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일리언입니다.
구입후 약 2주 남짓 주행을 해보고, 약간이나마 GP800의 맛을 느껴보지 않았나 하고 써봅니다.
먼저, 시승기를 쓰기전에 작성 편의를 위해 존칭을 생략 하오니, 이점 양해 해주시기 바랍니다. ^^
또, 아래의 기종들은 작성 편의상 제가 나름대로 부르는 호칭으로 통일 하오니, 양지 해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T-MAX 2001~2004년식(프론트 싱글디스크, 캬브레이터 모델) ->구형티맥
T-MAX 2004~2007년식(프론트 더블디스크, 인젝터 모델) ->신형티맥
T-MAX 2008년식 ->(2008년 새로 나온 모델) ->뉴티맥
GP800 ->쥐피
MANA850 ->마나
DN01->디엔
저는 2002년 이후로는 매뉴얼 접고, 스쿠터만 주구장창 타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바이크는 옛날에 잠깐씩 시험주행 해 본 정도 입니다. (요새는 제꺼 외엔 건들지도 않습니다. ^^)
시승기는, 아무래도 티맥스를 위주로(구형티맥 1년, 신형티맥 3년, 뉴티맥 동네한바퀴) 타왔는지라,
티맥을 기준으로 비교하며 써내려 갈것 같습니다.
그외의 바이크들은 잠깐의 주행기억을 더듬어서 얘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1: 본 시승기는 100% 제 주관에 의한 기준으로 작성 되었으므로,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으며,
필자가 머리속으로 기억하고 있는 스펙들과 기억들에 의해 즉흥적으로 구성된 글이므로,
비 전문가의 얄팍한 지식으로 인해, 제원이나 성능에 대해 잘못된 표기나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2: 본 시승기는 아무리 객관적으로 쓴다고 노력을 했다고는 하나, 아무래도 내자식 자랑이 들어갈 수밖에 없으므로,
다른 바이크와 비교평가 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바이크를 비하 하거나 할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참고3: 제 바이크가 더러운 관계로, 일부 사진은 코파이탈리아 매장에 가서 전시차 사진을 찍었으며,
절 찍어줄 사람이 없는 관계로, 주행 사진은 인터넷에서 무단 발췌 했습니다.
안티 유러피안의 GILERA GP800 시승기
1. 프롤로그
(1) 왜 쥐피를 선택 했는가
(2) 나는 왜 유럽 바이크에 대해 안티가 되었나
구입기에도 이미 밝혔지만, 난 상당히 유럽 바이크들을 싫어하는 안티 중에 한명이다.
오랜 기간동안 유럽 바이크를 지켜 봐 왔지만, 유럽 바이크 하면 떠오르는것들은
터무니 없이 불려진 가격 거품, 실용적이지 못한 차체구성, 잔인한 정비성, 그에못지 않게 잔인한 부품 수급 기간,
우리나라 실정과 취향에 맞지 않는 구성과 디자인, 너무 예민해서 금방 퍼질러버리는 엔진과 전기계통 트러블들... 등등
워낙에 안좋은것들로만 기억되어 있다.
제일 크게 마음에 와 닿는것은 아무래도 가격대 성능비가 너무 낮다는것!
(그 와중에 브레이크 성능과, 서스펜션 성능 정도는 그나마 칭찬 해줄만 하다고 생각 한다)
그런 연유로, 지금까지 계속 일제 바이크 위주로 소유를 하게 되었고, 가격대비 성능, 편의성, 실용성에 만족하면서 라이딩 했다.
일제가 짱!!
(3) 그러다가 만난 쥐피 발매 소식
3년여동안 신형티맥을 나름 만족하면서 잘 탔다. 사실 티맥만큼 나한테 잘 어울리는 차는 없었다고 생각 한다.
투어 나가기에도, 시내주행 하기에도 적당한 동력 성능, 출퇴근 위주로 사용 하는 나한테는 더없이 편리한 무단변속.
다루기 쉬운 차체에 나의 개성을 표출 할 수 있는 커스텀 확장성, 적당한 화물 적재능력과 편안한 탠덤 크루징.
거기에다가 오디오에 엘이디, 튜닝 머플러와 HID 까지 무장하니 주행 안전성도 보장 됐었다. ^^
헌데, 이렇게 잘 타다가... 갑자기 결혼 자금이 궁해져서 눈물을 흘리며 티맥을 팔기로 작정 했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자금줄이 조금 여유로워지면서 결혼식도 무탈하게 마쳤지만,
티맥을 이미 한번 팔려고 마음 먹었더니 자꾸 다른 기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중에 눈에 띈 하나가 쥐피였다.
다른 좋은 차들을 뒤로하고 쥐피를 선택한 이유는, 항상 뭔가 새로운걸 추구하고,
남들과 같은걸 소유하기 싫어하는 개인적 취향과도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 해서이다.
예전 구형티맥 처음 출시 됐을 초창기때는 티맥이 그렇게 흔한 기종도 아니었고, 나름 소유 하는 자부심도 있었지만,
솔직히 요새는 한블럭 건너 한티맥이 보일 정도니,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선 커스텀 출혈경쟁으로 드레스업, 튜닝비가
무지막지하게 소요 되고 있었다.
누구나 그럴테지만, 그러다 어느순간 모든게 무의미 해지고, 귀찮아지는 순간이 찾아 올것이다.
아마 나한테도 그런 시기가 찾아 온 것이리라.
그리하여, 좀 무리 해서라도 오랬동안 돈 들이지 않고 즐길 기종을 찾다가 결정한 것이 쥐피인것 같다.
(4) 쥐피의 제원
쥐피에 관심을 갖고, 출시전에 이런저런 자료들을 수집하던중 만났던 제원과 사진들로 쥐피에 대한 대략적인 성능을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보기 시작 했다.
GP800 제원
엔진형식 : 수냉 4스트로크 90˚ V형 2기통
보어(㎜) : 88
타이어 (전) : 120/70-R16 (후) : 160/60-R15
배기량(㏄) : 839.3
변속방식 : 자동변속식
최대출력(㎾/rpm) : 55.16/7,250
시동방식 : 전자스타터
최대토크(㎚/rpm) : 76.4/5,750
전장/전폭/전고(㎜) : 2,237/790/780
최고속력(㎞/h) : 200
연료탱크용량(ℓ) : 18.5
축간거리(㎜) : 1,593
공차중량(㎏) : 245
아마, 이 글을 보고 있는 분들도, 또, 여러 바이크를 경험 해보셨던 분들이라면,
그 바이크를 직접 타보지 않고 스펙과 사진만 보더라도
그 바이크의 대략적인 성격과 주행 스타일을 조금은 미리 파악 할 수 있는 능력들이 있으실것이다.
(5) 그래서 쥐피를 실제로 만나기 전에 생각 했던 머리속 그림
일단, 839cc 배기량에 75마력 이니 어느정도는 잘 달려 줄테고,
체인 구동이니 리어의 경량화로 인해 리어 노면 추종성이 기존 빅스쿠터에 비해 향상 됐을것이다.
또, 차량 건조 중량이 무지막지 한만큼, 굉장히 무거운 차체로 인한 독특한 핸들링과 주행 성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휠베이스도 다른 빅스쿠터보다 길고, 프론트 휠도 마나나 디엔을 제외하고는 최대 구경이라 자이로 효과도 클것이다.
고로, 직진 안정성과 코너링 돌아 나가는 도중의 안정성은 좋을 것이지만, 초기선회 민첩성은 떨어질 것이다.
카울 벗긴 사진을 보니 프론트 포크가 실버윙처럼 숏타입에 1점 지지 방식이라 강성이 부족하진 않을까?
브렘보 2피스톤 단동식 캘리퍼는 브렘보의 명성이 있겠지만, 뉴티맥의 4포트 복동식 캘리퍼보다는 제동력이 부족 할것이다.
