 그렇고 등산객 두분도 어디서 한번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순간 혹시 "데쟈뷰?"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렇지만 뭐 그런 날도 있겠지 하고 정상으로 출발했습니다.
불과 이십여분도 오르지 않아 정상비가 세워진 곳에 도착했습니다.
앞서 올라가시던 두분도 부근에서 기념 사진을 한 장 찍고 있어서
"혹시 시살등까지의 암릉으로 가시나요?" 물어 보았지만 "아니요 우리는 다시 하산 합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아까 두분을 빼고는 아무도 보이지를 않습니다.
이제 부터는 김선생이 직접 암릉을 찾아야 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왼편으로 암릉이 조금 보이는 것 같은 데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때가 바로 GPS의 도움을 받아야 할 바로 그 때 군하고 GPS를 살펴 보는 데 바로 이런 화면이 나타나지 뭡니까?
(MAP Setup 항목에서 Format Tab에서 Track up을 선택했다고 가정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Trackup을 선택하셔야 됩니다.
그래야 항상 GPS의 지도 화면이 정치가 되구요
진행 방향이 항상 윗쪽으로 표시되어 숙달이 되면 편하지요
자동차 네비를 사용한 경험이 있으면 더 쉽게 알 수 있겠지요
자동차가 위쪽으로 진행하고 주변의 건물이 다가오는 것으로 표시 된깐요!.
물론 North Up으로 하고 못다니는 것은 아닌데 진행 방향이 아랫방향이나
옆으로 표시되니 그 것이 더 헷갈릴 수 있습니다)
A 부분을 살펴보니 꼭지점이 북쪽을 가르키는 것 같고,
그러면 시살등 방향은 북동 방향인 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어? 진짜 북쪽은 어느 방향이지? GPS를 이리 저리 돌려봐도 화면이 별로
변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GPS 산행을 하다보면 늘상 있는 일이고
갈림길이 있는 경우 사실 헷갈리기도 하구요 ^^
특히나 쉼터에서 잠시 쉬고 나서 여러방향의 갈림길이 나오거나
비슷비슷한 방향의 갈림길이 있다면 사실 조금 당황합니다. ^^
(위성 나침반은 우리가 진행하는 방향을 계산하여 진행방향과 북쪽표시를
해 주는 것이니 꼬불꼬불한 길을 내려간다던지, 한참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움직인다던지 하면 잠시동안은 위성 나침반은 방향을 가르쳐 주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전자 나침반이 있는 모델은 건전지 소모가 더 많고
건전지 교환시 재설정을 해야 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전자 나침반 기능은
꺼 버리고 그냥 나침반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더 편하다고 그럽니다 ^^
첨단도 불편한 것이 있습니다 ㅋㅋㅋ)
이 때는 제일 좋은 방법은 진행을 하면서,
즉 아무 길이나 선택 해서 알바를 해보면서 방향을 알 수도 있겠지만
꼬불꼬불한 길을 내려가다보면 이 넘의 동서남북이 왔다 갔다 하니까
더 헷갈립니다. 그래서 일반 나침반을 가지고 다녀야 하지요 ^^
이 때 나침반을 가지고 있다면(물론 실바 나침반 같이 신뢰성이 있는 것)
GPS의 A 곳에 보이는 삼각형의 꼭지점을 나침반의 북쪽 방향과 일치 시키면 됩니다.
(이 것을 독도법의 기본이 되는 지도 정치라고 하지요 ,,, ㅋㅋㅋ)
그러면 현재 서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북동쪽으로 진행하면 되겠지요!
제 자리에서 GPS를 이리저리 돌려봐도 화면의 변화가 없는 것을 보고
눈치 초고수인 우리의 김선생 배낭에서 나침반을 슬쩍 꺼내서 살펴봅니다.
어쨌든 북동방향만 잡으면 되니깐 나침반으로 북동 방향을 살펴보고
"Follow me, Follow me!"를 외칩니다. 물론 이제부터는 트렉은 필요도 없습니다.^^
조금 가다보니 능선의 오른쪽 아래로는 사람들이 제법 다닌 것 같고
능선쪽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했습니다.
능선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어쨌튼 암릉은 능선으로 있어야 제 맛이니까요.
오분쯤 진행하고 나니 암릉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보기에는 제법 위험한 클라이밍 다운 길인 데 간 만 큰 우리의 김선생에게는
장난 이었지요 ^^
내려 가면서 여기 스탠스 , 이쪽 홀드 , 그쪽 오른 발끝, 몸을 살짝 옆으로 비틀고 ...
하면서 상세하게 설명을 합니다.
몇 번 같이 갔던 박선생과 동료분은 제법 잘 따라오는 데
스포츠 클라이밍의 고수인 아줌씨들은 높이가 주는 고도감 때문에
그냥 얼어 붙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할 수 없어 우리의 김선생 준비해온 로프로 위의 나뭇에 확보를
하고 아줌씨를 먼저 내려 보앴습니다. 스포츠 클라이밍의 고수 답게
확보를 하니 금방 내려 섭니다.
시살등까지 가면서 죽바우등, 채이등 오르내렸습니다.
제법 위험 한 곳은 확보를 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그냥 스릴을 즐기며
오다 보니 시살등 까지 오게 되었고 암릉도 끝이 났습니다.
시살등 부근에서 늦은 점심상을 차렸습니다.
점심을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두 아줌씨가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덤벙데고 뻥치는 것은 여전하시네요! " 라면서
어~ 어디서 봤지 점심내내 고민을 하다가 드디어 기억을 해 내었습니다.
모 산악회 합동 산행때 함께 산행했던 후배였던 것이었습니다. ㅋㅋㅋ
"아! 데쟈뷰" 라고 외치는 김선생의 희망은 물거품이 변해버렸습니다.
시살등 부근의 안내판을 보니 통도사라는, 주차해둔 곳의 지명이
보였습니다. 계곡길을 달리듯 내려와서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계곡을 내려오는 길도 멋진 길이지만, 예전에 체면 깍이는 행동을 보였던
우리의 김선생은 오로지 집에가고 싶은 생각밖에는 없었습니다.
차가 있는 주차장까지 도착하고
이렇게 우리 김선생의 GPS 실전 사용기는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