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빗속에 팔 벌린 나무
주말 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금요일은 마을로 올라가야 합니다. 금요일 술자리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나 세상일이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되는 군요 금요일 음주로 토요일 늦게 일어나 이것 저것 연장과 자재들을 챙겨 토요일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마을에 이르렀습니다. 피해가 크지는 안해도 태풍 메기가 남긴 상처로 올해 새로 닦은 굿골가는 길이 패이고 무너졌으며 마을 안길이 패여 나갔습니다.
시간이 나면 굴삭기로 보수작업을 해야합니다만 지금은 집짓는 일이 더 급합니다.
비가 온다는 에보도 있고 날씨도 찌부둥하여 급한 마음에 마을에 도착하자 곧바로 지붕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지붕을 덮었던 비닐을 벗겨내고 서까래 부터 지붕으로 올렸습니다. 열 다섯자 서까래 설흔개가 필요합니다. 서까래가 굵고 길어서 지붕으로 올리는 작업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점심후 잠시 쉬다가 껍질을 미처 못벗긴 열 댓개의 서까래 껍질부터 벗기고 껍질을 다 벗기자 본격적으로 서까래를 걸었습니다. 용마루의 길이가 12 미터이니 85샌티 간격으로 서까래를 걸고 대못을 밖아 고정을 시켰습니다.
비가 온다고 하니 마음은 더 급해져서 사진찍을 여가도 없었답니다. 서까래 작업중 부산에 사시는 몰운대님이 오셔서 작업을 거들어 주시는 덕분에 일을 빨리 끝낼 수 있었답니다.
몰운대님 감사드립니다.
늦은 시간에 서까래를 다 걸고 비를 막기위해 지붕재 강판을 가로로 덮고 그 위에 비닐을 깔았습니다. 비 때문에 안해도 될일을 해야할 때가 더 힙듭니다. 설흔평이나 되는 지붕에 비닐 덮고 걷는 작업도 보통일이 아닙니다.
저녁 식후 어둠이 깔릴무렵부터 일기예보대로 어김없이 비가 내립니다. 몰운대님과 막걸리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이슥해서야 잠자리에 듭니다만 세찬 빗소리에 잠을 못 이룹니다. 산중에 살면 날씨가 주된 관심사가 됩니다. 도시에서야 비가오든 말든 관심이 없으나 시골살이는 날씨가 최고의 관심삽니다.
일요일 아침에는 마을이 구름속에 싸여 있고 가늘게 빗줄기가 내립니다.
오늘 지붕작업을 못마치면 비닐 사이로 새는 빗물이 애써서 작업한 천정을 망칠 듯하여 급기야는 비옷을 입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동생은 설마 비오는 대 작업을 할까싶다가 형이 나서니 따라 나설 수 밖에 없지요. 그나마 동생이 도와주니 이 산골에서 집도 지을 수 있습니다.
빗물로 범벅이 된 지붕으로 올라가서 어제 덮어두었던 비닐을 벗기고 홑겹 판넬 걷고서 서까래위로 가로목 (4.5*9치 각목)을 젇당한 간격으로 고정하고 지붕 전, 후 사면으로 판넬을 붙입니다. 판넬은 고물상에 가서 사온 그런대로 상태가 좋은 판넬입니다. 못구멍은 있으나 실리콘으로 땜질하면 새 것과 다름없으나 페인트로 덧칠을 하여 보기에 좀 그러합니다만 나중에 짚이나 억새로 이엉을 덮어 줄 생각입니다.
흙집과 귀틀집 사이 오가는 길가에 야생 오미자가 빗속에서 익어 가고 있습니다.
지붕작업은 못을 치는 일이 주된 일입니다. 판넬이 한잔 한장 놓여질 때마다 지붕 모양새가 나옵니다. 오전에 절반을 덮고 오후에 절반을 덮었습니다.
지붕을 다 덮고 나니 빗줄가가 굵어지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빗물이 판넬 지붕을 세차게 때리며 처마의 낙수물이 줄줄 흘러 내립니다.
일을 거들던 집사람과 동생이 흙집으로 돌아가고 혼자 귀틀집 문턱에 걸터 않아 빗소리를 들어 봅니다. 20평 정도라 적다고 생각했으나 지붕을 덮으니 제법 큰 집입니다.
비는 막을 수 있느나 이제부터는 바람막을 작업을 해야 합니다. 벽체 작업은 좀 쉬었다가 할 생각입니다. 창고로 준공부터 마쳐고 내부작업을 할 생각입니다.
2003. 8. 23
언제나 생태마을을 꿈꾸는 ...
막사발
http://cafe.daum.net/ecovilmaksa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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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큰 빗속에 수고로움이 참 크셨겠다 싶습니다. 저렇게 한 치 한 치 모양새 얻어가고 있는 손수 짓는 집이 있네요...마음 벅차시겠습니다.^^*
막사발 형님~ 빗속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붕은 골판함석인가요, 아니면 샌드위치 판넬인가요? 몰운대님이 도움을 주셨군요^^* 이번 주말은 맑을 테니 지붕이 잘 덮이겠군요...
민들레c님 집지어 보면 성취감이 남다릅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지기님에게 형님 소릴 들으니 기분도 좋지만형자격이 있을까 히는 의구심이 듭니다. 지붕은 판넬 홑판입니다.중고를 훼베당 3000원, 도합 50만원정도 들었습니다.
이제 지붕이 올라가는군요...위에 이미 지어진 것도 좋지만 지금 짓고 있는 것이 왠지 더 구수한 맛이 난다고할까요! 더 정감어린 자태입니다.
집이넘 멎지네요...?저렇게 좋고 멎진곳에서 사시디니...부럽기만 하네요..^^*