파킹브레이크, 댐퍼 없는 트렁크, 택트같은 주유시스템들은 불편한 요소로 작용 될것이다.
전동 윈드스크린은 처음 몇번은 재미로 사용 해보겠지만, 결국 별로 필요한 기능은 아닐껄?
기타 등등 여러가지 예상이 머리속에 맴돌았었다. 아마 다른분들도 마찬가지로 예상들 하고 계셨으리라.
이 예상이 대부분 맞아 떨어 졌지만, 틀린 부분도 있었다.
(6) 쥐피(GP) 란
쥐피라는 이니셜은 대부분 그랑프리(Grand Prix)의 약자로서,
각 메이커마다 스포츠성을 강조한 차량이나 바이크에 붙여 사용 해 왔다.
질레라의 GP-800 역시 마찬가지다.
잘 달리기 위해 태어난 머신이라 그런지, 편의성 면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이제부터 알아보자.
2. 주행성능
(1) 시동, 아이들링
시동은 모든 스쿠터와 마찬가지로 셀프 스타터 방싱이며, 킥 스타터는 당연히 없다.
큰 배기량임에도 가벼운 셀모터 작동으로 쉽게 시동이 걸리며,
시동을 걸면 90'V형 엔진 특유의 으르렁 거리는 아이들링을 보여준다.
아이들링 시의 엔진 필링은 등간격 폭발의 일제 2기통 스쿠터와는 다른 부등간격 폭발의 리드미컬한 박자를 느끼게 해준다.
단기통 만큼은 아니지만, 병렬2기통의 일제 스쿠터보다 진동이 심해서 차체가 떨리고, 백미러와 리어 윙카도 살짝 부들거린다.
핸들에 손을 올리고 있으면 으르릉 거리는 심장 박동이 핸들을 통해 느껴진다.
그렇다고 할리나 아메리칸 정도는 아니다.
(2) 스로틀 응답성
스로틀 그립을 살짝만 비틀어 봐도 알겠지만, 엔진 필링이 굉장히 미끌거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제 같은 경우들 대부분 뭔가 꽉 껴서 피스톤이 사각 거리면서 크랭크를 돌리는 느낌이라면,
이태리 바이크들 대부분의 필링은 일제보다 유격이 크게, 피스톤이 매끄럽게 돌아가는 느낌이다.
일제 바이크들의 피스톤과 실린더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밀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라면,
쥐피같은 이태리 메이커들은 엔진을 대충 가늠으로 만들었는지, 피스톤 유격이 커서 엔진이 헐렁한것 아닐까? ㄷㄷㄷ
실제로, 이런 이유때문에 미국바이크나 유럽바이크들의 엔진오일 소모량이 많다고도 한다.
뭐 이유야 어째튼, 개인적으로는 이런 미끌거리는 느낌의 엔진 필링을 좋아 한다.
또, 스내칭에 의한 알피엠 게이지의 응답성은 스포츠 바이크의 그것처럼 꽤 민감한 편이다.
(3) 정지가속
정차시 출발을 하기 위해서 스로틀 그립을 살짝만 비틀면, 즉각적으로 뒷바퀴에 묵직한 구동력이 전달 된다.
구형티맥, 신형티맥을 탈때도 스쿠터 답지 않은 응답성에 놀랐었는데, 쥐피의 구동력 절달은 그보다 훨씬 민감하고 즉각적이다.
티맥은 아무래도 스로틀을 비틀면, 알피엠이 올라가고, 한번 오오오오옹~ 하는 곡소리를 낸 후 뒷바퀴에서 토크가 뿜어져 나온다.
물론 오래 타다 보면 원심클러치의 노후로 그럴 수도 있는거고, 쥐피는 신차라서 유독 그렇게 느껴진건지도 모르겠지만,
쥐피의 클러치 연결 느낌은 스로틀 그립을 살짝만 비틀어도 즉시 뒷바퀴에 '드득' 하며 구동력이 묵직하게 전달 된다.
스로틀 그립을 천천히 비틀어서 5000 RPM 에 도달하면 이미 시속 130~140Km 를 달리고 있다.
6000 RPM 정도면 시속 160Km 정도 속도가 나온다.
이정도면 길들이기 하는 중이라 하더라도 시내에서는 여유가 넘쳐나는 편이었고,
5~6천 RPM 정도만 사용 하더라도 티맥과 비슷한 가속력을 보여줬다.
반대로, 풀스로틀은 역시 스쿠터의 느낌이 살짝 남아 있는듯 하다.
CVT의 한계일지 모르겠지만, 풀 스로틀을 해서 RPM을 급격히 높이더라도 소비된 알피엠만큼 구동력이 뿜어져 나오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 적당한 변속 타이밍으로 스로틀 순차적으로 개도 하는것과, 초반부터 풀스로틀을 하는것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내 얄팍한 지식으로 예상하기에, 무브볼 원심력에 의한 변속타이밍이 풀 스로틀을 따라오지 못하는것 아닐까 싶다.
내가 기대했던 배기량 839cc 파워에는 조금 못미치는 느낌이다.
(내가 원하는건... 매뉴얼 4기통 미들급 정도의 파워? ㅎㅎ)
풀 스로틀시에 치고 나가는 느낌은 묵직한 탱크가 '쿠쿠쿠쿠' 전진하는 느낌이다.
쥐피의 245Kg 의 건조중량은 모든 면에서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래도 245Km/75Hp 의 파워웨이트레이쇼로 인해 여타 빅스쿠터보다 잘 나가기는 하지만,
묵직한 무게 만큼의 가속력 손해는 분명히 있지 않을까?
(4) 추월가속
시속 100Km 정도에서 스로틀을 비틀어 나아가는 추월 가속은 차량과는 비교 할수 없는 스피드 이므로 안전 하게 활용 할 수 있다.
시속 100Km 에서 시속 180Km 로 올라가는게 정지가속 못지 않게 충분한 토크가 뿜어져 나온다.
다만, 스로틀을 풀그립으로 땡기나, 스로틀 개도를 단계별로 해주나 그렇게 큰 차이가 없으므로 적절하게 기름을 절약 해야겠다.
급가속시에 티맥은 고른 잽을 연타로 날리는 느낌이라면,
쥐피의 급가속은 '후루루루루루룩' 하면서 원투 스트레이트를 날리며 전진하는 헤비급 복서와 같다.
(물론 잽같은 스타일의 가속 필링이 나쁘다는것은 아니다. 노련한 선수라면 상대방을 잽 만으로도 그로기 시켜버리니까)
여튼 쥐피는 '후루룩쩝쩝' 이다.
(5) 최고속
얼마전 새벽, 남산 1호 터널 안에서 천천히 RPM을 높여 보았는데 (풀스로틀 아님), 시속 210Km 정도는 힘들이지 않고 찍을수 있었다.
시속 210Km 까지 도달하기까지는 여유있고 고른 토크로 전혀 버겁거나 힘들지 않았으며, 그 이후에도 아직 여분의 토크가 남아 있었다.
급가속을 하거나 풀스로틀을 한다면 남산1호 터널 정도의 구간이면 충분히 메다를 붙이고 남을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메이커측에서 발표한 최고속은 시속 200Km 지만,
계기반에는 시속 220Km 까지 표기 되어 있고 실제로도 충분히 찍고도 남을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계기반상의 속도'는 말이다.
(6) 고속 크루징
티맥을 탈때는 개인적으로 시속 120Km 정도의 크루징이 제일 안락 했다고 생각 한다.
그정도면 차체에 부담도 가지 않고, 필요시에 충분한 추월 가속을 내어 줄수 있으며, 긴급 상황에 대처 하기도 여유롭다.
헌데 쥐피는 그 무게 때문일지라도 시속 160Km 정도에서 적당히 여유롭고 안락한 크루징을 느끼게 해준다.
이 역시, 245Kg의 차체 무게 덕분인데, 서스펜션의 조화와 더불어 고속에서 묵직한 안정감을 제공 한다.
급가속이나 급브레이크에 대처 하기도 무난한 구간이었다.
그리고, 다른 바이크를 탈때는 시속 200Km 가 넘어가면 고개를 스크린에 푹 파묻어야 했었지만,
쥐피의 경우 자세를 따로 변경 하지 않고 시속 200Km 를 초과 해도 주행풍에 별 무리가 없었다.
그냥 평소에 타던 자세 그대로를 유지해도 주행풍의 방해 없이 쾌적했다. (윈드스크린의 높이는 최저로 설정 한 상태)
(7) 직진성
역시나 묵직한 무게 때문에 안정감 있는 직진 주행성능을 제공한다.
나같은 경우 티맥으로 매일 출퇴근을 했으므로, 쥐피로도 같은 길을 반복적으로 왕복하게 되었다.
그래서 똑같은 조건의 노면에서 둘의 비교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묵직한 지피가 노면의 피로를 덜 받게 해 준다.
웬만한 불량노면이나 움푹패인 웅덩이 정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부드럽게 타고 넘어 가준다.
특히 차선에 박혀있는 반사판을 밟을때는, 거의 밟는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의 안락함을 전해준다.
그래서 한동안은 일부러 안좋은 노면만 골라 밟으며 헬멧 속에서 웃고 다녔다.
이런 특성은 특히 장거리 주행에 더욱 유리한데, 가벼운 차체에 노심초사 해야 하는 스트레스 요소를 거의 없애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노면상태를 라이더에게 전달하는것이 둔하다고 생각 되지는 않는다.
핸들을 통해서 느껴지는 프론트의 접지감은 요란하지는 않지만, 정밀하게 노면을 느끼게 해준다.
숏포크 라고 우습게만 볼것은 아니었다.
다만, 무거운 차체 때문에 (저속에서) 큰 웅덩이 같은곳에 빠질때면, 차가 털썩!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강하게 나타날때도 있다.
서스펜션은 전후 모두 그리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평균적인 설정인것 같다.
리어 서스펜션은 초기 하중 조절이 가능하다.
(8) 코너링
글쎄... 코너가 좋다는 얘기는 어떤걸 기준으로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코너링이 좋다는것을 정의 하자면, 두가지로 나눌수 있다고 생각 하는데,
하나는 초기 선회력으로, 바이크가 얼마나 헤까닥 잘 눕고, 잘 일어나고, 민감하게 방향 전환을 할수 있느냐이고,
또하나는 선회중 안정성으로, 코너를 돌아 나가는 도중, 얼마나 부드럽고 불안하지 않게 코너를 깊게 돌수 있느냐이다.
이 두가지중, 전자의 경우는 가벼운 차에서 쉽게 찾아 볼수 있는 특성이고, 후자의 경우는 무거운 차의 대표적인 특성인데,
이 두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는 차는 내가 알기로는 있을 수 없다.
아무리 차체의 무게중심이 오르고 내리고, 얼마나 컴팩트하게 뭉쳤는가를 따지더라도,
또, 관성의 법칙, 서스펜션의 압축신장, 휠베이스로 인한 직진고정성, 휠 크기에 의한 자이로 효과등등...을 놓고 보더라도,
차량 자체의 무게만큼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으로 따져 봤을때, 쥐피도 마찬가지로 무거운 차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앞서 거론 했듯이 난 똑같은 코스를 반복적으로 답습하게 되는데, 그중에 한 코너에서 씨껍한 경우가 한번 있었다.
티맥 탈때의 느낌으로 감속을 하고 코너를 들어가기위해 바이크를 눕혔는데 내가 생각 한것보다 바이크가 눕지 않아서
코너 라인이 살짝 부풀었었다.
사실 그렇게 씨껍 할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냥 어라? 의외네? 하는 정도였지만, 이것이 티맥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포인트라 하겠다.
티맥같은 가벼운 핸들링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라면, 쥐피 탈때는 어느정도 적응 기간을 갖고, 조심 하는것이 좋겠다.
허나, 이런 초기 선회성은 적극적인 체중 이동으로 극복 할 수 있다.
몸무게가 너무 가벼운 분이라면 불리 하겠지만,
웬만큼 라이딩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적극적인 체중 이동으로 고목을 쓰러트리는 느낌을 즐길 수 있다.
티맥을 알원이나 알천에 비유 한다면, 쥐피는 하야부사나 더블엑스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될라나?
덕분에 선회중 안정성은 감히 티맥보다 탁월하다 할 수 있겠다. 한번 각을 잡으면 묵직하게 누르고 돌아 나가 준다.
코너링 도중 스로틀을 비틀어서 트랙션을 더해주더라도 전혀 불한한 감이 없었다.
본인의 경우 신형티맥(뉴티맥 아님)으로 어느정도 뱅크를 기울이면 리어가 조금 불안한 느낌이 있었다.
(그렇다고 리어에 이상이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단지 개인적인 위화감일뿐)
오히려 이상하게 구형 티맥 탈때는 센터스탠드 갈면서 마음껏 풀뱅킹 했던 기억도 있는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신형티맥이 이상하게 코너링중의 일체감이 떨어졌었다.
물론, 나의 부족한 코너링 실력이 일차적 문제겠지만, 쥐피에서는 그런 느낌이 느껴지지 않아서 만족 하고 있다.
이는 차체의 무게도 큰 작용을 했겠지만, 아무래도 리어의 구동방식을 체인으로 간소화 한 스윙암 시스템에 있을것이다.
스윙암 시스템은 이후 따로 얘기 하도록 하겠다.
(9) 엔진 브레이크의 백토크
엔진 브레이크는 꽤 적당히 강한 느낌으로 티맥처럼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문제는 엔진브레이크가 강할 수록 연비가 안좋아진다는것 ㅡ..ㅡ
하지만, 스포츠 주행을 위해서라면 이정도 엔진브레이크는 필요 하다고 본다.
엔진브레이크를 걸면 구우우우우우우웅~ 하면서 기분좋은 소리를 내준다. 고양이가 기분 좋을때 내는 소리?
(10) 브레이킹
브레이크 레버의 터치감은 티맥의 그것보다 단단한 전형적인 브렘보의 성향을 보여준다.
이는 매쉬호스가 기본으로 장착된 이유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브렘보만의 독특한 터치감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딱딱한 브레이크 터치감을 좋아 하기 때문에 브레이킹 감각은 쥐피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뉴티맥과 쥐피 사이에서 고민했던 부분중 하나가 이 브레이킹 능력을 걱정 해서였다.
뉴티맥은 4포트 복동식 캘리퍼로 업그레이드 되어서 발군의 브레이킹 감각을 선사 해줄것이라고 기대 했다.
헌데, 잠깐 뉴티맥을 시승 해본 결과, 브레이킹 성능이 기존의 신형티맥보다 그렇게 확연히 나아진 느낌은 가질 수 없었다.
오히려 2포트 단동식 캘리퍼인 쥐피의 브레이킹 감각이 더 직관적이고 잘 듣는 느낌이었다.
포트의 갯수보다는 메이커의 네임밸류가 승리를 했다고 해야 하나?
여튼 의외의 기대치였기 때문에 약간 의아해 하면서도 쥐피를 결정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다만, ABS 가 없다는것은 마지막까지 나를 망설이게 했다.
ABS 는 실제 주행시 그렇게 자주 쓸일은 없는 기능이지만, 하나의 보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까지 ABS가 있는 모델에 대해 미련을 버릴수 없었지만,
브레이크 레버 터치감과 제동력 때문에 아주 어렵게 쥐피쪽으로 약간 기울게 되었다.
한가지 다행인건, 워낙에 무거운 쥐피의 차체 무게 때문에, 프론트 브레이킹 한계 성능이 티맥보다 높고,
(더 꽉 잡아도 쉽게 락이 걸리지 않는다)
리어의 노면 추종성 때문에 어느정도 풀브레이킹을 해도 차체 후미가 뜨지않고 오히려 촥~ 가라 앉기 때문에
리어 브레이크도 더 강하게 사용 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에 ABS 모델을 하나 탔을때 ABS 기능을 한번도 사용해보지 못하고 팔았던 기억도 있고,
그간 ABS 기능 없는 차들도 사고 없지 잘 타고 다녔었고, 다른 라이더들도 그러고 있지 않는가, 라고 스스로를 자위 하며
눈물을 머금고 ABS를 포기 하게 되었다. ㅜㅜ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법...
아무리 브레이킹 능력이 좋다고는 하나, 내가 느끼기엔 묵직한 차체의 무게때문에 어느정도 살짝 밀리는듯한 뒤끝이 아쉽다.
벌써부터 브렘보 4포트 캘리퍼가 나를 유혹 한다... ㅡ..ㅡ
(11) 핸들링
핸들링 느낌은 티맥스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전후 50:50의 무게 배분을 실현 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100:100 을 실현 한것 같다.
앞이고 뒤고 어디 하나 안무거운 곳이 없다. ㅡ..ㅡ
초저속(시속 30Km 이하) 에서는 오버스티어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었다.
처음 몇번은 당황해서 차를 쓰러트리는게 아닌가 한 적도 있었다.
이 무슨 황당한 바람빠진것 같은 핸들링인가 했는데, 확인해보니 타이어 공기압이 모잘랐었다. 확인도 안하고 타고 다녔던것.
적정 공기압을 주입 하니 곧, 이런 현상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초저속에서 아주 살짝 오버스티어 느낌이 남아 있다.
쥐피를 처음 타시는 분이라면 초저속에서 조금 긴장 하시길 바란다. (무겁기도 오지게 무거우니)
고속으로 갈수록 묵직한 핸들링을 보여주는데, 요철, 특히 세로로 홈이 파진 불량노면들도 핸들링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잡아준다.
다만, 불량노면에서 점프를 할정도로 풀가속을 하면,
프론트 타이어가 공중에 뜨는순간 핸들이 갑자기 가벼워 지면서 살짝 털리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본인이 워낙에 다른 사람들보다 묵직한 핸들링을 선호 하는 스타일이라, 핸들댐퍼 같은것을 장착해볼까도 생각 중이다.
과격한 와인딩에서도 더블크레이들프레임의 차대가 휘어지는 느낌이나, 프론트숏포크의 휘청거림은 감지 되지 않았다.
단, 특이한점이 하나 있는데, 저속에서 브레이크를 잡아보면 프론트 쪽에서 껄떡 하는 느낌과 소리가 난다.
난 처음에 삼발이가 풀렸거나 프론트 포크 어딘가가 이상이 있는건줄 알고 정비를 하려고 했는데,
다른 쥐피들도 모두 똑같은 현상이 있었고,
질레라 본사에서 정상적인 현상이니 안심하고 타라는 공문이 내려 왔었다길래 지금은 그냥 신경 끄고 탄다.
앞뒤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프론트 브레이크를 잡아보면 느낄 수 있을것이다.
(12) 포지션
주행중 포지션은 티맥보다 조금 더 일어선 느낌이다.
아무래도 핸들이 티맥보다 높다.
이번에 나온 뉴티맥은 구, 신형티맥보다 더욱 전투적인 포지션이 만들어지던데, 쥐피는 그보다 상체가 일어선 자세를 형성한다.
개인적으로 조금 피곤 하더라도 전투적인 티맥의 포지션이 마음에 들었었는데... 좀 늙은이 취급 받는것 같은 느낌이다.
하체 같은 경우는 티맥과 비슷한 구성을 보여주지만, 쥐피의 백레스트가 더 높게 튀어나와, 발을 쭉 뻗으면 차체에 더 잘 끼는 느낌이 난다.
니그립을 할 수 없는 스쿠터로서는 이렇게 몸을 차체에 꽉 끼게 만들어 핸들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다.
(탱크에 니그립 할 수 있는 마나와 디엔이 부러워지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구형티맥때는 이렇게 차체에 꽉 끼는게 가능 했었는데, 아무런 변화 없는 신형티맥에서는 이 또한 잘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뉴티맥도 마찬가지였고...
뭐 이건 신체조건의 차이에 따라서 취향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라 정의는 못하겠지만, 여튼 지금은 쥐피에 잘 맞는다고 생각 된다.
다만, 다리를 쭉 뻗었을때 발을 놓는 공간이 협소해서 발 뒤꿈치까지 쭉 들어가지 못한다.
전방 플로우패널의 넓이는 차대 때문에 꽤 넓은 편이지만(뉴티맥과 비슷), 핸들의 폭은 와일드 하지 않고 콤팩트한 느낌이다.
핸들 그립도 기존의 빅스쿠터들보다 좁은것 같다. 손 하나만 딱 들어가는 폭.
(13) 방풍성
방풍성은 아무래도 기본 장착된 숏 스크린으로 인해 그리 완벽한 편은 아니다.
허나, 하체쪽의 주행풍은 특이하게 깎인 형태의 언더커버 덕분에 좋은 방풍성을 제공 한다.
그리고 전동 윈드스크린은 고속 주행중 직접 조절 해가며 변화를 느껴 봤는데,
스크린을 올리면 아무래도 주행풍은 덜 오지만, 헬멧 주변에 주행풍 와류가 나타났다. (헬멧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지만)
차라리 스크린을 다 내리고서 헬멧을 때리고 넘어가는 주행풍을 느끼는것이 더 내 취향이라고 생각 한다.
(14) 최소회전반경
유턴을 하던, 차를 빼던 할때의 최소 회전반경은 티맥보다 약간 넓다.
하지만 주행중 차사이로 돌아나갈때는 별다른 차이는 느껴지지 않고 비슷한 각을 만들어주는것 같다.
다만, 머플러가 일반적인 스쿠터들처럼 차체 오른쪽에 있는게 아니라 왼쪽에 붙어 있기 때문에, 기존의 바이크를 타던 분들의
회전감각으로 차사이를 비집고 다니다가는 낭패를 볼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른쪽보다는 왼쪽으로 꺾는 각을 주의 해야 한다.
(15) 연비
연비는 시내주행 기준으로 대략 리터당 15~16Km 정도였다.
길들이기 중이었다는걸 감안 한다면, 나중엔 이보다 더 나빠지겠지만, 시외로 나가면 충분히 리터당 20Km 정도도 가능 할 듯 싶었다.
티맥 탈때 최악의 경우(시내에서) 연비가 리터당 11~12Km 나온적도 있기 때문에 이정도면 뭐 양호 하다고 생각 한다.
(16) 우천시 주행
비오는날에는 묵직한 무게 때문에 물살을 가르고 노면을 눌러대는 느낌이 더욱 믿음직 하다.
그렇기 때문에 브레이킹이 락 되기까지의 한계상황을 더 끌어 올릴수 있고, 브레이크를 더 강력하게 잡을수 있긴 하다.
하지만, ABS 가 없는 만큼 아무래도 브레이킹시 더 노심초사 하게 되고,
가속시에도 앞에서 언급했듯이, 민감한 클러치 연결감과 강력한 저속토크 때문에 스로틀을 민감하게 조작 해줘야 하는 피곤함도 있다.
이럴땐 우천시 모드가 따로 있는 녀석들이 초큼 부럽긴 하다.
윈드스크린을 최대로 올리면 주행중 목 아랫부분에는 비를 거의 맞지 않는다. 주행중일때만 말이다.
3. 외형
(1) 디자인 컨셉
쥐피의 전체적인 스타일은 일단 너무 무난하다 정도?
적절한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져 유선형이나, 엣지스타일이나 어느 한쪽으로 쏠린 구석이 없이 그냥 '적당히 무난' 하다.
무난한 디자인이 쉽게 질리지 않고, 또, 특별히 싫어하지 않고, 대부분이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무난한 만큼 '특별' 한 맛은 아무래도 덜하게 된다.
전체 실루엣은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의 스쿠터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말로 하면 노티 난다는 얘기다.
일제 스쿠터의 최첨단 스타일은, 그것을 베이스로 화려하게 꾸미고 튠업하여 나만의 모습으로 만들어 가는데 적합 하지만,
유럽 스타일 바이크들은 그냥 탑박스나 달고 스크린 높이고... 등의 아저씨틱한 커스텀에 어울린다.
나도 얼마전까지만도 젊은피가 끓는 일제 스쿠터의 오너였는데, 쥐피를 구입하는 순간, 그냥 바로 아저씨로 전락 해버리고 말았다. ㅡ..ㅡ
여튼 생김새부터 이렇게 일제와는 차별화된 컨셉이 보인다.
(2) 색상
쥐피는 현재 레드와 블랙 두가지 기종이 출시 되고 있는데, 본인의 바이크는 레드 컬러이다.
하지만, 기존의 이탈리안 레드가 아니다. 자주색도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제까지 보던 어떤 바이크의 색도 아니다.
그래도 다른 바이크와 비교 해보자면, 넥서스의 빨간색보다는 어둡고, 07년 레드 알원보다는 밝은색이다.
그나마 제일 근접한 색깔이 내가 보기엔 씨비 볼도르 버전의 레드컬러 부분과 약간 비슷해 보인다.
한마디로, 묵직해 보이는 검빨강이다. 약간 시간이 지나 굳은 피빛 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컬러의 선택으로 바이크가 가벼워 보이기 보다는 중후해 보이는 느낌이 있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해진 이유로, 젊은 사람들 보다는 어느정도 나이든 분들이 선호 할만한 빨간색이라고 할수 있겠다.
거기에 은색과 검정색 조화 역시 경쾌함 보다는 중후함 쪽으로 더욱 기운다.
블랙 버전의 쥐피는 약간의 남색이 살짝 섞인 블루블랙으로, 기존 넥서스의 검은색과 같은 색상으로 보인다.
검정 쥐피도 나름 포스가 느껴지지만, 개인적으로 빨강 쥐피가 더 이쁜것 같다.
(3) 벤틸레이션, 실루엣
주행풍을 넘기는 공기 역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쥐피에는 이태리 스쿠터 특유의 벤틸레이션 시스템들이 적용 되어 있다.
여기저기 공기를 흘려 보내는 구멍들을 만들어 놨는데, 이런건 이태리 바이크나 자동차에서도 많이 볼수 있는 구성이다.
자동차야 다운포스와 차체고정, 냉각을 위해 구멍들을 뚫고 바람길을 만든다지만,
이태리 스쿠터에 뚫려 있는 구멍들은 단지 멋을 내기 위한 것 뿐이라고 생각 된다.
특히나 헤드라이트 아랫 부분에 철망으로 덧대어져 있는 에어덕트처럼 보이는 흡입구 같은것이 있는데,
실제로는 그냥 데코레이션일 뿐이다.
이외의 구멍들도 엔진열을 빼주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도, 엔진은 뜨끈뜨끈 하다.
프론트의 어퍼카울에서 스크린으로 넘어가는 각도는, 기존의 일제 바이크들보다 상당히 벌떡 일어나 있는 디자인으로,
앞부분이 뭉툭해 보여서 바이크 자체가 둔해 보이는 요소가 된다.
게다가 앞에서 보면 프론트가 양 옆으로는 좁은편이므로, 한마디로, 일제 빅스쿠터가 양쪽에서 볼이 눌려 세로로 납작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플로우패널 부분이 꽤 널찍하게 설계 되어 있어서, 아래쪽으로 갈수록 날씬해지는 다른 스쿠터와 달리,
아래쪽으로 수직으로 똑같이 떨어진다. 정면에서 보면 직사각형의 형태.
이렇게 플로우패널 부분이 넓다보니 다른 스쿠터를 타던 느낌으로 주행 하다보면, 인도턱 같은곳에 부딛힐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또, 과격한 코너링 중에도 메인스탠드와 함께 이 부분이 노면에 갈린다고 한다.
리어카울은 구,신형 티맥과 비슷한 볼륨감으로, 앞부분과는 달리 뒤에서 보면 의외로 널찍한 엉덩이를 보여준다.
시트 양쪽이 음각을 이루고 있다는것도 다른 바이크에서는 볼 수 없는 재밌는 디자인이다.
리어카울 끝단의 높이는 티맥보다 아래로 쳐진 스타일로 뒤에서 보면 탠덤자의 엉덩이 골이 다 보일 정도다.
4. 각부의 실용성과 기능성
-대부분의 이태리 바이크나 자동차들은 달리기 위한 성능에는 아끼지 않고 투자 하면서,
편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배치 하는데는 소홀했던것이 사실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쉽게도 쥐피도 역시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보이지만, 나름 노력한 흔적도 조금은 찾아볼 수 있었다.
(1) 트렁크
역시나 일제들과 제일 비교 되는 부분이 이 트렁크 일것이다.
크기나 기능에 있어서는 타 스쿠터와 별반 다를것 없지만, 시트 댐퍼가 없고, 카펫조차 깔려 있지 않다. 그냥 맨 플라스틱이다.
핸들락이 잠겨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트를 완전히 활짝 열어서 핸들쪽에 기대 놓으면 상관 없지만,
핸들락이 잠겨있는 상황에서는 시트가 어중간하게 서게 되고, 중심이 잘 안맞으면 의도하지 않게 '꽝' 하고 트렁크를 닫게 된다.
그래서 나도 간혹 머리통을 시트에게 몇대 얻어 맞았다. ㅡ..ㅡ
이렇게 핸들락이 잠겨 있을때는, 시트를 활짝 열고, 핸들그립의 마찰력을 이용해 시트를 왼쪽핸들그립에 꽉 껴놓는것이 요령이다.
(껴 놓다가 깜빡이 스위치가 작동 되기도 한다)
그리고, 글로브 박스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글로브 박스 같은곳에 융이나 디스크락등을 휴대하던 나에겐 불편한 요소다.
디스크락을 채우기 위해서 트렁크까지 열어야 하는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또, 트렁크 내부에 카펫이 없고, 풀페이스 헬멧을 넣을때 헬멧 쉴드가 트렁크 벽과 붙게 되어 있어서,
헬멧을 트렁크에 넣고 주행 했을경우 헬멧 쉴드에 손상이 갈수 있다.
장점도 있긴 하다.
일단, 트렁크를 열기위해 바이크 키박스에 키를 꽂지 않고도, 키 일체형으로 나오는 리모콘으로 열 수 있다.
이건 상당히 유용한 기능인데, 트렁크를 열기위해 꼭 키박스에 키를 꽂지 않아도 된다는 편의성도 있지만,
상당히 먼 거리에서도 미리 열어 둘 수 있고, 키를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 주머니에 손만 넣어서 누르면 열리므로 상당히 편하다.
이와는 별도로 기존 스쿠터처럼 키박스에서 키를 돌려서도 트렁크를 열수 있다.
단,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는 트렁크 오픈 리모콘이 작동 되지 않으므로,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일때는 트렁크를 열수 없다.
트렁크에 기본적으로 시거잭이 마련되어 있으니 전자제품을 사용 하시는 분들이라면 좋을듯 하고,
트렁크 램프도 상당히 크고 밝아서 야간에 유용 하다.
(2) 주유시스템
본인이 택트 주유 시스템이라고 칭하고 있는 이것은 역시나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 한다.
주유소 가서 기름을 넣기 위해 트렁크를 열고, 뚜껑을 돌려따는것은 영 간지가 아니다.
사실 이런 간지보다도 중요한건, 트렁크 내부를 외부인에게 보여야 한다는것이다.
트렁크는 이런저런 물건들이 잡다하게 들어 있는 개인적인 공간인데, 주유 할때마다 주유원에게 보여야 하는것은 프라이버시 노출이다.
게다가 주유구도 좁아서 주유원이 현재 주유된 양을 확인 하지 못하고, 주유하다가 기름을 넘쳐 버리는 경우가 허다 할것으로 예상된다.
난 벌써 한번 해먹어 봤다.
기름이 넘치면, 주유구 주변에 마련된 넘친기름 방지턱의 높이 역시 택도 없다.
기름이 확 넘쳐버리면, 이것은 곧 무용지물이 돼버리고, 그냥 리어카울로 흘러 넘쳐버린다.
절대로 개선 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기름통이 진공상태로 되어 있는것 같다.
뚜껑에도 다른 통풍 시스템은 되어 있지 않고, 뚜껑을 열면 치이이익~ 하면서 안에서 부푼 가스가 나온다.
보통은 기름탱크가 진공상태로 되면 연료 공급이 잘 되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오버히트 호스 같은 통풍구를 만들어 놓는데,
쥐피는 이런게 없이 진공 상태였다가, 그냥 뚜껑을 열때만 통풍이 되는것 같다.
이러저런 이유로 주유 시스템은 좀 개선 했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하다.
(3) 파킹브레이크
쥐피의 파킹 브레이크 레버는 핸들 우측 하단의 이너카울에 위치 해 있다.
이는 일제에서는 이미 한물 간 파킹브레이크 레버 레이아웃으로, 주행중에 사용 하기엔 좀 난감한 경우가 있다.
티맥 같은 경우는 핸들 그립쪽에 파킹브레이크 레버가 있기 때문에, 시내 주행중 요긴하게 중간중간 사용 할수 있고,
파킹 브레이크를 채워 놓은채 깜빡하고 스로틀을 땡기는 실수를 미리 예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쥐피의 레버시스템은 아무래도 불편하고, 초기 몇번은 파킹 브레이크가 채워진채 깜빡하고 스로틀을 감는 실수가 잦았다.
또, 오른쪽에 위치한 레버때문에, 스로틀 그립-> 파킹브레이크 레버 -> 스로틀 그립 으로 이동하는것을 모두 오른손으로 처리해야 하며,
급박한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민첩성이 떨어진다.
또 레버의 스틱을 가려주는 고무가 시간이 지나면 울기 때문에,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레버의 작동은 쭉 땡겨 올려서 걸고, 풀때는 그냥 아래로 내려 주면 된다. 작동감은 티맥의 그것과 동일.
한가지 특이한점은, 쥐피의 파킹브레이크 캘리퍼는 리어 브레이크 판넬쪽에 따로 독립되어 있다.
리어 판넬쪽에 보면 두개의 캘리퍼가 있는데, 아래쪽에 있는것이 일반적인 브레이크 캘리퍼이고, 위에 있는것이 파킹용 캘리퍼이다.
이렇게 파킹브레이크 캘리퍼를 독립 시켜놓은 이유는,
열받은 브레이크 패드와 판넬을 계속 맞붙혀 놓으면, 열에의한 판넬 휨 현상이나 브레이크 패드의 열경화 현상이 일어 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것으로 보인다.
파킹과, 주행 브레이크를 모두 하나의 캘리퍼로 통일하면 간편하고 좋긴 하지만,
쥐피는 역시 간편성이나 편의성 보다는, 달리기 성능에 집중하여 쾌적한 브레이킹 능력을 구현하고 싶었나보다.
하지만, 캘리퍼를 하나 더 장착 하는만큼, 스프링아래 하중의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뭐, 그 무게가 얼마나 하겠냐만은)
(4) 사이드미러
사이드미러는 어퍼카울에 고정 되어 있는 차체고정식이다.
핸들고정식 사이드미러는 정차시 핸들을 조향해서 원하는 각도의 후방을 살펴 볼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운전자의 눈쪽에 가까워서 반사각이 넓으므로, 바이크 바로 옆쪽의 상황을 잘 볼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행중 전방에 두었던 시선을 사이드미러로 옮겨야 하는거리가 길어서 사이드미러를 보는 중에는
전방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운전자의 정 후방(등뒤) 을 보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차체고정식 사이드미러는 운전자의 눈에서 멀리 있기 때문에 반사각이 좁고, 바로옆의 상황을 파악 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주행중에 전방에 두었던 시선을 사이드미러로 옮겨야 하는 거리가 짧아서 사이드미러를 쉽게 볼수 있고,
사이드미러를 주시하는 중에도 전방의 상황을 얼마만큼 파악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로의 장단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티맥이나 쥐피같은 차체고정식 사이드미러를 선호하는 편이다.
쥐피의 사이드미러 반사각은, 안쪽 거울의 각도를 기울여서 조작하는 방식인데,
최대로 바깥쪽으로 벌려 놓더라도 양옆으로의 반사각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볼록거울 같은것으로 교체 하여 반사각을 넓혀 보도록 할 예정이다.
(5) 연료탱크
연료탱크 용량은 18.5L 로 스쿠터 중에는 제일 큰 용량이라고 알고 있다.
나같은 경우 하루하루 뛰는 기름값도 골칫거리긴 하지만, 주유를 자주 하는것도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다.
보통 티맥을 탈때는 주행거리 150Km 정도 전후로 주유소를 한번씩 들렀는데,
쥐피로는 대략 주행거리 200Km 이상을 달리고 주유소를 들르니, 커다란 연료탱크는 반가운 요소다.
연료탱크는 특이하게도 리어카울 양쪽으로 2분할 장착되어 있고, 이로 인해 트렁크의 용량도 줄어들은것 같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가뜩이나 무거운차가 더욱 묵직해진다.
또, 연료 잔량 계측기가 차체의 오른쪽 부분에 위치한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차체를 사이드 스탠드로 기울여 놓으면, 실제 들어있는 연료보다 연료게이지에 더 모자란것으로 표시된다.
차체를 바로 세우면 연료게이지 바늘이 올라간다.
(6) 계기반및 스위치조작
계기반은 매우 직관적이고 심플하게 디자인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하얀색 계기반은 시인성이 떨어져서 싫어 하는데, 검정색 백그라운드라 다행이다.
각종 경고등은 독립적으로 따로 존재 하며, 주유 계기반은 아날로그로 되어 있고, 연료가 모자랄 정도가 되면, 경고등이 들어오며,
액정 화면에도 주유경고 표시가 작동되면서 트립미터가 자동으로 0 으로 세팅되어 경고등 작동후 얼마나 주행 하는지 알수 있게 돼 있다.
티맥과 같은 시스템이라고 생각 하면 되겠다.
주행거리계는 총 적산거리가 기본으로 표시되며, 선택 사양으로 트립미터A, 트립미터B, 현재 실온 중 하나를 선택 할 수 있다.
이 선택은 우측 핸들에 달려 있는 스위치로 조작 하고, 같은 스위치를 길게 누르면 트립미터가 리셋되는 기능인데,
계기반 버튼을 눌러서 조작 하는것보다 굉장히 편리한 기능이다.
실제로, 나같은 경우 주유를 하고 꼭 트립미터 하나를 리셋하고 다음 주유 할때까지의 거리를 가늠 하는데,
주유소에서 깜빡 리셋을 하지 않고 출발 했다가, 주행중에 리셋을 하려면 계기반까지 손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위험 했었다.
하지만, 이런것들을 핸들을 잡은채로 조작 할 수 있으니 반가운 기능이다.
허나, 왼쪽 핸들에 있는 클랙션 스위치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클랙션 버튼이 너무 그립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한동안은 엄지손가락으로 버튼 위치를 더듬느라 꽤 고생 했었다.
또, 기존의 일제 바이크들은 버튼을 누를때 버튼의 우측부분이 고정되고 왼쪽 부분이 움직이는 시소 방식이었던데 비해
쥐피의 클랙션 버튼은 위쪽이 고정되어 있고, 아래로 누르게 되어 있는 시소방식이라 불편한점이 있었다.
뭐 이런 차이는 익숙해지면서 없앨수는 있지만, 브레이크를 잡은채로 작동하기는 힘든 거리라, 역시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나머지 기타 스위치류는 기존의 바이크들과 별반 차이 없다.
(7) 클랙션
클랙션은 기본적으로 전자혼이 아닌 에어혼을 장착 하고 있음으로, 꽤 큰 음량을 내어 준다.
전자혼의 빽빽거림이 싫어서 에어 혼으로 교체를 하는 라이더라면 반가운 구성일 것이다.
(8) 헤드라이트, 테일램프
헤드라이트는 질레라의 로고를 형상화 한 디자인이라고는 하는데, 내가보기엔 보이저와 무슨 관계가 아닐까? 싶다.
하향 헤드라이트는 클리어렌즈에 멀티리플렉터... 뭐 요즘 뻔한 구성이다.
광량이나 성능도 마찬가지로 평범한 수준이다.
상향등은 프로젝션 램프로 되어 있다.
쥐피를 처음 사진으로 봤을때, 테일램프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구성과 디자인이라고 폄하 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브레이크등과 후미등의 독립 구조로 세련된 디자인이고, LED 와 클리어 렌즈를 사용하여 고급스러운 구성이다.
모양도 2개의 원형으로 디자인 되었기 때문에 스포티한 분위기를 만들고, 광량도 꽤 좋은 편이어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한다.
(9) 윙커
프론트 윙커는 차체매립형이고, 리어 윙커는 차체 분리형이다.
리어 윙커는 번호판 지지대와 함께 달려 있어서 스포티한 스타일을 만드는데 한몫 한다.
하지만 프론트 윙커는 너무 깊숙히 매립되어 있고, 반사판의 기능이 약해서, 전방에서 볼때는 잘 보이지만,
측면에서 볼때는 프론트 윙커의 작동 여부를 알기 힘들다.
특히 날이 밝은 주간에 이런 현상이 도드라지는데,
이는, 차선변경을 하거나 할때, 바로 옆의 자동차 운전자에게 제대로된 신호를 보내지 못할 우려가 있다.
바로 옆의 자동차 운전자는 바이크의 리어윙커는 보지 못하고 프론트 윙커만 보일테니 말이다.
시중에 LED가 내장된 백밀러가 사외품으로 나온다고 하던데, 구입 하면 안전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
(10) 구동부
쥐피의 스윙암 시스템 채택은 탈월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서스펜션 아래에서 흔들리는 부분은 스프링 아래 하중으로 작용 하게 되어,
노면 추종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메이커들은 되도록 이 부분의 경량화를 위해 노력한다.
헌데 기존의 빅스쿠터는 아무래도 이부분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 스프링 아래 하중 부분에 유체인 미션오일이 들어가 있는 모델도 있고, 어떤 모델은 엔진, 머플러까지 이 부분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엔진 자체의 무게와 엔진오일등의 무게가 위아래로 흔들리면서 노면주총성을 확보 하기란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하지만, 쥐피는 스윙암 시스템을 채택 함으로서, 이 모든것을 거의 스포츠 바이크의 그것만큼 끌어 올렸다.
체인 구동으로 바뀌고, 스윙암 형식을 띄게 되면서 스프링 아래하중을 획기적으로 다이어트 했고,
그로 인해 리어의 노면 추종성은 스쿠터로는 느껴보지 못한 수준까지 끌어 올려 줬다.
물론 체인 구동방식을 택함으로서 희생된 편의성 같은 부분도 있다.
계속적으로 체인의 장력이나 윤활을 신경 써줘야 하며, 리어 부분에 튀는 체인똥의 위력도 무시 못한다.
그러나 그정도의 불편을 감소하더라도, 주행중 항상 최상의 접지력을 느낄수 있기에 만족한다.
(11) 시트
시트는 꽤 두꺼운 편이다. 티맥보다 푹신한 느낌이며,
달리는 도중 서스펜션과 함께 노면 충격흡수의 요소로 작용 하기때문에,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탠덤 시트도 상당히 두껍고 푹신한 설정으로, 탠덤자의 피로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것 같다.
다만, 탠덤시트 뒤쪽에 걸리는것이 없고, 뉴티맥과 달리 꼬리가 쳐진 실루엣의 쥐피는 까딱하면 탠덤자를 던져 버릴지 모른다.
탠덤을 자주 하시는 분이라면 등받이나 탑박스가 있으면 편할것이다.
시트의 가죽 재질은 전체적으로 엠보싱 처리가 되어 있어 티맥보다 마찰력이 높다. 재질도 찰지다.
개인적으로 스쿠터 탈때 엉덩이를 이동시킬 정도의 체중이동을 별로 할 일 없으므로, 미끄럽지 않은 시트가 마음에 든다.
백 레스트는 앞뒤로 조절 할수 있으며, 시트고는 꽤 높은 편이지만, 정차시 발 착지성은 티맥과 비슷한 수준이다.
(12) 센터스탠드
센터스탠드는 가벼운 발놀림으로 세울수 있을만큼 지렛대 기능이 잘 되어 있다. 티맥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가볍다.
다만, 높이 올라가고, 뒤로 많이 밀려 나는관계로, 뒤쪽의 여유 공간을 잘 확보 하고서 센터스탠드를 세워야 한다.
쥐피의 리어휀더는 생각보다 뒤로 많이 튀어 나와 있기때문에 잘못하면 번호판이나 휀더에 손상을 줄 수도 있을것이다.
또, 센터스탠드의 스텝은 절삭처리가 되어 있지 않고 민무늬라서, 빗물이 묻은채 밟게 되면 미끌 할수 있으니 주의 해야 한다.
5. 정비성, 내부구조
-얼마전 쥐피의 내부 구조를 잠깐이나마 훑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 정비성
현재로서는 딱히 이렇다할 정비를 해본적이 없으므로 정비성이 좋다 나쁘다를 논할 수는 없지만,
대충 차체 안쪽이 꽉 찬것으로 봐서 정비할때 그리 편하지만은 않을것 같다. 미캐닉의 손이 들어갈 틈새가 없다.
하지만 뭐 그정도는 알아서 설계 했겠지.
(2) 새로운 구성, 시스템
외모는 기존의 일제 빅 스쿠터와 비슷한 구석이 많지만, 내부 구조는 처음 보는 시스템들이 많았다.
몇가지 예를 들자면,
에어 클리너가 발판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꽈리를 틀고 차에 이곳저곳으로 꼬여있다.
스파크 플러그도 실린더당 두개씩 들어가므로 완전 연소에 도움이 되지만, 총4개의 스파크플러그 교체 가격이 좀 되겠다.
소기어 쪽에 오일이 담겨있는 부분이 있는데, 구동 샤프트의 밸런스를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엔진오일은 차체 밑쪽의 점검창으로 보유량을 확인 할 수 있고, 뚜껑에도 점검 막대가 달려있어, 점검막대로도 확인 할 수 있다.
차대는 전도시에 부분 교체 할수 있도록 발판 차대가 따로 독립 되어 있고, 앞서 말했던 연료통이 리어카울쪽에 위치 한것도 특이점.
또, 리어 휀더 거의 끝 부분까지 차대가 버티고 있다.
보통, 리어휀더 정도는 그냥 달랑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쥐피는 그곳에 차대가 들어가 있어서 뒷빵에 효과가 있겠다.
이런저런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들어간 듯 보이지만, 전부 뜯어보진 않아서 그 이상은 잘 모르겠다.
*아직 적산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서, 정비다운 정비를 해본적이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 기회가 된다면 다시 논하겠습니다.
6. 총평
(1) 얌전한 황소, 그러나 알고보면 투우.
이름부터가 겸손하다.
839.3cc 심장을 갖고서도 GP '800' 이라니... 한수 접어주고 들어오신다.
다른 메이커에서 출시 됐다면 GP-900 이라고 명명 했을지도.
허나, 생긴것은 얌전한 선비같이 생긴것이, 시동을 거는 순간 성격이 돌변한다.
으르렁 거리는 배기음과 주행중 체인이 돌아가는 소리, 크랭크의 둔탁한 회전음,
기타 이런저런 기계음들이 충분히 매뉴얼 바이크를 타고 있는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부드럽게 다루면 부드러운 바이크지만, 과격하게 몰아보면 그 특성이 180도 돌변해, 성난 황소처럼 돌진 해 나간다.
쥐피의 가장큰 특징은 '존재감' 이라고 할수 있겠다.
처음에는 밋밋하고 투박한 디자인에 아무도 눈여겨 봐주지 않지만,
순정 머플러임에도 충분히 폭력적인 메커니컬 노이즈로, 주변의 바이크들을 압도하는 무언가가 있다.
특이한건, 쥐피는 황소와 닮은 구석이 많다.
치고 나갈때의 느낌이 황소의 발굽이 지축을 울리며 전진하는것 같은 느낌도 그렇고,
탠덤그립의 형상 역시 황소의 뿔을 연상 시킨다.
이태리 바이크지만, 컬러나 모티브는 스페인 투우가 생각 난다.
(2) 쥐피의 경쟁자는 누구일까
쥐피의 신차 가격은 1750만원이다.
하지만 아무리 가격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도 야마하의 뉴티맥, 스즈키의 버그만650, 혼다의 실버윙들과 경쟁 할수 밖에 없는게
국내 빅스쿠터 시장의 현실이고, 그들의 연장선상에서 서있다.
먼저, 퍼포먼스 면에서 보자면, 뉴티맥, 버그만, 실버윙들과의 차이는 거의 애들 손에 과자 뺏드러 먹기지만,
아무래도 가격대 경쟁력이 떨어진다.
마나와 디엔도 경쟁자로 볼수 있겠지만, 특성상 그건 아니라고 본다.
벌써 마나는 스쿠터라고 할 수 없는 장르로 넘어가 버렸다고 생각 한다. 생긴것 부터가 이미 네이키드 아닌가.
아무리 같은 엔진을 사용 했다고 하더라도 마나는 마나만의 장르가 있는만큼 쥐피의 경쟁 상대로 보기 힘들다.
또, 디엔 같은경우 아무리 최신 기술을 총 망라 했다고 하더라도, 동력적인 성능에서는 쥐피의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고,
디엔 역시 이미 크루저 라는 장르로 넘어가 버렸다.
내가 생각 하기에 쥐피의 경쟁 상대는 앞, 뒤 브레이크를 모두 손으로 잡는 녀석들일것이다.
과연 이들을 상대로 시장에서 승리 할 수 있을까? 그건 두고 봐야 알 문제겠지.
(3) 질러라? 질레라?
그렇다면 쥐피는 누가 질러야 하는가.
일단은, 전형적인 스쿠터 스타일을 고집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권할만 하다.
다른 스타일이더라도 오토매틱 미션만 있으면 된다 하는 분들은 더 싸고, 기능 많은 마나와 디엔쪽으로 가야 한다.
그렇다면 쥐피를 선택 할 대상들은, 기존의 빅스쿠터에 갈증을 느끼거나, 재미를 잃은분, 남들과 같은건 싫은분,
그중에도 자금이 아주 넉넉한 분들로 한정이 되겠다.
참, 그렇다고 해서 나도 자금이 아주 넉넉한 부류는 아니다.
나같이 돈은 없더라도 자기 취미를 위해 미친짓을 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권장한다.
(내 취미를 존중 해준 집사람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 아직 신혼이라 그런건지도... ㄷㄷㄷ ;;)
이런 상황으로 보면 당분간 1750만원 이라는 가격의 쥐피는, 당분간 길거리에서 자주 만나 보기는 힘들것 같다.
(4) 희소성
쥐피는 당분간 국내에 몇대 돌아다니지 않을것이다.
이런 희소성은 남들과는 절대로 다르고 싶은 분들이라면 대 환영일것이다.
앞으로 어딜 돌아 다녀도 소유하는 자부심이 남다르겠다.
이런 희소가치가 높음으로서 만족도가 높아지긴 하지만, 반대로 너무 드물어서 불편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일단, 차량이 많지 않으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부품 수급력이 아무래도 떨어지게 될테고, 이는 실생활에 큰 불편으로 다가 올수도 있다.
(주문한지 2주는 되어야 물건이 도착하니 말이다)
그래서 쥐피의 라이더라면 한가지 딜레마에 빠지게 될것이다.
이것은 고급 외제 자동차를 구입한 사람들과 마찬가지의 심정일텐데,
한편으로는 계속 접근성이 떨어져서 다른 사람들은 타지 말고 나만 타고 다녔으면 하고 독점 하려는 욕심과,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이 얼른 많이 타서 정보 공유도 하고 했으면 좋겠다는 외로움이 사무칠 것이다.
나도 인간인지라 전자의 마음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후자의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5) 커스텀 확장성
이것 또한 쥐피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수 있는 아이러니이다.
일단 유럽 바이크들은 일제 바이크처럼 엄청난 커스텀 확장성을 갖고 있지 않다.
이는 개성을 표현 하기에는 수단과 방법이 부족하다는 뜻이지만, 좋게 생각 하면 바이크에 추가로 돈 들일 일이 별로 없다는 뜻도 된다.
자신만의 애마를 만들기위한 개성 표현 방법은 부족 하지만, 그나마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다행이다.
유럽 스타일로 커스텀 하는것 정도는 이미 파츠들이 나오고 있는 중이긴 하다. (탑박스, LED 백밀러, 사외 머플러 등등)
난, 때가 되면 시트지 작업이나 한번 해줄 예정이다.
(6) 쥐피는 쥐피다
간혹 쥐피를 보며 다른 라이더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
'그 돈이면 차라리 최신 레플리카 한대 사고 세컨으로 스쿠터 한대 더 사겠다'
'그 돈이면 차라리 최신 투어러 한대 사고 말겠다'
'그 돈이면 차라리.... 블라블라...'
몇년전 이런 일이 있었다.
티맥이 첫 출시된지 얼마 안되어서 난 티맥의 매력 빠졌고, 알차, 투어러 다 접고 티맥으로 갔었다.
당시에는 티맥정도 배기량의 스쿠터가 전무 했던 시대라, 흔하지도 않았고, 티맥의 제대로된 성능이나 매력도 알려지지 않았던 때였다.
그러니 다들 주변에서 그깟 성능 안좋은 덩치만 큰 스쿠터를 뭐하러 그 비싼 돈 주고 사느냐면서,
'그 돈이면 차라리 알육 한대 뽑겠다'
'그 돈이면 차라리 돈 쫌만 더 보태서 알원 사겠다'
'그 돈이면 차라리... 블라블라...'
하지만, 지금 티맥을 그런것들과 비교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거기에 얼마를 투자 했든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 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 한다.
그것을 선택한 사람은 그만의 이유가 있을테고, 그것을 대신할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쥐피도 마찬가지다.
쥐피는 쥐피일뿐, 그 다른 어떤것도 쥐피를 대신 할 수 없다.
비교를 불허 한다.
8. 에필로그
이로서 안티 유러피안의 GP-800 시승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전 아직도 안티 유러피안임이 확실 합니다. 그동안 너무 안좋은것만 보고 자라왔으니까요.
하지만, 쥐피라는 유러피안을 만난만큼, 유러피안의 오명을 씻어 내길 기대 하며, 앞으로 애정을 갖고 지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시승기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신1: 위의 시승기는 짧은 시간, 특정한 구역에서만 주행 해보고 쓰는 시승기이므로 오류가 있을수 있습니다.
이런 오류나 새로운 정보는 차후에 다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추신2: 본 시승기는 무단 불펌을 환영 합니다. 다만, 출처를 밝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출처: 빅스쿠터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오경석/ALI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